여수, 지금 그 곳에는
최옥향 시인
우려했던 일기예보대로 흩뿌리기 시작한 비를 뒤로하고
서울을 떠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역으로
기록된 여수엑스포역 앞에 도착했다
개인적으로 여수는 두 번째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바다는 항상 내 마음의 또 다른 거처 같은 곳
그 바다의 두근거림 앞에
새로 단장했다는 600여석의 위용을 자랑하는
여수 오션크루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취항식이 있다고 했다
취항식은 2026년 여수세계 섬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제법 거센 바람속에서도
한치의 흔들림없는 선실에서 해양도시다운
음식으로 차려진 뷔페식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었다
1층은 연회장
2층은 매점, 식당, 라이브 공연장
3층은 전망대, 노래방 VIP룸 등으로 꾸며져있고
바다의 왕자와 인어공주(주간1투어)
은파에 어리는 추억(주간2투어)
그리고 에너벨리의 불꽃(야경투어)
이런 감성있는 이름들이 우선 마음에 들어왔다
특히 야경투어는 섬 전체가 동백꽃으로 붉은 오동도와
아름다운 돌산대교를 거치는 왕복운행으로
1시간 30분 동안 여수밤바다의 아름다움을 감상 할수 있고
그야말로 선상 그 자체로 여행이 되도록
모든 시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주말이 아니어서 에너벨리의 불꽃쇼를 보지 못한게
정말 아쉬웠지만 상상만으로도 그동안 나른하게
가라 앉았던 일상의 무게들이 여수 밤바다의 아름다운
불빛 속에서 한잔의 술에 취한 듯 흔들렸다
코로나 팬데믹을 견디고 여수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선
여수 오션크루즈에 수 많은 사람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여수, 그 낮과 밤의 매력에 한번쯤 일상의 시간을 내려
놓으시고 가족과 친구와 또는 연인과 함께 낭만을 찾아
떠나는 추억여행이 되시기를 바라며
안녕, 여수
봄, 여수에서
마음을 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푸른 바다 위에서
무상으로 반짝이는 햇살과
계절의 바람 앞에
황사가 안개처럼 자욱한 마음 한 자락 꺼내
정갈하게 헹구어 낼 수 있다면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당신에게
달려갈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 곳엔
언제나 그리운 바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