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메모]
개요:스페인의 유명한 성지순례길. 유럽의 여러 가지의 루트로 출발해서 최종 목적지인 스페인의 갈리시아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도착하는 도보순례이다. 순례길의 상징은 가리비와 노란 화살표.
설명: 성지순례라고는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세계 각국에서 이 길을 위해 온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같이 800km나 되는 길을 걸으며 친목을 다지고 내적인 평화를 찾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중세시대처럼 신앙적 목적을 가지고 순례하는 순례자들이 적지 않고, 다만 이들은 성지순례를 겸해 레저나 관광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800km 짜리 관광지이긴 하지만, 아주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알베르게: 숙박시설의 한 종류로, 약 800km에 이르는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자들이 이용하는 숙박업소이다. 마을 곳곳에 위치해 있는 숙박시설로, 순례자들에게 저렴한 값에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한다.
기부만으로 운용되는 숙소부터 시작해서 시립, 국립 알베르게의 경우 꽤 괜찮은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공립 알베르게는 예약 없이 오직 선착순으로 운영된다 .특히 공립 알베르게는 저 멀리 구석에 박혀 있다. 그런데 알베르게의 서비스 품질에 연연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호텔을 가는 게 좋다.
순례길루트: 여러 개의 루트가 많은데 그중에서 유명한 건 '프랑스 루트'. 프랑스 루트는 총 4개로 투르의 길, 리모주의 길, 르 퓌의 길, 툴루즈의 길이 있다. 거기서 출발한 4개의 길이 생 장 피드포르에 합류한 다음, 피레네 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예스에 도착한 다음에 바스크 주, 아라곤 주, 나바라 주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갈리시아 지방으로 나가가는 루트이다.
순례를제대로하고 싶다면: 일단 순례의 주요 증거물 중 하나인 순례여권을 사려면(대개 3유로 정도) 순례가 시작되는 지점의 성당이나 순례자 사무소에 가야 한다.
이게 있어야 공·사립으로 운영하는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Albergue)나 레푸히오(Refugio)[18]에 묵을 수 있으며, 각 숙소나 성당이나 사무소에서 세요(Sello)[스템프]를 충실히 찍어 나중에 도착했을 때 순례의 증거를 입증할 수 있다.
-. 공립 알베르게는 예약 없이 오직 선착순으로 운영된다. 그러므로 때로는 숙소 잡기어려울 수도 있다. 사립숙소를 예약하면 공립숙소에 비해 3~5유로 비싼 다.
-. 숙소의 경우에는 목욕이 가능하고 편히 잘 수 있는 곳을 엄선하여 묵자. 가능한 내부의 청결이 좋은 곳에 숙박하는 것이 좋다. '베드 버그(bed bug)'로 불리는 빈대와 벼룩이 흔하며, 가려움증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면 숙소의 청결여부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식사의 경우 숙소에서 제공되기도 하나, 그렇지 않으면 그 지역의 바 또는 레스토랑에서 순례자용 할인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마을의 구멍가게나 편의점에서 간단한 음식 또는 요리 재료를 사서 숙소의 주방을 이용한 취사를 통해 요리하여 먹을 수있으며 이 경우 보통 순례여권을 보여달라 하니, 미리미리 챙겨두도록 하자.
-.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면, 그간의 혹사한 몸을 푼 뒤에 순례자 사무소에서 순례여권을 보여주고 순례 증명서(콤포스텔라/Compostela)를 받아갈 수 있다.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매일 정오에 열리는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에 참례하는 것도 좋다. 미사 도중에 순례를 완수한 사람들을 호명하는 파트가 있기 때문.
-.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미사에는 얼마든지 참례할 수 있다. 다만 미사 중에 영성체, 즉 흰 전병을 받아먹는 예식은 신자만 할 수 있으므로 주의.
기타메모:순례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는 일종의 성년(聖年) 기간이 있어 이 기간 동안 순례자들의 수가 일시적으로 많아진다. 그 외에도 매년 7월 25일은 '성 야고보 축일'과 '갈리시아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는데, 순례자들과 더불어 스페인 전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참석한다.
성 야고보 축일(7월 25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해는 성년(聖年/Ano Santo)[희년]으로 여겨져 그날에만 매년 굳게 닫혀져 있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의 성스러운 문(Porta Santa)이 활짝 열린다.
순례시주의점: 한국인 순례자가 증가하면서 민폐를 끼치는 한국인들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여러 명이 몰려다니면서 알베르게의 주방을 아침과 저녁 시간 내내 독차지하는 것도 모자라 냄새가 심한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구워 먹기까지 하고 밤 늦도록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으며 흐드러진 술판을 벌여서 다른 외국인 순례자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 식사 때 주방을 또 독차지하려고 새벽에 일어나 부산을 떨어 다시 수면을 방해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 난리를 쳐놓고 프라이팬이나 냄비의 설거지를 안 한다. 이 밖에도 세면대에서 세탁이 금지되었는데도 세탁을 한다든지, 침대 위에서 음식을 먹어 시트를 더럽히는 등을 주의하여야한다.
-. 6~8 유로를 받고 알베르게에서 알베르게로 짐을 보내주는 화물 운송 서비스가 있는데 이건 순례 도중 발생한 환자나 노약자들을 위한 서비스다
-. 순례길 이정표나 기물에 한글 낙서를 휘갈겨서 현지인들의 혐오감 조장은 물론 양식 있는 한국인 순례자들을 기겁하게 만들고 있다.
-. 처음 순례를 떠나고자 할 때 자신이 가고자 할 날짜 이전에 스페인 현지의 계절과 날씨를 잘 숙지해야 한다. 특히 스페인의 여름은 대한민국의 여름과 비교하면 장난이 아닌 데다가, 대다수의 순례길은 그늘조차 없는 평야와 구릉지를 지나야 하고, 이 시기에 순례자들이 많이 지나가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서는 탈진하거나 지나가는 알베르게마다 다 만원이라든가 하는 상황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보통 아침 7시 전후에 순례를 시작하여 오후 2시 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형태로 걷는 일이 많다. 너무 이르면 해가 뜨지 않아 날이 어둡고, 너무 늦어지면 대낮의 감당할 수 없이 뜨거운 햇볕과 알베르게가 만원으로 가득 차서 원하는 곳에 묵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 체력 안배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도보로 순례할 때에는 발에 무리가 되지 않는 나름의 방법을 최대한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한 시간에 한 번은 반드시 신발을 벗고 휴식을 취한다든지, 하루마다 걸을 거리를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정하는 것. 발바닥에 물집이 잡힐 경우 일정을 이어나가는 데 굉장한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의 도보여행이니 만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많고 무릎과 발목의 부담을 줄여주는 등산용 스틱이나 지팡이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순례자들이 가장 필수적인 장비로 꼽는 것 중 하나이다.
물집을 예방하는 데는 바셀린이 최고다. 바셀린만 꾸준히 발라줘도 한달 내내 물집을 볼 일이 없을 정도.
사전에 순례에 관련된 정보나 현지의 정보는 미리 챙겨야 한다. 왜냐하면 순례할 때 어떠한 트러블이 발생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순례 자체를 그만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스러운 순례길이지만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호구(...)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므로 다양한 사기꾼(!)도 존재한다.
특히 유명한 사람은 오 세브레이로에서 하산하는 도중에 있는 폰프리아(Fonfria) 마을의 밀전병(크레페) 할머니. 길에서 순례자들에게 설탕을 뿌린 식어빠진 밀전병을 내미는데, 순진한 순례자들은 순례길에서 자주 만나는 고마운 분들 중 한 사람인 줄 알지만...
실상은 먹고 길을 떠나려 하면 "도나티보!(Donativo)"라고 외치면서 돈을 요구한다. 심지어 액수가 적거나 일행 중 한 사람이 대표로 돈을 내면, 다른 사람은 왜 돈 안 내냐며 붙잡는다. 외국에서 발행되는 카미노 가이드북에도 실릴 정도로 유명한 인간.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더 이상 종교적 목적으로만 찾는 길이 아니다보니, 순례길의 목적이 사람마다 저마다 매우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올 수 있지만 또 어떤 사람은 홀로 묵상하며 고요히 길을 걷고자 온 사람도 있는 법. 여행의 목적이나 방법에 정답이 있을 수는 없다.
만일 순례를 떠나는 내내 자신과 성향이 맞지 않는 사람과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거나[29] 새로운 부류의 사람들과 함께 길을 걷고 싶다면 일정을 하루 이틀 정도 늦춰가며 천천히 걸어가 볼 것을 추천한다. 하루마다 순례길을 나선 사람들의 스타일이 상당히 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산맥을 우습게 보지 마라. 프랑스에서부터 시작한 사람이면 필시 피레네 산맥을, 그렇지 않더라도 갈리시아 지방으로 들어갈 때 피레네와 비슷한 규모의 산을(각각 1400 m, 1500 m) 넘어가게 될 것이다. 매년 두 구간에서 조난당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만약 숙소가 산맥 내부에 있을 경우 자신의 체력 상태와 현재 시간을 잘 확인한 뒤 걷도록 하자. 일몰이 늦는 여름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겨울일 경우 오후 5시 반 정도만 되어도 가로등 하나 없는 산 속은 순식간에 암흑으로 뒤덮힌다. 특히 겨울은 사람들도 많이 찾지 않는 계절이기에 빛이 하나도 없는 어두운 산맥을 손전등 불빛 하나로 홀로 걷는다는 것은 곧바로 조난,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어와 프랑스어[30]는 둘째치고, 기본적인 스페인어 회화는 필수. 알베르게가 외진 곳에 많은 데다가 트러블이 발생했을 때 영어조차 모르는 현지 주민과 회화함으로써 트러블의 해결이나 지나가는 지역의 역사와 순례에 관련된 정보를 알아야 하기 때문. 다른 거 다 떠나서 일단 숫자라도 스페인어로 제대로 익혀서 가길 바란다. 대부분의 스페인인들은 영어를 하지 못하며, 특히 가게 등지를 갈 때 계산을 위해서라도 숫자를 아는 건 필수. 스페인어를 배우지 않아도 상관없으나, 순례길 자체가 장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자칫 순례가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친구를 사귀면 된다. 아니면 스마트폰에 번역기 앱이라도 깔자.
순례의 종착지쯤에서 한 번 숙소에 들어가서 그간의 짐을 정리하고 옷과 배낭을 세탁하고 목욕재계는 반드시 해야 한다. 위생 상태를 청결히 유지하는 것은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거니와,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에 참례할 때나 순례증을 받으러 사무소에 갈 때 그간의 땀냄새가 타인을 자극하면 곤란하기 때문. 왜 그런지 궁금하다면, 예로부터 내려오는 보타푸메이로(Botafumeiro)라는 거대한 향로가 왜 존재하는가 잘 생각해 보자.
아주 옛날 '성 야고보' 묘를 찾아온 순례자들은 순례의 증표로 이 조개껍질을 가져 갔다고 하는데 아직도 조개껍질 문양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야고보'가 전도여행을 다녔던 길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고 지난 천년간 '성 야고보'의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 유럽 각국의 순례자들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을 향해 걸어갔던 여러 갈래의 길들을 말합니다. 즉, 순례길은 하나가 아니라는거죠. 이 순례길들은 스페인 국내 뿐 아니라, 프랑스, 포르투갈 등 각 지역의 출발지점에 따라 짧게는 100km에서 길게는 1,000km가 넘는 여러 개의 코스로 되어 있는데 아래 지도에는 여러 순례길 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길들과 그 이름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길은 '프랑스 길', Camino Frances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많은 사람이 찾는 코스가 바로 프랑스 지역에서 출발하는 Camino Frances (프랑스 길)입니다. 2019년에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자는 총 34만 7천여명이었는데 그 중 55%인 약 19만명이 '프랑스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 약 20% 정도의 순례자들이 위 지도 맨 좌측에 있는 Camino Portugues (포르투갈 길)을 이용했습니다.
'프랑스 길'도 출발지점에 따라 몇가지의 경로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프랑스 길'이라고 할 때는 프랑스의 국경도시 '셍 쟝 삐에 드 포흐' (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출발하는 약 780km의 길을 지칭합니다. 물론 순례자들 모두가 이 길 전체를 완주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길을 완주하려면, 체력도 체력이지만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루에 25km를 매일 걸어도 30일은 잡아야 하는데 중간중간 도시관광도 하고 휴식도 취하려면 넉넉히 한달 반 정도는 잡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중간의 어느 도시에서 출발해 부분적으로만 걷습니다. 또는 몇 개 코스는 걷고 몇 개 코스는 기차 등을 타고 건너 뛰기도 합니다. 또 아름다운 몇개 도시에서는 며칠씩 머물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매년 휴가를 이 곳으로 와서 1년에 4-5개 구간을 걷고 가기도 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이 프랑스 길에서 순례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사리아'(Sarria)에서 출발하는 100km 정도의 코스라고 합니다. 이 단거리 코스만 해도 5박 6일 정도는 잡아야 하지만, 그나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휴가를 통해 쓸 수 있는 적당한 일정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Camino Frances의 코스와 경유 도시들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Camino Frances가 유명한 이유
이 프랑스 길이 유명하고 많은 사람이 찾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쩨, 경유하는 트레킹 코스 경관과 도시들이 매우 아름답다는 점, 둘째, 적당한 거리마다 도로변에서 많이 벗어 나지 않아도 숙박 및 휴게 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 산악 코스와 평야 코스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아래 그림 참조) 등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길의 도시별 고도 변화
프랑스 길 경유 도시들은 대부분 평야길이지만, 일부 지역의 고도는 1,000m를 넘거나 근접하는 곳이 4군데 정도 됩니다. 보통 평평한 길을 선호하지만, 산악 등반이 취미인 사람들은 오히려 산악 구간을 더 찾는다고 하죠. 물론, 고도가 높은 지역도 가파른 산꼭대기 길과 덜 가파른 산 기슭 길이 있으므로 체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츨발지인 Saint Jean Pied de Port시에서 다음 행선지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까지는 피레네 산맥을 넘어가는 길인데 아래 그림과 같이 가파른 길인 '나폴레옹 루트와 덜 가파른 '발카를로스' 루트로 갈라집니다.
Booking.com 등을 통해 검색해 보면, 경유지마다 호스텔, 펜션, 아파트, 호텔 등 다양한 숙소가 있으며, 가격대는 1박에 20~80불대의 중저가가 대부분이고 간혹 200불이 넘는 고급호텔도 빌견됩니다.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에 따르면, 숙소의 숫자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점차 여행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미리 미리 예약을 하고 다니는게 편하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호텔 예약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고 쉬고 싶을 땐 쉬고 구경거리가 많은 곳엔 조금 더 머물겠다면서 호텔 예약 없이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듯 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다음 도착지에 빈 방이 있을지 없을지 걱정돼서 길을 걷는 동안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허겁지겁하거나, 저렴한 방이 매진돼서 주머니 사정에 맞지 않는 비싼 방에서 자게 되거나, 도로에서 아주 먼 구석까지 방을 찾아 헤매느라 고생이 심하다는 겁니다.
호텔 예약이 꼭 필요한 이유는 이보다도 수하물 배송 (Luggage Transfer)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짐을 백팩 한개 정도만 가져 온 사람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대부분 여행자들이 크고 작은 트렁크 한개 이상의 짐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끌고 걸어다니는건 불가능하겠죠. 그러나 다음 호텔을 미리 예약해 두면, 배송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도착하기 전에 짐을 옮겨 주니까 트레킹 시에는 간단한 물이나 간식 정도만 메고 다니면 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인증서 - Compostela)
콤포스텔라(Compostela), 순례여권(Pilgrims Passport) 거리 확인서(Certificate of Distance)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일정 구간이상 걸으면 순례에 참여했다는 인증서를 주는데 이것을 '콤포스텔라' (Compostela)라고 합니다. 이 순례 여행은 '성 야고보'의 묘가 조성된 이후 천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것인데, 교회 권력이 유럽을 지배하던 옛날에는 성직자나 교회 관계자들에게 이 순례 인증서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컸다고 합니다. 초기에 로마 교황청은 순례를 마친 사람에게 가리비 조개껍질 모양의 배지를 인증표식으로 줬는데, 점차 모조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위 사진과 같이 책임자들의 서명이 들어간 인증서를 주게 되었다는군요.
단지 종이쪽에 불과하지만, 일정 거리 이상을 완주한 사람들에게는 나름 의미있는 증표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증서를 받으려면, 다음 세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순례 트레킹이 종교적인 목적일 것, 둘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성당까지의 마지막 구간을 최소 100km 이상 걸을 것(도보 또는 말을 타면 100km, 자전거를 탈 시엔 200km), 셋째, 순례여권(Credencial del Peregrino, Pilgrims Passport)에 구간마다 스탬프를 받아 올 것. 순례여권은 위 사진 우측의 여권처럼 생긴 것으로 각 구간마다 교회나 성당, 종교시설에 가서 현지를 경유했다는 도장을 받는 것입니다. 이상 세가지 조건의 증빙서류를 '산티아고' 성당에 제출하면, 콤포스텔라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원하는 사람은 자신이 걸은 거리를 기재한 '거리 확인서'도 발급해 줍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관련 2019년 주요 통계
순례자들의 남녀 비율은 49대 51로 여자가 약간 많고요 도보로 걸은 사람이 94%, 자전거 탄 사람이 6%라고 합니다. 순례 트레킹의 목적에 대해서는 90%가 종교적 목적 및 플러스 알파라고 답했고 종교와는 상관없이 여행했다는 사람은 10% 정도랍니다. 연령별로는 30세 이하가 전체의 27%, 30~60세가 55%를 차지했고 60세 이상은 19% 정도. 국가별로는 스페인 내국인이 42%로 제일 많고 이탈리아, 독일, 미국,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 한국 순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8위를 차지, 동양사람 중에선 젤로 많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