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미 국립수목원 산림생물표본연구실장
숲으로 가는 사람들이 점점 아니 급속하게 많아졌다. 산에 가도 사람에 가려 산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왜 그 많은 발길들이 숲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건강관리, 땀 흘린 정상에서의 상쾌함 등 일차적인 여러 생각들이 존재하겠지만 그래도 의식하지 않아도 그 모든 일의 바탕에는 초록의 숲이, 그 숲의 나무와 풀, 나뭇잎새를 스치고 지나간 바람, 소리 등 숲속의 유기물과 무기물이 함께 어울어져 만들어 낸 그 특별한 기운의 영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식물이름을 알 때, 그와의 인연 시작
그런데 궁금한 것은 숲에 가면, 모두들 무엇을 보고 느낄까 하는 점이다. 남보다 빨리 정상에 올라 정복하고자 하는 '정상 야호'형과 가까운 사람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함께 즐겁게'형이 대부분이겠지만 이제 점차 자연 혹은 숲 그 자체를 고즈넉이 느끼며 시간을 공유하는 이들도 늘어난다. 숲에 가면 누구나 좋은 마음이다. "아! 숲 좋다. 공기도 맑고 시원하고…", 그리고 그 다음엔 할 말이 없어지곤 한다.
하지만 적어도 숲에 사는 풀과 나무들의 이름을 100가지 아니 20~30가지만 알고 있어도 이야기는 달라진다. "와! 신갈나무, 너 참 튼튼하게 생겼구나, 얼레지 오랜만에 만나네. 기린초가 있는 것을 보니 붉은점모시나비도 찾아 올려나?" 이름을 안다는 것은, 숲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을 비로소 하나하나 구분하여 알아 본다는 의미이며, 식물과의 인연의 시작을 말한다. 시인의 말처럼 그가 내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었듯이 우리가 이 나무들을, 풀들을 불러주었을 때 그들은 의미가 되고 의도가 되며, 행복과 지혜를 건네기도 하는 그 무엇이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가 바로 지금까지 몰랐던, 눈부시게 아름답고 새로운 세상을 다시 여는 열쇠가 작동을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식물이름은 식물을 연구하는 시작이기도 하다. 생물과학은 첨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그 출발점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종(種)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 존재와 다른 존재를 구분짓기 위해 이름을 짓는 일이다. 식물의 이름은 우리의 삶과 연계된 정도만큼 다양한 이름들이 있지만 크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한글로 붙여 우리만 쓰는 우리말 이름이 있고 전 세계가 공동으로 쓰는 이름 학명(學名·scientific name)이 있다. 학명은 세계인들이 함께 써야 하는 이름이므로 전 세계 식물분류학자들은 국제식물명명규약이라는 것을 만들어 5년마다 토론하고 수정하며 법처럼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이 규약에 따라 새로운 종을 발견하면 학명의 맨 뒤에는 명명자(命名者)가 붙게 되므로 자신의 이름을 세세에 두고 두고 남기고 싶은 사람은 이것도 한 방법이다.
10가지만 새로 알게 돼도 세상 달라져
사실, 식물들의 이름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엉겅퀴'는 알고 보면 피를 엉키게 한다 하여 붙은 이름이란다. 신약을 연구하는 실마리를 이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금강초롱'은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초롱꽃과 유사한 식물이어서 붙은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인데 전 세계가 함께 쓰는 학명은 애석하게도 '하나부사야 아시아타카 나까이(Hanabusaya asiatica Nakai)'이다. 일제 강점하 나까이라는 일본인 학자가 이 식물을 발견하고 하나부사라는 지인의 이름을 우리나라 특산 속명에 붙여 공포한 것이다. 배고픈데 무슨 식물타령이냐고만 할 수 없는 것이 이 이름 하나에도 나라 잃은 아픔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피서철이다. 한 계절에 피고 지는 식물이름 10가지만 아는 것을 목표로 해보자.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사실, 산에서 무심히 밟은 풀 한 포기가, 무심히 자른 가지 하나가 내 친구 둥글레, 물푸레나무, 제비꽃 이렇게 생각될 수만 있다면 자연보호 운동이 따로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e칼럼] 복분자로 만드는 요리 (2) 아이들을 위한 간식
[중앙일보] 복분자하면 복분자주를 주로 떠올리기 마련이라 어른들만 먹는 식품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건강에 좋다하는 복분자를 4~50대 어른들만 즐기라는 법은 없다. 아이들을 위한 간식에도 복분자를 활용해 보자. 더위에 지쳐서 기운 없고 입맛 없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복분자를 이용한 건강간식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해산물또띠아피자
요즘 아이들 생일파티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피자. 아이들이 먹는 것인 만큼 배달 보다는 집에서 직접 만드는 것이 좋다. 피자를 만들 때는 맛의 베이스가 되는 토마토소스를 복분자소스로 바꿔보자. 상큼한 향이 해산물과 잘 어울려서 맛도 좋다.
(2판)또띠아4장, 새우6마리, 홍합살200g, 양파1/2개, 호박1/2개, 청피망1/2개, 홍피망1/2개, 모짜렐라치즈
*피자소스-올리브유1큰술, 마늘2톨, 양파1/2개, 토마토1개, 복분자액3큰술, 오레가노1작은술, 소금/후추 약간씩
1.소스용 마늘과 양파는 다지고 토핑용 양파, 호박, 피망은 2cmX3cm 크기로 썬다.
2.토마토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기고 4등분 해서 씨를 빼낸 다음 다진다.
3.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마늘, 양파를 볶다가 토마토, 복분자액, 오레가노, 소금, 후추를 넣어 소스를 만든다.
4.토핑으로 올릴 새우, 홍합, 양파, 호박, 피망은 팬에서 미리 굽는다.
5.또띠아 한장 위에 모자렐라치즈를 골고루 올리고 그 위에 또띠아를 한장 더 올려서 피자소스>모짜렐라치즈>토핑>모자렐라치즈 순으로 올린다.
6.200도로 예열해둔 오븐에 10분간 굽는다.
보기에는 평범한 떡꼬치지만 맛을 보면 숨은 맛의 비밀이 있다. 바로 소스에 복분자고추장을 사용한 것. 일반 고추장 보다 부드러운 향이 있어서 아이들이 먹기에 좋고 조랭이 떡을 닭 사이사이에 끼워서 씹는 재미도 더했다.
(3꼬치)닭다리살300g, 우유1컵, 조랭이떡10개, 참기름 약간, *소스:복분자고추장1큰술, 복분자액1큰술, 물1큰술, 물엿1큰술, 마늘1톨
1.닭다리살은 우유에 30분간 담갔다가 건져서 물에 헹군다.
2.조랭이떡을 끓는물에 데쳐서 참기름을 발라둔다.
3.닭다리살을 팬에 앞뒤로 구워서 3cmX3cm크기로 썬다.
4.꼬치에 닭다리살과 조랭이떡을 번갈아 꼽는다.
5.냄비에 소스재료를 모두 넣고 반으로 졸인다.
6.4의 꼬치에 5의 소스를 발라가며 굽는 것을 2번 반복한다.
[Tip] 꼬치에 끼워서 구우면 부분적으로 덜익거나 탈 수 있으므로 구운 다음 꼬치에 끼우거나 꼬치에 끼운 채로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소스를 발라 구우면 편리하다.
김은아 칼럼니스트 eunahstyle@naver.com
[장명수 칼럼/7월 3일] 은발의 패티 김
우연히 TV를 켰다가 패티 김의 바뀐 모습을 본 나는 "와 멋있다"고 소리질렀다. 반짝 반짝 빛나는 백발은 아름다웠고, 숏 커트의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백발을 다룬 감각이 돋보였다. 그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는 팬으로서 그의 흰 머리에 우선 충격을 받았지만, 자연스럽게 나이를 받아들인 넉넉한 마음과 자유가 느껴졌다.
"나이드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나는 머리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그에게 전화를 했는데, 운 좋게도 연결이 됐다. 그는 백발을 드러낸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올백으로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을 40여 년 계속했기 때문에 뭔가 쇼킹한 변화를 갖고 싶었다. 지난 2월 가족과 함께 칠순을 보내려고 미국에 갔었는데, 나는 생일 전날 머리를 2~3㎝ 길이로 짧게 잘랐다. 그리고 20여 년 계속해 온 염색을 중단하고 석 달 동안 모자를 쓴 채 지냈다. 흰 머리 때문에 너무 늙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팬들의 반응이 좋아서 기쁘다."
검은 머리가 한 올도 보이지 않는 완전 백발이어서 혹시 흰 염색을 따로 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상상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웃으면서 "염색이 필요 없는 자연색"이라고 고백했다.
"나이 드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지금의 내 노래, 소리가 다 내 마음에 든다. 그 동안 나는 도도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십여 년 전부터 부드러워지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요즘에는 나 자신도 팬들도 좀 더 편안해진 것을 느낀다. 건방 떠는 것도 젊었을 때나 봐 주는 거 아닌가."
작년에 데뷔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가졌던 그는 올해 상반기에는 울산 대전 등 5개 지방에서 노래했고, 하반기엔 10곳에서 노래할 계획이다. 곳곳에 좋은 공연장이 있어서 그 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지방 팬들을 위해 노래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언젠가 그는 조용필의 '한 오백 년'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나는 1970년대 초에 '한 오백 년'을 자주 불렀고 칭찬도 많이 받았다. 젊어서 창을 공부한 적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도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조용필이 부르는 '한 오백 년'을 듣게 됐다. 나는 이제 내가 그 노래를 불러서는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25년 전쯤의 일인데, 나는 그 후 공개된 장소에서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없다."
한평생 노래하며 살아 온 대선배가 뛰어난 후배에 대해 품고 있는 은근한 자랑과 사랑, 유머감각까지 담겨 있는 이 이야기가 나는 참 좋다. 조용필의 '한 오백 년'을 들을 때면 나는 늘 패티 김의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행복한 선배, 행복한 후배라는 생각을 한다.
나이 드는 것을 '약점'으로 느끼고 많은 사람들이 머리 염색을 하고 있다. 보기 거북할 정도로 새까만 염색을 하는 노인들도 많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름다운 백발'로 유명한 분들이 있는데, 소비자 보호운동가인 정광모씨, 여성부장관을 지낸 이연숙씨 등이 떠오른다. 얼마 전 이연숙씨에게 "백발이 참 아름답다"고 말하자 그는 "이런 백발을 만드는 데 칠십 년이 걸렸다니까."라고 당당하게 받았다.
"이런 백발 만드는 데 칠십년"
맞는 말이다. 노년의 모든 것-부드러움과 너그러움, 생에 대한 성찰과 사랑, 백발과 주름, 건망증과 구부정한 허리까지도 칠 팔십 년 세월이 흘러 만들어진 것들이다. 약점으로 느끼지 말고 자연스럽게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또 사회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야 한다.
패티 김은 우리 세대의 '평생 친구'다. 우리는 그가 있어 한평생 행복했다. 우리는 그가 "백발은 약점이다"라는 생각을 추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 노래하는 백발의 패티 김은 참 아름답다.
장명수 본사 고문
[기고] 녹차와 ‘재팬 패러독스’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지난 5월 초 경사가 하나 날아들었다. 보성녹차가 네덜란드 국제인증기구로부터 국제유기인증을 받은 소식이다. 보성녹차의 품질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보성군은 녹차의 미국 수출에 성공했고, 다른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다. 이 인증 절차는 국제인증기구 직원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21일까지 보성에 머물면서 현지 검증 절차를 마쳤다.
오뉴월의 남도는 향기와 낭만이 가득하다. 유선형의 다원과 풋풋한 찻잎의 푸름 때문이다. 녹차 애호가들이 겨우내 기다려 온 첫물 녹차가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음료가 녹차이다. 녹차는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과 매우 친숙한 음료다. 차례(茶禮), 다방(茶房), 다반사(茶飯事)라는 한문 용어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차가 얼마나 가까웠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다반사’는 아주 흔히 일어나는 일이란 뜻으로 식사 후 으레 차를 마셔온 데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녹차에는 두 가지 중요한 성분이 들어 있다. 바로 카테킨과 데아닌이다. 카테킨은 유해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물질이자 항암 성분이다. 녹차가 암 예방을 돕는다는 사실은 동물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되었다. 녹차에 10~18%나 함유된 카테킨이 암의 성장을 늦추고 암세포의 발생을 억제한다는 것으로, 미국에서는 천연물 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일본은 녹차를 즐겨 마시는 나라다. 일본의 녹차 산지인 나카가와데의 위암 사망률은 일본 평균의 20% 수준이다. 이 지역 주민들의 하루 녹차 소비량은 5~10잔가량이다. 일본 평균의 5배이다. 일본에서 ‘암을 예방하려면 녹차를 하루 5잔 이상 마시라.’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녹차는 혈압 조절과 혈관 건강에도 유익하다. 혈관에 축적되는 유해산소를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이 없애주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준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일본인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는데도 불구하고 서구인보다 동맥경화나 폐암 발생률이 낮은 것은 녹차 소비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이를 ‘재팬 패러독스(Japan Paradox)’라고 부른다.
녹차는 열량이 거의 없는 다이어트식품이다.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서 식사 후나 운동 전에 녹차를 마시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균을 죽이는 항균효과도 있어서 충치균의 성장을 막고 입안의 유해 세균을 죽여 치아 건강에도 좋다. 또한 녹차는 뇌파인 알파파를 발생시켜 심신의 안정을 꾀하고, 집중력 향상으로 학습 능력을 높여 수험생에게도 유익하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1인당 연간 녹차 소비량은 약 83g 정도로 영국의 30분의1, 이웃 일본의 1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도 녹차 생산자단체인 한국차생산자연합회의 역할을 강화해 학교 등 대량급식업소의 차 소비를 확대시킬 계획이다. 또한 녹차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한식세계화 사업과 연계해 세계 시장을 두드릴 생각이다.
요즘 새 찻잎으로 만든 햇차가 많이 나오고 있다. 사랑과 감사의 계절에 한 잔의 녹차로 가족과 연인들이 사랑과 우정을 나누면 좋겠다. 더불어 녹차 마시기를 생활화한다면 성인병 예방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맞을 것이다.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삶의 향기] 모동의 포도농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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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의 포도는 알맞은 토질과 일교차가 큰 기후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나는 유기농 단체 활동에 참여한 인연으로 이곳 포도농원에 10그루의 포도나무를 가지고 있다. 다른 농사와 마찬가지로 포도농사도 손이 많이 간다. 여름이 오기 전에 순을 정리하고 어느 정도 영글면 장마가 오기 전에 봉지를 씌워야 병충해가 없고 당도도 높아진다. 이곳의 포도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는 예약하고 2년을 기다려야 살 수 있다. 공장에서 나온 포도씨로는 식용유를 짜거나 미용비누를 만든다.
농사란 가만히 보니 자연에 대한 간섭이요, 적자생존이다. 봉지를 씌우기 전에 먼저 포도송이를 고른다. 비료를 친 포도나무는 알맹이가 많고 충실하지만 퇴비로 키우는 유기농 포도는 비료로 키우는 포도보다 생산량이 떨어진다. 시원찮은 알맹이들을 솎아내고 송이 전체를 종이봉지에 집어넣고 입구를 오므린다. 한여름 햇볕이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다. 포도가 익으면 포도나무 주인들에게 공급한다. 도시에 있는 포도나무 주인들은 포도농사를 돕고, 생산자는 나무 주인들에게 포도와 즙이나 포도주를 제공함으로써 도농 교류가 이뤄진다.
포도농사를 돕는 일은 우선은 즐겁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되다. 흐르는 땀방울을 닦으면서 나의 영농 생산성을 따져봤다. 내가 도시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거나 집에서 쉬는 것이 편익이 더 높을 것 같았다. 그런데 왜 밑질 것 같은 농사일을 와서 돕는 걸까 생각해 본다. 도농 교류와 생태관광이 농어촌 살리기에 좋다지만 이런 명분 때문에 먼 길을 자주 오기는 힘들겠다. 오히려 아는 사람이 있고, 내 포도나무가 있으며, 또 그 포도나무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내가 받아 먹는다는 인연이 나를 포도농원으로 이끌지 않았을까.
나는 이곳 포도농원에 드나들면서 인근 백화산의 자연과 친해졌고, 그 골짜기의 다슬기 맛에 반했으며 황희 정승과 연이 깊은 옥동서원의 품격에 빠져들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처음에는 사람과의 인연으로 모동 마을을 찾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농원의 포도나무들과 연을 맺었고, 향토음식에 익숙해지고 드디어는 주변의 자연환경과 관계를 맺기에 이르렀다. 포도나무가 완전히 망가지지 않는 한 경제적으로도 내가 출자한 돈에 상응하는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에는 50대가 청년층에 속할 만큼 젊은 사람이 거의 없다. 젊은이들이 없으니 아이들도 없다. 지난해 1년 동안 어린아이가 1명도 태어나지 않은 면들도 있다. 도농 교류와 생태관광이 활성화되면 농사와 관광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갈 젊은이들이 시골로 다시 모여들지 않을까. 젊은이들이 모여들면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다시 들릴 것이다. 폐교된 학교들도 다시 문을 열 수 있겠다. 도시와 시골이 인연으로 만나고 생태로 지속될 수 있도록 믿음을 쌓고 공을 들이고 싶다.
전재경 자연환경국민신탁 대표
[금요칼럼]다 쓰고 죽자
후텁지근한 장마철이라 산뜻한 얘기가 훨씬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최근 한국 사회의 화두는 후덥지근한 장마철보다 더 찜통 같은 `주검'이 아닐까 한다.
얼마 전 한 신인 여자 탤런트의 자살, 그 이전 잘나가던 최고 탤런트의 자살. 조용한가 했더니 또 한 번 세상을 경악하게 했던 전 대통령(前 大統領)의 자살, 그런가 했더니 존엄사에 대한 법적(法的), 의학적, 윤리적 정의, 사회의 반응, 가족의 반응 특히 언론의 보도 태도, 또 이렇게 지나는가 했더니 세계 최고의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의 미스터리 한 사망! 올 상반기에 각종 매스컴에 줄줄이 이어졌고 지금도 그 여파가 그 여진이 아직도 꺼지지 않는 주검이다.
`주검(Death)'에 대한 정의는 각자가 소유하고 있는 철학, 전문분야, 인생관, 종교적, 가족관, 전통 등등에 따라 아주 다양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숨 쉬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활동하던 인간의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주검 후 인간이 영혼이 되어 떠돌아다닌다는 등 내세(世)를 말하는 것은 종교(宗敎)에서는 가능하나 현실과 의학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사후(死後)가 아니라 사전(死前)에 주검에 대한 철학, 개인관 등을 어떻게 소유하느냐에 따라 아름다운 주검이니, 불행한 주검, 행복한 주검, 불필요한 주검, 골치 아픈 주검, 하물며 잘 갔다고 즉, 호상이라고 불리는 주검 등등… 다양하다.
필자는 의사라는 직업상 보통 사람보다 비교적 많은 `주검'을 봤다. 1970년대 미국 유학시절, 엘리자베스(리사)라는 50대 중반의 미국 여자로 유방암 환자가 있었다. 검사를 해보니 유방암 말기였다. 차마 환자에게 검사 결과를 말하지 못 하고 있는데 검사 후 1주일째 환자가 묻는다.
“Doctor, 내 병의 진단을 꼭 알아야 되겠어요?” “물론 당연하죠. 네 검사 결과는 유방암이 퍼져서 폐에 물이 찼습니다.” 표정이 바뀌더니 한참 있다가, “그러면 제가 얼마나 더 살 수 있나요?” “교과서적으로는 3개월, 그러나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결정하시는 것 아시죠?” 그녀는 에티오피아에서 기독교 선교사로 20여년째 일하던 중이었다. 아무 말이 없다 매일 회진 시 “Say Hi(안녕하세요)” 하고 지나쳤는데 무언가 대화하고, 위로하고 싶어 입원실에 들어갔더니 책상 위에서 열심히 무엇인가 쓰고 있었다.
“뭐하세요?” “편지 쓰고 있어요.” “무슨 편지요?” “친구들에게 쓰고 있어요.” “친구 많아요?” “네, 좀 있어요. 무슨 내용인데요?” “주로 사과와 용서 편지를 쓰고 있어요.”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면 사과 드려요, 용서하세요.” 결국 그녀는 3개월 후 유명을 달리했다. 그러나 검진결과가 나온 뒤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엘리자베스는 그 병원에서 최고로 행복한 사람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원한 등에 죽어가는 환자들, 가족의 갈등 속에서, 축복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환자들, 그 많은 돈!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환자들! 온갖 이유로 자살한 사람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하지만 주검은 인생의 한 단계라고 한다. 최근 한 모임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임의 명칭이 “쓰죽회” 인데 `쓰'고 `죽'자 모임이란 뜻이란다. 재산을 많이 모으진 못했지만 죽을 때 가져갈 것도 아니니 다 쓰고 죽자는 취지라 했다. 조금은 다른 점이 있지만 `스테판 폴런'이란 미국 사람이 쓴 `다 쓰고 죽자' 라는 책이 있다. 그중에 “다 쓰고 죽어라, 유산이 없으면 자식들이 다툴 일도, 가산을 탕진할 일도 없을 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돈 있는 사람들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다 쓰고 죽어야 할 것이 꼭 돈 만은 아니다. 각자가 갖고 있는 소질, 철학, 마음, 정신, 신체 등 인간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인간이 태어나 죽음을 맞이 할 때까지 각자가 소유한 모든 것을 남김없이 쓰고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주검관, 인생관이 아닐까?
다 쓰고 죽자! 그리고 병에 걸려 죽든, 또 온갖 이유로 죽든, 자살하든 그 마지막 단계에서 용서, 사과, 화해가 깃든 그런 주검! 그것이 진정한 주검이 아닐까?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자살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살은 최고의 죄악이요, 살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의 묘비명에 “다 쓰고 죽었다 후회 없다” 라는 글귀를 남겨보자.
윤방부 가천의과학대학교 부총장
제5의 물결…유전 찾던 큰손들 녹색기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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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eenomics / 제1부 - 녹색성장이 미래다 (3)◆
칼라일 계열의 에너지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 리버스톤은 지난달 30일 호주의 자산운용사인 뱁콕&브라운에서 풍력사업부문을 사들였다. 리버스톤이 갖고 있던 패턴에너지 그룹의 풍력사업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것. 인수금액이 4억달러로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지금처럼 글로벌 인수ㆍ합병(M&A)이 위축된 분위기에'라는 반응이다. 리버스톤은 2000년 설립돼 10년이 채 안된 신생 펀드지만 어느새 칼라일의 주력 펀드로 떠올랐다. 블랙스톤과 KKR, 론스타 등 주력 사모펀드들은 최근 들어 에너지와 그린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하버드 기금과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등 뭉칫돈들도 예외가 아니다.
글로벌 '큰손'들의 돈의 흐름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유전을 찾아서 움직이던 돈이 앞으로 녹색기술을 향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그린 뉴딜 정책으로 대표되듯 각국 정부도 그린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HSBC에 따르면 G20 국가들의 경기부양 펀드 총액 2조6096억달러 중 그린펀드 비중은 3960억달러로 이미 펀드 총액의 15.2%를 차지하고 있다.
벤처캐피털도 예외가 아니다.
"친환경(녹색) 관련 기술 분야는 향후 5년 내 벤처캐피털의 최대 투자처가 될 것이다. 5년 전만 하더라도 벤처캐피털 자금 중 친환경에 대한 투자 비중은 2%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5%에 달하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협회 마크 히센 회장이 최근 전한 얘기다.
녹색 관련 컨설팅업체인 클린테크그룹과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유럽, 중국, 인도 등에서 녹색 관련 기술에 대한 벤처 투자금액은 모두 8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61억달러에 비해 38%나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7년 연속 꾸준한 증가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에너지와 그린투자에 대한 거대자본의 흐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돈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는 그린 웨이브는 농업혁명(제1의 물결)과 산업혁명(제2의 물결), 정보통신혁명(제3의 물결)과 바이오혁명(제4의 물결)에 이은 '제5의 물결'이라고 불릴 만하다.
'2030년. 중동과 아프리카의 산유국을 향하던 각국 에너지 장관들의 비행기가 유럽과 동북아 녹색국가로 기수를 틀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으로 세계질서의 패권은 석유가 아니라 녹색기술을 확보한 나라가 거머쥐게 된다는 것을 이처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녹색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지구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EU 집행위는 지난해 산업용 섬유와 지속가능 건설, e헬스를 비롯해 자원재활용, 재생가스에너지 등을 집중 육성부문으로 정하고 이 분야에서 시장 패권을 쥐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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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이미 2000년부터 52만채 건물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개축했다. 현재까지 10억유로를 투자해 8억4000만유로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뒀다.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 절감 규모가 커지면서 효과가 배가될 전망이다. 탄소배출량도 이미 390만t가량 줄었고 일자리는 2만5000개가 생겼다.
◆ 오일머니, 그린머니로 변신중… UAEㆍ사우디 앞다퉈 녹색도시 건설 추진 =
오일머니 역시 그린머니로 변모하고 있다.
태양에너지 발전에 적합한 자연환경과 풍부한 오일머니를 보유한 중동은 그린산업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녹색 신도시 건설이라는 수백억 달러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동에서 가장 먼저 친환경 녹색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아랍에미리트(UAE)다. 세계 최초 무탄소 도시(zero-carbon city) '마스다르 시티' 건설을 지난해 발표했고, 매년 '세계 미래 에너지 서밋(World Future Energy Summit)'을 개최하며 활발하게 글로벌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무탄소 도시 개발에는 총 220억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1600억달러를 들여 녹색도시를 조성하고 있는 중이다.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민간 부문에서도 SRI 펀드 규모가 크게 불어나고 있다. SRI(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 펀드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펀드. 친환경적인 생산ㆍ경영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등으로 분류된다.
미국 SRI 펀드시장은 1995년 운용 규모가 639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07년(2조7100억달러)에는 4배가량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녹색기술 시장도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한다. 태양광시장은 2008년 200억달러에서 2013년 880억달러로, 2018년 187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이오 연료시장 역시 2008년에는 492억달러 규모였던 게 2018년 24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광다이오드(LED)시장도 2015년까지 1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고 기존 조명의 절반이 LED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취재팀=김경도(팀장) / 황인혁 기자 / 이향휘 기자 / 장용승 기자 / 이진명 기자 / 유용하 기자 / 박용범 기자 / 문수인 기자 / 서진우 기자 / 박소운 기자]
팽이버섯이 고기 부드럽게 해줘<농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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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팽이버섯을 이용,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식육연화제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균사체인 팽이버섯을 고기와 함께 두면 인체에 이로운 곰팡이균이 식육의 단백질을 분해해 하루 이내에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원리에서 착안한 것이다.
만약 바로 부드러운 고기를 먹고 싶다면 물 99%에 팽이버섯 1%를 섞어 분쇄한 다음 양념장과 함께 고기를 재워두면 30분 이내로 부드러운 고기를 맛볼 수 있다.
팽이버섯의 양을 늘리면 그만큼 부드러워지는 속도가 빨라지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지나치게 연해져 씹는 맛이 떨어진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특히 팽이버섯은 단백질 분해 효소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고기 연화제로 많이 사용되는 파인애플이나 키위, 무화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농진청 강근호 연구사는 "고기가 질긴 묵은 닭을 이용한 팽이버섯 연화제 실험에서 확연한 부드러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격도 싸고 연중 구입이 가능한 팽이버섯 식육연화제 기술의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drops@yna.co.kr
[웃기NET] 단단한 것과 따뜻한 것의 문답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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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배꼽뒤집어지는 유머
[한승섭의 건강클리닉] 더덕
가려운 부위 바르면 효과
더덕은 한국ㆍ만주ㆍ일본ㆍ대만 등의 산과 들에 자생하는 초롱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이다. 뿌리는 비대하고 방추형으로 그 생김새가 인삼과 비슷해 한방 명으로는 사삼이라고 하며 더덕뿌리에는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사포닌은 인삼이나 도라지에 들어 있는 주요 성분으로 물에 잘 녹으면서 거품이 일어나는 물질이다. 예전에는 비누를 사폰이라고 했다. 종기가 심할 때나 독충에 쏘였을 때 더덕가루를 바르면 효과가 좋은 것도 바로 이 사포닌의 효과 때문이다. 더덕을 식품으로 만들 때 물에 불려 먹는 일이 많은데 그것은 미끈한 사포닌을 우려내기 위한 것이다.
더덕의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약간 차면서 음과 진액을 보충해 주고 열을 내리는데 약리 실험에서 더덕은 △보혈강장 △혈중 콜레스테롤 하락 △건위작용 △피로회복 촉진작용 등 뿐만 아니라 자양강장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열로 마른기침을 할 때나 음이 부족해 목안이 마를 때, 오랫동안 기침이 멎지 않을 때 더덕을 많이 사용했으며 기관지 폐결핵, 급성 및 만성 기관지염 등에도 좋다.
더덕은 폐와 비장,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므로 정력증강에도 매우 효과가 좋으며 물을 마시고 체했을 때도 효과를 보인다. 중풍에는 더덕가루를 큰 숟가락으로 하나씩 하루에 3~5번씩 온수로 복용하면 효과가 나타나고 음부가 가려울 대 더덕가루를 가려운 부위에 바르면 좋다. 특히 적대하증 및 백대하증, 신경통이 있는 이들은 더덕가루를 먹으면 미용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덕을 부드럽게 가루를 내서 하루 2~3번 따뜻한 술에 타서 먹거나 썰어서 하루 두 번 물에 달여 먹으면 산모가 산후에 젖을 잘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어 더덕을 토유초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향기로운 더덕을 이용해 술을 담그는 방법은 더덕을 3~5cm 가량으로 잘게 썰어 술항아리에 담근 후 더덕의 양의 세 배 가량의 소주를 붓고 서늘한 곳에서 숙성시키면 된다. 이 때 주의할 것은 뚜껑을 비닐로 꼭 밀봉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렇지 않을 경우, 그 향기가 날아 가버린다. 단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덕 양의 3분의 1가량을 설탕에 담근 지 한 달 후에 넣으면 된다.
더덕 술이 제 맛이 들려면 3개월은 숙성시켜야 하며 숙성이 끝나면 더덕을 건져내고 헝겊으로 걸러서 술병에 담그고 엷은 황색의 술은 그 특유한 향기가 좋으며 정장 및 강장제로서도 좋다. 특히 가래가 많고 기침이 잦은 사람이 자기 전에 마시면 그 효과가 더욱 배가된다.
[놓치지 마세요] 전복은 시간 지나면 야위고 맛 없어져… 만졌을 때 많이 움츠러들수록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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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은 옛날에 궁중에서나 요리해 먹던 최고급 조개류다. 오늘날에도 자연산 전복은 비싼 가격 때문에 풍족히 즐기기 어려운 고급 식재료다. 전복이 귀한 것은 일반 패류와 달리 얕은 바다에서 손쉽게 채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녀 한 사람이 일년에 1㎏을 채취하기도 힘들 정도로 귀하다.
자연산 전복은 100g에 2만5000~3만원 선, 양식전복은 5000~1만5000원 선인데 크기와 선도에 따라 가격 차가 크다. 2005년 양식 전복이 본격 출하되면서 접하기가 한층 수월해졌다.
전복은 영양이나 맛이 어느 해산물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다. 고단백질에 아미노산이 풍부해 독특한 단맛이 난다. 비타민 B1과 B2가 많고 칼슘,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해 산모의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전복을 먹으면 큰 효과가 있다. 말린 전복의 경우, 표면에 발생하는 타우린 성분의 흰 가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뇌 발달과 심장, 간 보호에 도움을 준다. 전복은 대체로 5종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은 참전복이고, 그 외에 말전복·까만전복·오분자기 등이 있다.
전복은 껍데기에서 떼어내도 살아 있다. 하지만 채취 후 감미성분인 글리코겐을 에너지로 소비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육질도 야위어 가고 맛이 없어진다. 따라서 가능한 한 저온에서 보관해 신진대사를 늦춰야 한다. 살아있는 전복은 생선회나 초밥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껍질 또는 살을 만졌을 때 많이 움츠러들수록 신선한 것이다. 껍질에는 돌이나 이물질이 적게 붙어 있는 깨끗한 것이 좋다. 회로 먹을 경우엔 육질이 단단한 수컷이 더 맛있다. 수컷은 푸른색 껍데기이고 암컷은 황갈색 껍데기이다.
생선회 외에도 전복은 죽이나 찜 등의 요리로 활용된다. 전복죽을 끊일 때는 전복 향이 좋으므로 파, 마늘과 같은 양념은 넣지 않아도 된다. 싱싱한 전복은 내장까지 함께 넣어 끓이면 맛이 쌉싸래하고 향이 독특하다. 전복찜을 요리할 때는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함께 넣으면 향이 더욱 살아난다.
[정연성·현대백화점 수산물 바이어]
장화는 원래 군화, 우산은 '부(富)의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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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 부츠, 원래는 승마용이었다.
'모내기용'부터 '패션쇼용'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는 레인 부츠는 원래 '군화'였다. 레인 부츠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웰링턴 부츠' 혹은 '웰리스(Wellies)'라는 말이 익숙하다. 18~19세기 영국 총사령관이었던 아서 웰즐리(Wellesley), 후에 '웰링턴(Wellington) 공작'이라 불리게 된 웰즐리는 나폴레옹을 패배시키며 명성을 얻었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긴 승마용 고무장화를 신고 전장(戰場)을 누볐고, 그의 패션은 이후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레인 부츠, 한마디로 '고무 장화'로 유명한 브랜드는 에이글, 헌터, 어그 등. '고무 마니아'인 찰스 굿이어와 히람 허친슨 두 친구가 머리를 맞대 연구하다 굿이어는 '굿이어 타이어'를, 허친슨은 '에이글 부츠'를 내놓았다. 159년 전 일이다.
■우산, 처음엔 나약한 물건이었다.
기원 전 1200년경 처음 등장한 우산. 하늘을 받치는 물건으로 신성시되던 양산에 비해 우산은 그리스 로마인들에게 '비를 피하려는 소심한 물건' 취급을 받아왔다. 때문에 남자들은 거의 들고 다니지 않았다.
1708년 '커시(kersey's)사전'에도 우산에 대해 '주로 여성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쓰는 물건'이라고 묘사돼 있다. 이후 18세기 영국 귀족 조나스 한웨이가 30년간 매일 우산을 들고 다니면서 그 필요성을 인정 받기 시작했고, '영국의 상징'처럼 알려졌다. 남자들에겐 오랜 기간 버림받았지만 17세기 이후 여성들에겐 부와 명예의 상징이었다. 화가 귀스타브 카이유보트의 '파리, 비오는 날'이나 르누아르 '우산'에서 보듯 19세기엔 부르주아의 전형적인 상징물이 됐다.
◆'구찌 우산'도 없이 비 오는 날 외출을?
'패리스 힐튼 다이어리' 책 속 '상속녀가 절대 하지 않는 12가지' 중 하나가 바로 구찌 우산 없인 비 오는 날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것.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에서도 60만~100만원의 우산이 나온다. 우산 하나에 그런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이지만, 약 6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에서도 우산을 드는 것 자체가 부의 상징이었다. 1953년 협립이 국산 우산을 만들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아하, 이맛!]볼이 터진다… 맛이 터진다… 쌈밥
[동아일보]
정일근 시인(51)은 마당에서 시를 캔다. 매일 아침 마당으로 출근한다. 안방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직장이다. 시가 ‘마당에 나가면 다 있는데’ 굳이 멀리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의 안마당은 시의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그는 노래한다.
‘한 평의 땅에는/200가지의 식물이 산다고 했다/그렇다면 마당 한 평에 200편의 시가/…/마흔 넘어 스무 평의 마당을 가진 나는/4000편의 시 창고를 가진 부자’(‘마당론’ 부분)
한여름 텃밭은 먹을거리 천국이다. 여기저기 맛있는 식당 찾아 기웃거릴 필요 없다. 왜 발품 팔아가며 비싼 돈까지 들이는가. 텃밭에 가면 다 있다. 무 상추 배추 부추 쑥갓 고추 호박 깻잎 아욱 오이 가지 수박 머위 토란 콩….
도시 아파트라고 못하란 법 없다. 베란다 정도면 웬만한 채소는 다 키울 수 있다. 옥상 있는 집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한 가족 여름 쌈밥채소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 뜯어도 자꾸 돋아난다. 게다가 정말 무농약 채소인지, 아니면 저농약 채소인지, 그딴 생각 안 해서 좋다.
한국인들은 쌈밥 마니아들이다. 채소 이파리라면 그것이 뭐든 잘도 싸먹는다. 쌈밥은 이어령 선생(75)이 즐겨 말하는 ‘쌈(包)문화’ 즉 ‘보자기문화’의 좋은 예다.
“서양인들은 가방이나 상자를 사용한다. 가방은 무슨 물건을 넣더라도 그 크기와 형태가 변하지 않는다. 규격화되고 꽉 짜여 있어 융통성이 없다. 하지만 보자기는 물건에 따라 커졌다가 작아졌다, 세모 네모 둥근 것 등 모양이 수시로 변한다. 그러다가 내용물이 사라지면 손아귀에 들어갈 만큼의 평범한 조각천이 된다. 바지 끈이나 옷고름으로 풀었다 조였다 하는 한복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넉넉하다.”
쌈은 뭐로든 쌀 수 있다. 보자기처럼 너풀거리는 채소나 바다풀이라면 다 좋다. 상추 쑥갓 머윗잎 호박잎 연잎 곰취 배추 깻잎 고구마잎 콩잎 참나무잎 치커리 미나리 김 미역 다시마…. 내용물도 뭐든 넣을 수 있다. 쌀밥 보리밥 오곡밥 삼겹살 등심 생선 멍게 전복 문어 오징어 젓갈 강된장 생마늘…. 한순간 대충 싸서 입이 터져라 넣으면 그만이다.
쌈맛은 손맛이 우선이다. 손바닥 위에 놓여진 상추는 야들야들하다. 호박잎은 꺼끌꺼끌하다. 곰취는 두툼하고, 머윗잎은 약간 푹신하다.
손맛은 곧 입맛으로 옮겨간다. 곰취나 머위쌈은 혀끝에 약간 씁쓰름한 맛이 걸린다. 소설가 황석영은 “백두산에서 양념장을 쳐서 싸 먹던 야생 곰취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호박잎은 목구멍을 시원하고 간질간질 쓸고 내려가는 맛이 좋다. 밥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밥물에 찐 호박잎이 으뜸이다. 밥물이 약간 밴 호박잎이나 머윗잎은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른다. 양배추는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빼내 싸먹는다. 고소하다.
쌈밥은 일단 입안에서 터지기 시작하면 온갖 맛이 뒤죽박죽 황홀하다. 강된장의 짭조름 구수한 맛이 나다가, 갑자기 생마늘이 우지끈 깨물리면서 코를 톡 쏜다. 멍게젓의 향긋한 바다냄새가 나는가 하면, 한순간 삼겹살의 고소한 맛이 솔솔 풍긴다. 한마디로 쌈밥은 ‘입속의 비빔밥’이다.
실학자 유득공(1749∼1807)은 서자 출신이다.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었고, 홀어머니가 삯바느질로 그를 키웠다. 그런데도 그는 늘 쾌활했다. 친구들도 그에게만은 속내를 다 털어놓았다. 이덕무(1741∼1793)가 책 ‘맹자’를 팔아 양식거리를 샀다는 얘기를 한 것도 그였다. 그는 자신의 책 ‘좌씨전’을 팔아 이덕무에게 술을 사며 위로했다. 하지만 그는 메모광이었을 정도로 꼼꼼했다. 소매 속에 늘 종이와 붓을 넣고 다녔다. 상추쌈에 관한 시도 그의 치밀한 관찰력에서 나왔다.
‘밥숟갈 크기는 입 벌릴 만큼/상추 잎 크기는 손 안에 맞춰/쌈장에다 생선회도 곁들여 얹고/부추에다 하얀 파도 섞어 싼 쌈이/오므린 모양새는 꽃봉오리요/주름 잡힌 모양은 피지 않은 연꽃//손에 쥐여 있을 때는 주머니더니/입에 넣고 먹으려니 북 모양일세/사근사근 맛있게도 씹히는 소리/침에 젖어 위 속에서 잘도 삭겠네’
경북 경주에 가면 쌈밥골목이 있다. 이 중에서도 삼포쌈밥(054-749-5776) 구로쌈밥집(054-749-0600)은 이름났다. 서울 영동시장 원조쌈밥집(02-548-7589), 서울 잠실역 유기농 쌈밥집 수다(02-415-5300), 서대문구 창천동 초당쌈밥집(02-313-0537) 등도 눈에 띈다.
쌈밥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강된장이다. 집 된장 몇 숟가락에다가 쌀뜨물을 붓고, 애호박 다진마늘 양파 청양풋고추 등을 넣어 되직하게 끓이면 된다. 생선조림이나 간자미무침 멸치조림 같은 것을 얹어 먹어도 맛있다.
아침 이슬에 흠뻑 젖은 텃밭의 채소들. 빗방울 둥글둥글 떨어지는 연잎. 너울너울 코끼리 귀 같은 호박잎. 채송화 봉숭아 맨드라미 핀 고향마당 평상 위에서, 온 집안 식구 빙 둘러앉아 볼이 터져라 먹던 상추쌈밥. 형 누나와 눈 흘기며 먹다가, 웃음보가 터져 산산이 입안 쌈밥이 터져 나왔던 추억. 매캐한 초저녁 모깃불 냄새, 상추쌈을 입에 반쯤 넣고 있는 찰나, 아뿔싸 모기가 장딴지를 물고 있다. 별수 없다. 그저 꾸역꾸역 그냥 입안에 밀어 넣을 수밖에.
상추는 채소의 대장이고, 상추쌈은 ‘국민 쌈’이다. 원래 ‘생채(生菜)’가 변해서 상추가 됐다. 상추쌈에는 깻잎을 넣는 게 좋다. 깻잎은 철분과 무기질 많은 알칼리 식품이다. 상추쌈을 먹고 나면 나른하고 졸음이 온다. 락투신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대한민국엔 없는 쌈이 없다. 고기쌈, 가지잎쌈, 깻잎쌈, 다시마쌈, 머윗잎쌈, 미나리쌈, 미역쌈, 배추쌈, 배추속대쌈, 시금치쌈, 쑥갓쌈, 아욱쌈, 알쌈, 얼간쌈, 전복쌈, 참죽쌈, 통김치쌈. 취쌈…. 북한에선 ‘닭알 쌈밥’이란 것도 있다. 계란덮밥을 일컫는 말이다.
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
[깔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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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쇼 ‘누가 백만장자가 될까’?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회자가 참가자에게 질문했다.
“어떤 새가 둥지를 짓지 않나요? ”
참가자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친구는 “뻐꾸기”라고 알려 주었다. 그래서 그 참가자가 우승자가 되었다. 다음날 퀴즈 우승자가 친구를 만나 경탄하며 말했다.
“야, 넌 정말 모르는 게 없다! 둥지를 안 짓는 새가 뻐꾸기인 걸 어떻게 알았니?”
“기본 상식 아냐? 뻐꾸기는 ‘시계’안에 살면 되는데 둥지를 왜 짓겠어?”
●컴퓨터 광
부부인 태훈과 은주는 둘 다 인터넷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은주는 자신보다 남편 태훈이야말로 진짜 컴퓨터와 더불어 살고 먹고 숨쉬고 있는 사람이란 걸 얼마 전 그의 등을 긁어주면서 알게 되었다. 등을 긁어 주고 있는데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아니 거기 말고, 좀 더 아래로 스크롤 다운( scroll down)하란 말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 병 잘걸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대학 연구소의 미카엘 노만 교수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는 알레르기, 당뇨병, 백혈병 위험이 높다”며 “아직 근원적 원인은 모르지만 태어날 당시의 스트레스가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훗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만 교수 팀은 태어난 지 3~5일 지난 신생아 37명(제왕절개 16명, 자연분만 21명)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에서 DNA 메틸화 정도가 매우 높은 것을 확인했다. DNA 메틸화는 면역 시스템과 연관이 있으며 외부 환경에 반응해 유전자 활동을 화학적으로 변형시킨다.
연구진은 “동물 연구에서 태어날 때 받는 스트레스가 유전자의 메틸화에 영항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자연분만 아기와 비교할 때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는 탄생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인공적으로 꺼내지는 것이므로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소아과 기록(Acta Paediatrica)’ 7월 호에 실렸으며 미국 건강 웹진 헬스데이,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인터넷판 등이 최근 보도했다.
‘노인 미끄럼 사고’ 여름에 가장 많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 위해감시 시스템에 접수된 사례 분석에 따르면 2006년 1월~2008년 12월 3년간 실내 낙상 사고는 모두 1206건으로 이중 7~8월 두 달 사고가 20.8%를 차지했다. 겨울철인 12~1월의 15.8%보다도 많다.
한 관절전문 병원의 조사도 마찬가지다. 강서제일병원이 2003~2008년 병원에 온 50대 이상 1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낙상 골절 환자가 12월 8.9%인 반면 7월에는 9.5%로 늘어났다.
이처럼 노인 낙상이 여름에 많은 것은 한국의 독특한 욕실 구조 때문이다. 서구에서는 욕실 바닥에 배수구를 설치하지 않아 욕실 바닥이 건조한 편인 반면 한국식 욕실은 물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습식 구조여서 항상 욕실 바닥에 물이 있고 미끄러지기 쉽다.
소비자원 소비자안전본부 생활안전팀 신국범 차장은 “아파트 생활이 늘어나면서 여름철 욕실 낙상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며 “산업규격에 욕실 바닥 타일의 미끄럼 저항 항목이 추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욕실 바닥 타일에 대한 미끄럼 저항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욕실 바닥은 물기가 있을 때에도 마찰계수 0.5 이상을 유지해야 안전하다. 그러나 소비자원 조사 결과 국내 욕실 바닥의 86.7%는 물기가 있을 때 마찰 계수가 0.4 이하여서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실 낙상을 방지하는 데는 시판되는 미끄럼 방지 테이프나 욕실용 깔판 등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특히 미끄럼 방지 테이프는 욕실 바닥뿐 아니라 외출용 신발, 계단 등에도 여러 용도로 쓸 수 있어 낙상으로 인한 병원비와 비교한다면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낙상은 뼈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위험하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다리, 발, 팔, 손, 허리, 골반 등의 뼈와 관절을 다친 비율이 전체의 29.7%를 차지했다. 특히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평형 감각이 떨어지고 다리 힘이 약하므로 미끄럼 사고에 더 주의해야 한다. 노인들은 뼈에 칼슘이 부족해 한 번 넘어지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