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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태양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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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스크랩 주흘산의 가을 그리고 겨울
바람꽃 추천 0 조회 144 08.11.27 08:08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주흘산의 가을 그리고 겨울...

 

늦가을....주흘산으로 막바지 가을산행을 떠났다

김장철이라 그런지 버스에는 빈자리가 눈에띄게 많아보였다

늘 뒷자리에서 시끌벅적인 언니들 몇명이 빠진탓일까

차안의 분위기는 다른날과는 현저하게 달랐다

타임캡슐광장을 지나 우르르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오래된 감나무 고목나무에는 맛있게 생긴 홍시가 주렁주렁

늦가을의 정취를 한층 더해주고 있었다

주흘산은 역사적 향기가 살아숨쉬는곳이며

역사의 길목을 지켜온 유명한 도립공원 문경새재가 있다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  가을산은 낙엽산행이엇다

산아래에서 올려다볼땐 암봉들이 뾰족하게 치솟아 보였는데

암봉은 보이지 않고 정상으로 가는길은 우거진 잡목과 낙엽

그리고 돌무더기산길은 가파르기도 하고 좁아서 하마트면

낭떠러지로 떨어질지 모르는 아찔함도 여러번 맛보며

잰걸음으로 오르다가 숨이 거칠어질땐 미적미적 오르기도 햇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으며 늦가을의 정취를 흠씬 느끼며

나뭇가지에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에 쓸쓸함도 담아보고

특별하지 않은 단순한 산행길에서 세월의 유수함을 느끼며

세월이 묻어버린 싱그러웠던 나무의 세월과 나의 한때를 추억하며

힘들고 지리하게 올라왔다

울창한 잡목사이로 불어오는 스산한 바람속에는 겨울이 가득 내려앉고

어느새 공민왕이 행궁을 설치하고 머물렀다는 대궐터에 도착했다

물이 적게 나와서 서로가 눈치만 보는사이 째빠르게 마셨는데..

대궐샘의 물은 가슴속까지 시원케 해주었다

계속되는 오르막길...

오늘 산행이 힘들긴 힘든가보다

아직 한창인 현경이도 쩔쩔매며 올라오고

나이드신 영림언니도 힘겹게 오르시는걸 보니.;;

간간이 깍아지른 암봉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 정상이 얼마남지 않은것 같다

정상을 얼마 안 남겨두고 ...우리일행은 잠시 쉬었다

 힘겹게 올라온 길....빛바랜 사진처럼 특색은 없었지만

낙엽의 흔들림과 떨어진 낙엽길이 아름다웠다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 내려다보고

초겨울의 시린바람을 잠시 느끼며..다시 주흘영봉으로 올랐다

좁고 가파르고 험준한 산길을 묵묵히 거닐며 이런 저런 생각에

발을 헛딛여 발목이 삐끗....다행히도 다치진 않았다

주흘영봉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남기며 바로 아래 꽃밭서들에서

 점심을 먹고 한참을 또 그렇게 내려왔다

산을 좋아하는 깊은 인연으로 뿌리 내려진 우리일행들...산자락은
작은 숨결로 곧 떠나버릴 가을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낙엽뒹구는 쓸쓸한 산길에서  메마른 바람은 내 가슴을 스치고

아직 가을을 느끼지 못한것 같은데 또 한 계절이 가고 겨울이라니..

허무함속에 가을의 환상을 떨쳐버려야 하나~~

빼곡히 가려진 나무들때문에 앞만보고 내려와야 했다

주차장으로 2시까지 오라는데 아직 갈길은 멀고..

쓸쓸한 가을풍경과 무수히 떨어진 낙엽길은 마치 인생과 같은걸..

누가 쌓아놓은건지..

무슨 소망을 담아 돌탑을 이뤄놓은건지..

헤아릴수 없이 많이도 쌓아올렸다

켜켜이 쌓인 지층들로 이뤄진 거대한 바위는 마치 떡시루 같았고

넙적한 바위가 마치 폭격을 맞은것처럼...이채로워보였다

터벅터벅 그늘진 산길..길게 한참을 내려왔다

오랫만에 현경이랑 시간이 맞아 행복한 산행을 했다

뒤따라온 채운산님도 즐거운 얼굴빛으로 동행을 했는데

예전 같지가 않다 커다란 바위옆에서 발을 헛디뎌 다칠뻔했는데

얼굴빛이 장난이 아닌걸 보니 많이 놀랬나보다...

대경실색한 모습을 보니 웃다가도 왠지 미안한 생각에 웃음을 멈추고

문경새재 주차장에 도착했다..

아직 사람들이 많이 내려오질 않았다

많은 유적들과 고려시대의 궁궐과 가옥들을 재현해 놓은 왕건촬영장으로

각광을 받고 사과의 고장이라 그런가 꿀사과상자가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고

가을풍경을 느끼며 가을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로 붐볐다

내인생의 가을은 어떤모습일까????

나 자신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있을까..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건지..현재의 힘든 삶을 발판삼아

호기로  잘 만들고는 있는건지..어쩌면 지금쯤 점검해봐야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고개를 끄덕여보며...현경이랑 나란히 걷는다

일부러 걸음을 늦추이며 현란하지 않은 주흘산의 가을을 나에게 선사하며

막바지 가을을 내마음 깊숙히 잡아넣었다

버스옆에서는 산행도 못하고 늘 먹을거리를 준비해주는 언니들이 있었다

부글부글 끓는 김치찌개의 구수함은 싸늘함에 온기를 불어넣어주고

한잔의 술은 온몸을 스르르 녹여 산행의 피로를 싹 가시게 했다

맛있었고 고맙고..죄송하고...담엔 나도 봉사를 한번 해야 되지 않을까..

찌게정도라면 나도 잘끓일수 있는데...ㅎ

하산주의 기이한 향이 온몸에 퍼지고

다시 어둠이 밀려오고 달리는 버스의 속력만큼 즐거운 마음속에

팍팍한 일상에 또하나의 삶의 보물을 주워 담으며

행복한 삶은 노력에 있다는거라는데..

너그럽고 행복한 삶의 의욕을 스스로에게 고취시키며...

버스는 천안으로 씽씽 달려가고 있었다

2008.11.25

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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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11.27 10:15

    첫댓글 세월이 묻어버린 싱그러움 세월의 유수함을 느끼며 한때한양길 과거시험보러 선비님들이 우리일행이 내려온 이길 조령관문 거쳐같다는 이야기 용추암 옛모습을 듬북담아온 울님들과 라니님 푸근함마음으로 구스하게 산행후기 글 한자도빠짐없이 잘읽었습니다^^

  • 08.11.27 23:15

    하산주의 기이한 향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감성의 극치이신 라니님의 옥체를 cover하였스니~~~~ㅎㅎㅎ 현재는 과거의 연속이지만 현재는 미래의 출발점이기에 현재의 좌표를 지혜롭게 인지하시면 좋은 내일이 기다릴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 08.11.27 23:38

    Watch your step!!! Safety first!!!--I worryed about your safety always.Better pay the butcher"s than the hospital.

  • 08.11.27 23:37

    가을은 차고 이지적이면서도 그 속에는 분화산같은 정열을 감추고 있어서 그 열정이 이지(理知)를 이기고 기어이 폭발하는 수도 있고 이지 속에 여전히 싸늘하게 숨어 있는 수도 있습니다. 열정과 이지가 무섭게 대립하여 폭발의 일선을 위해롭게 비치고 있는 것이 가을의 감정이요 성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니님의 느낌과 비교하시길....

  • 08.11.27 23:46

    러시아를 여행하던 가을을 회상하여 라니님에게...".잘 개고 살갗에 찬기가 스며들며 아침마다 서리를 볼 수 있는 때라도 되면, 자작나무는 동화속의 나무들처럼 온통 황금빛으로 빛나고 코발트빛 하늘에 아름답게 부각됩니다. 태양은 나지막이 걸려 있어, 이미 따스한 빛을 던지지 않지만 여름의 해보다 더 눈부시게 빛나고 있습니다. 백양나무의 작은 숲은, 옷을 홀랑 벗어 버린 것이 즐겁고 경쾌한 일이기나 한 것처럼 온통 투명하게 빈들거리고 있습니다...."

  • 08.11.27 23:56

    겨울은 회상과 우울과 고독의 계절입니다. 그것은 지나간 화려했던 계절을 돌이켜보고 한 해가 지나가는 허탈감 속에서 차가운 밤바람 소리에 가슴죄는 계절이며, 집 떠난 방랑자가 방랑의 고독을 다시 한 번 사무치게 느껴 보는 계절입니다. 또한 겨울은 사람을 더 깊이 품어 줍니다. 더 끌어당기지 않으면 사람도 계절도 더욱 참을 수가 없어서.....바깥 세상이 폐쇄되면 내부의 세계가 넓어집니다. 겨울은 내면(內面)의 계졀입니다. 라니님! 겨울을 만끽 하세여!!!

  • 08.11.28 00:02

    어느 공상가는 해마다 있는 대로의 눈과 진눈깨비와 서리를 다 내려 달라고 하늘에 빕니다. 그에게는 캐나다의 겨울, 러시아의 겨울,스위스의 겨울, 오스트리아의 겨울,그리고 리힌슈타인의 겨울이 필요합니다.그래서 그의 집은 한층 더 따스하고 포근하고 그리고 또 아늑해질 것입니다.

  • 08.11.28 11:18

    편안함을 주는 마음의 양식...짝짝짝! 낙엽산행의 스산함과 겨울의 길목에서의" 내 인생의 가을은 어떤모습일까?" 란 표현은 감성의 극치! 어떻게 저런글이 나올까.. 암튼 얌체같이 잘읽고만 가서 미안...ㅎㅎ

  • 08.11.29 20:44

    읽고나면 나에겐?? 반추하게 만드는 성란씨.. 다시금 나를 돌아보겟금!!!! 산에 다녀오면 항상 후기가 기다려 지네요..잘 봤읍니다~~~~~^^

  • 08.12.02 11:19

    언니 나두 언니랑 간만에 걷는 산행이 기쁨이 잊혀 지지 않는다. 언니 시간 좀 맞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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