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영화를 보면 카우보이들이 그동안 귀중하게 보관한 커피를 모닥불로 끓여 한 모금 마시고는 불쾌하게 뱉어버리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왜 그 귀한 커피를 첫 모금에서 뱉어버리는 걸까? 그냥 카우보이의 터프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영화 속 설정일까?
그러므로 아무리 좋은 생두라 해도 볶은 후 제조, 유통 과정은 물론 보관 과정에서 그 신선도가 유지되지 못하면 쓰고 맛없고 건강에도 해로운 커피가 되고 만다. (<커피와 차>에서 발췌, 현암사, 문준웅 지음)그러기에 각 커피유통업체들은 향미를 잡아두기 위한 방법을 여러 가지 개발해왔고 현재에도 개발 중이다. 이번 특집에서는 그 다양한 보존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고 가정이나 숍에서 개봉 후의 커피를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해 알아보자] 진행_정명은 도움말_문준웅(커피연구박사) 1. 로스팅한 커피를 변질시키는 요소 1. 커피향을 훔치는 주범은 무엇인가?
산패의 작용 원리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된 원인은 바로 향기 성분 간의 상호작용과 산화다. 지방의 산패도 한 때 원인으로 추정하긴 했지만 주요하지 않음이 밝혀졌다. 산화에 있어서는 커피의 휘발성 성분 중 중요한 향기 성분인 유황화합물이 산화하는 것이 산패의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볶음 정도와 분쇄입도
2. 제조, 유통회사들 향미 보존 어떻게 하나? 먼저 포장할 때 필요한 공정으로 산화가 최소한 일어나도록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볶은 커피는 가스를 방출하므로 포장하기 전에 적당히 탈기(脫氣)해야 팽창하지 않는다. 볶은 커피콩은 탈기하는 데 매우 오래 걸리므로, 8~24시간 동안 가스를 저절로 방출하도록 두었다가 포장하고 그 뒤에도 작은 구멍을 내어 계속 방출하게 한다.
볶은 분쇄커피는 탈기하는데 짧게 걸리지만 볶은 정도와 분쇄입도에 따라 1~8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산화가 쉽게 일어나므로 아주 빨리 포장해야 한다. 커피를 볶은 후에는 가스 방출과 함께 향기의 손실도 급속히 진행되므로 고온 처리, 진공 처리, 불활성 가스 처리 등으로 탈기를 촉진하는 방법이 현재 개발 중이다. 커피 포장지에 이 밸브를 달아놓으면 포장지 내부의 기체는 밸브의 구멍을 통하여 외부로 나올 수 있지만 외부의 공기는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게 된다.(중략) 2. 진공포장 금속제 용기에 분쇄커피를 진공 포장하여 신선도를 보존하는 방법은 가장 오랫동안 썼다. 최근에는 금속제 용기 대신 가스가 투과하지 못하는 복합필름을 많이 쓴다. 진공도를28.5inHg 이상 되도록 포장해야 산소함량이 1.0% 이하가 되어 신선도를 오래 보존할 수 있다. 진공포장할 때는 미리 충분하게 탈기하여 포장 후에 진공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커피 포장 속의 공기(산소)를 불활성 가스인 질소로 치환하여 장기간 보존하는 방법을 질소포장(Nitrogen gas package)이라고 한다. 포장 속 산소함량이 1.0% 미만이도록 완전히 치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스를 치환하는 원리에 따라 포장을 진공상태로 만든 다음 질소를 충진하는 방법, 포장 속의 공기를 질소로 치환하는 방법이 있다. 후자는 복합필름용 포장기에 적합한 방법인데, 이러한 질소포장기를 공급하는 전문회사로 Rovema, Hesser, Ferrum등이 유명하다. 4. 가압포장 가압포장(pressurized package)은 이탈리아의 제조회사에서 개발한 향기 보존 포장인데,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방법은 아니다. 안전밸브가 부착된 금속제 용기에 볶은 커피를 넣고 질소로 치환하면서 공기를 방출시킨 다음, 질소를 다시 충진하여 약 0.5기압으로 압력을 가하여 포장하는 방법이다. 이탈리아의 커피 회사인 (주)일리에서는 에서는 이 방법이 향기 보존 효과가 우수하다고 말한다. 가압포장을 하면 15일 쯤 후에 숙성 효과가 일어나므로 에스프레소의 향기와 중후함이 향상된다고 하며, 압력을 가해 충진한 질소가 분쇄커피의 휘발성 향기 성분을 입자 속에 고정시키므로 향기 손실을 억제한다는 것이 일리 측 주장이다. 주)일리 코리아 관계자는 그 구체적 원리에 대해 “ 샘플 원두를 전자현미경으로 확대시켜보면(그림 1참고) 노란색 부분이 세포 중앙에 모여 있는 기름방울들이 보인다. 압축공법을 시킨 후 15일이 지나면 이 기름이 퍼진 채 전체의 세포벽을 감싸면서 향기를 세어 나가는 것을 막는다”라고 설명했다. 몇 년 전 내가 백화점에서 커피를 판매했을 때의 일이다. 옆 매장은 미국에서 연 커피 매장이었는데, 고가였음에도 꽤 많은 보통 커피를 담는 포장지에는 일명 배꼽 밸브라 불리는 동그란 후래쉬 밸브가 붙어있다. 이 밸브는 일명 One Way Valve라고도 하는데 커피의 신선도를 유지시켜주는 작지만 과학적인 장치이다. 신선한 커피를 봉투에 담으면 커피에서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가 나오게 되는데 이 밸브는 가스는 밖으로 배출시켜 주고 바깥으로부터의 공기는 차단하여 커피가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 판매되는 커피 봉투에는 거의 90% 이상 밸브가 붙어 있으니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집에 있는 커피봉투를 한번 확인해보자.(중략) 3. 개봉한 커피의 향미를 잡아라
이렇게 민감한 커피이건만 일반적으로 너무나 당연하게 알려져 있는 몇몇 보관 방법에 실은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이들 가운데 반드시 고쳐야 할, 그리고 고치기만 하면 즉시 훨씬 오랫동안 신선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오류들을 검토해 본다. 오류 1, 밀폐용기에 넣어서 보관한다?
오류 2, 밀봉하여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보관?
커피의 입자는 볶은 콩 상태일 때 비교적 크기 때문에 향기요소들을 머금고 있기가 비교적 쉽다. 그러나 일단 분쇄되고 난 후에는 입자가 작아지기도 했거니와, 입자의 표면도 넓어져서 향기가 달아나기 좋은 조건이 된다. 그래서 산 지 하루만 되어도 많은 향기 성분들이 빠져나가버려 뜨거운 물에 거품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전동 분쇄기를 하나 살 일이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되도록 수동 분쇄기라도 꼭 장만하여 그때그때 갈아마시자.
모범적인 매입법
앞의 매입 과정은 처음부터 완벽을 기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보관 기술은 정확히 할 수가 있다. 앞서 이야기하였지만, 커피가 싫어하는 4대 요소는 산소와, 습기와, 따뜻함과, 세월이라고 했다. 일단 개봉한 커피는, 이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이상 산소나 습기로부터 완벽하게 격리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되도록 당장 사용할 정도의 소량 매입을 권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량 매입하여야 할 경우에는 소단위 포장으로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 일단 개봉한 후에도 짧은 시간에 남기지 않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산소와 습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다고 볼 수 있다.(중략) - 글/이정기(커피전문가) - 구입부터의 마음자세가 향미를 결정한다? 어느덧 ‘커피 한 잔'이라는 말이 일상용어가 되어버린 요즘 다른 먹을거리에 비하면 그저 짙거나 연한 고동색 액체일 뿐인 이 단순한 음료를 어떻게 하면 마지막까지 향미를 잘 보존해 맛있게 즐길 수 있을 런지는 웬지 좀 모호하다. 어떤 커피가 정말로 맛좋은 것인지, 어떻게 하면 같은 커피라도 좀 더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 먼저 커피가 우리에게 주는 형이상학적 즐거움은 무엇인지, 물리적인 즐거움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도 향기 있는 커피를 즐기는 노하우일 것이다.
또 어떤 경우에 커피가 생각나느냐고 물었을 때에 대한 대답도 분위기와 관련한 것들이 많다. 이는 배가 고파 허기를 채우는 먹을거리와는 다른 정적인, 영혼의 양식을 위함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는 탄산음료가 주는 동적인 즐거움과는 대조되는 다른 커피만의 특별함이다. (중략) 커피의 양감과 질감을 음미할 것
그 달콤하고 쌉싸름하고 시큼하고 부드러운 맛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풍부한 맛과 향의 커피를 시중에서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을까?(중략) 커피 매입시 따져봐야 할 조건 가스가 빠져나가는 하루 이틀 정도 맛이 안정되는 시간을 가지기는 하지만, 그 강렬한 향기의 손실을 감안하면, 볶는 순간부터 곧바로 내리막길이다. 그래서 커피를 살 때의 첫째 요령은, 볶은 지 얼마 안 된 최대한 신선한 커피를 사는 것이다. 가능하면 볶는 즉시 사는 것이 좋다. 그 다음은 자기 취향에 맞는 종류와 볶음도의 커피를 고를 줄 알면 좋다. 일단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즐거운 한 잔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볶음도는 몇 가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약볶음은 신맛이 강하고, 중볶음은 바디가 비교적 풍성한 특징을 가지며, 강볶음은 쓴맛의 특징을 가진다고 보면 쉬울 것이다. 그러니 신맛을 싫어하면, 강볶음의 커피를 사면 좋겠고, 쓴맛을 싫어하면, 약볶음의 커피를 사면 좋다. 번거로운 방법일 수 있겠으나 이정도의 정성은 들여야 제대로 보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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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래를 준비하는 삶 원문보기 글쓴이: 소나무
첫댓글 잘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