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
▣ 강박장애 환자의 사례
대학생 이수민 씨는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원하는 만큼 집중이 되지 않아 괴롭습니다. 그가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절차가 필요합니다. 우선 책 세 권을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은 다음, 지난 6개월 동안 사용하던 공책을 두꺼운 사전 옆에 펼쳐놓고, 그 옆에 안경집을 비스듬히 놓아두어야 됩니다. 또 빨강 파랑 검정색의 볼펜을 한 자루씩 책상에 꺼내두어야 하고, 필통에는 여분의 볼펜이 꼭 있어야 안심이 됩니다. 혹시라도 공부를 하다가 필요할 때 원하는 게 없으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 때문이지요. 이런 준비를 끝내고 공부를 할 때도 집중력의 문제로 고민이 많은데,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100% 집중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으면서 2시간 이상씩 공부에 집중하는 것 같은데 자신은 10분도 채 안 되어 딴 생각이 나는 것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 생각의 내용도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데, 예를 들면 조금이라도 흠집이 난 안경으로 공부를 하면, 시력이 나빠져서 완전히 시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럴 때면 안경을 벗어서 흠집을 확인하고 다시 쓰는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 합니다. 또 한 번 읽으면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이 완벽하게 이해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매달려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하느라 시간을 소비합니다. 하지만 이 씨는 이런 문제를 친구들에게 상의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친구들이 자신을 미친 놈으로 취급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 때문입니다.
▣ 강박장애(OCD)
- 강박사고 + 강박행동
- 불안을 유발하고, 원치 않으며, 자아-이질적인(ego-dystonic), 침투적(intrusive)으로 의식에 떠오르는 강박적인 생각(강박사고, obsession)과 이런 불안을 줄이기 위해 수행하는 부적절한 강박적인 행동(강박행동, compulsion)이 주된 특징인 심리장애
(1) 핵심증상
▶ 강박사고(obsession)
- 반복적이고 자아-이질적(ego-dystonic)인 사고, 심상, 충동
- 침투적, 반복적, 수용불가능한, 원치 않는, 주관적인 저항을 불러 일으키는 사고, 심상, 충동
- 강박사고의 내용에는 보통 의심, 망설임, 오염에 대한 공포감, 자신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두려움 등이 포함됨
- 자아-이질적? : 본인도 강박적인 생각들이 합리적이지 않고 쓸데없는 것인 줄 알지만, 그래도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으로 인하여 극도로 불안하고 긴장하게 됨 / 강박사고의 내용이 이질적이고, 개인의 통제권 밖에 있으며, 개인이 기대하는 종류의 사고가 아니라는 개인적인 느낌
- 강박사고의 대표적인 내용
1) 사랑하는 가족을 죽일 것 같은 반복적인 충동
2) 더러워지거나 오염되는 것, 병균이 옮겨져 감염되는 것 등에 대한 지나친 걱정
3) 일이 제대로 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거기에 뭔가 잘못된 것이 있지 않은가 하는 반복적인 생각
4) 신앙을 가진 사람에게 있어서 반복적으로 드는 신성모독, 또는 불경스런 생각
5) 아무런 가치나 중요성이 별로 없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6) 물건들이 제자리에 정확하게, 혹은 정해진 순서대로 놓여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
7) 몸의 일부분의 모양이나 신체 기능에 대한 지나친 걱정
8) 별로 의미 없는 소리, 단어, 숫자 등등
- 이러한 강박사고는 종종 침투적으로 출현하며, 순간순간 한 사람을 곤혹스럽고 힘들게 만드는 경우도 있고, 항상 머리 속에 떠올라 있는 상태로 마치 배경 소음과 같이 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귀찮게 하는 경우도 있음
▶ 강박행동(compulsion)
- ritualized actions that must be performed to relieve anxiety
- repetitive, stereotyped, intentional act
- types : Cleaning, Checking, Reassurance Seeking, Hoarding, Covert Neutralization
- 침투적인 강박사고로 인한 불안을 잠시라도 낮추기 위해서 강박적인 행동(손씻기, 정돈하기, 여러 번 확인하기, 선을 밟지 않고 걷기 등)을 하게 됨
- 강박사고를 가진 경우, 일반적으로 사고나 충동을 무시하거나 억제하려고 하며, 다른 사고나 행동으로 중화(neutralization)시키려 함
- 강박행동은 일시적으로는 강박사고로 인한 불안을 낮추어 주지만 결과적으로 증상을 지속시키는 원인이 됨 : 부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의 역기능적 효과
- 대표적인 강박행동의 유형
1) 반복해서 씻기와 청결하게 하는 사람(washing, cleaning)
: 오염이 되는 것을 없애기 위해 지나치게 손을 씻거나 오래 샤워를 하거나 몇 시간 동안 집을 청소하는 것 같은 의식적 행위를 만들어낸다.
2) 반복해서 확인하는 사람(checking)
: 문이 잠겼는지, 가스불을 껐는지, 안 좋은 일이 생기지 않는가 등을 확인해보는 행동을 하며 다른 사람을 통해 확인을 하려고 하기도 한다.
3) 사소한 물건도 버리지 못하고 모으는 사람들(hoarding)
: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축적하는 행동으로 심한 경우에는 집의 공간이 물건들로 가득차서 다른 물건을 넣어둘 공간이 없을 정도입니다.
4) 사물을 정열하고 정리하는 사람들(arranging)
: 물건들이 어지럽혀 있거나 대칭이 맞지 않으면 불편해져서 순서대로 제자리에 정확히 두고자 하며, 어떤 경우에는 대칭이 되면 오히려 불안한 경우도 있습니다.
5) 머리 속에서만 강박행동을 하는 사람들(mental compulsion)
: 이런 생각들 중 자주 나타나는 것은 폭력적인 생각이나 성적인 생각 혹은 과거의 불쾌했던 기억들 입니다. 이런 불편한 생각들로 인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머리 속으로 하는 생각이며, 강박생각은 불편감이나 불안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2) 강박장애의 하위유형
① 순수 강박사고형(Pure Obsessional) : 외현적인 강박행동이 나타나지 않고, 내면적인 강박사고만 지니는 경우
- 예 : 원치 않는 성적인 생각, 난폭하거나 공격적인 충동, 도덕관념과 배치되는 비윤리적인 심상 등과 같은 불편한 생각이 자꾸 떠올라 무기력하게 괴로워하거나 마치 내면적 논쟁을 하듯이 대응하는 경우
② 내현적 강박행동형(Covert Compulsion) : 강박사고와 더불어 겉으로 관찰되지 않는 내면적 강박행동만을 지닌 경우
- 예 : 숫자를 세거나 기도를 하거나 어떤 단어를 반복적으로 외우는 내현적 강박행동을 하며 이는 불편한 강박사고를 없애거나 감소시키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임
③ 외현적 강박행동형(Overt Compulsion) : 강박사고와 더불어 분명히 겉으로 드러나는 강박행동을 보이는 경우. 매우 다양함
- 예 : 오염 - 청결행동(washing) / 실수 혹은 의심 - 확인행동(checking) / 무의미하거나 미신적인 동일한 행동을 보이는 반복행동(repeating) / 사물을 질서정연하게 정돈하거나 대칭과 균형을 중시하여 수시로 주변을 재정리하는 정돈행동(arranging) / 낡고 무가치한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수집행동(hoarding) / 지나치게 꼼꼼하고 세부적인 것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게되어 어떤 일을 처리하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지연행동(slowness)
(3) 강박장애의 진단기준(DSM-IV, 1994)
A. 강박적 사고 또는 강박적 행동
* 강박적 사고는 (1), (2), (3), (4)로 정의된다.
(1)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사고, 충동, 또는 심상, 이 주요 증상은 장애가 경과하는 도중 어느 시점에서 침투적이고 부적절한 것이라고 경험되며, 현저한 불안이나 고통을 일으킨다.
(2) 사고, 충동, 심상은 실생활 문제를 단순히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3) 개인은 이러한 사고, 충동, 심상을 무시하거나 억압하려고 시도하며 다른 생각이나 행동에 의해 중화하려고 한다.
(4) 개인은 강박적인 사고, 충동, 심상이 개인이나 개인 자신의 정신적 산물임을 인정한다(사고 주입처럼 외부에서 강요된 것이 아닌).
* 강박적 행동은 (1), (2)로 정의된다.
(1) 반복적인 행동(예: 손씻기, 정돈하기, 확인하기) 또는 정신적인 활동(예: 기도하기, 숫자세기, 속으로 단어 반복하기), 이러한 증상은 개인의 강박적 사고에 대한 반응으로, 또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원칙에 따라 수행되어져야 한다는 압박감을 동반한다.
(2) 강박적 행동이나 정신적 활동은 고통을 예방하거나 감소하고, 두려운 사건이나 상황을 방지하거나 완화하려는 것임. 그러나 이런 행동이나 정신적 활동이 중화시키거나 방지하려고 하는 것과 현실적인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명백하게 지나친 것이다.
B. 이 장애가 경과되는 도중 어느 시점에서 강박적 사고나 강박적 행동이 지나치거나 비합리적임을 인식한다.
주의 : 이 조건은 소아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C. 시간을 소모하는(하루에 1시간 이상) 강박적 사고나 강박적 행동은 심한 고통을 초래하거나 정상적인 일, 직업적(또는 학업적) 기능, 또는 사회적 활동이나 사회적 관계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D. 다른 축 1의 장애가 있다면, 강박적 사고나 강박적 행동의 내용이 그것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예: 섭식장애가 있는 경우 음식에 대한 집착, 발모광이 있는 경우 머리카락을 잡아 뜯음, 신체변형장애가 있는 경우 외모에 대한 관심, 물질 사용 장애가 있는 경우 물질에 대한 집착, 건강염려증이 있는 경우 질병에 대한 심각한 집착, 변태 성욕이 있는 경우 성적인 강한 충동이나 환상에 대한 집착, 주요 우울장애가 있는 경우 죄책감의 반추).
E. 이 장애는 물질(예: 남용 약물, 치료 약물)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다.
(4) 성차, 유병률
- 평생유병률 2.5%
- 흔히 청소년기나 초기 성인기에 시작되지만, 소아기에 시작되는 경우도 있음
- 일반적으로 남성의 발병연령이 더 빠름(남성 6-15세, 여성 20-29세에 흔히 발병)
- 대부분의 경우, 서서히 발생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임
- 흔히 우울증, 다른 불안장애, 강박성 성격장애, 섭식장애, 뚜렛장애 등을 함께 나타내는 경향이 있음
◈ 강박장애의 원인론(Etiology)
1. Psychodynamic Theory
▶ Nemiah(1988) : Obsessional neurosis의 특징
- oedipal libido를 각성시키는 불안자극에 직면할 때, hyteric 환자들은 추동을 억압하고 그 에너지를 신체적인 증상으로 변화시키며, phobic 환자들은 불안과 공포를 투사하여 그 대상을 대치시킴. 하지만 obsessional 환자들은 (심리성적 발달단계의 oedipal stage에서) 성장과정 중에 고착되었던 anal stage로 퇴행함.
- 신경증적인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과 관련하여 hysteric과 obsessional은 사뭇 대조적인 양상을 보임. hysteric 환자들이 나타내는 극화(dramatization)와 상연(enactment)은 자신을 자기나 남 앞에서 다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음. 하지만 obsessional 환자들은 자신이 어떻게 보여지는가보다는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에서 비롯될 수 있는 ‘결과(consequence)’에 관심이 있음. 따라서 주지화를 통해 모든 것을 예리하게 구분되고 잘 정돈된 범주나 개념틀로 파악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미래를 지나치게 확실한 방법으로 계산하고 통제하려고 함. 이런 obsessional들의 꼼꼼함(scrupulosity), 완고함(obstinacy), 경직성(rigidity) 등은 hysteric들의 변화무쌍하고 변덕스러움과는 대조되는 부분임.
▶ OCD 환자들의 갈등(conflict)
- 초기 정신분석에서는 방어되어야 할 충동이 주로 항문기적 갈등(anal conflict)에서 비롯된다고 보았음. 따라서 orderliness, cleanness, parsimony, obstinacy 등이 이들의 주요한 갈등의 축으로 이해되었음.
- 비교적 최근에는 이러한 갈등이 ‘복종 대 반항’이라는 개념틀로 수정되었으며, ‘의존성 대 자율성’의 갈등과도 관련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음.
- compliance vs autonomy : anger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
① Mackinnon & Mitchels (1971)
▷ Central Conflict = obedience vs defiance = fear vs rage
▷ obedience / fear → [punctuality, conscientiousness, tidiness, orderliness, reliability]
OC 환자들에게서 관찰되는 이런 특성들은 성숙하고 건강하고 건설적인 동기에 의해 발현되는 것이 아니며, unrealistic fear에서 비롯된 것임.
▷ defiance / rage → [untidiness, negligence, obstinacy, parsimony, sadism]
OC 환자들의 또 다른 특성들은 갈등의 다른 축인 rage에서 비롯된 것이며,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defiant anger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음.
▷ “The essence of the obsessive is not either side of this conflict, but the conflict itself.”
② Guidano & Liotti (1983)
: Obsessive-Compulsive pattern을 지닌 환자들의 전형적인 애착 양상과 인지 스타일의 관련성을 언급함.
▷ O-C 환자의 전형적인 부모
: 한편으로는 아동에게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며 헌신하여 사려 깊게 행동하고, 도덕/사회적 규칙에 대한 교육에 주안점을 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따뜻하게 안아주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등의 애정 표현을 하지 않음. 아동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부모가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 같으나, 겉으로 드러나는 어떠한 사랑의 단서도 발견하기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됨. 이 때문에 아동은 애착과정에서 자신과 현실에 대한 두 가지의 distinct & opposite한 설명을 제공받게 됨.
① hypothesis of an exclusive & total affection (← 부모들의 헌신 때문)
② hypothesis of an affective indifference (← verbal/nonverbal한 애정 표현의 부재 때문)
▷ 두 개의 본질적으로 conflicting, contradictory한 parental aspects가 동시에 존재하며 생애 초기에 지속됨으로써, 아동은 self-image와 관련한 antithetical한 표상을 형성하게 됨.
: self-lovableness ↔ unlovableness
: high personal worth ↔ low personal worth
▷ 이 같은 상황에서는, 자기와 주변 환경에 대한 unitary, noncontradictory한 image를 성취하는 것이 우선적이고 주요한 목표가 됨. 따라서 아동은 보다 rigid, inflexible한 태도를 형성하게 되며, 이는 주로 엄격한 도덕적 규칙에 동조하는 형태로 표현됨. 또한 꼼꼼함이나 완벽주의의 기원도 이 같은 spotless한 자기의 추구, 형식과 규칙에 얽매여 unity of self를 얻으려는 경향과 밀접히 관련됨.
▷ 그러나 주변 환경이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opposite한 측면들은 아동으로 하여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systematic doubt’를 하도록 만들고, 이런 태도는 ‘endless search for certainty and order’, ‘repeated hesitation and doubts’로 이어지게 됨. 결국 끊임없이 certainty를 추구할수록 모든 것에 대한 doubt가 촉발되는 모순적 과정에 놓이게 됨.
▶ Defenses derived from the conflict
: Freud는 obsession과 compulsion이 인생 초기에 억압된 사고, 적개심, 죄책감 등이 이후에 재활성화되어 나타난 것으로 봄. 이러한 초기의 억압에 대한 반작용으로, 또는 경험되는 생각이나 정서를 부분적으로라도 표출하기 위해서 OCD 환자들은 여러 방어기제를 사용함.
▷ isolation of affect (emotional isolation)
: the obsessive patient must keep his conflicting emotions and indeed all emotion, as secret as possible - secret not only from the therapist, but also from himself.
: 결과적으로 의식 속에 남아 있는 것은 감정적인 요소가 배제된 관념적인 내용들 뿐임. 이들은 ‘무엇이 발생하고, 그것이 어떻게 발생했으며, 그때 누가 같이 있었는지’ 등의 사실적인 기억은 길게 설명할 수 있어도, 그 사건과 관련된 느낌이나 감정은 적절히 표현하지 못함.
▷ intellectualization
: the obsessive uses his intellect to avoid his emotions ; he thinks rather than feels. Conflicts involving emotion are reflected by his rational doubting... leading to an endless discussion of details and situations in order to avoid true engagement on the level of feelings and emotions. Thoughts should be related to motives, emotions, and actions in the real world. For the obsessive, thought serves to avoid awareness of motives and emotions and to delay adaptive actions.
: 매우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내용에 골몰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며 내면의 갈등으로부터 회피하고 싶은 것.
▷ displacement
: 정서적 관심이나 강도의 초점을 본래의 근원으로부터 자아에게 덜 위협적인 다른 생각이나 행동으로 바꾸는 것.
: 과제를 수행하면서, 정교하고 미세한 부분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모르나, 전체적인 통합구조로서의 일관성을 잃게 되기 쉬우며, 결과적으로 강박적인 과제 처리가 오히려 저조한 평가를 유발하기도 함. 이는 ‘평가에 대한 불안’을 ‘세부에 대한 작업’으로 displace시킨 결과라고 볼 수 있음.
▷ reaction formation
: 자아에게 수용되기 어려운 내면의 충동이나 욕구에 정반대되는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
▷ undoing
: 마술적인 사고나 상징적인 행위를 통해 이미 의식에 떠오르거나 수행되었지만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생각이나 행위를 되돌리고 무효화하는 것.
: 일종의 중화행동(neutralizing)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데, 누군가를 계단에서 떠밀어 해치는 강박사고가 떠오를 때마다 다시 계단을 오르내리는 행위를 반복하며 선한 생각을 떠올림으로써, 용납하기 어려운 생각을 되돌리고 취소하는 모습을 보임. 이런 undoing은 종종 ‘순수하고 완벽한 상태’에 대한 지나친 추구와 관련됨.
▶ Compromise formation
: 개인의 intrapsychic structure인 id, ego, superego 간에는, 특히 어떤 추동이나 욕구의 표현 및 해소와 관련하여 상당한 갈등이 존재하며, 결과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고 가정함. 여기서 불안은 종종 신호불안(signal anxiety)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ego가 위협적인 id의 욕구와 추동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발동시키도록 하는 위험 신호로 작용한다는 의미임.
: 이 과정에서 id와 ego간에 타협이 형성됨. 이러한 타협은 생각이나 행동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증상으로 발현될 수 있는데, 억압된 갈등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갈등과 관련된 긴장과 압박을 간접적으로 해소할 수 있게 해줌.
: 타협 형성의 극적인 예는 hysterical neurosis에서 잘 관찰되며, 강박증상도 일종의 타협형성으로 여겨짐. 특히 OCD의 경우, 공격적인 충동이나 분노감, 성적인 욕구와 충동 등이 기저의 주요한 갈등원으로 간주되며, 이러한 것들은 죄책감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는 표출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임.
▶ 강박증의 ‘적응적’인 의미?
: 때로 환자들은 강박증상에 매달리며 증상의 제거라는 치료의 목표에 저항을 보이기도 하며, 강박증상은 incipient SPR이나 psychotic depression 등에서도 관찰됨. 이런 양상과 관련하여 강박증상의 적응적인 의미를 살펴볼 수 있을 것임.
: 특히 Schizophrenia의 초기 단계에 있는 환자들이 보이는 강박증상은, 자아의 붕괴와 와해라는 psychotic state로의 진전을 방지하고, 무너져 내려가는 것만 같은 현실과의 접촉을 필사적으로 유지하며 심리적 평형상태(equilibrium)을 유지하기 위한 보상적인 기능(compensatory function)으로 이해될 수 있음. 이 경우에 강박증상을 강제로 차단할 경우 정신병적인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음.
2. Behavioral Theory
▶ Mowrer(1960)’s 2-stage theory
: 공포반응의 획득과 지속에 관련된 2가지 학습원리를 바탕으로 구성됨.
① 공포반응의 ‘획득’ :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
예 : 더러운 공중화장실에 대한 혐오적 경험 → 이후로 다른 공중화장실의 사용을 꺼림 → 중성적인 화장실에까지 일반화되고, 사용 후에는 여러 번 손을 씻게 됨
② 공포반응의 ‘지속’ : 조작적 조건형성(operant conditioning)
예 : 반복적인 씻기 행동 → 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킴 → 반복적인 씻기 때문에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강화자극을 통해 부적으로 강화됨(negative reinforcement) → 씻기 행동 지속
▶ 학습이론의 단점
학습이론은 ‘강박증상이 왜 지속되는가?’라는 물음에는 적절한 이론적 설명을 제공할 수 있으나, 장애의 발생과정과 증상의 내용에 관련된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해내지 못함. OCD 환자들 중에는 과거의 혐오적 사건에 대해 보고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논리적으로는 현재의 행동과 연결짓기 곤란한 경우가 많음. 또한 OCD들이 보이는 다양한 주제의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음.
→ 인지이론의 필요성이 대두됨.
3. Cognitive-Behavioral Theory
▣ Salkovskis (1985, 1989)의 인지행동 모형 : 과도한 책임감 지각 및 중화행동
잠재적 자극 → 내적․외적 유발 자극 → 자아-이질적인 침투(의심)
→ 자아-동조적인 자동적 사고 → 불편감, 불쾌감, 불안
→ 중화행동 → 부적 강화 → 침투의 지속
¶ Salkovskis 인지행동이론의 획기적 기여
= 과거 OCD의 증상으로만 여겨져 왔던 ‘침투적 사고(intrusive thought)’를 더 이상 증상으로만 보지 않고, 침투적 사고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바라보고, 이를 하나의 ‘자극’으로 파악함. 즉, 침투적 사고는 강박장애와 관련된 현상들의 기초적인 자극일 뿐 그 존재 자체가 비정상임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함.
= 오히려 침투적 사고를 경험한 사람들이 그 생각의 내용과 침투적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신이 그런 침투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해 ‘비합리적이고 과도한 평가와 해석’을 내림으로써 상황이 악화된다는 것임. Salkovskis는 그 오류적인 해석과 평가 과정에는 ‘과도한 책임감’이 개입된다고 제안함.
¶ 과도한 책임감(inflated responsibility)
- any influence over outcome = responsibility for outcome
- “어떤 행동에 대한 생각은 그 행동을 실제 수행한 것과 마찬가지이며,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지 못한 것은 직접 가해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위해에 대한 생각을 중화시키지 못하는 것은 가해의 의도와 마찬가지이다”
◇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키거나 그런 결과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는 결정적인 힘이 나에게 있다
◇ 위험한 일을 예측하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 나쁜 결과가 일어났을 때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 일어남직한 재난적인 일을 예방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고의로 그 일을 일으킨 것이나 다름 없다
¶ 중화행동(neutralizing behavior)
- 침투적 사고로 인한 불편한 마음 상태를 본래대로 되돌리고 바로잡고자(to put right) 하는 의도에서 수행되는 대처행위 모두를 일컬음. 강박행동(compulsion)이나 의례행위(ritual)가 ‘과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이름인데 반해, 중화행동은 그 자체의 ‘기능’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임.
- 중화행동은 즉시적․일시적으로 격한 불안감을 감소시켜주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내가 침투적인 생각에 대해 매우 비합리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으며, 필요 이상의 책임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할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역기능적임. 중화행동으로 인해 침투적 사고가 보다 현저한 주목을 받게 되고, 통제하기 어려운 반복적인 현상으로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며, 과도한 책임감 지각과 같은 오류적인 사고가 지속되고, 반증되지 못함.
☞ 치료에의 시사점
: 침투적 사고에 대한 오류적 평가(과도한 책임감 지각)의 수정과 중화행동의 금지가 강박증상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
☞ van Oppen & Arntz(1994)의 연구
: Salkovskis(1985)가 강조한 ‘inflated responsibility’ 가설을 정교화함. 이들은 OCD와 다른 정서장애를 구분하는 인지내용을 정리하면서, 사건(event)의 시점과 개인적 책임감 여부에 초점을 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