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는 3월로 예정된 NEIS의 시행을 앞두고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여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일부 교육청에서 인사기록 카드에 기록된 교원의 신상정보를 홈페이지 자료실에 올려 다량으로 유출시키는가 하면, 기존의 C.S에서 NEIS로의 이관 과정에서 수 천 건에 달하는 오류가 발생하여 이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해 근본적인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 편, 이 시스템의 개발?보급업체인 ‘삼성 SDS’가 교육청과 학교의 정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로비성 해외연수를 제공하여, 이 시스템의 채택 배경을 둘러싸고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 목포시 교육청의 교원 신상정보 유출 : 전교조 전남지부 목포 공립중등지회(지회장 이철배. 011-9719-3772)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목포시 교육청은 홈페이지 공개자료실에 목포시내 공립중학교 교원 43명의 인사기록카드 기재내용이 등록되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공개자료실에 등록된 이 자료에는 교원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병역?신체상황?재산상황?단체 가입상황?가족관계?학력 및 승급기록?호봉?연구실적?포상 및 징계?근무성적?적성검사 등, 모두 28개 영역에 걸친 상세한 자료를 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 ‘병역사항’ 난에는 미필 사유/역종/군번/계급/입대일/제대일 등이, ‘재산’ 난에는 동산/부동산/가옥구분/부업/재산총액 등이, ‘가족’ 난에는 가족의 관계/학력/이름/생년월일/직업/직장/직위 등이 그대로 올려져, 현재 인사기록카드에 기재된 모든 내용이 고스란히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한 교사의 경우는 따로 ‘보충기재’ 난을 만들어 전교조 관련으로 해임된 사실과 해임기간까지 입력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담당기관인 목포시교육청에서는 급히 해당자료를 삭제한 상태지만, 당시까지 이 자료를 조회한 사람만 해도 122건, 다운로드 받은 사람도 이미 80회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져, 해당 교사들은 “앞으로 NEIS가 시행되면 개인정보 보호에 이렇게 무지한 관료들에게 또다시 학생들의 신상정보 관리를 맡겨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해당 교사들은 자신의 신상정보가 불법으로 공개되어 유출된 것과 관련하여 책임자 문책과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법률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으며, 만약 이 교사들이 우리 전교조에 도움을 요청해 올 경우 법률 자문과 변호인 선임 등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3. NEIS는 버그 투성이 프로그램 : 또한 3월 전면시행을 앞두고 각급 학교 정보담당 교사들이 현행 C.S에서 NEIS로 자료를 이관하는 과정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오류가 쏟아져나와 이 시스템의 안정성과 정보보호 능력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학교정보관리시스템 추진기관인 SIMS의 홈페이지(http://sims.keris.or.kr/)에서 정보담당교사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교무분야’ 상담코너에 등록된 글 가운데, 2월 23일 현재 오류 해결방법을 묻는 글이 무려 수 천 건(‘오류’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4682건, ‘에러’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2304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전/출입 날짜가 같으면 출력이 비정상적으로 나오거나, 자료 검색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복학생의 경우 졸업대장 번호가 이중으로 부여되거나, 입력한 자료가 실종되거나, 입력한 자료의 항목이 서로 뒤바뀌는 등, 프로그램상의 버그로 보이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각급 학교 정보담당 교사들은 지워도 지원도 사라지지 않는 오류 메시지 때문에 연일 격무에 시달려 탈진상태에 있으며, 더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문제점이 해결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angry’란 아이디의 한 교사는 “SA와 CS, NEIS까지 학적자료를 들고 이리 옮겼다 저리 옮겼다 분노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을 사용하기가 너무나 힘이 든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교사는 “갖은 오류에 수정을 위한 패치를 하면 또 다른 버그가 생기고, NEIS에서는 뻑 하면 페이지 오류가 나서 들어가지 못한다”며, “우리 나라 수많은 사이트 중 이렇게 페이지 오류가 많은 사이트를 본 적이 있는가?”하고 묻고 있습니다. 이 교사는 또 “중앙에서 제대로 잡아주면 될 일을 수십만 교사들더러 일일이 처치하라는 발상 자체가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주장한 뒤, “며칠을 밤잠 못 자고 …(중략)… 관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잦은 오류에 간 졸였다 늘였다 하며 일 하는데, 무리하게 일을 집행하신 어떤 분들이나 뚝딱뚝딱 단시에 프로그램 제작하신 분들은 이런 교사들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요?”하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스템이 가동도 되기 전에 일선 정보담당 교사들로부터 심각한 불신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에 주목하면서, 이 시스템이 과연 국민의 귀중한 신상정보를 충분히 관리할 만큼 안정성과 정보 보호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불안정하고 부실한 시스템에 국민의 신상정보를 맡겼을 경우, 머지 않아 초대형 정보유출 사고가 일어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보관리 능력이 지극히 의심스러운 NEIS 시스템 도입을 즉각 중단하고, 더 광범위한 국민적 토론과 합의를 거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자 합니다.
4. 관련업체의 로비 의혹 : 아울러 이 시스템의 개발/보급업체인 ‘삼성 SDS’가 교육청과 학교의 정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로비성 해외연수를 제공하여, 이 시스템의 채택 배경을 둘러싸고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최근 시?도교육청에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사업과 관련하여 삼성 SDS에서 제안한 해외연수’라는 공문을 보내 정보담당자의 해외연수를 추진했으며, 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 정보담당자들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7박 8일의 일정으로 미국에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교육부 직원 등을 대상으로 모두 3차례에 걸쳐 추진되는 이 연수는 NEIS 협력업체인 미국 SUN 본사와 스탠포드 대학 등을 방문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 연수 일정에는 도박으로 유명한 환락도시 라스베이가스 방문이 포함되어 있어, “이 연수가 정보담당자들을 회유하기 위한 향응 제공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더욱이 삼성 SDS는 NEIS 개발뿐 아니라 PC 판매 등의 사업을 함께 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이 회사가 NEIS에 이어 도입될 수천억원 대의 ‘교육용 PC 교체사업’을 앞두고, 정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로비를 벌인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의혹이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만큼, 국정조사를 포함한 강력한 진실규명 작업을 통해 NEIS 도입을 둘러싼 불법로비 의혹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낸 세금이 올바르게 쓰여지기를 원하는 국민의 정당한 권리이며, 과거 우리 정치의 낡은 관행이었던 권력형 비리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해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요청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