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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소식 & 정보 스크랩 [자전거소식] 세계 자전거산업의 경쟁력
어쭈(김옥주) 추천 0 조회 294 10.10.18 15:4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세계 자전거산업의 경쟁력

 

[대만] 고급 자전거 시장 질주
[일본] 高부가 자전거 부품분야 휩쓸어

 

대만 정부는 2003년 대만을 대표하는 20개 자전거 기업 연합 A팀을 설립하고 연구소 설립 및 연구개발 투자를 지원. 기업들은 최신 하이테크 기술을 접목하여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에 성공, 고급 자전거 수출국으로 부상

⊙ 한국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북미 자전거 시장 15% 점유한 수출 대국
⊙ 전 세계 자전거 1억2000만 대 중 절반에 일본 시노마사 부품 장착
⊙ 국내업체 바이크밸리 체인 없는 자전거 개발, 미국·호주·베트남· 네덜란드 등과 공급 계약 체결

張樂圭 월간 자전거생활 기자

 

 

대만 자이언트사(社)가 카본으로 만든 경주용 자전거. 카본은 플라스틱과 비슷한 질감이지만, 강철 이상의 내구성을 가졌다.

 한국이 자전거 수출 대국(大國)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52년 부산에서 첫 국산(國産) 자전거인 삼천리자전거가 만들어진 이래 선경, 코렉스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자전거와 부품을 만들었고, 1980년대 중반에는 연간 130만 대를 수출, 300만 달러의 외화 수입을 올리며 북미(北美) 자전거 시장의 15%를 점유한 적도 있다.
 
  자전거산업은 한국의 공업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전신인 기아산업 자전거사업부가 현재의 삼천리자전거이며, 현재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 중 상당수가 과거 자전거 부품을 생산한 적이 있다.
 
  1990년대 들어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과 높아지는 임금으로 인해 노동집약적 경공업이던 자전거산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었다. IMF 여파와 저가(低價) 중국산 자전거의 공세로 국내 자전거 관련업체의 90% 이상이 문을 닫거나 자동차부품 생산으로 업종을 바꾸었다. 국내 최대 브랜드인 삼천리자전거마저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여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국내 자전거 생산 기반은 완전히 무너졌다.
 
  현재 국내에서 자전거를 생산하는 업체는 전무(全無)하다고 볼 수 있다.

삼천리자전거, 코렉스, DM, 알톤 등의 업체는 중국에서 프레임을 만들어 반(半)조립 상태로 국내에 반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군소업체에서 만드는 자전거 프레임도 연간 생산량이 1만 대를 넘지 않는다. 경륜이나 사이클 선수용 자전거 프레임을 생산하는 업체가 있지만, 이는 국내 전체 자전거 시장 규모의 0.1%가 채 되지 않는다.
 
  자전거가 거리를 가득 메우던 중국과 베트남의 도시풍경도 점차 스쿠터와 자동차로 채워지고 있다. 공업의 발전으로 내연기관이 주(主) 동력원이 된 시대에 인력으로 움직이는 자전거를 미래 산업의 키워드로 내세우는 것은 무리 아닐까.
 
  그러나 환경공해와 탄소배출권 등의 문제가 세계적으로 대두되면서 자전거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규모가 커졌을 뿐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자전거의 품질도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국민에게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의 수도 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녹색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자전거산업 지원 정책과 기존 자동차 위주 교통정책의 노선 수정을 발표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쟁적으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자전거 산업단지를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삼천리자전거는 2009년 7월 경기도 의왕시에 공장을 신축했다. 또 자전거 시장에 뛰어드는 새로운 기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대한민국 자전거산업의 부활이 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녹색성장이라는 키워드와 연관하여 생각할 때 자전거산업 자체는 친환경적인 산업이라 보기 어렵다. 금속을 가공 용접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며, 도색 과정에서 수많은 화학물질을 대기 중에 배출하기 때문이다.
 
 
  대만, 자전거산업을 하이테크산업으로 육성
 

일본 시마노의 최고급 변속기 ‘듀라에이스’. 변속 레버의 스위치로 작동하는 전동 방식이며, 자동으로 변속기의 미세조정이 이루어진다.


  중국으로 간 자전거 생산 기반을 다시 국내로 옮기는 것은 녹색성장에 역행하는 조치일 수도 있다. 또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생각할 때 국내에서 만들어진 자전거가 세계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자전거 생산을 감행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평범한 저가 생활용 자전거의 국산화는 한국의 산업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산 자전거에는 중국산 저가 자전거와는 다른 특별함이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 자전거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고급 자전거의 대부분은 대만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이나 미국의 유명 자전거 브랜드의 대부분이 대만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되며, 심지어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브랜드의 자전거가 같은 공장에서 나와 다른 상표를 붙이고 판매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대만은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와 경쟁하며 자전거를 생산했으며 수출제품 중 자전거의 비중이 무척 크다. 그러나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저렴한 자전거를 대량으로 만들기 시작하자 대만의 자전거산업은 큰 위기를 맞게 된다.
 
  대만 경제부는 위기를 타개하고자 2003년 대만을 대표하는 20개 자전거 기업 연합인 A팀을 설립했다. 대만 정부는 A팀에 선정된 기업들의 연구소 설립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원했으며, 기업의 클러스터화로 서로 겹치는 생산시설에 대한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생산 노하우의 교환으로 생산성 향상을 이루어 나갔다.
 
  알루미늄 하이드로포밍과 로봇 레이저 용접과 같은 최신 기술을 자전거에 도입하고, 일본 도요타의 생산방식(TPS)을 도입하여 자전거 생산 시간을 단축시키면서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2008년 초반부터 대만은 자전거 하청 생산국가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하이엔드 자전거를 생산하는 국가로 탈바꿈했다.
 
  알루미늄뿐 아니라 티타늄과 일명 카본이라는 첨단 소재 ‘CFRP’로 만들어지는 최고급 자전거 프레임의 대부분이 대만에서 만들어진다. 프레임만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제품들이지만 원자재비 비중이 크지 않은 고부가가치 상품들이다.
 
  대만 자체 브랜드의 인지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대나무 자전거와 같은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세계 자전거산업 지배하는 일본
 

영주정밀에서 처음 개발한 제품인 바이퍼 크랭크는 트러스트 구조로 경량화를 실현한 제품. 알루미늄을 CNC로 정밀 가공하여 제품을 생산한다.


  2009년 현재 일본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은 전체의 약 18%이며, 연간 1000만 대가 넘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연간 600만 대를 생산하던 일본의 자전거 산업은 자전거 수입관세의 철폐로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여 현재 연간 900만 대의 자전거를 수입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더 이상 자전거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의 자전거 업계는 새로이 자국(自國) 내 자전거산업을 부흥시키기보다는 신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구의 노령화에 발맞추어 각광받는 대체 교통수단인 전동모터 어시스트 자전거를 개발, 수출하고 있으며 시마노사 같은 업체는 고급 부품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고급 자전거의 변속기는 F1 경주용차와 같이 손가락 하나로 작동 가능한 원터치 스위치 방식이다. 이 방식을 최초로 개발한 곳이 일본 시마노사다. 시마노 인덱스 시프트의 약자인 ‘SIS’ 방식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는 산악용 자전거와 도로 경주용 자전거의 절반 이상이 시마노 부품을 장착하여 출시되고 있으며, 고급 생활자전거에도 시마노 부품이 필수적으로 장착된다.
 

바이크밸리의 구름마찰 방식 칠성기어.


  전 세계 자전거 생산 규모는 약 1억2000만 대. 이들 자전거의 절반에 시마노 부품이 장착된다고 가정하면 그 수익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사실상 시마노는 자전거 시장의 지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저산업의 발달과 소득 증가로 전 세계 자전거 시장은 연평균 5.2% 정도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전거 생산의 대부분을 중국과 대만이, 고급 자전거 부품 시장을 일본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살아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자전거산업의 초점을 대량생산에 맞출 경우 시장경쟁력이 없음은 불 보듯이 뻔하다. 또 대만뿐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되는 자전거의 품질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중·고가(中高價) 제품 시장의 진출도 쉽지 않다.
 
  기존 제품을 능가하는 신제품을 만들어 낸다 해도 디자인과 성능에서 월등한 차이를 내지 못하는 ‘특징 없는 고품질 제품’으로는 성공이 불확실하다.
 
  신기술 개발을 외치며 자전거산업에 뛰어드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자전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기술력만 믿고 도전하다가는 고배를 마시기 십상이다. 철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대장장이라도 칼과 낫의 자루는 나무로 만들어야 한다. 강철 전문 기업은 기어부터 연구하고, 경금속 전문 기업은 경량 프레임을 연구해야지, 서로 성격이 맞지 않는 부품을 무턱대고 개발할 경우 제품이 나오더라도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다.

 

 


 

2009년 서울에서 열린 ‘2009 푸른 자전거 대행진’에 참가한 자전거 마니아들이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파격적 기능과 디자인의 자전거
 

영국 런던에서 지하철이나 버스와 연계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초간편 접이식 자전거 브롬톤.


  소재와 가공기술의 발달은 자전거의 모양과 구조를 크게 바꾸었다. 더 이상 ‘자전거는 이렇게 생겼다’라고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며 새로운 디자인으로 개량되고 있다. 기존의 자전거와 새롭게 등장한 자전거의 특징을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으로 여러 개의 파이프가 연결된 것이 아닌 단일구조 프레임의 등장을 들 수 있다. 또한 새로운 동력전달 방식이 등장했으며, 공기 저항을 줄이고 누운 자세로 사용자가 보다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방면의 개량이 이루어졌다. 새롭게 등장한 자전거 중에는 더 이상 자전거라고 부르기 힘들 만큼 혁신적인 제품도 있다.
 
  영국에서 만든 접이식 자전거 브롬톤은 1980년대에 개발됐으나 국내에 알려진 지 오래되지 않았다. 20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접이식 자전거로는 아직도 브롬톤을 능가하는 제품이 없다고 할 만큼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나다. 평범해 보이지만 네모반듯하게 접히며, 접었을 때의 부피가 매우 작아 보관이 쉬운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접이식 자전거가 대부분 프레임의 중간이 접히는 방식이나, 브롬톤은 뒷바퀴가 앞으로 접히면서 짐받이가 아래로 가고, 그 위에 앞바퀴가 얹힌다. 교통정체가 심한 영국 런던에서 지하철이나 버스와 연계해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다.
 
  IF모드는 대만의 퍼시픽 사이클사에서 2009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접이식 시티바이크다. 내부가 상자 모양으로 텅 빈 알루미늄 골격에 외발식 바퀴를 장착했다. 프레임 중앙의 레버를 풀어 자전거를 원터치로 접을 수 있으며, 앞바퀴와 뒷바퀴가 정확하게 겹쳐져 접은 상태에서 손수레처럼 쉽게 밀고 이동할 수 있다. 브롬톤과 마찬가지로 현대인의 생활습관을 연구하여 개발 단계에서 자전거와 대중교통 수단의 연계를 고려한 자전거로 실용적일뿐 아니라 디자인도 독특하다.
 
  미국 칼피디자인사의 뱀부 마운틴은 대나무와 마섬유를 이용해 프레임을 만들었다. 아프리카 가나 주민들이 만들어 사용하는 대나무자전거를 모티브로 개발됐으며, 대나무의 연결 부위를 마섬유로 고정한 뒤 에폭시수지를 고온 고압에서 함침(含侵), 경화(硬化)시켜 매끈하게 갈아내었다. 열처리한 대나무를 사용하여 금속으로 만든 자전거와 비교해도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대나무가 산악주행 시의 충격을 흡수하여 승차감이 뛰어날 뿐 아니라 환경디자인적인 메시지도 함께 담고 있다.
 

접은 상태로 손수레처럼 밀고 이동할 수 있는 대만 퍼시픽 사이클사의 TF모드.


  미국의 바체타바이시클사가 만든 지로20은 편안하게 누운 자세로 탈 수 있는 리컴벤트 자전거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반쯤 누운 자세의 세미리컴벤트 자전거로 분류되며, 일반적인 자전거와 달리 다리를 앞으로 뻗는 자세가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체중을 엉덩이와 등으로 분산시켜 장시간의 주행에도 피로가 적다. 중장거리의 출퇴근에 적합하며, 땅이 아닌 하늘을 보며 달리는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여행과 레저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폴란드 벨로크래프트사의 노콤은 자전거의 최고속도에 도전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납작한 형상에 누워서 타는 자전거로 공기저항을 극한으로 줄였으며, 첨단 소재인 카본으로 만든 모노코크(외부에서 보았을 때 덩어리 형태이나 속을 텅 비운 외골격) 구조로 가벼우면서도 고속주행의 충격을 견딜 만큼 강하다. 이 자전거는 순수한 인력으로 시속 50㎞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게 해 주며, 심지어 국제 사이클 연맹에서는 이를 자전거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차(車)’라는 의미에서 HPV(Human Powered Vehicle)라고 부른다.
 
  독일의 쿤스트스토프 베이스사의 고원3는 3륜 리컴벤트 자전거에 캐노피라고 부르는 껍데기를 씌운 HPV로 일명 ‘벨로모빌’이라고 불리는 제품. 자동차와 같이 각각의 바퀴에 독립 현가장치(懸架裝置: 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를 사용하며, 30㎏ 중량에도 불구하고 공기저항이 적은 유선형 차체를 사용하여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전기보조동력장치를 장착하면 도심에서 자동차와 함께 달리는 데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동력전달과 제동을 위해 산악자전거용 9단 변속기어를 비롯한 자전거용 부품을 사용한다. 부품의 유지보수가 쉬우며, 사용자의 신체조건이나 주행습관에 따른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다.
 

 

시속 5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폴란드 벨로크래프트사의 노콤.


 

 


  소비자가 원하는 자전거 만들어야 성공


 

자동차와 같이 각각의 바퀴에 현가장치가 장착된 독일 쿤스트스토프 베이스사의 삼륜 자전거 고원3.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국내의 한 자동차 기술 연구원에서는 다양한 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산 자전거 프레임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금속 소재 개발과 가공, 용접 전문 기업과 대학교의 디자인 연구소의 석·박사급 전문가들이 모인 TFT(태스크포스팀)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몇 달째 프레임 설계와 기획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디자인 연구소의 박사가 생각하기에 우수한 설계라도 생산기술 담당자가 볼 때 불가능한 구조라면 자전거가 만들어질 수 없다. 또 자전거의 멋을 위해 가미된 요소가 자전거 이용자 입장에서 볼 때 무게만 증가시키는 불필요한 요소라면 제품의 장점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 전문가들로 구축된 TFT는 기존 자전거의 구조를 해석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는 있어도 시장경쟁력이 있는 새로운 자전거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요구와 최신 기술의 동향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자전거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100% 국산 자전거가 나오기까지는 아직 먼 길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부품부터 하나씩 개발을 진행하다 보면 언젠가는 순수 국산 자전거가 탄생하지 않을까?
 
  영주정밀은 CNC(컴퓨터 수치제어)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장비와 레이더 부품을 생산하던 회사다.

반도체 장비 시장이 사양길로 들어서자 2002년 기존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인라인스케이트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라인스케이트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자전거용 고급 부품으로 전환,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2007년 2월 일본 시마노의 최상급 모델보다 가벼운 트러스트 구조의 알루미늄 크랭크인 ‘바이퍼’를 출시하게 된다.
 
  영주정밀의 우병선 대표는 “자전거산업 기반이 사라지다 보니 기술체계가 없어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기술개발의 어려움보다 세계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국산품이라고 무시받을 때가 더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영주정밀의 제품은 국내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아 피어스라는 브랜드로 크랭크와 헤드셋, 스템, 허브 등의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체인 없는 자전거 개발한 국내업체
 

가속 센서가 탑재되어 사용자의 힘에 따라 반응하는 코렉스 이지웨이 전기자전거.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 성공한 또 다른 기업으로는 바이크밸리가 있다. 바이크밸리는 샤프트 드라이브라는 체인 없는 자전거용 구동 부품을 개발한 곳으로, 기존의 베벨기어를 대체하는 구름마찰 방식 ‘칠성기어’의 국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체인 구동 방식에 비해 우수한 특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시장개척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체인 없는 자전거의 필요성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크밸리의 샤프트 드라이브 방식은 공공(公共)자전거에 장착되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구동부품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아 비바람에 의한 녹이 발생하지 않으며, 체인 이탈로 인한 고장의 염려가 없어 유지 관리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 또 체인 없는 자전거는 기름이 사용자의 옷을 더럽힐 염려가 없기 때문에 평상복이나 정장을 입고 이용하는 도심용 자전거에 적합하다.
 
  바이크밸리는 2006년 지식경제부에서 선정하는 신기술인증(NEP) 기업에 선정되어 2010년까지 세계시장 판로개척을 위한 정부 지원을 받는다. 현재 대전시의 공공대여자전거인 ‘타슈’를 비롯하여 서울시 마포구와 강북구, 중랑구, 청계천의 공공대여 자전거와 과천시, 환경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서 바이크밸리의 무(無)체인 자전거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 호주, 베트남, 네덜란드와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의 배터리·모터·전자기술이 결합된 전기모터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연구개발도 장래가 유망한 분야다. 연료전지와 초소형 모터 등의 최신기술이 접목되면 그 부가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자전거의 연구개발과 생산에 사용되는 원자재는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다. 수입 과정에서 세관을 통해 관세를 부과하는데 차후 반납할 샘플 제품이나, 원자재를 가공하여 수출하는 제품의 경우 수입과 수출 과정에서 관세를 이중으로 내게 되는 경우가 있다.
 
  국산 자전거의 생산비 절감과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세청은 자전거 및 부품 생산업체를 보세공장으로 지정하여 해외로 수출되는 제품의 원자재 관세를 감면해 주는 제도를 2009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 삼천리자전거 공장이 신축된 의왕시를 비롯하여 해룡산업단지가 위치한 순천시, 첨단부품 산업지구가 조성된 영천시는 자전거 생산업체에 대한 민관(民官)협력조약 체결을 비롯한 다방면의 지원을 하고 있다.
 
 
  마그네슘 자전거 생산
 
  순천시는 현재 해룡산업단지에 마그네슘 부품 생산 능력 체계를 완비했다. 마그네슘 시험 생산동(9128㎡ 11개실)과 장비를 구축했고, 마그네슘 소재 및 부품의 원천기술력을 보유한 11개 기업이 신소재센터에 입주했다. 마그네슘 관재의 원재료인 고품질 ‘빌렛’(지월드 마그빌)과 자전거 프레임의 재료인 AZ80 고강도 압출 파이프의 생산기술(이륭엑스마), 기존 크랭크보다 힘 전달률이 18% 정도 우수한 하이퍼크랭크의 특허(아이원)를 가진 기업이 순천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연간 최대 10만 대의 마그네슘 자전거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미 독일의 한 업체가 이륭엑스마에 OEM 방식으로 2만5000대의 자전거를 주문했다. 순천시는 해룡산업단지 2단계 부지 내 15만㎡의 자전거 생산 부지를 우선 조성하여 2010년 선(先)분양할 예정이며, 2012년까지 80%의 국산화가 이루어진 자전거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0월 16일부터 순천시가 운영하기 시작한 공영자전거 ‘온누리’에는 이륭엑스마가 개발한 마그네슘 프레임이 사용되고 있다. 기존 공영자전거보다 6㎏이나 가벼운 이 자전거는 100대가 순천시에서 운영된다. 향후 창원시에 800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영천시는 2009년부터 3년간 1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미래형 자전거산업 지원 인프라 구축사업을 펼친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이 사업을 주관하며, 사업 내용은 인프라 구축과 기술지원, 기업지원, 인력양성의 네 부문이다.
 
  세부 계획으로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 내 16만5000㎡의 자전거산업 집적화 단지를 조성하여 티타늄 등의 신소재 개발과 핵심부품의 국산화, 자전거 조립단지 조성사업을 벌일 예정이며 미래형자전거산업 지원센터의 건립으로 기술·기업 지원과 브랜드 개발, 인력 개발 및 전략적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자전거 클러스터 구축 필요
 
  현재 영천 하이브리드연구원을 중심으로 화신, KPC, 에나 인더스트리, 신진제철, 아진산업, 삼광자전거, 영남대가 참여한 국산 자전거 개발 TFT가 구성되어 2010년 6월까지 국내 기술로 만든 티타늄 산악자전거와 알루미늄 하이브리드 자전거 시제품을 발표할 예정. 특히 국내에서 생산된 최고급 티타늄 소재와 가공기술로 최고급 자전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자전거산업의 부흥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기업의 도전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시행하는 자전거산업 지원 정책은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과거 대만 경제부가 A팀을 구축했던 것처럼, 지역별 자전거산업과 다양한 자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식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 간의 교류협력으로 순천의 마그네슘 프레임과 대전에서 만들어진 샤프트 드라이브 구동계가 결합되면 자전거 부품의 국산화 비율은 크게 높아진다. 중앙기관에서의 통제가 아니더라도 연구·실험시설의 공유를 통해 중복 투자를 줄이고, 실험 데이터와 생산 노하우, 제조공정의 공유를 통해 생산성을 높인다면 보다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자전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개발이 완료됐으나 시장 진출이 어려운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순천에서 개발된 마그네슘 프레임이 지역 공공자전거 사업에 활용된 것처럼 국내기업이 세계시장 진출 전 기술을 입증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 발굴하여 지원할 때 황금 같은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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