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가 묻고 교무가 답하다] 육식에 대한 표준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김인서 교무
Q. 계문에 연고 없이 사육을 먹지 말라고 했는데, 육류 섭취가 늘고 있습니다. 사육이란 어떤 것을 말하고 연고는 어디까지 지켜야 할까요? 특히 아이들은 고기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사육에 대한 계문 표준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입니다.
A.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을 담보로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원죄를 짊어졌다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지만, 그 무게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육이란 네 발 달린 동물을 의미합니다. 농경과 유목 생활을 하던 시기부터 인간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생활한 소, 말, 개, 양 등의 동물을 말합니다.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윤회의 여섯 가지 과정 중에 축생계가 있는데 이는 사육의 범위와 일치합니다.
육식을 하지 말라는 것은 동물권과 동물 학대에 관련한 윤리적 문제, 온실가스 배출, 물 사용량 증가, 토양 오염 등의 환경적 문제, 당뇨, 비만, 고혈압 등의 질병을 유발하는 건강상 문제, 그리고 살생을 금하는 종교적 신념의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어린이훈련에서 ‘아기 돼지 부처님과 친해지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아기 돼지를 괴롭히는 건 아닐까, 이 프로그램이 정당한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곧 마음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돼지로 태어나 특별한 공덕의 기회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이런 원불교 어린이훈련을 통한 만남으로 상생의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마저 들었습니다.
성장기의 아이들은 잘 먹어야 하며 단백질은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고기를 먹지 않으려는 것에 걱정을 합니다. 그러므로 건강이나 다른 문제가 크게 없다면 아이가 원하는 고기 반찬도 해주고 채소 반찬도 적극적으로 권장하여 두루두루 성장에 좋은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생명의 공덕에 대한 이야기는 빠뜨리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동식물이 다른 생명에게 먹히기 위해 생명을 잃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어떤 죽음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도둑에게는 도둑의 피와 살이 되고 부처님의 공양은 부처의 몸이 됩니다. 그래서 식사 전 나를 위해 바쳐주신 생명과 음식을 만들어 주신 노고에 감사하는 기도를 올리고 이 음식을 먹고 최령한 사람으로서 성불하겠다고 서원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4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