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날씬하지 않아도, 평소 이곳만 잘 관리해도 당신의 매력 지수를 충분히 높일 수 있다.
가꾸면 가꿀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 당신의 손은 안녕하십니까?
“쥐도 새도 모르게 벌써 두 개나 생겼는걸요?” 송혜교, 김태희, 전지현의 대역으로 유명한 섬섬옥수의 대명사, 손 모델 최현숙. 요즘 그녀를 괴롭히는 가장 큰 고민은 이마와 턱에 올라온 뾰루지? No!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 역시 No! 바로 손등에 피어난 희미하고 작은 검버섯이다. 그녀의 말을 듣고 손등을 찬찬히 살펴 봤더니 이게 웬일! 검버섯으로 의심되는 색소침착 부위가 군데군데 있었다(피부과에 들러 확인해봤더니 왼손에 둘, 오른손에 둘 사이좋게 피어난 그 잡티는 검버섯으로 판명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 몸을 통틀어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움직이는 부위는 손. 하지만 제대로 된 관리는 커녕, 열흘에 한 번, 집 근처 네일 살롱에 들러 매니큐어 색을 바꾸는 게 전부일 때가 많다.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 역시 “손등에 난 검버섯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얼굴은 신경 써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만 손등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잡티 없이 얼굴이 깨끗한 사람도 손을 확대경으로 살펴보면 거뭇거뭇 색소가 올라오는 경우들이 많지요. 손도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핸드크림을 반복적으로 바르는 습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손등 노화의 주범이 자외선이기 때문이죠.”
피부과 전문의들이 말하는 손의 노화 징후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피붓결이 거칠어지고, 볼륨 저하로 인해 혈관이 도드라지며, 거뭇거뭇 올라오는 색소들이 바로 그것. 특히 이제껏 중년 여성들의 전유물이던 거뭇거뭇한 색소가 20~30대 젊은 여성들의 손을 위협하고 있다. “무의식중에 손으로 햇빛을 가리는 습관, 손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생활이 빚어낸 참혹한 결과죠. 아무래도 소홀한 게 사실이니까요.” 여기에 차로 출퇴근하는 오너드라이버라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운전대를 잡은 당신의 손등(창문 가까이 있는 왼손은 특히!)은 매일 자외선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지 않나. 자외선 차단제를 손등에 ‘짜기만’ 했지 바르진 않았던 우리들의 손등은 이미 할머니 손이 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니, 이보다 더 아찔한 일이 또 있을까.
“그래서 요즘 자외선을 막아주는 핸드크림을 열심히 바르고 있어요.” 손등에 피어난 검버섯을 직시한 손 모델 최현숙이 바르는 핸드크림 브랜드는 라프레리, 시슬리, 겔랑. 모두 자외선 차단 지수를 갖춘 기능성 핸드크림들이다. 겔랑 교육팀 김인희 부장은 섬섬옥수를 방해하는 또 다른 주범으로 ‘땅김 불감증’을 꼽았다. “일반적으로 피부에 수분이 부족하면 피부 표면이 건조해지면서 무의식적으로 ‘땅긴다’는 기분이 듭니다. 지금 당장 수분을 보충해달라는 신호인 거죠. 하지만 손은 얼굴과 달리 이런 ‘땅김’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져요. 그래서 여성들 대부분이 이런 건조한 상태를 방치하게 됩니다. 손등이 보내온 ‘건조주의보’를 무시한 대가가 바로 못생긴 손, 나이 든 손의 표식인 잔선과 주름이죠.” 무엇보다 안타까운 사실은 얼굴과 달리 손 피부는 레이저 시술에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것. 패션 타투를 예로 들면, 물이 많이 닿는 부위일수록 관리가 어렵고 리터치가 필수이지 않나? 손가락에 시술한 타투가 귀 뒤에 한 것보다 금세 지워져버리는 것도, 손등 레이저 시술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손등에 난 검버섯을 색소 레이저로 없앨 순 있지만, 색소침착 재발률이 꽤 높은 편이죠. 그래서인지 시술 환자들의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더군요.” 유화정 교수의 설명이다. 이쯤 되면 젊고 건강한 손을 위해선 얼굴과 마찬가지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한편 자외선 같은 직접적인 원인 외에, 생활 속에서 손을 늙게 만드는 ‘몹쓸’ 버릇들도 점검해봐야 한다. 핸드 마사지 서비스로 유명한 뷰티 브랜드 달팡의 교육팀 장문영 차장이 지적하는 잘못된 습관은 ‘잦은 손 세정제 사용’이다. “언제부턴가 손을 씻는 행위를 세정제가 대신해줄 때가 많아요. 주성분이 알코올인 만큼 순간적으로 세균을 없애주기는 하지만, 주요 성분인 알코올로 인해 자극받는 데다 피부에 남아 있는 수분이 순식간에 날아가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고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라프레리 교육부 신경숙 과장은 손의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으로 ‘맨손 집안일’을 꼽았다. 설거지나 걸레질을 할 때 귀찮아서, 혹은 답답하다는 이유로 장갑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들이 많은데, 세제를 푼 뜨뜻한 물에 손을 담그는 행위는 손의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이며, 손에 묻어 있는 물기를 닦아내지 않고 말리는 습관은 주부습진을 앞당긴다는 사실! “생각해보세요. 설거지 후 매끄러웠던 손가락 피부가 눈에 띄게 거칠어지지 않나요? 습진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죠. 또 습진을 손에 물기가 많을 때 생기는 증상이라 여기는데 그건 잘못된 상식이에요. 습진은 물기를 제대로 닦지 않아 건조해진 손에 발생하는 현상이랍니다. 물, 세제, 비누에 장기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피부염인 건 맞지만, 핸드크림만 제때 발라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답니다.” 록시땅 트레이닝 매니저 최주현의 설명이다.
효과가 즉각적인 손 관리 비법이 궁금하다면 ‘셀프 핸드 마스크’를 추천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스크럽제(알갱이를 함유한 이솝의 ‘레버런스 아로마틱 핸드 워시’, 혹은 핸드크림과 설탕을 섞어 만든 홈메이드 스크럽제를 추천한다)로 묵은 각질을 제거하고, 핸드크림에 기능성 세럼이나 페이스 오일을 콩알만큼 섞어 손톱 아래까지 꼼꼼하게 바른 후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자면 다음 날 실크처럼 매끄러운 손등을 경험할 수 있다. 참고로 요즘 가장 ‘핫’한 소개팅 성공 비법은 핸드크림 나눠 바르기. 손등에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의 핸드크림을 짠 다음 ‘우리 같이 바를래?’ 하고 손을 내미는 앙큼한 방법인데, 의외로 성공률이 높단다. 이를 위한 준비물은 향긋한 핸드크림과 아기 엉덩이처럼 뽀얗고 부드러운 두 손! 일도, 사랑도, 성공의 비결은 늘 이런 ‘한 끗 차이’에서 비롯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