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섯알오름
섯알오름 연못에 연꽃이 없다
소나무들이 온몸으로 젖으며
어깨를 들썩이고 있다
까치도 보이지 않고
까마귀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오작교가 보이지 않는다
두개골과 척추뼈 하나씩만 묻히고
나머지 살과 뼈와 영혼들이
오름 어딘가에 흩어져
칠석날에도 만나지 못한 채
자꾸만 달과 별들을 부르고 있다
곁에 있는 백조일손묘역(百祖一孫墓域)에도
안장되지 못한 영혼들
섯알오름을 둘러싸고 있다
둥그렇게 에워싸고 있는 저
소나무들의 뿌리를 힘껏 잡아당기고 있다
길을 가던 달이 별들을 데리고 조문을 온다
소나무가 그들을 맞이한다
소나무들이 자꾸만 발목을 내려다 본다
세들이 조문을 오고 아침이 조문을 오고
동알오름 쪽에서도
조문 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두 개의 연못이 해처럼 환해진다
섯알오름 연못에 오작교 같은 연꽃이 돋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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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시
섯알오름, 배진성
하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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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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