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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진 지 회 |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 동화로 만나는 사회학 - (박현희, 뜨인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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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 더불어(김상생, 8기). 2013.2.14. |
- 설 연휴 기간에 본 영화, <남쪽으로 튀어>. 못마땅한 건 하지 않고, 할 말은 하며 사는 46세 최해갑(김윤석 분)의 좌충우돌의 삶. 남들은 사회부적응자라 할지라도, 남들과 달라도 잘 살 수 있다고 믿는 그의 삶에 건투를 빈다. 최해갑처럼 경찰서를 들락거릴 정도의 행동파(?)는 아니지만, 연식뿐만 아니라 그의 말과 행동은 나랑 닮은 데가 무척 많았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는 확인은.. 때론 위로가 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확신(?)되는 임순례 감독에게도 건투를 빈다. 최해갑의 든든한(어쩌면 유일한!) 지원군 안봉희(오연수 분)와 나의 안봉희(오연수 보다 외모는 훨씬 떨어질지라도..^^)에게도 건투를 빈다.
최해갑도 비슷하게 생각하겠지만,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는 나의 교육관과 닮은 데가 무척 많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는 확인은.. 때론 위로가 된다. 하여, 척박한 우리 교육현장에서 요런 발칙한 생각으로 힘들 때가 많을 박현희 선생님의 삶에 건투를 빈다.(“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부족한데 의문과 의심이 자꾸 솟아나는 것은 정말 힘겹다.”고 5쪽 머리말에서 토로하고 있기도 하다.)
임순례 감독이 대중적으로도 보다 흥행감독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현희 선생님도 교육현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이런 가치관과 교육관들이 마이너 찌질이들의 자기 위안이 아니라, 보다 보편화, 상식화되기를 소망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보다 여유로워지고 행복해 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2. 저자 소개
-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2012년) 독산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다.
1996년부터 서울교육연수원의 연수를 비롯한 각종 교사 연수에서 강의를 해 왔으며 [티처빌](교원 사이트)의 원격연수 <토론의 달인을 키우는 토론 수업>을 개발했다. <땅콩 선생, 드디어 인권교육하다>, <거꾸로 읽는 통일 이야기>, <거꾸로 읽는 한국사>, <행복을 배우는 경제 수업>, <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가족>, <사회 선생님이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마음대로가 자유는 아니야>, <신통방통 인터넷 세상>, <중학교 사회>, <고등학교 사회>, <고등학교 사회문화>, <고등학교 정치> 등이 있다.
3. 내가 읽은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동화로 만나는 사회학>
- 2011년 출판.
- 고백하자면, 사실 난 읽은 명작 동화책이 별로 없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거의 다 알고 있다는 사실. 아마도 책 내용 보다는 그 동화책이 가르치려는 교훈을 먼저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들은 내게 그 교훈을 가르치려 했을 테고, 나는 그 교훈을 충실히 잘 배웠을 테니까.
- 명작 동화 속에 담긴 많은 교훈들은 사실 기득권자들이 만들어 놓은 지배이데올로기일 때가 많다. 그 교훈으로 포장된 질서를 어기는 자들에게는 가혹한 대가가 따른다. “사회에는 어떤 의미로든 더 큰 힘을 가진 자들이 존재할 것이고, 그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질서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그 질서가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세상 사람들을 세뇌한다. 이 질서는 지배하는 우리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야, 세상 모두에게 좋은 것이야. 그러니 이 질서가 무너지면 세상은 끝장나는 거야, 하고 말이다.”(85쪽)
<피노키오> 가 발표된 19세기 말은 근대적인 학교가 성립되던 시기였고, 학교는 공장주들이 필요로 하는 미래의 노동자를 양성하는 기관이었다. 나아가 정해진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습관을 길러줌으로써 당대 사회가 요구하던 노동자를 양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은 죽을 만큼 고생해야 할 정도의 '죄'다! 그렇다면 학교를 싫어하던 피노키오는 어떻게 착한 아이가 될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노동자가 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뒤치다꺼리를 하다 병든 제페토를 간호하기 위해 피노키오는 양수기를 돌리고 여러 종류의 갈대 바구니를 만들어 팔았다. 그 순간 피노키오는 착한 아이가 됐고, 요정은 피노키오를 사람으로 만들어 줬다. 즉,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에 가거나 노동을 해야 한다. 학교 역시 노동자가 되기 위한 준비 단계임을 고려하면 착한 아이의 필수요건은 노동이다. 이처럼 <피노키오>는 표면적으로는 ‘착한 아이가 돼라’는 아주 당연해 보이는 교훈을 전달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진짜 교훈은 다음과 같다. ‘노동자가 돼라. 자본주의에 순응하라’.
이 '교훈'을 어기는 것은 곧 체제에 도전하는 행위가 된다. 최해갑의 삶이 고달픈 이유다. “부당한 규제에도 묵묵히 따르는 순종적인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 자본주의 세상이 학교에 바라는 것”(115쪽)이라면, 최해갑은 학교 교육의 실패작인 셈이다.
- 이 책은 현직 교사로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자신의 사적인 경험을 동원해 능숙하게 명작 동화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토끼와 거북이>에서 '불공정한 규칙을 조롱하라'는 주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애초에 토끼 입장에서는 이겨봤자 얻을 것이 없고, 지면 개망신만 당할 경주였다. 여기서 저자는 제3자의 존재를 상상한다. 이 경주는 토끼와 거북이의 의도와 관계없이 제3자가 이득을 얻기 위해 만들어낸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토끼는 경주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았고, 경주 중에 낮잠을 즐김으로써 게임의 규칙을 조롱했다. 그렇다면 거북이는 어땠는가? 저자는 거북이가 야단스럽게 토끼를 깨우지 않고, 토끼의 선택을 존중했기에 더 멋진 쪽은 거북이라 말한다. 하지만 거북이가 토끼를 깨우지 않은 것은 정말 토끼의 선택을 존중해서일까? '괜히 깨우지 말고, 이 기회를 잡아서 우승하자'는 계산이 깔렸던 것은 아닐까? 나는 거북이가 토끼처럼 규칙을 조롱했어야 한다고 믿는다. 거북이는 토끼 옆에서 잤어야 했다. 누가 나중에 왜 그 좋은 기회를 놓쳤느냐고 질책하면 "토끼가 자는 걸 보니까 갑자기 나도 너무 졸려서"라고 능청을 떨었어야 한다. 혹은 심판을 찾아가 "이 경기는 무효야! 난 그만둘 거야"라고 말하거나, 아예 출발선으로 역주행해야 했다. 그러나 거북이는 그 무엇도 선택하지 않았다. 토끼가 자거나 말거나 경주는 계속 진행됐고, 거북이는 승리했다. 나는 거북이가 비겁했다고 생각한다. 거북이는 이기고 싶었을 뿐이다. 이 의견은 <오마이뉴스> 김경훈 기자의 글이다.
나는 좀 달리 생각한다. 경기 자체가 문제다. 누가 봐도 뻔한 경기는 경기가 아니다. 흥행도 안 된다.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는 토끼가 낮잠을 자버리는 돌발변수가 없는 이상 무조건 토끼가 이기는 경기다. 이런 뻔한 경기에 제3자가 개입할 이유가 없다. 나는 토끼의 승부조작에 의심을 둔다. 고의로 낮잠을 자서(자는 척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지도!) 승부를 조작했다고 보는 것이다.
만약 토끼와 거북이가 바다수영으로 경주를 한다면...? 경기종목 선정에도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도전한 거북이가 정신이상이거나.. 토끼의 승부조작에 500원 건다! 월드컵 결승전, 브라질과 스페인과 같은 빅경기라야 세계적 도박사들이 몰려 판돈이 커진다. 브라질 국가대표팀과 광양축구회(나의 조기축구팀^^)가 축구경기를 한다면..? 이런 경기가 성립하지도 않을뿐더러, 만약 어찌어찌하여 이루어졌다고 치자. 정말 하느님이 보우하사 기적적으로 이루어졌다 치더라도 이딴 경기의 승부에 판돈을 걸 사람은 없다. 이득이 있을 리 없으니 제3자가 개입할 이유도 없다.
그렇더라도 입시를 정점으로 한 게임에서 누가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는가? 불변하는 게임의 법칙-판을 벌인 자가 가장 큰 이익을 챙긴다. 이 게임의 규칙을 조롱하는 이들이 늘어나서 더 이상 이 판을 키우지 않는 것이.. 고작 대안이라니라니, 씁쓸할 뿐.
-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 얘기가 공포감을 조성하여 아이들이 말을 잘 듣게 하려는 어른들과 백성들이 말을 잘 듣게 하려는 치자(治者)들에 의해 사랑받았으리라”, 라는 합리적인 의심, 존중한다. 그러나 심심하다고 해서 재미로 거짓말을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이라면 마땅히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그 동네사람이었으면 그 목동, 좀 맞았을 지도 모른다. 첫 번째는 혼나고, 두 번째 거짓말 즈음에■■■
심심해하던 한 목동이 재미로 개발한 놀이. 양떼 몰이에 사용하는 막대기로 땅바닥의 돌을 쳐서 토끼 굴에 넣기 놀이. 골프의 기원이다. ‘골프 목동’에 비해 ‘거짓말 목동’은 얼마나 한심한가. 누구나 창의적인 ‘인적자원’이 될 수는 없겠지만,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 어릴 적 동네 아이들이 소 몰고 뒷산에 오를 때, 너른 풀밭에서 기마전도 하고 닭싸움도 하고 씨름도 하며 노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얌전한 이웃집 누이는 동화책이나 시집 등을 망태에 넣어 오기도 하더라.
- “학교에서 만나는 수많은 야수들을 구태여 왕자로 만들려고 애쓰는 것은 정말 무의미한 일”(202쪽)이다. “계속되는 경쟁에서 끝없이 밀려나면서 학습된 무력감만 가슴에 체기처럼 꾸역꾸역 쌓여 가고 있는데,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삶에 활력을 줄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적어도 학교에는 없다.”(179쪽)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꿈이다. 꿈을 꾸는 것을 허락하는 사회이다. 그에게 관심을 갖고 소중하게 여겨 주는 누군가의 존재이다.”(180쪽) 그들에게 박현희 선생님이 건네는 위로의 말, “학교가 너에게 맞지 않을 뿐이야. 그러니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너의 행복을 찾아가렴.”(8쪽) “잘하는 것 하나 없어도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믿음 하나만 있으면 그 힘으로 살아갈 수 있다. 괜찮다, 다 괜찮다.”(203쪽)
- 120쪽 문제. 만약 일을 안 해도 좋을 정도로 충분한 돈을 얻는다면 그래도 계속 일을 하고 싶은가?
①예. 생활 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
②예. 일이 돈 이상의 의미가 있으므로
③아니오. 여가를 즐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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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백지 내시려던 분 ??? 아니시죠?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글입니다.
책이더궁금해지는데요?
저도꼭 읽어봐야겠어요..
발제문을 일일이 읽는 분들도 계시네요...?^^ 그냥, 숙제하는 기분으로 마지못해 올렸는데~ 어쨌든,,, 이 책,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내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