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2 지안큰스님 동지 법문
오늘이 동짓날입니다. 하루가 24시간인 것처럼 1년은 24절기가 있습니다. 24절기는 양력으로 2월 4일 전후 쯤인 입춘으로 시작하는데 동지는 22번 째 절기이고 그 다음으로는 소한과 대한이 나옵니다. 이 동짓날을 과거부터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중요한 날로 여겨왔습니다. 고대 주나라 때에는 동지가 설날이었다고 합니다. 동짓날은 반드시 집안의 어른들을 찾아뵙는 중요한 날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동짓날은 ‘동지사(冬至使)’라 하여 중국에 사신들을 파견했다고 하는데 그 숫자가 50~60 명 정도가 될 정도로 꽤 많았다고 합니다. 왕조(王朝)에서 특정한 날에 그런 행사를 했던 것입니다. 예전에는 양력이 아닌 음력을 쇠었으므로 동지사(冬至使)처럼 중국에 설날에 파견되는 사신은 ‘정조사(正朝使)’라 하였는데 중국은 우리나라를 속국처럼 대하여 중국 황제나 황후 생일에는 반드시 사신을 보냈는데 이를 ‘성절사(聖節使)’라 하여 동지사(冬至使)·정조사(正朝使)·정조사(正朝使)에 사신을 파견하여 ‘삼절사(三節使)’라 하였습니다. 이렇게 동짓날에는 나라에서도 특별한 행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지는 않으나 동짓날에는 이 날은 액을 물리치는 날이라고 여겨 절에 와서 불공을 드렸다고 합니다. ‘축액영복(逐厄迎福 또는 송액영복(送厄迎福))’이라 하여 ‘나쁜 액(厄)을 내보내고 복(福)을 맞아들인다.’는 뜻의 사자성어가 있듯이 앞으로 새해를 맞이하여 닥쳐올 액운을 전부 비켜가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또는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부른다는 뜻의 ‘원화소복(遠禍召福)’이라는 사자성어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자성어들이 다 같은 뜻을 가지고 동짓날 절에 와서 불공을 드려서 그런 화를 면하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기도하는 날이었습니다. 또한 농경사회에서 동짓날에 가마니를 태우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가마니를 태우기도 하였고, ‘건대’라 하여 요즘은 종이로 만듭니다만 예전에는 헝겊에 쌀을 주머니에 담아 동짓날에 공양을 하였기 때문에 ‘동지건대’라 하였습니다. 이처럼 동지는 절에서도 생활에 보탬이 되는 날로 여겨졌고 신도들은 액을 물리치는 마음을 가지고 절에 와서 기도하였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불교에서는 연기법(緣起法)이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인연법을 달리 이렇게 표현한 말입니다. 이는 상대적인 말로 쉽게 말하면 ‘이 것이 있으면 저 것도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낮은 밤의 반대되는 말로 낮은 양(陽)이라 하고 밤은 음(陰)이라 합니다. 동짓날은 음(陰)이 절정에 이르러 끝나고 양(陽)이 시작되는 날이며, 하지는 여름 더위가 절정에 다달아 양(陽) 절정에 이르러 끝나고 음(陰)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동지(冬至)나 하지(夏至)에 쓰이는 ‘지(至)’는 ‘이르다, 지극하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하지(夏至)는 양(陽)의 기운이 극대화 되는 날이고, 동지(冬至)는 음(陰)의 기운이 극대화되는 날로 동지(冬至)와 하지(夏至)는 음양(陰陽)의 교체가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음양(陰陽)에 대하여도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중국 당(唐) 나라 때 이하(李賀)라는 천재적인 시인이 쓴 한시(漢詩)가 있습니다. 24세에는 머리가 백발이 되었다고 하는데 27세에 요절하여 안타까운 생을 마쳤습니다. 60~70까지 살아야 할 생을 27세까지 다 살고 갔다고 합니다. 오늘 날짜와도 딱 맞는 시를 지었습니다.
日脚淡光紅灑灑(일각담광홍쇄쇄)
맑은 햇살이 대지 위를 붉게 적시는데
薄霜不銷桂枝下(박상불소계지하)
엷게 내린 서리는 계수 가지 아래 녹지를 않는구나
依稀和氣排冬嚴(의희화기배동엄)
따스한 기온은 매서운 추위를 떠보내는 듯
已就長日辭長夜(이취장일사장야)
이미 길어진 밤은 길어지는 낮에게 하직을 알린다
日脚淡光紅灑灑(일각담광홍쇄쇄)한데
동짓날 햇살이 붉게 땅을 비치고 있다는 뜻입니다.
薄霜不銷桂枝下(박상불소계지하)
동짓날 풍경을 읊고 있습니다
依稀和氣排冬嚴(의희화기배동엄)
온화한 기운이 겨울 추위를 못 느끼도록 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已就長日辭長夜(이취장일사장야)
이미 길어지는 낮은 긴 밤에게 이별을 고한다는 뜻입니다, 이른 바 양(陽)이 음(陰)에게 안녕을 고한다는 것입니다.
동지의 음양(陰陽)·풍경 등을 읊은 시입니다.
올해는 내가 동지 시간을 보니 새벽 0시 59분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중국과 우리나라가 시간이 조금 달라서 24절기의 날짜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동지 기도를 드리는 바램대로 연말 전에 한 해를 되돌아 보듯이 생활을 정리하고 반성해야 겠습니다. 오늘 ‘새털 같은 날은 가고 새알 같은 날은 오라’는 말도 있듯이 동지 팥죽에 넣는 새알 같은 날이 오라는 것이지요.
옛날 중국에 공공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망나니 같은 아들이 동짓날 죽어 남을 괴롭히는 귀신이 돼 마을에 나타나 요즘 코로나처럼 역병(천연두)을 옮겨 마을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공공이 팥죽을 돌리며 "아들이 살아있을 때 팥을 가장 싫어했다"고 말해 마을 사람들은 팥으로 죽을 쒀 뿌려서 악귀를 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사람들은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쑤어 뿌려서 악귀를 쫓았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풍수학적으로 동짓날 팥죽을 뿌렸는데 양기가 강한 소나무에 팥죽을 묻혀서 담이나 대문은 악귀가 못들어오게 뿌리고, 음기가 강하여 귀신이 모이기 좋은 인분이 있는 화장실에 팥죽을 뿌려 악귀를 쫓았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집에서 밀주(密酒)라고 하여 술을 몰래 담았습니다. 예전에 식초를 만들 때면 할머니나 어머니가 밀주(密酒)인 막걸리를 놓고 부뚜막에 앉아서 흔들면서 ‘너와 나와 같이 살자’라는 뜻의 진언을 외웠습니다. 며칠 지나면 그 술이 식초가 되어 있는데 진언을 외우지 않으면 식초가 되지 않았습니다. 참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이처럼 불가사의한 일들이 있는데 다래끼가 생기지 않도록 눈썹을 뽑기도 했는데 실제로 눈썹을 뽑지 않은 사람이 다래끼가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젊은 사람들은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사람 사는 것이 마음에 달린 것입니다.
중국에 사신을 보낼 때 선물이 중국 황제나 왕비의 마음에 들지 않아 노하게 되면 그 화가 우리나라에 미쳤던 일도 있습니다.
동지는 액을 물리치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기도 해왔습니다. 앞으로 잘해보겠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자기의 마음을 청소해야 겠습니다. 반야암에서도 이러한 의미로 연례행사로 동지기도를 하였습니다. 동지기도 잘하시고 내년에 대운을 맞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첫댓글 _()()()_
감사합니다 _(())_
주역의 복괘처럼 다시 소생하는 날,
지나간 허물을 참회하고 새로운 소망을 발원해봅니다.
월백 설백 천지백~
감사합니다.
그렇지요 밤이 가장 긴 겨울은 봄이 멀지 않은 거지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 🙏 🙏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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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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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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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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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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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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