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마을 이야기_공동체
마을기자단 조은희
2022. 8. 16.
면목동에서 뜻이 맞는 엄마들이 모여 공동육아를 합니다. 그들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동네를 사랑하는 마음을 나눕니다. 그들의 이야기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1. 단체 소개 좀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벗(친구)길 만들기 대표 제안자 김수정이고요. 저희는 첫 아이의 돌 무렵부터 공동 육아를 같이 시작했다가 현재는 마을 사업을 3년째 하고 있어요.
2. 마을 공동체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3년 전에 저희 멤버 중 한 분이 면목4동 주민자치회 간사셨거든요.
동 담당 주임님께서 간사님이 동네에서 엄마들끼리 공동 육아하는 걸 아시고, 그럼 이거 한번 해보지 않겠냐 개인 돈으로 하는 거 나랏돈으로 아이들하고 같이 놀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이렇게 참여하게 됐죠.
3.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시나요.
재작년에는 저희 원년 멤버가 3명이었거든요.
한 분은 요리하는 걸 좋아하셨기에 요리를 저는 아이들 미술 활동, 한 분은 언어 쪽 발달이나 심리 쪽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셔서 보드게임으로 첫 씨앗기를 시작했어요.
새싹기는 요즘 환경에 다들 관심이 많다 보니 작년 같은 경우는 저희 세 사람이 사람들을 모집해서 환경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아 폐건전지 교육하고, 수거함을 만들어서 없는 곳에 설치했죠. 수거함은 보통 아파트 단지나 주민센터에는 있는데 저희 면목 4동은 앞뒤로는 아파트가 있지만 가운데는 주택가예요. 그쪽에는 보통 폐건전지 수거함이 없어요.
주민센터 동장님과 상의 후 수거함 위치를 정하고 3곳에 저희가 직접 만들어서 배치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이 수거해서 주민센터 수거함에 다시 넣는 활동까지 하고 있어요.
이번 달은 어떻게 할 건지에 관련된 회의도 하고, 다음 연도 차는 어떻게 할지. 꼭 환경 활동뿐만 아니라 면목 복지관에서도 같이 뭔가를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것도 진행해요.
예를 들면 크리스마스쯤에 독거노인들을 찾아가서 캐럴 불러드리는 행사도 진행했고요.
연말에는 핼러윈 축제를 사업비로 진행했어요.
점포를 섭외해서 그 점포가 핼러윈 집이 되는 거죠. 그럼 아이들이 조별로 돌아다니면서 사탕 주세요~ 하면 사장님께서 사탕 한 주먹씩 주고 인사하고 다시 다음 가게로 이동하는 식으로 서로 얼굴 알고 지내면 좋잖아요.
요즘은 너무 개인주의라 윗집 아래 집 누가 사는 것도 잘 모르고 해서 아이들이 학교 오고 가고 할 때 우산이라도 한 번씩 빌릴 수 있는, 너무 급할 때 화장실이라도 잠깐 갈 수 있는 그런 동네였으면 좋겠다 저희가 마을 사업하는 취지거든요. 함께 어울려 사는 그런 동네요.
작년에 했던 점포 사장님들과 공동체 활동화로 사업을 또 진행 했죠.
올해도 또 한 번씩 부탁드렸어요. 참여 의사 밝혀주신 점포도 있었고요.
그렇게 해서 얼마 전에 세계 여행 축제했어요. 그 점포들이 각 나라가 되는 거예요. 아이들이 점포를 방문해서 인사말 주고받고 여권에 도장 받아오는 거예요.
여권 도장 받아오면 아이들에게 세계 여행 왕 이런 식으로 제일 많이 받아온 친구들에게 배지를 부상으로 주고 패션쇼도 했고요. 세계 여러 나라 의상을 입고 진행을 했죠. 지금 사업 남은 건 프리마켓 어린이들이 사장님이 되는 거예요.
엄마 물건 안 돼요. 아이들의 작아진 옷이나 자기가 쓰던 학용품 한두 개 쓰고 남아 있는 것들과 장난감 가지고 놀지 않는 것들을 당근 마켓처럼 서로 주고받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몇백 원을 주고 사고팔고 할 수 있는 그건걸 계획 중이에요.
올해 그거 하나 남았어요.
4. 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가장 힘든 일은 사람 상대하는 거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다들 들어와요. 그런데 이쪽 일을 조금 맡아서 해주겠냐 하면 대부분 그걸 좀 힘들어하세요.
저도 사업을 진행해 보니까 저희끼리 유행어가 나도 그냥 참여자이고만 싶다. 라는 말을 되게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농담으로 내뱉었었는데 너무 힘드니까 솔직히 같이 사업 진행하면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하는 사람들만 그 일을 하는 거예요.
같이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제일 어려운 것 같고 또 다른 기억에 남는 건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해요. 축제 같은 거 진행할 때는 안전요원이 없잖아요.
엄마들이 구역을 나눠서 사진도 찍어주고 안전요원 역할을 하는 걸 아이들이 보면 우리 엄마 뭐 하네. 우리 엄마가 이 사업에서도 뭔가를 하는 사람이구나 그런 것도 있어서 좋아하기도 하지만 일단 끝나고 나면 항상 아이들이 고마워해요.
우리 마을에 이런 놀이 문화도 있었구나. 그리고 작년 같은 경우 몇 점포 사장님들이 왜 하필이면 핼러윈이냐? 우리나라에도 많은 전통문화가 있다고 하셨는데 아이들이 학교에서 조금씩은 접할 수 있기도 하고 핼러윈 문화 같은 경우는 재밌잖아요.
일단 아이들은 부끄러워하면서 자기를 바라봐주고 예쁘다고 하면 되게 좋아하잖아요.
아이들은 다 사랑받고 싶어 하잖아요.
그때만은 온전히 이웃 주민들한테도 사랑받을 수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축제할 때 아이들이 힘들었죠. 더웠거든요. 더웠는데도 점포가 한 여덟 개 정도 섭외됐는데 다 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도 악착같이 가요.
이 축제 하면서 어떤 부분이 좋았냐 물었더니 내가 스스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 말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요즘은 아이들의 선택보다는 부모가 더 먼저 좋은 거라며 하자, 해라. 해서인지 싶어요.
아이들이 너무 좋아요. 너무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해주세요. 저희가 마지막에 참여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아이들이 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것 때문에 힘든데 또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일은 점포는 영업하는 곳이잖아요.
그래선지 지난해에 함께 해주셨던 분들도 작년에 해보니까 영업에 조금 지장이 있을 수도 있고 하니 좀 꺼리시는 분들도 몇 분 계셨고요. 코로나도 아직 있고 날도 너무 덥고 하니 참여도가 조금 저조하더라고요. 그래서 발로 뛰었죠.
땀 뻘뻘 흘리면서 갔더니 매몰차게 거절하시는 분도 있긴 있었어요.
근데 저희는 그래도 웃으면서 나왔죠. 다음에 꼭 부탁드립니다. 하고 망설이며 참여 의사를 밝혀주신 점포 사장님들 중 한두 점포 사장님께서는 오히려 행사 당일엔 너무 천진난만하시게 어떻게 이렇게 아이들에게 이런 표정으로 행사를 해주실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섭외 때 왜 망설이셨을까 할 정도로 해맑게 웃으시면서 아이들에게 도장 찍어주시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이시니까 사장님도 함께해야 하겠구나 했어요.
제가 한참을 설득해서 사인받았던 점포였는데 결론은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 주시는 그런 사장님들 덕분에 또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항상 저희 축제는 성황리에 끝나고 그분들이 기억에 남아요.
5. 사업 외에 얻은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장님들의 호응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도 있겠죠.
그렇게 하면서 잠깐이라도 동네가 좀 밝아지는 게 좋은 성과이고, 해주시겠다는 분들도 점점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성과죠. 동주민센터에서도 저희를 못 놔준다는 거 저희 동장님 되게 밝으세요. 저만의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저희 멤버들도 그렇고 항상 저희를 반겨주세요.
어떻게 하면 우리를 이끌고 같이 뭔가를 할 수 있을까 해서 항상 자주 뵙고 이야기 나누거든요. 이 사업하면서 공무원들을 너무 색안경 끼고만 봤었는데 이렇게 문턱이 낮구나! 라는 걸 또 알게 되었어요. 제일 좋은 거는 저희 아이들이 엄마를 그냥 엄마로만 보지 않는 거예요. 나 스스로가 많이 발전했다는 거 공부를 되게 싫어하는데 뭔가를 하려면 PPT도 만들어야 하니까 공부해야 하더라고요. 한마디 한마디를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전달력이 좋을지 글을 올릴 때도 어떻게 해야 좀 솔깃하고 설득력이 좋을지 언변에 대해서도 배워야 할 것 같고 계속 공부의 연속인 것 같아요. 내가 제일 많이 발전하는 것 그게 가장 큰 것 같아요.
6. 추후 사업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께 해주실 말씀 있으신가요.
힘들어요. 힘든데 한 단계 한 단계 거쳐나가다 보면 주위에서 인정도 받고, 인정받기 위해서 살지는않지만 내 자존감이 살아나고 확실하게 살아있는 것도 느끼게 돼요. 애 키우다 보면 자존감이 뭔지도 모르고 살잖아요. 육아하다 보면 그리고 육아에서 경력이 단절되다 보니 뭘 해야 하나 싶고 일단 육아도 해야 한다면 마을사업부터 시작해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처음엔 힘들지만 2~3년 체계가 어느 정도 잡혔는데도 힘들지만. 그런데 육아만 하시는 것보다 밖으로 나오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도와주실 분 계시잖아요. 주민센터뿐만 아니라도 마을 지원센터 분들 계속 괴롭히세요.
저도 도움을 받긴 하지만 그분들도 솔직히 저희 팀을 좋게만 보지는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흰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모르잖아요. 이상하니까요. 계속 따지고 물어보고 하면 답이 얻어지더라고요.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해보시고 주민센터 담당 주인님께 여쭤보세요. 아주 친절해요. 그럼 대신 써주기도 해요. 그렇게 조금만 힘내고 겁먹지 마시고 밖으로 나오시면 분명히 주위에 마음 맞는 분 있으실 거고 도와주실 분 계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