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인간들이 문제다!
이영호
TV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가끔 느끼지만,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무시하는 언동을 하며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며 당하고 있는 사람을 볼 때 드라마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일상생활 속에서 실제 일어나는 모습들을 보더라도 먼저 상대방의 인격을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만나고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언동을 보게 되거나 경험하게 된다.
이들은 대개 권력이나 금력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얕잡아보거나 과시하며 오만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갑질’이 있듯이,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甲)이 약자인 을(乙)에게 부당한 행위를 강요하는 것을 지적하여 갑의 좋지 않은 행위를 비방하는 말이다.
또한, 세간에 풍자하는 말로 ‘조물주는 이 세상을 지배하고, 건물주는 세 든 사람을 지배하고, 의사는 가족에게 좋고, 판검사는 집안에 좋고, 대학교수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명예를 위해 좋다’라고,
취업 못 하고 비정규직, 시간제 알 바로 떠도는 젊은이들이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중 어떤 수저를 물고 태어났는가에 따라 부모의 경제력이나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재산에 따라 인생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풍자는 공정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을 절망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금력과 권력에 집중되어 있다는 방증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국민 됨은, 법 앞에 평등하고 자기가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고, 서로 돕고 살아가야 하는데,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고, 완장 찼다고 거들먹거리며 권력을 남용하고, 돈 많다고 사치와 부를 과시하는 자들 때문에 공동체 사회가 평화롭지 못하고 혼란하고 불만스럽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을 살아도 권력, 돈, 명예 중 하나도 갖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 사회의 상류층 중에는 이것을 다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세 가지를 다 잡으려고 하는 자들은 법과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듯이 혼자서 이 세상을 지배하며 살아갈 수 없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조직이나 테두리 안에서 하나의 조직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게 되는데, 경제적 동물로서의 인간관보다는 상호 의존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사회 신뢰도와 공정성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 자료에 나타난 사실들을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고질적인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일부 상류층의 삶이 일반 중산층 이하 국민에게 위화감을 줄 뿐만 아니라 적대감을 느끼게 한다.
사회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법과 질서를 잘 지키며 도덕적으로 사회가 필요한 인격을 고루 갖춘 성숙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이익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기적이고 출세를 위해 아첨 아부를 하며 사회의 암적인 나쁜 사람들이 있다.
사회가 혼란할수록 남들 앞에 있는 체, 잘난 체, 아는 체 과신하는 자들이 많다. 존경심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우러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존경받는 자가 되려면 아랫사람에게 먼저 베풀고 더불어 살아가는 넓은 아량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먹고 사는 문제와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민생이 점점 어려워져. 사람들은 더 강퍅해지고 혐오 범죄와 반인륜적 범죄가 만연하고 있다.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뽑아준 국회가 민생을 뒤로한 채 당리당략과 대권 싸움에만 골몰한 정치판을 보는 국민은 한심스럽다 못해 분노하고 있다. 도무지 앞날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경제성장이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며 그동안 성장을 위한 대가로 불평등을 감수해 온 서민들은 지쳐 있다. 불평등은 단순히 소득과 재산에 관한 것만 아니라 사는 지역 교육 의료혜택 등 삶의 질과 복지에 관한 모든 것의 격차를 말할 수 있겠다.
36년간 일제의 압박과 6.25로 인한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은 각고의 노력 끝에, 이제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노인 빈곤률 세계 1위, 청소년 자살, 일하다가 죽는 근로자, 저출산 세계 1위의 나라로, 불길한 예감마저 든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은 OECD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권력과 금력을 이용해서 으시대며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이고 잘난 체하거나 갑질 행동을 하는 인간들. 잘 익은 벼 이삭처럼 많이 배울수록 고개 숙이고, 재산이 많을수록 베풀고 나누어야 하는데, 오늘날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현실을 바라볼 때 미래가 너무나 걱정되고 암담(暗澹)하다.
동창이나 친목 모임에 가보면 시국과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이구동성으로 “정치가 제일 썩었다. 이것만 바로잡으면 되는데” 이런저런 말만 무성하다.
순진한 국민은 보수와 진보가 서로 정쟁(政爭)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치는 기만(欺瞞)의 언어다.
정론 직필(正論 直筆) 하여야 할 언론이 가짜뉴스나 기생기자들의 정치선동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24.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