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다양식 치료는 개인화되고 개별적인 치료이다. 이 접근의 특징은 일반적인 규칙과 원리에 대하여 개인이 가진 예외성을 세밀하게 조사하는 것이다. 이는 각 개인에게 어떻게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탐색하기 위한 것이다. 임상의 효율성은 치료자가 지닌 융통성, 가변성 및 기법적인 절충주의에 기초를 둔다. 기법적인 절충주의는 서로 다른 출처에서 나온 절차들을 사용하는데, 이때 반드시 그 절차가 이론이나 학문 분야에 들어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지는 인간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일관되고 체계적이며 검증 가능한 신념과 가정을 가지고 고통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치료 전략의 장비를 갖추는 것이다. 기법상으로는 절충적이지만, 중다양식 치료는 주로 사회 학습 이론의 이론적 토대에 의존하며, 또한 일반 체계 이론과 집단 및 의사소통 이론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 별개의 이론들은 일치되는 틀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인간의 경험은 대부분 움직이기, 느끼기, 감지하기, 상상하기, 생각하기 및 서로 관계하기로 이루어져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생화학적이고 신경 생리학적인 존재이다. 인간 생활과 행동은 진행 중인 행동, 감정적 과정, 감각, 심상, 인지, 대인 관계 및 생물학적 기능들의 산물이다. 이 양식들 각각의 첫 번째 문자를 따오면 BASIC I. B.가 되지만, 생물학적 양식을 ‘약물/생물학’으로 보면, BASIC I. D.가 된다. D는 약물, 약물 투여 혹은 약리학적 개입뿐 아니라, 영양학, 위생학, 운동 그리고 모든 기본적인 생물학적 투입물 및 병리적 투입물을 포함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BASIC I. D.는 인간이 기질과 성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하며 분노, 실망, 혐오, 탐욕, 두려움, 비탄, 경외, 모욕, 권태에서부터 사랑하는 것, 바라는 것, 믿음, 황홀경, 낙천주의 및 기쁨에 이르는 모든 것이 개인의 BASIC I. D. 내의 요소들과 그것의 상호작용을 조사함으로써 설명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또한 사회 문화적, 정치적 및 그밖의 거시적인 환경적 사건 같은 BASIC I. D. 밖에 있는 요인들을 이식해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개인의 배경을 고려하지 않아도, 두드러진 행동, 정서적 반응, 감각 반응, 심상, 인지, 대인 관계 및 생물학적 성향을 상세히 기술하면, 그 사람의 심리적 사물의 주요 성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다양한 양식들 간의 상호작용을 알게 되면 사람들과 그들의 사회적 조직망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게 된다.
중다양식 치료는 몇 가지 체계들, 특히 행동 치료, 합리적 정서적 행동 치료 및 인지 치료에서 나왔지만 다른 모든 접근들과는 별개의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중다양식 치료는 BASIC I. D. 전체에 독특하고 포괄적인 주의를 두며, 이차적인 BASIC I. D. 평가를 사용한다. 그리고 양식 프로파일과 구조적 프로파일을 사용하며, 의도적인 다리 놓기 절차를 사용한다. 또한 양식의 점화 순서를 추적한다.
중다양식 치료를 기술하기 위해 맞춤 치료(bespoke therapy)라는 용어가 사용되어 왔으며, 이는 이 치료가 개인의 개성에 맞춘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치료의 형태, 스타일 및 보조는 가능하면 언제든지 각 내담자의 지각된 요구 사항에 맞추어진다. 기본적인 질문은 누가 혹은 무엇이 그 특정 개인에게 가장 잘 맞는가이다. 어떤 내담자는 온화하면서 공감적인 치료자에게 가장 잘 반응한다. 어떤 내담자는 좀더 거리감 있고 공식적인 관계에 훨씬 더 반응하기 쉽다. 조용하고 수동적이며 반영적인 경청자에게 특히 잘 맞는 내담자가 있다. 어떤 내담자는 적극적이고 지시적이며 솔직하게 말하는 치료자를 원한다. 같은 내담자라도 언제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호의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치료적 유형이 다양하다.
직접적인 논박보다는 생각에 잠긴 듯한 반영이 더 성공하기 쉬울 것인지 여부를 치료자가 어떻게 평가하는가? 대체로, 그 해답은 내담자의 암묵적인 기대와 드러난 기대에 주목함으로써, 그리고 다양한 전술을 적용했을 때 거둘 수 있는 효과를 관찰함으로써 찾을 수 있다. 능력 있는 치료자라 하더라도 내담자의 기대를 평가할 때 혹은 전술을 적용할 때 실수할 수 있으나, 대개는 그런 실수를 알아채자마자 치료 과정을 변화시키려 조정할 것이다. 특정 치료 스타일을 선택하고 기법들을 선정하는 것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상세한 양식 프로파일(modality profile)을 작성한 후, 중다양식 치료자는 다리 놓기(bridging)와 추적하기(tracking)라는 두 가지 주요 절차에 의존하게 된다.
다리 놓기란 더 생산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다른 차원으로 갈라지기 전에 내담자가 선호하는 양식에 치료자가 신중하게 파장을 맞추는 절차를 말한다. 예를 들면,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도전하거나 심지어는 그가 지적인 장벽을 세움으로써 감정의 표현을 삼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대신에, 먼저 내담자의 마음에 들어간 다음 그를 다른 경로로 부드럽게 이끄는 것이 더 좋다. 내담자가 제시하는 양식에 파장을 맞추지 못하면 흔히 소원한 느낌을 가져온다. 내담자는 오해받고 있다고 느끼거나 혹은 치료자가 자신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따라서 중다양식 치료자들은 내담자가 현재 있는 곳에서 시작하고, 그런 다음 더 생산적인 이야기의 영역으로 다리를 놓는다.
추적하기란 서로 다른 양식들의 ‘점화 순서’를 신중히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어떤 내담자는 맨 먼저 감각(S)에 머무름으로써 부정적 정서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으며, 그 감각에 부정적 인지(C)를 부여하며, 즉시 혐오적인 상상(I)이 그 뒤를 따르고, 부적응적인 행동(B)으로 절정에 달한다. 다른 사람은 다른 점화 순서를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점화 순서는 고정된 경향성이 아니다. 개인은 어떤 경우에는 특정 순서를 따라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키고, 다른 경우에는 다른 유형을 따를 수도 있다. 서로 다른 정서들은 별개의 점화 순서를 따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 모든 경우에 상당히 안정적인 특정 점화 순서를 갖는다. 감정적 혼란을 가져오는 사건의 정확한 순서를 추적함으로써, 치료자는 내담자가 선행 사건들을 통찰하도록 고무하며, 또한 적절히 조정하게 할 수 있다.
| 중다양식 치료 과정 |
중다양식 치료는 각 개인의 독특성을 기본적으로 강조한다. 따라서 전형적인 치료 형식은 없다. 내담자의 기대와 요구 특성(demand characteristics)에 맞추려고 할 때, 치료자는 수동적이고 반영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또 다른 내담자에게는 같은 치료자가 극도로 활동적이며, 지시적이고, 직면적일 수 있다. 누가 혹은 무엇이 이 사람에게 가장 좋을까라는 기본적인 질문을 마음에 둘 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은 치료자가 이 내담자를 치료할 것인지 또는 그를 다른 치료자에게 의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내담자가 전체적으로 기괴하거나 부적절한 행동, 망상, 사고 장애 또는 다른 ‘정신병’의 신호를 보인다면, 비의학적인 치료자는 정신과 의사나 정신의학적인 치료 시설에 의뢰해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강한 살인적 혹은 자살적 경향이 있을 때는 흔히 의학적인 개입과 보호 관리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최초의 면담은 호소하는 문제와 그것의 주요 촉진인자(precipitants)에 초점을 맞춘다. 내담자의 부적응적 행동을 유지시킬 만한 요인으로 선행 사건들을 신중하게 평가한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치료를 통해 해명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고 시도한다. 내담자의 강점과 긍정적인 속성을 밝히는 것 역시 유용하다. 치료자가 이 특수한 세부 사항 각각을 무시한다면 내담자-치료자 적합성 면에서 문제가 된다. 치료자는 또한 특정 치료 양식을 채택할 때 어떤 분명한 적용 사항이나 금기가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초기의 만남은 개인, 부부 혹은 가족 단위로 할 수 있다. 내담자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 치료자는 첫 회기를 시작할 때 가능하면 말을 적게 하면서 이름, 주소, 전화번호, 결혼 상태 및 직업 같은 형식적인 사항을 기입할 수 있다. 이것은 내담자가 상담실의 환경에 적응하고 언어적인 상호 교환을 경험하고, 곧 나오게 되는 상세한 질문에 준비할 기회를 제공한다. 공식적인 세부 사항을 기술한 후에, 치료자는 다음과 같이 간단히 말할 수 있다. “당신의 문제가 무엇인 것 같습니까?” 내담자가 다양한 호소를 진술한 후에, 치료자는 그들이 적용하는 BASIC. I. D.의 양식에 특별히 유의하며 ‘무엇이 지금의 상황으로 이끌었는가?’ 그리고 ‘누가 혹은 어떤 것이 그것을 유지시키는가?’와 같은 부수적으로 연결되는 요인들을 신중하게 살펴본다.
중다양식 치료에서는 초기 면담 동안 특수한 개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자는 완전한 평가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오해를 교정하거나, 현재의 호소를 재정의하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첫 면담의 끝 무렵에, 일반 성인 내담자는 중다양식 생활사 질문지를 받는데, 이것은 선행 사건, 진행 중인 문제 및 지속되는 요인에 관해 결정적인 질문을 하는 소책자이다. 이에 대한 응답들은 BASIC I. D. 범주에 따라 분류된다. 내담자는 질문지를 완성하여 두 번째 회기 때 가져오라는 요청을 받는다. 세 번째 회기가 시작될 쯤에, 치료자는 흔히 예비적 양식 프로파일을 구성하기 위해서 처음의 두 면담과 생활사 질문지에서 충분한 정보를 수집한다. 전형적으로, 내담자에게 그 프로파일을 자세히 읽고 특수한 항목에 주석을 달거나 이를 수정하도록 요구한다. 다음에 내담자와 치료자는 어떤 전략과 기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전반적인 치료 계획을 세운다.
치료가 난국에 이를 때는 이차적 BASIC I. D. 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흔히 도움이 된다. 이것은 행동, 정서, 감각, 심상, 인지, 대인 요소 및 약물이나 생물학적 측면에서 더 상세한 질문을 하기 위해 처음의 양식 프로파일에 문제가 되는 항목을 추가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