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道를 다녀와서...... / 김종석

[문창식]

김종석	( Hit : 402, Vote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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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道를 다녀와서......

1> 싸리재 임도 입구...출입을 제한하는 경고문이 있지만 지키는 사람이 없기에
그냥 들어갑니다. 있어도 들어 가겠지요......
2> 소리산 임도......올라온 임도가 보입니다. 임도의 분위가 보입니다.

왜소하고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 50대 중반의 사내가 소래산 꼭대기에 앉아 있었습니다.
등에는 전신을 가리고도 남을 커다란 배낭을 메었습니다.
망원경으로 연신 산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같이 비행할 팀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90년대 중반.....
우연히 만난 그 사내로 패러글라이딩에 미쳐 3년을 보냈습니다.
산등성이에서 내치달아 발아래 숲을 보며 중력을 벗어나는 기분은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단번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마약처럼 빠져든 패러글라이딩을 겨울에 얼어붙은 줄 모르고 생각 없이 내린 흙더미에 무릎을 다치고 그만 두었습니다.

미칠 만큼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한때,
바다에 미쳐서....國弓에 미쳐서.....여행에 미쳐서......섬에 미쳐서.....산에 미쳐서....
돌아다녔습니다.
미칠 것이 없으면 덧없이 시간만 가는 생각이 듭니다.
덧없이 지나는 시간은 그 흐름도 무척 빠릅니다.

어느 날 문득 춘천시 방하리 에서 가정리로 넘어가는 임도가 떠올랐습니다.
<그래 林道다.....왜 임도를 잊고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산에 숨겨진 것이 임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임도는 염전 밭처럼 사람의 발길이 전혀 없습니다.

깊고 높은 산의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이 임도입니다.
비무장지대 같은 자연을 간직한 곳 입니다.
방학이라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양평군 단월면에 있는 싸리재 임도(8.7키로)를 갔습니다.
비솓고개(단월읍에서 산음휴양림으로 가는 고개)에 차를 세우고 임도에 들어갔습니다.
사람들의 통행 없이 10여년을 방치한 곳에서의 자연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웃통도 벗었습니다.
맑고 투명한 숲 속 길을 천천히 달립니다.
임도는 경사가 완만하기에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달려도 위험하지 않습니다.
2시간 정도 10여 킬로 산길을 오르내리는 동안 내버려진 자연을 봅니다.

그날 임도에 미쳐버렸습니다.

이틀 후 소리산 향소리 임도에 갔습니다.
산이 마침 흙산이라 맨발에.... 웃통도 벗고.....숨겨진 자연 속을 5시간 걸었습니다.
높은 쪽의 임도 시작점에서 낮은 쪽으로 내려오면 힘도 크게 들지 않습니다.

지치면 짙은 숲이 만들어준 맑은 물가에 앉아 잠시 쉬기도 하고 그 물을 그냥 마시니까
많은 준비물도 필요 없습니다.

그 후,
방하리(12.7키로)....산음리(26키로).....홍천군 서면(3.5키로 홍천강을 끼고 도는)임도를 다녀왔습니다.

林道 걷기를 추천합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은 물론........
잠시 산신령이 될 수가 있습니다.

잠시⇒ 임도는 경사가 6%를 넘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급경사가 없다는 뜻입니다.
원래의 임도와는 다르지만 춘천 구곡폭포 주차장에서 문배마을 올라가는 차도와 비슷합니다.
임도는 계절 마다 느낌도 다르지만 문배마을 오르는 길과 달리 사람과 차의 통행이 없습니다.
문배마을 너머가 가정리입니다. 가정리 앞을 흐르는 황강이 청평댐에 갇힙니다.
댐으로 생긴 오지 같은 마을이 시작되는 곳이 가정리 입니다.

김종석 (2008-08-21 10:45:59)

체중이 또 늘고 늘어.....
방학만 기다렸습니다.
하루 3시간 정도 매일 등산, 자전거, 걷기를 한 결과
추성훈처럼되어습니다.....시컴한 얼굴만....
5차례 임도를 갔다 왔는데.....
정말 추천하고픈 하이킹입니다.

석봉우 (2008-08-21 12:52:33)

나도 자전거 매일 타는데 가정용으로 목동 자전거 전용도로나 한강고수부지 정도지..

임도라.. 종석이가 말하는 지치면 짙은 숲이 만들어준 맑은 물가에 앉아 잠시 쉬기도~ 에서
잠시 쉬는 코스위주로 가보면 좋겠다.

종석이가 임도 다니려면 산악자전거 알미늄 재질에 수백만원짜리 샀을건데
모델은 무엇인지? 시컴한 얼굴에 자전거 탄 사진 하나 올려봐라~

김종석 (2008-08-21 13:07:36)

봉우야,
여름 잘 보냈나?

핸드폰도 안 터지는 임도를.......
말수 적은 소수의 팀이라면 가이드 해주고 싶다.
염전밭이나, 신도 가이드처럼 모두 만족하리라 확신한다.

자전거
불쌍한 자전거.....동기회 앨범에 올려났는데
기어따로....림 따로....프레임 따로...여러 메이커 조립한거다.
가격은 5년 전 48만원......
내 인생에 48만원짜리 자전거도 타 보고.....
자~알 나간다.
바닷물에 빠진 자전거인데 녹도 안 나더라.
산악용이다.

김주석 (2008-08-21 13:37:46)

스스로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만끽하고 사는 종석이의 삶도 참 축복이다.
추성훈처럼 되었다고? 와~ 기대된다!
몸매 함 보자!

김종석 (2008-08-21 14:15:40)

주석아 잘 지내리라 믿는다.
사업도 여전 할끼고...

몸매가 추성훈이 아니고 시커면 얼굴이 추성훈이다......
팔뚝과 얼굴이 새까맣다.

내가 자유로우면 대신 누군가가 그 만큼 힘들어한다....진리다.
패러글라이딩.....절대 안된다는 와이프하고 대판 싸워 이겨서 겨우 하게되었던기고.. ...
임도 자전거로 달린다카마 보내주나.....
새벽에 그냥 탈출해서 간기다...

이젠 와이프하고 싸울 힘도... 정열도...의지도 없다.

이정연 (2008-08-21 21:03:46)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추성훈 얼굴이 되셨다구요.^^
사유는 몸으로 드러나고 몸은 사유의 집.
그 합일이 표정을 이루지요...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가 없다죠?
저도.
어딘가에,무언가에 미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혜숙 (2008-08-21 23:51:43)

바다이야기,섬이야기...종석씨한테서만 듣는 특별한이야기들 재미있슴니다.~

김종석 (2008-08-22 08:50:21)

정연씨......
정말 오랜만입니다.
푹푹 삶았던 대구의 여름을 뉴스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은 지낼만 하죠?

오늘 인천은 새벽부터 소나기에... 바람이 몹씨 봅니다.

미쳐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생활에 활력과 행복감을 주나봅니다.

꼭 임도에 미쳐보라고 하고 싶지만......
(대구부근도 산이 많아 좋은 임도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여자가 임도에 가기에는 너무 호젓한 곳이라....

그래도 임도에 한번 미쳐봄이 어떨런지.....

같이 미치는 것도 괜챦은데.....^^

김종석 (2008-08-22 10:53:17)

아~ 혜숙씨,
반갑습니다.
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아주는 팬(?)이 있다니
행복합니다.
林道는 계속 다니게 될거니까.....
새로운 임도를 소개할 때도 재미있게 봐주길 바랍니다.

김종석 (2008-08-22 11:27:46)

몇년 전 경기도 안산 해변 사리에 있는 경비행기 훈련장에
강습예약을 하러 갔습니다.

사전에 전화상으로 20시간 훈련에 150만원, 훈련 받게 될 기종까지
결정된 상태였습니다.

계약을 하려는데 몸무게를 물어보았습니다.
9 * 키로라니까 교관과의 체중합이 150키로 넘어면
계약기종은 안되고 더 큰 기종으로 바꾸어야한다 하더군요.

체중 8키로를 빼야하고 기종이 커지면 훈련비가 250만원으로 오르고......
<교관하고 같이 체중 줄이자....>하다가 부드럽게 거절당하고......

와이프한테 100만원 결제 내었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완전히 미쳤다> 소리만 들었습니다.

남자는 일단 함해보자지만 여자는 위험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나봅니다.

그때 경비행기에 미쳤다면.......
다소 아찔해집니다.

석봉우 (2008-08-22 17:06:31)

사진보니 트랙6700 .. 뭐 그런 모델은 안되도 좋은 잔차로 보인다~ 신체에 관련되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말아야겠지~

물론 헬멧 등 안전장구는 갖추고 타겠지? 니 나이에 안전 때문에 처,자식 걱정 시키는 것도 인자 웬간하면 됐고, 잔차 타는 것은 그렇다치고.. 경비행기나 패러글레이딩한다고 들이대는 것은 별로 좋아보이지만은 않네요~ ^^
아무튼 종석이가 부럽고~ 안전에 유의하여 레져스포츠 즐기길 바란다~

하애진 (2008-08-23 15:08:16)

남자다운 기상이 부럽슴다,
감히 꿈으로만 끝날 모험들...
간접으로 ..
상상만 해도 즐겁네요.
종석씨는 좋겠다...!!

김종석 (2008-08-23 23:35:09)

애진씨.....
사업은 잘 되겠지요?
오랜만입니다.

여자는 위에 처럼 살면 안되겠지요....^^

오늘도 새벽바람에 산음 임도에 갔다왔습니다
6시간 동안 17~8키로 정도 산 임도를 걸었습니다.
돌아와서 4시간 정도... 죽음보다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습니다.

비가 내려 습한 임도에 오늘은 왠지 사람들이 많이 보여
물었더니 참나무에 피는 버섯을 따러 왔다더군요.

숲과 개인 하늘이 좋은 하루였습니다.

강동민 (2008-08-24 14:02:00)

자전거타기 참좋은 운동이더라.
나도 병원 출퇴근길에 차세워두고 일부분씩 자전거타고 왔다 갔다 했더니 다리에 힘이 제법 생기고 임도도 몇번 가보니 내리막길에 내려 올때 는 재미가 제법 쏠쏠 하더라. 근데 여름엔 너무 끄을려서 좀 그렇네..

김종석 (2008-08-24 14:08:26)

동민아,
와 의사는 끄을리마 안되나?
끄을리마 다소 무식해보이겠지....^^

구미쪽에도 산이 많은니까 임도가 있겠네.....

실수하마 안되는 직업.....
받는 스트래스도 만만챦을낀데.....

임도 많이 다녀라.....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음이온이 넘치는 곳이니까.
내보다 더 잘 알겠지만.

다리만 튼튼해지는기 아이고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는 거 느낄끼다.

숲 전도사가 되고 싶다....

배철환 (2008-08-27 07:41:53)

석아 !
여전하구나 !!
부러우이 ~

김종석 (2008-08-27 09:16:38)

철환아,
무언가에 빠져들게 없으면 돌겠지만.....
미치도록 빠져들게 있어 행복하다.
임도도 돌아다닐 만큼 다니면 그 매력이 감소될끼고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야 하겠지......

철환아,
안 돌라꼬 찾아낸 게 임도다.
살고 있는 가창쪽에도 임도가 있을 듯한데....
임도를 추천하고 싶다.
걸어도 되고...자전거로 달려도 된다.

양평군 산음 휴임림에서 숲체험교실에 참여했다가
경북고(46회, 1946년 경산출신)나온 김종기라는
숲 해설가를 알게되었다.
얼굴이 참 맑은 사람이다.
퇴직후 <숲해설가가 되고 싶다>고 나중에 자리 비켜주라고
은근히 압력도 가해두었다.

숲, 나무, 풀에 대한 질문을 하면 척척박사이다.
정말 부러운 사람이었다.

요즘 모두들 힘들다지만 마음이라도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서정숙 (2008-08-27 16:16:46)

바다에 미쳐서....國弓에 미쳐서.....여행에 미쳐서......섬에 미쳐서.....산에 미쳐서....
페러글라이딩까지...김종석씨가 했던 일은 다 ~ 멋져 보인다.

다음엔 어디에 미칠까....^^

김종석 (2008-08-27 16:22:52)

아~ 창원댁,
잘 되갑니까?

패러글라이딩 할 때 상승기류를 만나면 붕붕 떠오릅니다.
단순순진해서 이런 뎃글을 보면 붕붕 떠오르네요.....^^

잘 미치는 것도 타고 난 성격인지.....
한쪽으로만 에너지가 넘치는건지.....
방학때 기분대로 살다가.....
학기초라 다소 힘드는데 창원댁 덕분에 기분이 붕붕 뜹니다.

칭찬 잘하고...속 정 많은 창원댁에 꾸벅 감사드립니다.

임도에 미친 모습은 계속 보게 될 것 입니다
(약간 자만이 섞인 느낌이 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