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태풍 다나스가 국내에 진입하여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태풍은 전남 신안에서 소멸했지만 남부 지방에서는 주택과 차량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이처럼 매년 여름만 되면 차량 침수가 자주 발생한다.
최근 5년간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1363대가 침수되었고 피해액은 연평균 113억 원에 달한다. 내 차도 안심할 수 없다. 침수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갑작스럽게 차가 침수되면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차가 물에 잠길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물이 많이 차오르지 않았을 때
바퀴의 3분의 1보다 적게 물이 차올랐다면 어느정도 운행은 가능하다. 그러나 차마다 침수되는 수심이 다르기 때문에 앞차가 통과한다고 해서 섣불리 같이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흡기구 위치가 국산차보다 더 낮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약 통과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20km/h로 서행하여 지나가자. 고속으로 지나갈 경우 차 앞부분 수위가 높아져 라디에이터를 통해 차량 내부로 물이 들어와 엔진이 손상될 수 있다. 그리고 멈추지 말고 한 번에 통과해야 한다. 배기가스가 지속적으로 배출되면서 차 안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차가 침수되기 시작했을 때
물이 잠긴 곳을 통과하다가 계속되는 폭우로 인해 물이 불어나 차가 침수되기 시작한다면 우선 시동부터 끄고 탈출하자. 만약 저절로 시동이 꺼졌다면 본격적으로 침수되고 있는 단계니 재시동을 거는 것은 좋지 않다.
위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선루프와 창문을 모두 닫고 차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자. 많은 사람들이 배터리를 분리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잘못 건들면 감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만약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차 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침수됐다면 창문을 열어 탈출하면 된다. 창문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망치를 사용해서 유리를 부수거나 트렁크를 통해서 탈출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차 안에 탈출용 망치를 구비하고 트렁크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알아두자.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들보다 더 큰 배터리 용량과 높은 전압을 사용하고 전자 장치가 많기 때문에 감전될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차량에 설치된 센서가 침수로 인해 누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배터리를 차단하기 때문에 감전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배터리를 직접 손대는 행위나 충전하는 경우에는 감전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침수 이후 대처법
차가 침수된 이후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절대 시동을 걸면 안 된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 엔진으로 유입되어 손상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사에 견인 요청하여 정비소에서 점검, 수리를 받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 안에 남은 물을 모두 빼내고 건조한 후 수리를 하는 것이 좋다.
다른 부분에 이상이 없더라도 냉각수와 엔진오일, 미션오일, 파워오일, 브레이크액은 필수로 교환하는 것이 좋다. 침수 과정에서 오염되기 가장 쉬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침수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식이다. 특히 바닷물일 경우 더 심각하다. 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안에서 부식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부식이 진행된 정도를 꼼꼼히 확인 후 복원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자.
보험 처리
내 차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침수된 경우, 자동차 보험 "자기 차량 손해"에 가입했다면 보험회사로부터 침수로 인한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따라서 무리하게 자동차를 구하려고 하지 말고 보험회사로 연락하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 둔 차량이 침수되거나 태풍·홍수 등으로 차량이 파손된 경우, 물이 불어난 곳을 지나다가 차량이 잠기거나 고장이 난 경우에 보상받을 수 있으며 보상금은 원상복구하는 데 드는 비용만큼 지급된다. 그리고 사고 시점의 자동차 가액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침수된 차량에 두고 내린 내비게이션이나 트렁크에 보관했던 물품, 차량 통제가 이뤄진 구간에서 무리한 운행을 했거나 주차금지구역에 불법주차를 했을 경우에는 보상 대상이 아니다. 깜빡하고 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놨다가 차량이 침수된 경우에도 차량 관리상 과실로 간주돼 보상을 받을 수 없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주차한 차가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침수됐다거나 운행 중 갑자기 물이 불어나 침수된 경우에는 보험료 할인만 1년 유예될 뿐 보험료 인상은 없다. 그러나 침수 위험이 높은 한강 둔치 등에서 침수가 됐다면 운전자 부주의가 인정돼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차가 침수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폭우 소식이 들려온다면 되도록이면 침수되기 쉬운 지하주차장이나 강변공원 주차는 피하고 비상시 차량 견인에 대비하여 전면이 출구 쪽을 향하게 주차하여 빠르게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8~9월이 되면 여름에 침수됐던 차들이 중고차 시장에 많이 풀린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이 지나고 중고차를 사러 갈 경우 침수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안전벨트 끝부분이나 트렁크 안쪽 깊숙한 곳이나 엔진룸에 흔적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으니 잘 확인하고 보험 이력을 조회하여 침수차를 구매하지 않도록 하자.
첫댓글 좋은정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