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비자 취향 맞춘 '변종 車' 출시 붐
국내 자동차시장에 기존 모델에 일부 변화를 준 '신차 아닌 신차'가 잇달아 등장한다. 겉모습은 같지만 엔진을 바꿨거나 세단인 차체 형태를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의 차)으로 변형한 제품이다.
◆기아차, 포르테 해치백 출시… "젊은 층 수요 노린다"
기아차는 이달 말 준중형 세단 포르테의 해치백 모델을 출시한다. 넓은 실내·적재공간을 확보해 여행 등 외부활동에 적합하다.
지난 10일부터 사전 계약 접수를 시작했으며, 가격대는 신형 아반떼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해치백은 이전부터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기아차 아벨라나 대우차 라노스 줄리엣 등이 출시됐으나 1년 판매량이 수백여 대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다. 최근에는 20·30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현대차 해치백인 i30의 경우 지난 2007년 7월 출시 후 3년 동안 총 7만3000여대가 팔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점차 해치백 차량을 찾는 젊은 층이 많아지고 있다"며 "i30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어 포르테 해치백의 국내 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힘 세진 뉴SM5·뉴SM3로 '고성능 추구' 소비자 공략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 중형 세단 뉴 SM5 2.5와 준중형 세단 뉴 SM3 2.0을 잇달아 출시한다.
동력 성능이 경쟁 모델 대비 뒤떨어진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배기량을 높였다.
뉴SM3 2.0은 기존 뉴SM5에 달린 엔진을 그대로 가져와 최대 141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뉴SM5 2.5에는 모기업 르노-닛산의 엔진 중 2.5L 4기통이나 6기통 중 하나를 채택할 예정이다. 기통 수가 많을수록 성능은 높아지고, 연비는 나빠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고성능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이들 차종의 라인업을 강화했다"며 "가격 인상 폭은 엔진 원가의 차액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상시 4륜구동 적용 확대… 렉스턴 가격 크게 낮춰
쌍용차는 대형 세단 체어맨W에 상시 4륜구동(AWD) 시스템을 탑재한 체어맨W CW600 4-트로닉(tronic)을 9일 출시했다. 이전까지는 6000만원대의 CW700 이상에만 AWD를 적용해 왔지만, 이를 저사양 모델로도 확대한 것.
AWD란 상황에 따라 4개의 바퀴에 동력을 적절히 분배해 눈길이나 빗길에서의 주행능력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고속 주행이나 코너링에도 안정성을 높여준다.
쌍용차는 또 대형 SUV인 렉스턴의 배기량을 2.7L에서 2.0L로 줄인 렉스턴 RX4를 내놓았다. 기존 모델의 가격대(2825만~4014만원)가 부담스럽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 저(低)배기량 엔진을 탑재해 가격대를 크게 낮췄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과 디자인을 주로 살피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성능과 차종별 특성도 꼼꼼히 따지고 있다"며 "예전처럼 신차를 단일 모델로만 출시할 경우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