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는 햇빛 노출부에 생기는 후천성 과색소침착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대개 경계가 불규칙하고 색깔이 균일하지 않다. 병리조직소견을 보면 피부의 멜라닌 색소와 멜라닌 세포 수가 증가되어 있다. 표피에 멜라닌 색소 및 세포 수의 증가가 있으면 표피형 기미, 진피에 멜라닌 색소가 증가되어 있으면 진피형 기미로 분류한다. Kang 등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 (93%, 52/56명)에서 표피형 기미로 밝혀져 있다. (1) 그렇다면 기미병변에서 얼마나 색소가 증가한 것일까? 기미환자의 기미 병변 피부에서는 인접한 주변 정상피부에 비해 표피층의 멜라닌 색소는 83%, 멜라닌 세포는 25% 증가되어 있다. 또한 기미 병변의 멜라닌 세포는 활동(activity)이 왕성해서 멜라닌 색소 생산 및 표피 각질형성세포로의 색소 운반이 증가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표피 기저층은 물론 편평세포층, 각질층까지 모두 멜라닌 색소함량이 증가되어 있다.
2. 원인
기미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다. 자외선, 여성호르몬, 유전적 소인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기미는 사춘기 이후인 20대와 30대의 여성에 주로 발생하고 임신시 잘 유발된다. 에스트로겐 연고를 얼굴에 바르고 자외선을 쐬면 기미와 유사한 색소침착이 발생하고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이 함유된 피임약의 장기복용시 최고 50%까지 기미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기미 병인에 여성호르몬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소견들이다. 또한 옷으로 가려진 부위에는 기미가 없다. 광선 노출부위인 얼굴에 주로 생기고 햇볕에 의해 악화되므로 자외선이 주 요인이다. 자외선에 의해 각질형성세포로부터 분비되는 여러 가지 매개물질(endothelin-1, alpha-melanocyte stimulating hormone 등)이 멜라닌 세포의 활성을 유도한다(2-3). 그런데 가임기 여성이 자외선에 노출된다고 해서 모두 기미가 생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유전적 소인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3. 치료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색소침착이 된 표피를 살짝 벗겨내는 방법이다. 여러 가지 농도의 glycolic acid (50~70%), Jessner 용액, retinoic acid (0.01~0.1%) 등의 약물을 이용한 표층 화학박피술과 레이저(탄산가스, 어비움, 큐-스위치), 크리스탈 필링 등의 방법을 이용한다. 표피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각질층의 각질 탈락만으로도 일부 색소제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표백약물로 색소합성이나 각질형성세포로의 색소운반을 억제하는 것이다. 페놀성 유도체인 4% 하이드로퀴논 연고와 비 페놀성 유도체인 트레티노인(0.01~0.1%) 연고의 혼합제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4) 그 외 vitamin C, 알부틴, kojic acid 등이 미백 원료로 사용 중인데, 그 효과는 아주 미미하다.
세 번째 방법은 약물운반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전기이온영동법이나 초음파등의 물리적 방법을 이용해서 미백물질의 피부흡수를 증가시킨다. 특히 vitamin C 경우는 수용액에서 빨리 산화/분해되는 화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국소제제로의 이용에 한계가 있어서 전기이온영동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기미치료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표백연고를 사용하는 것이다. 4주내지 8주정도 사용하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치료에 저항하는 심각한 기미나 치료효과를 빨리 얻고자 할때는 박피술 또는 전기이온영동법등의 방법을 병용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glycolic acid 박피술과 vitamin C 이온영동법을 병용하는 것은 vitamin C의 피부흡수율에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5) 진피형 기미인 경우 Q-switched 레이저를 시도해 볼 수 있으나 염증 후 과색소 침착의 발생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기미치료는 어렵다. 일시적인 호전을 가져올 뿐이며 대개 재발한다. 일단 호전이 되면 자외선 노출을 피해야 한다. 특히 야외 활동시는 SPF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 크림을 매 2 시간마다 바르도록 권유하고 있다.
4. 감별진단
후천성 양측성 오타양 반점 (Acquired bilateral nevus of Ota like macule)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미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미와는 달리 자세히 관찰하면 잿빛 또는 푸른색을 띠고 있고 관자놀이, 콧망울, 이마 양쪽에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기미와의 차이점이다. 오타양 반점이 잿빛 또는 푸른빛을 띠는 이유는 진피에 멜라닌 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Q-switched laser를 이용하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근깨(freckle)와 흑자(lentigo)는 작은(약 5mm 이하) 갈색 반점을 말한다. 주근깨 경우 주로 10대에 발생하고 유전이 되므로 가족 중에 주근깨가 있는 경우가 많다. 태양광선에 의해 색이 진해지기 때문에 겨울에는 잘 눈에 띄지 않다가 여름에 심해진다. 흑자와 감별해야 하는데 일광노출과의 관계 등이 감별에 도움이 되나 결정적인 것은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주근깨는 멜라닌 세포 수는 정상인데 멜라닌 색소가 증가되어 있다. 흑자는 멜라닌 세포 수의 증가와 표피증식을 특징으로 한다. 흑자, 주근깨 역시 Q-switched laser에 잘 반응한다.
참고문헌
Kang WH et al. Melasma: histopathological characteristics in 56 Korean patients. Br J Dermatol. 2002;146(2):228-37.
Kang HY et al. Endothelin-B receptor-mediated Ca2+ signaling in human melanocytes. Pflugers Arch. 1998;435(3):350-6.
Im S et al. Increased expression of alpha-melanocyte-stimulating hormone in the lesional skin of melasma. Br J Dermatol. 2002;146(1):165-7.
Kang WH et al. Intermittent therapy for melasma in Asian patients with combined topical agents(retinoic acid, hydroquinone and hydrocortisone): clinical and histological studies. J Dermatol. 1998;25(9):587-96.
김산 등. 기미에서 glycolic acid 화학박피술과 비타민 C 이온영동법의 치료효과에 대한 비교 연구. 대한피부과 학회지. 2001;39(12):135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