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날 밤을 공항 앞 숙소에서 보내고 있어요.
4주 여행인데 걷기 평균이 22천보가 넘네요. 원없이 먹고 걸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이탈리아에서 보낸 마지막 주가 여행의 매력을 완벽하게 향유한 시간이었어요. 이탈리아는 독보적인 자연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인간이 만든 역사와 제도, 문화, 예술 등에 저는 더 감동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영국에 있다 보니 비행시간의 이점이 있어서 여행이 끝나면 다시 갈 곳을 꼽아 보는데 피렌체 중심으로 한 토스카니 지역과 로마를 다시 가고 싶네요.
여행기라는게 어쩌면 이제 방역이 풀린 상황에서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나중에라도 관심 생길 때 찾아 보시라고 혹은 사진이지만 좋은 풍경들 나누고 싶어 올립니다.
천국의 문 건축한 기베르티 부자의 인증이 새겨진 부분 보이시나요? 천국의 문을 제작한 끈기와 예술혼에 놀라다가 두 사람 인증 얘기 듣고 웃었네요.
제가 간 시기의 피렌체는 주현절이라고 카톨릭 쪽 공휴일인데 금토일 연휴라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사랑하는 두오모 성당, 리알토거리, 미켈란젤로 광장 어디든 사람이 많구요. 피렌체 전경을 볼 수 있는 두오모 종탑은 예약 자리가 없더라구요. 예전엔 두시간 씩 기다려 입장했던 우피치도 예약제라 너무 편했습니다. 르네상스 천재들과 메디치가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언제 들어도 신나는 이야기죠. 제가 어릴 때 로마인 이야기에 열광했던 기억이 스물스물, 지금은 줘도 안읽는 시오노 나나미 저작을 죄다 읽었네요. 대학때 보고 배낭 여행 갔는데 다시 가니 그 옛날 사랑했던 피렌체가 역시나 존재만으로 좋더라구요.
남들처럼 사진은 못찍지만 가보고 싶었던 피사에도 가봅니다.
로마 숙소가 스페인광장 근처라 맨날 해 뜨기 전과 해 지기 전만 보다
거의 막바지에 밝은 모습 담아 봅니다. 여행 중인데 왜 맨날 야근에 초과근무인지, 주말도 없이.. 책도 영화도 안보고 그냥 줄창 걷고.. 까페에 진득이 앉아 있지도 못하고
너무 좋았던 바티칸 투어, 제가 이번에 한국인 투어 6개랑 영어 투어 2개를 했는데 정말 최고 ㅠ 설명이 너무 좋고 동선도 깔끔해서 피곤한지 모르고 했네요. 근대 작품도 바티칸에 있고 반고흐도 피에타를 그렸다는걸 알았네요. 미켈란젤로는 그냥 천재에 겸손하고 90세까지 살았다는데 뜻밖의 장수 덕에 우리가 이렇게 문화를 향유하네요. 그냥 신이 잠깐 내려와 지상에 풍성함을 안겨 준 것 같아요.
오늘 기차에서 바티칸을 추억하며 “두교황” 보는데 어찌나 흥미 진진한지 역시 사람은 아는만큼 감동 하는 듯해요.
트레비분수, 콜로세움 등.. 외관만 봐도 압도적이더라구요. 오히려 어릴 때는 감흥이 없고 작다 생각했던 것들이 크게 보이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어릴 때는 그냥 더럽고 혼란스럽던 로마가 이번 여행에선 그렇게 좋더라구요. 가이드 말고는 특정까페에선 이라크 보다 위험한 도시처럼 묘사 됐는데 아니다라는 말에 빵터졌어요. 로마가 그런 오해를 받는다니 미켈란젤로가 자다 깰 것 같아요.
좀 오래 있다보니 로컬들 음식점 찾아 보고 에스프레소 한잔으로 하루 시작하고.. 로마 있는 동안 날씨도 정말 좋았어요.
하루 정도 별 일정 없이 이층 버스 타고 안본데 보고 가기, 이것도 좋더라구요. 런던에서도 한번 타봐야지 했는데 ㅎ 로마에서 했으니 됐다 싶네요.
그리고 요즘 한국인에게 최고 인기인 이탈리아 남부 투어
폼페이 설명 오래 듣고 나폴리, 소렌토 해안은 전망만 보고 포지타노에서 2시간 정도 머무는 코스였어요.
폼페이 설명은 들으니까 좋더라구요.
나이 드니 눈에서 자꾸 물이 생겨서 죽은 상태를 석고처리 한 모습을 보니 왜 이리 슬픈지
그 옛날 만들어 놓은 문명도 대단하고 거짓말같이 자연에 의해 몰락한 것도 아이러니이고, 폼페이가 아이랑 65세 이상에게는 무료라는게 살면서 꼭 봐야 하는 유적이라서라는데 그런 마음씀에 감사하고 또 내가 이것을 보고 있는 것도 감사하고.. 이런 저런 상념이 많네요.
그나저나 이탈리아 남부는 예쁘고, 겨울은 비시즌이라 마을 주민들 상행위도 안하고 관광객도 없다지만 드물게 맑은 날씨에 특별한걸 먹지 않아도 좋았네요.
그리고 오늘 나폴리를 갔다가 ㅎㅎ 왠지 컨디션도 안좋고 이런 저런 걱정거리가 있어 나폴리랑 맞설 자신이 없어 급히 경로를 변경하여 카프리로 갑니다.
날이 좋아 가능한 선택이기도 하지요.
나폴리에서 50분만 배타고 가면 꼬질꼬질한 옛날 도시를 벗어나 또 천국 같은 곳이 있네요. 아나카프리는 버스 타고 한바퀴 쭉 돌고 카프리는 푸니쿨라 타고 전경만 급하게 보고 와요. 아무 계획 없는 여행에 얻어 걸린 하루였네요. 이제 집에 가서 라면과 쌀밥을 먹고 싶네요. 고집스러운데가 있어서 게다가 이탈리아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컵라면은 당연히 안싸갔고 한식당은 안가게 되더라구요.
피렌체 가면 모두 먹는다는 티본스테이크
랄라님 추천 받고 간 곳이서 먹은 우동같은 파스타, 너무 맛있고 와인도 이태리 와인은 그냥 하우스와인 시켜도 굿!
이탈리아에선 티라미수 먹어야 한대요. 까페길리에서 나도 한잔. 이때부터 도시별 몇대 커피 탐방
외국인들 줄서는 맛집에서 우피치 미술관 보고 주린 배릉 안고 투머치 빅사이즈 샌드위치라고 지탄 받는 수준의 것을 다 먹었네요. 맛은 ㅎㅎ 다른데랑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이태리 사람들이 걸레 빤 물이라 하는 아아, ㅎㅎ 근데 왜 비싸게 파니
이태리 족발, 하 맨날 배고픈 상태에서 먹네요.
젤라또도 두번 먹었네요.
저도 나중엔 서서 에스프레소 마셨어요. 서서 마시면 1.5유로, 앉으면 두배 이상
소꼬리찜, 로컬 찾아 갔더니 음식도 하우스와인도 싸고
겨울 여행 좋긴 한데 구글에 영업중 보고 찾아 가도 심지어 예약을 해도 문이 닫혔어요. 소꼬리찜 찾아 겨우 들어 간곳이라 자리도 추운데 바깥밖에 없다 해도 우겨서 먹고 갑니다.
아란치아? 아란치노? 수풀리! 크로켓 같은데 밥도 들어 있고 술안주로 좋아요.
마지막 만찬을 나폴리 피자로, 엄청 큰데!!! 부침개라고 생각하고 얇기도 해서 다 먹었어요. 로마도 가야 하고 숙소도 옮기는 날이니 저 정도는!! 근데 식당 들어선지 30분만에 다 먹었어요. 기차 시간 때문에.. 그래도 음식 빨리 내줘서 고맙다 이탈리아노!
나폴리는 오늘 제가 피했지만 커피값 음식값 정말 저렴하고 자릿세도 안받는거 같고 엄청 큰 저 피자가 오천원 정도 해요.
이제 마치고 집으로 돌아 갈께요~
매끼 술 마시고 사진 찍는게 낙이여서 사진이 정말 많네요. 술도 이제 안먹어야 하는데 잘 할 수 있겠죠? 😩
고흐의 피에타 남기고 갑니다~
바티칸에서 미켈란젤로와 고흐를 생각할 수 있다니 놀라웠네요.
첫댓글 보고 또 봐도 너무 좋은 여행기네요~♡ 이태리, 특히 피렌체는 늘 다시 가고 싶은 곳, 멋진 사진들 정말 감사드려요! (😊 parione 식당은 피렌체 사람에게 추천받았던 곳인데 꽤 괜찮아서 저장했더랬죠.)
남부 투어의 좋은 날씨가 하늘과 바다를 더 아름답게 보여주네요.👍👍👍
^^ 긴 여행을 무사히 마치심을 축하드려요.
피렌체가 은근 미식 여행이 가능한 곳이더라구요. 이태리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응원해주셔서 잘 다녀 욌어요~
사진이 어쩌면.. 아침에 눈이 확 맑아져요.
여행기 불편하지 않아요. 그런 노파심은 내려놓으셔요. 이렇게 여행기 읽으면서 멀리 계신 시나몬님의 안부도 알게되고 좋은 여행 정보도 얻고 얼마나 좋은가요^^
아침 분주한 시각이라 몇 사진과 글만 보고 댓글부터 답니다. 이따 자세히 볼거예요. 여행 무사히 마치셔서 기쁘고 안심이 되네요^^(혹시 나쁜 사람이 치근덕거릴까 혼자 걱정했어요ㅎㅎㅎ)
충전된 에너지로 또 열심히 공부하시고 영국 일상도 가끔씩 전해주세요~♡
ㅎㅎㅎ 따숩고 따수운 댓글 감사해요. 덕분에 진짜 별 사고 없이 여행 끝냈네요. 귀국하고 숙제 마무리 하는데 한달 동안 영어 읽는 실력이 퇴보한 느낌이지만 얼른 공부모드로 돌아가야죠!
와~ 두고두고 볼래요~
감사합니다~
글쓰는 맛이 드는 댓글 감사해요^^
이탈리아 가고 싶어요.
혼자 길게 여행떠나고 싶습니다.
이탈리아만 가도 너무 좋아서 다음엔 한달살기 할까봐요. 혼자 가도 너무 편하고 매력있는 곳이었어요.
와우. 앉아서 눈호강 합니다. 인간이란 애증의 존재예요. 악행에 그래 멸종 하는게 순리다 싶다가 저런 예술품 들을 보면 역시 인간이 대단한 존재이지. 싶다가 참 애증입니다. 건물들 풍경들 너무 아름답게 잡아 주셔서 잘 봤습니다. 감사해요.
맞아요. 댓글에 전적으로 감동합니다. 가끔 고난이도 연기를 하는 피겨 선수나 저런 위인들을 보면 인간이란 존재가 가진 가능성에 놀라죠. 신과 같은 재능과 이를 발현 시키는 노력을 사랑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제 첫 유럽여행지였어요
다시 이탈리아 그리워져요
저도 바티칸투어랑 피렌체가 젤 좋았어요
또 갈 기회가 된다면 남부쪽 꼭 가고 싶어요
첫 배낭 여행으로 다닐 때랑 또 다른 감동이었어요. 남부도 정말 추천합니다. 이탈리아 정말 매력이 많은 나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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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친구 삼아 핸드폰으로 엄청 찍은 보람이 드는 댓글 감사 드려요~
한달간의 긴 여정이 끝났군요,
같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정성들여 써주신 여행기와
멋진 사진들 잘 보았습니다
여행의 감상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이탈리아가 제일 좋고 써주신 글에 공감합니다.
이탈리아는 몇번을 가도 좋을 거 같고
도시마다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저도 다음에 또 아탈리아를 가게 된다면
투스카니와 시칠리아를 가고 싶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세요
무사히 왔습니다. 영국은 역시나 비로 저를 맞이 하지만 그래도 이곳의 젠틀함과 다정함도 좋네요.
저도 이번에 시칠리아가 빠졌더니 다시 갈 이유가 생겼어요. 피비님도 여행 준비 잘 하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