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해외 이용 1028만명
대형항공사 제쳐...실적 쑥쑥
가격 저렴하고 노선도 넓어져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 항공사(LCC)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올 들어 4개월 동안 1000만 명 넘게 태웠다.
기다양한 서비스보다 저렴한 가격을 항공권 구매의 주요 요인으로 삼는 여행객이 늘어서다.
올해 처음 'LCC 이용객 3000만 명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1~4월 LCC 팁승객은 102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06만명)보다 46% 늘었다.
국내에 첫 LCC가 설립된 2003년 이후 최단기간 1000만 명 돌파에 같은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항공 등
대한항공사(FSC) 이용객(950만 명)보다 많다.
업계에서는 'LCC 전성시대'가 온 이유로 저렴한 가격, 넓어진 노선, 서비스 정비 등에 대한 거부감 감소 등을 꼽았다.
이 정도 가격이면 부족한 서비스를 감내할 수 있다.
'국내 LCC는 해외 LCC처럼 불편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통일 노선 기준으로 LCC티켓 가격은 FSC에 비해 20~30% 가량 저렴하다.
늘어난 승객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1분기 제주항공 등 5개 LCC의 영업이익은 3474억원으로 작년 1분기(3130억뭔)보다 11% 늘었다.
여기에 비정상사인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깅원 영업이익을 보태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합친 영업이익(4049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항공업계는 LCC 전성세대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CC가 일본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든 서비스에 추가 비용을 붙이는 해외 LCC와 달리
국내 LCC는 기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국형 모델'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미.호주.노르웨이까지 간다...'국가대표 항공사' 자리 넘보는 LCC
일.동남아 넘어 장거리까지
에어프레미아 한 첫 오슬로 운항
노선 확대하며 좌석 크기도 넓혀
'공짜 술, 안마셔도 좋으니 싸게'
9개사 치열한 아시아나 합병으로
화물사업부.유럽노선 넘어가면
LCC.대형항공사 '장벽' 사라져
'그동안 장거리 여행은 대한항공 아니면 아시아나항공 이었는데,
이제는 저비용항공사(LCC)로 미국 유럽도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내돈 내고 가는 여행이니, 티켓 값이 훨신 싼 LCC에 먼저 눈이 가네요'
이달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여행을 앞둔 직장인 김 모씨(34)는 에어프레미아 티켓을 끊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가격 에어프레미아 왕복 티켓 값은 124만원으로, 아시아나항공(174만원)보다 50만원 저렴했다.
두 번쨰는 서비스 에어프레미아의 이코노미석 간격은 33~35인치로, 아시아나항공(33~34인치)보다 넓다.
기내식도 나온다.
무료 주류 제공 등 몇몇 사비스만 뺴면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장거리 뛰는 LCC
국내 LCC들이 처음 부터 서비스에 신경을 썼던 건 아니다.
해외LCC처럼 가격 하나만 봤다.
좌석 간격을 좁히고, 각종 서비스를 없애는 식으로 아낀 비용을 티켓값을 낮추는데 썼다.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국내선을 이런 식으로 파고 들었다.
그렇게 국내선 시장을 'LCC 천하'로 만들었다.
올 들어 4월까지 국내선 LCC 이용객은 661만명으로 대형 항공사 (FSC.360만명)의 2배였다.
LCC들의 다음 티켓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2~5시간 짜리 중거리 시장이었다.
국내선을 통해 한번 LCC를 경험해 본 소비자들은 중거리 노선도 쉽게 받아들였다.
한.일 노선의 LCC 점유율은 올 1~2월 기준 65.5%에 달했다.
국내선과 단거리 노선을 점령한 국내LCC들의 눈은 이제 '마지막 퍼즐'인 장거리 노선에 꽂혀있다.
에어프레미아는 11일부터 노르웨이(오슬로)로 비행기를 띄운다.
노르웨이까지 운항하는 국내항공사 직항은 현재 없다.
이 회사는 이미 미국 LA.뉴욕.샌프란시스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도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2대의 대형 항공사가 들어오면 다른 장거리 노선 취항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2월 LCC 최초로 호주 노선을 뜷은 티웨이항공은 지난달부터 크로아티아 노선을 운항하기 시작했다.
'한국형 LCC 모델'로 승부
국내 LCC는 해외와는 사업모델이 다르다.
저렴한 가격에 올인하는 해외 LCC와 달리 어느 정도 무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충성고객을 붙잡기 위해 멤버십제도도 운영한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이 그렇다.
이들 LCC는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항공권 수량에 제한을 두는 FSC와 달리 언제든지 포인트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덕분에 제주항공의 500만 회원중 12%는 재구매 고객이다.
업계에선 인구 5000만명짜리 시장에 LCC가 9개나 있다 보니,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한국의 LCC 수는 미국과 같고, 일본(8곳) 독일(4곳)보다 많다.
'항공주도권 LCC에 넘어갈 것'
업계는 앞으로 국내 항공시장의 주도권이 LCC로 완전히 넘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합병이 조만간 완료되면 국내 FSC는 대한항공 한 곳만 남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합병 조건으로 대한항공이 내놓기로 한 유럽 4개 노선(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프르트)을 넘겨받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내놓은 화물사업부 인수전엔 에어프리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LCC들이 대거 참여했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사모펀드가 지분을 갖고 있는 티웨이항공, 에어프리미아 이스타항공 등이 향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주목학도 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손에 넣으면 규모면에서 FSC에 못지 않은 '메가 LCC'가 나올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겨루던 항공시장 주도권 경쟁은
앞으로 '대한항공 대 LCC'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신정은 기자
'싼값 올인' 해외와 달리...한 LCC는 서비스 강화
한 수화물 1개까지 돈 안 받고
중장거리 갈땐 기내식도 무료
미.유럽은 '무한 최저가 경쟁'
저비용항공사(LCC)가 태어난 곳은 미국 유럽, 호주 등 하나같이 땅이 넓어 육상 교통이 어려운 국가였다.
'Low Cost Carrier'란 이름 그대로 싼 값에 이동하는 수단이다.
1967년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최초의 LCC다.
대다수 LCC들의 운영 초점은 여전히 가격에 맞춰져 있다.
부가 서비스에는 전부 돈을 물린다.
체크인을 모바일이 아닌 공항 카운터에서 할 때도 그렇고, 수화물 하나하나 추가비용을 받는다.
아무런 서비스를 받지 않으면 고속버스보다 싸게 이동할 수 있지만, 대형항공사 같은 서비스를 하나하나 챙기다보면
전체 운임은 껑충 뛴다.
대신 티켓 값은 저렴하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매주 수요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공항에서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공항까지 운영하는
항공편(460km)의 편도 가격은 69달러(약9만4000원)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관계자는 '저렴한 요금으로 갈 수 있는 여행지를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사우스웨스트항공을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대표 LCC인 라이언에어는 한술 더 뜬다.
다음달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오스트리아 빈 등 유명 관광지 10여 곳으로 향하는
항공편의 최저가를 16.99유로(약 2만5000원)로 책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을 최대한 낮춘 덕분에 지난해 1억8690만명의 승객을 대울 수 있었다'며
저가정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LCC가 생긴 건 2000년대 둘어서다.
지금은 사라진 한성항공(2003년)이 1호였다.
2005년부터 제주항공 등이 등장하고 잇따라 설립되면서 9사가 됐다.
경쟁이 심화하자 한국에서 LCC는 미국 유럽 등과 다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대면 체크인에도 돈을 받지 않고 대부분 수화물도 1개까진 무료다.
유럽 미주 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에는 무료 기내식도 준다.
한국 LCC들의 새로운 형태의 대형항공사(FSC)'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10~20년전 이마트가 '한국형 대형마트'를 표방하며 세계 최대 창고형 마트인
월마트와 까르푸를 몰아낸 것처럼 '한국형 LCC'도 시장에 안착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숙박권 쏘는 항공사, FSC(대한항공.아시아나) 탑승객 넘었다
싼 요금.공격적 마케팅 앞세워
중동 국적기 등 한 공략 강화
대한민국 하늘같이 활짝 열리자 외국항공사들도 한국 시장 공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자리 매김한 인천국제공항에 둥지를 틀어
한국 여행객은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사아 환승객도 잡기 위해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외항사를 타고 입출국한 탑승객은 225만명으로, 대한항공(136만명)과
아시아나항공(87만명)을 합친 국내 대형항공사(FSC) 탑승갹(223만명)을 웃돌았다.
외항사가 월별 탑승객 수에서 국내 FSC를 앞선 건 2021년 11월 이후 두 번쨰다.
2021년은 코로나 특수 상황이 있던 만큼 정상적인 시장에서 역전 현상이 벌어진 건 처음이다.
한국 하늘길 공략외의 선봉에 선 외항사는 '오일 머니'가 풍부한 중동 항공사들이다.
항공을 미래전략사업 분야로 꼽은 국가 전략에 따라 아시아 허브공항 움켜쥐기에 나섰다.
올 들어 에미레이트항공(인천~두바이), 카타르항공(인천~카타르 도하), 에티하드항공(인천~두바이) 등
중동 3대 항공사가 일제히 인천발 운항편을 확대했다.
에티하드항공은 한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여행객을 잡기 위해 중간에 들르는 아부다비의 호텔 숙박권을 주고 있다.
다른 나라 항공사도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올 들어 인천~애틀란타 운항편을 호가대했고, 에어뉴질랜드는 10우러부터 인천~오클랜드 직항 노선을 재개하기로 했다.
르프트한자는 지난달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 체크인 카운터를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항공사들이 저렴한 요금과 수준급 서비스를 앞세워 국내 FSC 고객 뺴앗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해 FSC 운항편이 줄어들면 외항사의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