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고전 12:8)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어떤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을 따라 지식의 말씀을,
(고전 12:9)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으로 믿음을, 어떤 사람에게는 한 성령으로 병 고치는 은사를,
(고전 12:10)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들 통역함을 주시나니
지식의 말씀, 또는 지식의 은사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하나님의 영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어떠한 지식을 은사로 받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말로는 '지식'보다는 '정보'가 원래의 뜻에 더 가깝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은 못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항상 지식의 은사를 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원해서 기도를 하고, 어느 직장에 갈지, 어느 학교에 갈지, 누구랑 결혼할지, 항상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식의 은사를 구하는 것입니다.
저는 성령님을 마음에 모신 성도가 지식의 은사를 받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봅니다. 알려주시는 분은 성령님이시고 우리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은혜로 주시는 지식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바로 우리의 자연적 지식들입니다. 하나님의 지식, 하나님의 생각이 들어왔지만 우리의 자연적 지식, 내 육신의 생각이 그것들을 막고 있기 때문에 지식의 은사가 많이 풀어져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잘못은 우리에게 있다'라고 말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 익숙해져 있는 것들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지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살았던 곳은 콜라라도 스프링스라는 곳으로, 그 주의 법이 기독교 단체에 매우 호의적이라 여러 기독교 단체들의 본부가 정말로 많이 모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앤드류 워맥 미니스트리는 그곳에서 40년 이상 있었고 다른 곳들을 비교적 최근에 모였다고 합니다. 예수전도단 본부는 우리 학교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고 네비게이토 본부는 차로 3분... 그 외에 콜로라도 주에는 100개가 넘는 기독교 단체 국제본부가 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저는 거기서 여러 사역단체를 골고루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은사를 가진 사역자들도 많이 만났고요.
어느 날, 저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식하면서 기도하고 있었는데 도움을 받고자 기도사역을 하는 곳에 가서 기도와 예언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은 은사가 증명된 분들로서, 제가 그동안 겪었던 일을 상세하게 말하면서 그 일들이 저에게 아주 큰 데미지를 입혔고 하나님께서 그것을 회복해 주시기 원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제가 겪었던 일들 때문에 괴롭긴 했지만 내가 잘못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문제에서 온전히 벗어나려면, 그 일이 내 잘못 때문에 온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들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저에게 이미 성령의 음성을 잘 듣고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그 음성을 따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곳을 나서면서 저는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금식을 하고 있었고 배도 고프지 않았는데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몰랐지만 일단 그 마음을 따르기로 하고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그 가게 체인점으로 갔습니다. 샌드위치 가게에 갔으니까 샌드위치를 시켜야겠다고 생각을 했고(=인간적인 생각), 샌드위치를 시켰으니 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역시 인간적인 생각). 그런데 저는 금식 중인데다가 당시 배도 고프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입 베어 먹은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주님, 제가 왜 여기 와 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야외 테이블에 우리 학교 학생 중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 3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었기에 저는 그 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분들은 평소에도 예언의 은사에 관심이 많고 예언을 많이 하는 분들이었는데 그 때도 저에게 이런 저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해 준 말들은 방금 기도사역 하는 곳에서 듣고 왔던 말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지식의 은사입니다. 그런데 사실, 모두가 "예언의 은사" 그러면 귀가 쫑끗하지만 제가 이 글을 쓰는 것도, 말씀을 전하는 것도 (예언의 은사는 아니지만) 모두 성령님의 은사로 하는 것입니다. 그분들이 예언을 하고 성령께서 주신 정보를 나누는 것과 제가 말씀을 공부하고 나누는 것의 근원은 같다는 말씀입니다.
저에게 "그 말씀에서 어떻게 그런 것을 깨달았냐?"고 묻는 분들이 가끔 계신데, 그냥 깨닫는 겁니다. 성령께서 알게 해 주시는 것인데 공부하다 보면 그냥 알아지는 것입니다. 지식의 은사도 이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과 얘기를 하다보면 그 사람의 상황, 그 사람의 고민 등을 그냥 알게됩니다. 이 지식의 은사는 점쟁이가 점을 치고 무당이 영적 세계를 알아맞히는 것과 비슷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하나님이 먼저 하신 것을 마귀가 카피하는 것일 뿐 마귀가 따라 한다고 해서 하나님의 은사를 무당 점치는 것 같다고 치부시하면 안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식의 은사는 안전한가? 은사를 사용하는 사람이 자기 유익을 위해 쓰지만 않는다면 안전합니다. 자기가 잘 안다고 자랑을 한다면 문제겠지만 은사의 목적이 교회를 세우는데 있기 때문에(고전 12:7) 그 목적에 따라 쓴다면 누군가에게 그 지식을 나눌 때, 그 상대방은 이 지식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알 수밖에 없기에 전혀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다른데 가서 떠벌이지만 안는다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성령님께서 우리의 성숙도를 아시기 때문에 교회의 유익을 위해 사용할 사람에게만 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은사란 우리를 위해서 주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사모해야 하고 자주 사용해야 합니다. 멀리하고, 조심하고, 쉬쉬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저도 처음부터 가르치는 은사를 활발하게 사용하지는 못했듯이 모든 은사가 발견되고, 개발되고, 연마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런 것을 가르쳐 주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가르치는 법'을 어디가서 배운 것이 아니듯 우리에겐 최고의 교사이신 성령님이 계시니 성령님을 의지하여 자신의 은사를 발견하고, 개발하고, 연마해야겠습니다. 어쩌면 이 '성령학교'가 그 어떤 학교보다 안전하고 훌륭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언이 미래의 지식을 아는 것이라면 지식의 은사는 현재의 일을 아는 것입니다. 반면 분별은 상대방이 하는 말이 거짓인지 참인지, 또 다른 의도가 있는지 구분하는 은사입니다. 이 둘을 정확하게 구별해 내야할 이유는 없겠지만 성경에 나온 은사들이고 둘 다 '그냥 아는' 은사들이라 차이점이 궁금하실까 하여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