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본과 2학년 회장 맡고 있는 상헌입니다.
지난 2월 9일과 10일,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지리산 한화리조트에서
CUMO 겨울 수련회를 다녀와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렇게 글을 써 올립니다.
수련회에 함께 했던 회원님들께서는 추억을 반추해 보시고,
못 오신 분들은 아쉬움을 이 글을 읽음으로써 조금이 나마 위로가 되셨으면 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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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리산을 향해서
9일 정오 12시에 학동 캠퍼스 정문에 모여 4대의 차로 나누어
지리산 한화리조트로 출발 하였습니다. 원래 계획은 10시 출발이었는데,
그 날 동생 졸업식에 참석해야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던 관계로 2시간 늦게 출발하였더래지요.
사실 얼마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목적지는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최악의 고속도로라 불리는 88고속국도를 이용한 까닭도 있었고,
동광주 인터체인지의 위치를 모르는 회장의 무능함과
그의 뒤를 따라오는 정민우군의 무모함이 더해진 까닭도 있었답니다. ㅋㅋㅋ
그래도 모두들 2시를 전후해서는 콘도에 도착했고,
저는 예약한 2채의 방중에서 1개만 일단 예약했답니다. 13명이 하룻밤을 묵기에는
충분해(?) 보이는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중에 선배님들께서 많이 합류해 주셔서
결국 방 1개를 더 빌렸지마는요^^
방이 들어오자마자, 우리 CUMO의 착실한 여자 회원님들께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짐 정리를 하시고, 장만해온 음식들을 선반에 올려놓고,
하나 밖에 없는 방에 이부자리를 마련하셨답니다. 이 때가 3시도 못 된 시각이었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이 옵쎄~~~들!!!)
사실이지, 여자 회원님들께서 열심히 일하시는 동안 저는
겨울잠자는 곰처럼 바닥이 누워있는 승헌이를 괴롭히는데 여념이 없었답니다.
TV에서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갈고 닦아온 레슬링 기술을 풀어먹고 있는데,
그 때 영지랑 누리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는~~~
넘 뻘쭘해서리...국희 누나랑 선경이 누나한테 갔지요.
쌀을 씻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미안했습니다.
러블리한 여자 회원님들의 손에 물을 묻히게 해서~(<- 상헌스러운 표현이지만 이해해주삼;;)
그래서 제가 도울 건 없느냐 물었더니, 날카롭게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설거지 해라~!" 그래서 전 다음날 아침까지 설거지 했습니다. ㅠ.ㅠ
2. 화엄사의 추억
3시까지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드디어 화엄사를 향해 갔습니다.
10분정도 걸어가면 되는 거리에 화엄사가 자리잡고 있었는데요,
제가 좀 늦게 갔더니, 모두들 눈뭉치를 만들어 저를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여러 대 맞았습니다. 저도 오기가 있는 사람인지라...
한 명은 반드시 맞춰야겠다는 생각에 달리기가 느린(?) 민우를 100m 정도 따라가서
깔끔하게 처리했습니다. 정말 뿌듯했답니다. ㅋㅋㅋ
눈싸움하면서 달려가 화엄사 입구에서는 무엇보다 화엄사의 큰 규모에 놀랐구요,
국보급 문화재가 4점이나 있다는 사실에 두 눈이 휘둥글해졌습니다.
각황전, 각황전 앞에 있는 석등, 4사자 3층 석탑, 그리고 하나는 생각이 나지 않네요.
각황전은 처마 지붕의 다포양식이 눈에 띄었구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 옆에 있는 대웅전도 다포양식으로 지어진 것 같아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석등은...사실 외형은 다른 곳에 있는 석등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그 크기가 매우 컸답니다. 안내문에 써지기로는 6m라고 하던데, 정말 이렇게 큰 석등이
필요했을까하는 지적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했더래지요.
그리고 각황전에서 왼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그 이름도 유명한,
화엄사 4사자 3층 석탑이 있었지요.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다보탑과 더불어 우리나라 석탑의 쌍벽을 이룬다는 안내문의 설명처럼 정말 안정감있고,
동시에 아름다움이 꿈틀거리는 예술품이었습니다. 4마리의 사자 중 2마리는 수컷, 나머지
2마리는 암컷이라던데, 전 모르겠더라고요. 나중에 누가 알게되면 좀 알려주삼~
이렇게 석탑까지 둘러보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지쳐서
아무 건물의 마루에 걸터 앉아 수다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수다만 떨기는 아까웠던지,
규진이가 음악에 대해 조사해온 것을 발표하자고 하더라구요.
모두들 지휘자에게 꼼짝을 못하는 지라 ㅋㅋㅋ
즉석에서 재미있는 음악공부시간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누리와 광택이의 준비는 돋보이는 것이었습니다.
3. 교수님 내외분의 방문과 토론의 시간
몸이 추워지기 시작할 즈음, 저희 모두 서둘러 방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 준비를 시작했지요. 열심히 고기 구울 채비를 하고 있을 때,
범희승 교수님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음~~ 교수님께서 와주시다니~~~
기쁜 마음으로 고기를 치우고 음주 모드로 전환하였습니다.
며칠 전 말씀하셨던 것처럼 신종희 교수님께서도 함께 찾아주셨답니다.
범 교수님께서는 이번에도 저희들은 버리지 않으시고
비싸디 비싼 양주 한 병을 꼭 품고 와 주셨답니다. 남자 회원님들 모두
처음 접해본 꼬냑의 깊고 풍부한 향에 감동받아 버렸습니다.
결국...남은 양주는 저녁에 삼겹살에 곁들여 스트레이트로 쭈~~~욱 들이켰더래지요.
신종희 교수님께서는 지리산에 오셔서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범희승 교수님과 젊은 시절 데이트하던 곳이라고 친절히 가르쳐 주셨답니다.
두 분 모두 저로써는 부모님뻘 되시지만, 영원히 청춘의 마음을 간직하고 계신 것 같아,
제자 눈에 참 아름다워 보였답니다.
그렇게 폭탄주가 1바퀴 돌고나니, 교수님께서는 토론회를 주재하셨습니다.
주제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학제 개편에 대한 CUMO의 대처방안"이었습니다.
거기서 나온 말들로는~
규진: Chamber's orchestra로 전환하자!
상헌: 일단 회원수를 최대한 많이 모아 버틸 때까지 버티자!
선경: 연주회를 1번으로 줄여, 최대한 집중하자!
민우: Cross-over영역에도 적극 도전하자!
등이 있었고, 이어서 교수님께서 정리해주시는 말씀으로는...
1. 하인스 워즈의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전자바이올린과 키보드를 연주하는 사람이
관현악반에 들어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화두를 던져주셨고,
2. 회원수가 적은 가운데서, 어떻게 연주회를 이끌어 가야할까라는 질문도 던져주셨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들로는 OB선배님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조대의대와의 합동 연주회를
개최하자는 것등이 있었습니다.
3. 교수님께서는 또한, 시대의 흐름은 대중화라는 사실을 강조하셨고, 그러는 가운데서도
우리의 정체성과의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4. 마지막으로, 연주회 연습기간 중에 자유시간에 대한 언급을 해주셨는데, 책임감을 갖고
지휘자가 요구하는 수준의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수준의 높은 자율성을 갖는다면,
자유는 쉽게 보장될 수 있는 것이라는 지도의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은 마치시고는 신종희 교수님께도 한 말씀 부탁하셨는데,
신 교수님께서는 정말 한 말씀만 하셨답니다.
"얘들 밥 먹게 얼른 갑시다~"ㅎㅎㅎ
교수님들께 식사도 준비해드리고 싶었는데, 신종희 교수님께서 강력히 주장하시는 바람에,
두 분은 먼저 광주로 출발하셨답니다. 바쁜신 가운데서도 수련회를 방문해 주신
교수님 내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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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고~~ 힘들다...일단 여기까지. 저녁식사 이후부터는 내일 올리겠습니다.
머리에서 연기가 나네요 ㅎㅎ
그럼 낼 아침 연습 때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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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본의 아니게 1004가 되어버렸네요ㅎㅎ 하마터라면 놓쳤을 뻔 했네 ㅋㅋㅋ
회장님이 기어코 1004번째로 쓴다고 극구 주장하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군....ㅋㅋ
상헌아~~ 긴 글 쓰느라 수고했네~~ ㅋㅋ
그러게 전화까지 해서 좌회전 맞냐고 물어보니까 자신있게 골목으로 들어가시더니 길 물어보시고.. orz..
ㅋㅋ 수학여행 감상문 보는 것 같다. 분명히 상헌인 이 기나긴 여정을 다 기록하고 있었을 것이야. 맞지?
우리 때도 똑같은 주제였었는데...역시 봄교수님 다우시군.!
상헌이형 잘 읽었어요~~ 근데.. 위에 현욱이누라 리플.. 오타이신가요?? 저는 순간 붐인줄 알았습니다...^^
본의 아니게는 무슨...1004번 쓰겠다고 우겨놓고선...하여튼 상헌이 ㅋㅋㅋ
리플... 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