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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준면] 조선의 마지막 왕자
bgm으로 이선희, 인연 추천합니다.
※ 조선의 마지막 왕자인 이우 왕자의 생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 나오는 편지나 중간의 내용들 중 일부는 일제 시대 때 쓰였던 시를 재구성 했습니다.
※ 내용이 무겁긴 하지만 새드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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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현궁의 왕자님이 웃으셨어! 잘생기신 분이 웃기까지 하시니 정말 황홀하다...
-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
조선의 마지막 왕자. 운현궁 오라버니. 이 모든 것은 준면을 지칭하는 말이였다. 일제의 지배 하에 있는 조선제국. 마지막 왕자를 뵈러 세훈은 운현궁에 들어오는 중 궁녀들의 말을 듣고는 기분이 나빠졌다. 그는 나의 것이오. 라고 말하고 싶어도 남색이라고 왕자님을 욕되게 하고 싶지 않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 왕자마마. 호위대장 오정혁 댁 장자 세훈이 들었사옵니다.
- 들라해라.
오랫만에 본 왕자님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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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이 들자 준면은 조용히 궁 안의 궁녀들과 내시들을 다 물렀다. 그리고는 세훈에게 꽃 같은 웃음을 지어주었다.
- 세훈. 왔는가.
- 네. 마마. 그동안 강녕하셨사옵니까.
- 어허. 남들이 없을 때는 마마라고 하지 말래두. 준면이라고 불러줘. 세훈아.
두 인영이 하나로 겹쳐졌다.
- 준면아. 너는 나와 정을 통하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하지 않니.
- 내가 부끄럽고 창피한 것은 너와 정을 통하는 것이 아니다. 조국을 빼앗기고 조선의 국민들이 괴롭다는 것이 부끄럽다. 그들에게 해 줄 것이 없는 내 자신이 창피하다.
준면의 눈빛이 슬프게 변했다. 준면아. 나의 왕자여. 너의 슬픈 눈빛마저 연모한다.
- 준면아. 머지 않아 나는 곧 떠난다.
- 그것이 무슨 말이냐. 유학이라도 가는 것이냐.
- 아니다. 나는 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했다. 독립운동을 할 것이야. 그 날이 오면 조선의 광복이 오면.. 우리 다시 만나자. 그 때는 나라가 아니라 너에게 목숨을 바칠 것이야.
준면의 눈에서 투명한 액체가 떨어졌다.
- 너를 잡지 않겠다.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너를 붙잡을 수는 없다. 대신 가끔 나에게 연통이라도 넣어주련...
다음 날 세훈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
세훈아... 내가 슬픈 것은 네가 없는 데도 밤이 오면 잠들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을 떠 넣는 것이다. 너를 잊지 않겠다. 너를 돕겠다. 준면은 몰래 독립운동가들을 돕기 시작했다.
- 이 돈을 연해주의 독립운동가 모임에 비밀스레 전달하여라.
- 예. 알겠습니다.
준면은 독립운동가들에게 돈도 지원해주었고 가난히 살고 있는 조선 국민들을 불쌍히 여겨 그들에게 고기와 쌀을 사다주어 베푸는 등 계속 조선의 독립을 위해 일하였다. 이를 탐탁치 않게 여긴 일본 황실은 일본 황실의 여자와 준면을 결혼시키려 했다.
- 나는 혼례를 올리지 않겠다. 나는 정인이 있다. 일본여자와는 혼례를 올릴 수 없다.
- ..그..그래도.. 왕자님. 이렇게 해야 감시가 줄어들 것이옵니다.
- 됬다고 하지 않았느냐! 왕자가 자신의 나라 백성들을 돕는 것이 어디가 잘못된 것이냐. 난 혼례를 올리지 않을 것이야!
준면은 매일 밤 세훈의 얼굴을 그리다 잠들었다. 나의 연인이여. 내가 연모하는 이여. 잘 지내고 있는 게지. 너는 죽어서는 안 된다. 그 날이 오면 그 날을 나와 맞이할 이는 오직 너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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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자마마. 세훈에게서 연통이 왔습니다.
- 뭐..뭐라? 얼른 가지고 오너라.
세훈에게 연통이 왔다. 세훈은 죽지 않았다. 일단 이 사실 만으로도 준면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편지를 열자 그 안에는 세훈과 꼭 닮은 정갈한 글씨가 있었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을 알면서도 나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연모한다. 준면아.
준면은 세훈의 글씨가 담긴 편지를 가슴에 품었다.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렀다. 나도 연모한다. 너와 내가 조선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인연이 닿았으면 행복했을까. 내 곁에 없는 네가 원망스러운데 연모한다.
..
준면은 일본 황실의 여자와 혼례를 올리기로 결심했다. 독립운동을 계속 해나가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였다. 3일 후면 준면은 일본 여자와 혼례를 올려야 할 참이였다. 성 주변은 한창 운현궁 오라버니의 혼례 소식으로 들떠있었다. 준면은 오늘도 이겨낼 수 없도록 자신을 괴롭히는 자괴감에 정원에 서서 밤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 세훈아... 넌 어디있느냐... 보고 싶구나...
그 때였다. 정원의 수풀 사이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큰 것으로 보아 이것은 필시 사람이였다. 날 죽이기 위해 누가 자객을 보낸단 말인가. 준면은 항상 지니고 다니던 총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총을 제대로 쏴보기도 전에 침입자에게 몸이 포박되고 그의 손에 입이 막혔다.
- 왕자님. 세훈입니다.
세훈이 그의 손을 치워주었다. 그리고 준면의 몸을 돌려 얼굴을 바라보았다.
- 너무 보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왕자님.
- 왕자라고 하지 말래도... 준면이라고 해 달라고 했잖아..
- 보고 싶었어. 준면아.
- 일단 들어가자. 밖은 위험하다.
둘은 손을 잡은 채로 집에 들어왔다. 내가 연모하는 이가 돌아왔구나. 나를 지탱해주는 나무 같은 이가 나에게 와 주었어...
- 준면아. 주변이 너의 혼례 소식으로 시끌시끌하다.
- 아... 소식을 들었나 보구나. 미안하다. 내가 미안해.
- 미안해 할 필요 없다. 독립 운동을 돕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도 들었다.
- 아니다. 내가 미안해. 지금 나의 선택은 너를 위하기도 하지만 위하지도 못하는 선택이다. 아직도 연모한다. 내가 왕자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인간이 되어 너와 같이 있고 싶을만큼 연모한다.
준면은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 나에게 남은 시간은 3일이다. 나를 그 시간동안 온전히 너의 것으로 만들어 주련. 나는 일본 여자와 혼례를 올려도 너와의 지금 추억으로 하루를 근근히 살 것이다. 그렇게 해주어..
세훈과 준면의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왕자님. 준면아. 울지 마라. 우리의 추억이 눈물로 물드는 것이 싫다. 세훈은 준면의 눈물을 하나하나 그의 큰 손으로 훔쳐주었다. 너만이 날 살게해..
- 준면아. 나는 너가 왕자가 아니였어도 인간이 아니였어도 너를 사랑했을 것이다. 너보다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독립운동을 하는 중에도 나는 너의 머리 위에 떠 있는 별이라도 되고 싶었다. 연모한다. 널 연모한다. 너만을 연모한다..
세훈과 준면은 새하얀 나신이 되었고,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하나가 된 후에도 둘은 서로를 서로의 품에서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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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은 새벽이 되자 얼른 자신의 옷을 다시 입었다.
- 세..세훈아.. 어디가느냐...
- 아침이 밝으면 순사들이 더 많아질거야. 더 많아지기 전에 빠져나가야지.
- 그..그냥 우리 집에 숨어있으면 안 되는 것이냐. 순사들은 지금도 있다. 잡히기라도 하면 어쩌누.
- 올 때도 잘 왔잖아. 준면아. 혼례 잘 올리고 그 날이 되면 꼭 만나자.
- ....세훈아... 우리 지금 이 나라에 지금 이 시간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행복했겠지.. 우린 전생에 무슨 잘못을 그리도 많이 하여서 하늘이 벌을 주는 건지 모르겠다...
- 이번 생의 벌은 네 것까지 내가 다 받을 것이야. 잘 있어야 한다.
세훈이 집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 준면은 문 앞을 서성이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었다. 그러던 중 멀리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세훈이 순사들에게 걸린게 분명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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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은 순사들에게 걸리지 않으려 최대한 조심히 걷고 있었다. 하지만 골목길을 꺾자마자 순사와 마주쳤다. 그들은 대치상태였다. 세훈은 정면돌파로 뛰기 시작했고 순사들은 호루라기를 불었다. 호루라기를 불던 순사는 소리쳤다.
- 움직이지 마라. 조센징. 움직이면 발포한다!
- ..
세훈은 그 자리에 멈춰섰다. 앞뒤로 순사들에게 둘러쌓였다. 그 때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렸다. 준면이었다. 그는 세훈을 살리기 위해 뛰어 왔다.
- 잠시만 멈추시오! 나 조선의 왕자요. 내 말을 잠시 들으시오!
- ...
- 나 조선의 왕자 준면이오. 그는 나의 벗이오!
세훈을 벗이라 말하는 준면의 슬픈 눈에 세훈의 마음이 찢어지는 듯 했다. 탕! 그 때였다. 준면의 말이 닿지 않는 자신의 앞쪽 순사들이 세훈에게 총을 쏘았다. 세훈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 안 되! 세훈아!!
순사들은 어짜피 허울뿐인 조선의 왕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은 조센징 하나 죽는 거 별일 아니라는 듯 그냥 자신들의 가던 길을 갔다. 준면은 세훈에게 다가갔다.
- ..세훈아... 안 죽었지? 아직 죽은 거 아니라고 말해다오.
- 살아 있다. 근데 준면아. 너무 아프다..
- 죽으면 안 된다.. 나를 두고 떠나면 안되.. 그 날이 오면 다시 만나기로 하지 않았느냐.
-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야. 다시 만나게 되면 그 날이 어땠는지 나에게 꼭 말해줘.
세훈은 눈을 감았다. 준면은 오열했다.
- 세훈아!! 네가 없는 그 날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냐..
- ...
- 대답하여라 세훈아. 눈을 떠라... 으흑...흑...
준면은 다시 자신의 총을 매만졌다. 나라도 지키지 못하고 연모하는 이도 지키지 못하는 내가 지금 살아서 무엇한단 말이냐.. 너를 따라가겠다. 너를 따라 간다고 날 미워하지 마라. 내가 연모하는 이여.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쏜 준면은 세훈의 위로 쓰러졌다.
..
epilogue.
학교에 막 도착한 세훈은 턱을 괴고 삐딱하게 앉아 담임의 조회시간을 기다렸다. 아놔. 벌써 졸려. 담임은 들어와서 떠들고 있는 애들을 조용히 시켰고 말을 이어갔다.
- 오늘 새로 전학생이 왔다. 들어오렴.
아니. 무슨 고3 시작할 때 전학을 오는 애가 다 있냐.
- 안녕. 나는 김준면이야. 만나서 반가워.
- 그래. 준면아. 너는 저기 맨 뒤에 앉아있는 세훈이 옆에 앉으면 되.
세훈과 준면의 눈이 마주쳤다. 준면이 웃었다. 세훈은 갑자기 머리가 아팠다. 준면이 자신의 옆에 가방을 내려놓고 앉았다. 안녕. 나는 김준면.
- 나는 오세훈.
- 친하게 지내자.
세훈은 그가 자신에게 보내는 눈빛이 애절하다고 생각했다. 준면은 생각했다.
그 날이 와서 그 날에 널 다시 만났구나. 연모하는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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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기빨린다.
사실 이 썰은 나중에 장편으로 한 번 써보려고
자료를 수집하던 썰 중 하나인데 어제 이우왕자님이 준면이와 닮았다는
레이디들의 말을 듣고 땡겨서 급 질렀습니다.
제가 역사 왜곡을 많이했져허허허허허.....
그냥 그 시대의 나라를 잃은 아픔과 사랑하는 이를 동시에 잃은 사람에 대해 써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이상한 부분잇으면 댓글좀 부탁드려여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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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헐ㅠㅠㅠㅠ짱이다ㅠㅠㅠ그 준면이랑 닮은 그 왕자님ㅠㅠ레이디 짱짱
ㅠㅠㅠ울지마여ㅠㅠㅠㅠ그왕자님으로영화나온다더니안나와서분통터지는중..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마워여ㅠㅠㅠㅠ잘쓰지도못하면서쓰면서먹먹해씀..ㅠㅠㅠㅠ
헐짱이다ㅠㅠㅠㅠ레이디금손ㅠㅠ♡♥사랑해 레이디
ㅠㅠㅠㅠ금손아니에여ㅠㅠㅠ하지만감사해여..♥
진짜 실화같아ㅜㅜㅜ역사랑 국어랑 합치면 나올것같은...ㅠㅠㅠㅠ
허허..머리아프시진않았나모르겠네여...
@져느님 진짜로 뭔가 진짜잘다듬으면 역사책에 나올수도있을것같아!!!이렇게소설로 역사를 배운다면 참 좋을텐데.......
@도경수역ㆍ♡ㆍ 내가너무역사왜곡을많이해서ㅠㅠㅠㅠ사실이우왕자님은히로시마원자폭탄땜에돌아가심..ㅠㅠ
@져느님 헐 나 네이버에쳐볼래 근데 폭탄이라니.....아마 너무한이되셔서 준면이로 환★생
@도경수역ㆍ♡ㆍ 근데예전에 사진봤을 때는 그냥 잘생겼다 정도였는데 이번에 새로보니까 진짜 준면이 닮음...ㅠㅠ
헐ㄹㄹㄹㄹ이거내용좋다무슨소설보는줄알앗어완전좋아.....ㅎ♡
소설이라뇨...부끄럽게ㅠㅠㅠㅠ
헐ㄹ짱이어야ㅑㅑㅓㅜㅜㅜㅜㅠㅠㅠㅠ♥♥
고마워여ㅠㅠㅠㅠㅠ♥
대박....나 진짜 레이디 팬픽은 사랑한다니까...♥
더잘써서가지고왔어야되는뎁..ㅠㅠㅠㅠ
와씨.....끝장난다 진짜......
응??칭찬이지??ㅠㅠㅠㅠ고마워..
되게 아련하다ㅠㅠㅠ진짜 이거 보는데 일본이 더 싫어지는 기분이야ㅠㅠ 어엉엉어엉
난원래시러행....허허허...
와.....레이디는현대물더아련터지고짱이지만고전물이더쩐다
그리고다시만나는거너무슬퍼아련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짱이다레이디짱짱
고전물은아련해야제맛..bb이우왕자님얘기자체가원래슬픈얘기라ㅠㅠㅠㅠㅠ
헐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좋아ㅠㅠㅠㅠ미치뉴ㅠㅠㅠㅠㅠ
세준도츤츤이아닌아련할수있다구여!!!ㅠㅠㅠㅠㅠ
역시고전물은요로코롬아련해야♥♥♥♥
아아..요새는중세물도땡겨여전..
좋다좋다좋다ㅜㅜㅜㅜㅜㅜㅜㅜ 이거장편이엇으면더좋았을껄..
ㅠㅠㅠ아마백만년후에나 장편이 되지 않을까싶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