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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лексей Зён 7시간 ·
절대 남일이 아닐 수 없는 2010년대 그리스 🇬🇷 의 경제 위기
그리스는 찬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이다. 그 비중은 약 5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는 농업과 제조업 등을 비롯해 1, 3차 산업 위주로 고르게 존재하고 있다. 2차 산업이 없지는 않지만 비중이 적은 편이다. 과거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던 무역이나 해운업은 상당히 빛을 잃었고, 침체된 경제로 인해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았으며 이를 타파하고자 추진했던 2004 아테네 올림픽은 그 상징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개최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문제와 테러의 위협으로 인해 시끄러웠고, 그나마도 적자를 기록한데다 때마침 발생한 두 차례의 2007, 2009년의 산불로 인해 국토의 절반 이상이 손실되는 피해를 겪었다. 2007년의 산불은 아테네가 없는 펠레폰네소스 반도 전역을 태웠고, 2009년은 아테네 인근 지방을 태웠던 것으로 나타난다. 사실 그리스는 냉전 시절부터 크게 부유한 국가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국민소득으로 치면 냉전 시대 거의 내내 공산권에 속해 있는 이웃 국가인 불가리아에게도 뒤지는 신세였다.
다만 불가리아는 공산 국가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경제력과 관련되어 제대로 된 통계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불가리아는 공산권에서도 잘 사는 국가에 속했던 국가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970, 1980년대까지 알바니아, 터키 등 다음으로 남부 유럽에서 가난한 나라였다. 결국 잠시의 전성기는 EU에 편입하여 환율 혜택을 본 것이 컸다. 이는 독일 경제가 호황이었기에 거기에 같이 묻어간 것이 크다. 한때나마 발달한 해운업과 관광으로 인해 그럭저럭 기본적인 몫을 하고 있었으며 발칸반도 국가와의 교역 증대로 인해 국민 소득이 3만 불에 육박하기도 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그리스가 파산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이 주류에서의 해석이다. 게다가 아테네는 고대 그리스는 올림픽 종주국이었다. 올림픽이라는 단어가 올림피아 제전에서 나온 단어였기 때문에 더욱 상징성이 있었다. 나아가 경제 규모가 맞지 않는 그리스를 유로존에 참가시켰다는 점도 그리스 경제의 질적 하락에 큰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그 후에 대규모 대출 등으로 인해 그리스를 중심부 국가가 착취한 점까지 모두 그리스 경제가 붕괴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다만, 그리스의 GDP가 유로존의 2%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는 독일이 그리스의 경제를 착취했고 이를 배경으로 성장했다고 지칭하기에는 그리스가 유럽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은 편이었다. 당시 유로가 존재하지 않았고 유럽연합 자체도 현재처럼 강한 권한을 가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EU가 창설되고 그리스를 여기에 참가시켜 독일이 얻은 환율 이익보다는 유로화를 사용하며 그리스가 얻은 이익이 더 컸다. 그리고 지금 거의 경제적으로 멸망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리스보다 경제력 자체는 작아도 살림은 나름대로 잘 이끌어가는 유로존 가입국가들도 많이 존재한다. 특히 동구권 국가들 상당수는 세계적인 유명 제조 업체들의 해외 현지 공장 유치 등을 통해 공업화와 기술 습득에 열심인 상황에 있었다. 다만, 그리스도 원래 이와 같이 제조업, 중공업 등 2차 산업이 전무한 기본 경제가 취약한 국가는 아니었다, 마셜플랜을 받고 유럽이 부흥할 때, 60~70년대 언저리까지만 해도 그리스는 자동차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제조업 기반도 나름 가지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삼륜차 업체인 릴라이언트가 삼륜 상용차와 사륜차 라인을 현지기업 MEBEA에게 라이센스를 주어 생산했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상용차 및 삼륜차를 주로 생산했으며, 이 외에도 외제 차량들의 플랫폼이나 파워트레인을 토대로 과세율을 낮춘 오픈형 RV 현지생산차들이 1980년대까지도 존재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여기서 비교우위를 설파하는 전문가라는 자들이 국가 경영을 맡게 되면서 거대한 암운이 드리워졌다. 그들은 그리스가 올리브, 포도농사를 잘 짓고, 양, 염소, 돼지, 소, 닭 등 가축을 키워서 고기, 달걀, 치즈, 우유 팔고, 지중해 앞 바다에 그물쳐서 생선, 새우까지 잡아서 판매하려 했다. 그리고 산토리니나 크레타, 코르푸, 로도스 등 경치와 물이 좋은 휴양지 섬들, 이어 파르테논 신전, 델피 신전 같은 유적지 등 관광업에 활용할만한 관광 명소들도 많으니까 그와 같은 요소들을 1차 산업으로 집중하여 성장시키는 것에 집중하자고 했다. 그래서 남아있는 2차 산업과 관련 공장, 기업체들을 모조리 매각하거나 철거하고 1차, 3차 산업에만 집중하는 후진적인 경제 정책을 펼친 나머지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그러나 계속되던 그리스 경제의 상승세는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꺾이게 된다.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로 그리스 경제성장률은 급감하였으며 애초에 관광업은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므로 세계가 전체적으로 불황에 빠져들면 당연히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산업이었기에 여기에 국가 경쟁력 대부분을 집중한다는 것은 이후 발생할 위기에 있어 딱히 해법이 없다는 치명적인 결점도 갖고 있었다. EU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실업률을 갖고 있었으며 젊은이들은 이른바 700유로 세대(Η γενιά των εφτακόσια ευρώ)라 불리며 저임금 문제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 불안으로 곳곳에서 과격 시위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2008년 12월 6일 경찰이 발포한 총에 15세 소년이 사망하면서 촉발된 시위는 특히 심각해졌다. 거리가 거의 분쟁 지역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거리 상점들이 파손된 곳이 속출하게 되자, 총리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내무장관이 사임하는 엄청난 곤욕을 치르게 된다. 그러나 공직자 몇 명 교체한다고 근본적인 경제위기가 해결될 것은 아니었다. 2009년 중도 좌파인 범 그리스 사회주의 운동 당으로 정권이 교체되었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스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2009년에 13.6억 유로의 재정적자를 냈다. 2010년에는 약 10,3억 유로, 2011년에는 약 9.8억유로의 재정적자를 냈다. 이자 비용만 GDP의 약 12%였으니, 이자 갚기에도 버거운 상태였다. 이에 따라 그리스 GDP 대비 정부의 채무 비율은 2009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였다. 결국 당시 시위 이후 2년 만에 그리스는 EU 전체를 붕괴시킬지도 모르는 유로화 사태의 암적인 존재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EU는 그리스를 살리기 위한 자금 지원책 마련에 고심했고, 그리스 정부는 세계 각국에 자국 국채 매입을 희망했다. 독일에서 이에 대한 자금 지원책에서 가장 큰 비율을 할당 받고 있었는데 그럼으로 인해 독일 언론에서는 그리스에게 돈이 없으면 조상들의 유적이나 유물이라도 팔아서 얻어 먹기만 하는 그리스를 비꼬기도 하였다. 다만 막대한 양의 그리스 유물을 제국주의 시대 당시에 약탈해 갔으며 지금도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독일이 이와 같은 발언을 한 점에 대해 그리스 내의 반(反) 독일 정서가 더욱 공고해지는 부작용도 갖게 되었다. 부채상환이 여의치 않자 그리스는 중국에까지 돈을 빌려달라 요청했지만, 중국은 그리스 최대 민간 은행인 그리스 국민 은행(NBG)의 주요 지분 확보를 조건으로 내걸었고 이는 받아들일 수 없기에 중국에 돈 빌리는 것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이에 버티지 못한 그리스 정부는 2010년 5월 7일, 국제 통화기금의 구제 금융을 받아들이기 위해 재정 긴축 정책을 의회에서 의결해 다음 달에 통과시켰다. 그리고 EU와 IMF는 각각 800억 유로와 300억 유로씩 합계 1,100억 유로의 1차 구제 금융을 연 5.5%의 금리로 그리스에 지원하였다. EU는 여기에 환호했지만 국민들은 정부가 시민들에게 고통을 전적으로 떠넘긴다며 또 다시 분노했고, 그나마 시위까지 무마하여 추진하던 그리스 정부의 긴축정책은 1년만에 참담한 실패로 끝나게 된다. 이와 같은 그리스의 상황은 EU의 암적인 존재에서 전 세계 경제를 날려 버릴 수 있는 핵폭탄급으로 성장해 버렸다. 사실상 그리스는 유로존 국가들이 어느 정도 금액을 대주고 있는 덕택에 간신히 생명연장을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변 가입국들은 그리스를 버리고 싶어하였으며 이에 대한 국민투표도 검토했다.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 국채 매입을 거부한 중국마저도 여기에 개입했으나 미래가 없는 앞날에 완전히 손을 놓아 버렸다. 이에 대해 점점 커지는 그리스의 부채에 괴로운 곳은 국제 금융시장과 그 고통을 부담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리스의 국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