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아야,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Chris Mullin]

Prologue

사실 이 글은, 나이지리아전이 끝난 후 온갖 비난의 화살이 우뱅멤버들, 

특히 그 중에서도 너에게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꼭 쓰고 싶었던 글이었지만 

이제 8강진출이 결정되었으니 보다 홀가분한 마음에 쓰게되었다.

나는 선수를 볼 때 '선천파'와 '후천파'의 두 부류로 나눠.

사실 '선천파'라고 해서 정말 불세출의 재능을 지닌 그런 선수를 말하는건 아니고.... 

타고난 재능이 유독 빛나 보이는 그런 선수를 일컫는 표현일 뿐이야.

그 대척점에 있는 '후천파'라는 표현은, 

재능은 그저 그렇지만 무지막지한 노력으로 '게으른 천재'의 수준까지 기량을 끌어올린 선수들을 지칭하는 표현이고. 

(내가 좋아하는 우뱅에서는 또치가 바로 내 기준에서 보는 대표적인 '후천파'야.)

나는 너를 처음 봤을 때 딱 '선천적인' 선수라는 생각이 들더라.

좋은 신체조건, 높은 BQ, 탄탄한 기본기 등.... 왜 김광은이가 너를 금지옥엽처럼 업어키웠나, 이해가 가더라고.

1. 대회 시작전 

이번 대회 시작전, 위성우 감독이 인터뷰에서 했던 말 두 가지가 꽤나 인상적이었어.

승아와 또치를 가드로 쓸 것이다, 그리고 양궁농구를 하겠다는 것.

이 말을 듣고, 순전히 빠심에서 걱정이 앞서더라.

애초에 내가 생각했던 베5는 승아 - 또치 - 단비/아정 - 지희 - 지수 이렇게 였는데, 

위감독의 구상에 따른 라인업은 승아 - 단비 - 아정 - 지희 - 지수 이렇게 된다는거잖아. 네 백업으로 또치를 돌리고.

이럴 경우, 네가 갖게될 부담이 상당할텐데, 과연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도 앞섰고

안그래도 리딩이 불안한 또치가 갖게될 부담, 그리고 잘 안될 경우 쏟아질 비난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더라.

게다가, 대부분 이기리라 생각하고 있던 나이지리아의 벨라루스와의 첫 경기를 보고나니.....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라는 위감독의 말이 허언이 아니더라구.

'공주농구'로 상징되는 한국여농이 전통적으로 취약했던, 짐승같은 몸빵농구의 팀이었다는거지.

2. 나이지리아 전 

경기가 시작되고 플레이가 돌아가는데.... 그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나는 네가 충분히 역할수행을 잘했다고 생각했어.

3점이 그렇게 폭죽처럼 터질 수 있었던 이유가, 사람들은 골밑의 박지수때문만이라고 생각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시원시원하게 리딩과 볼배급을 담당하면서 패스길을 보고 쫙쫙 갈라준 승아의 리딩이 없었다면 

아예 그렇게 3점을 던질 수 있는 오픈찬스 자체가 나질 않았겠지.

(우한에서 이경은이 리딩할 때의 팀과 비교해보면, 슈팅찬스의 숫자와 기회의 질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랐다는걸 알 수 있을거야)

게다가, 실로 짐승처럼 달려드는 나이지리아의 선수들과 맞서서 도망다니지 않고 부딪치면서 볼운반과 간수도 잘했고 말이야.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사람들은 4쿼터에서의 네 퍼포먼스만을 언급하면서 패배의 원흉으로 너를 지목하더라.

그중 압권은, 직접 네 이름을 언급하는 글을 두 번이나 새로 파가면서까지

네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저주의 굿판을 벌이는 사람도 있더라는거지. 화딱지나서 2차전은 안보겠다고 방방 뛰면서 말이야 ㅋㅋ

근데 그 4쿼터에 벌어졌던 일들도 말이야... 자세히 보면 네가 억울할 상황이 꽤 있어.

특히 아정이가 핸드오프 패스를 건넬 때 네가 스틸당하고 3점플레이를 헌납한 상황, 그리고

볼을 가진 상태에서 고립되었을 때 오펜스파울을 범하면서 공격권을 넘겨주었던 상황,

이 둘은 100퍼센트 너의 책임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 

(혹시나 누가 궁금해서 물어보면 영상분석을 통해 알려줄 생각은 있어. 근데 그런 사람이 있을까? ㅋㅋㅋ)

사람들이 참 잔인한게, 애초에 별 기대 안했던 프레올림픽 경기였으면서,

막상 경기를 지고나니 뭐가 그리 분했던지, 만만한 너 하나 잡아서 조리돌림하는 형국이더라.

따지고 보면 그렇게 경기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던 근본은, 그때까지의 너의 탁월한 임무수행이 있었는데 말이야. 게다가,

국가대표 주전가드로서 최초로 실전을 치르는 경기였다는 점,

- 이 얘기가 농조갤에서 나오니까, 대뜸 어떤 애가 '2013 ABC에도 뛰었고 2014세선에서도 뛰었는데 뭔 소리냐'라면서 날뛰더라.

- 그 인간은 제정신 박힌 인간인가 싶어. 2013 ABC에서 실제 플레잉타임이 어땠는지, 그리고 세선 때 멤버가 어떤 멤버였는지 진짜 몰라서 그랬을까? 그리고,

여지껏 국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원가드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다는 것

- 실제로 그렇잖아. 당장 기억하기에도 천은숙 전주원 / 전주원 양정옥 / 이미선 최윤아.... 

  이런 식의 투가드 시스템일 때 괜찮은 성적을 냈던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원가드 시스템인 적이 있었던가?

결국 이 모든 중압감을 짊어진 상태에서 치렀던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고 여기서 널 집중적으로 비난하던 유저들이 그렇게 빨아대는 레전드선수들의 국대주전 데뷔무대가 어땠는지를 기억한다면

그걸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 거였지.

3. 벨라루스 전

어쨌든 첫 경기가 끝나고, 문제는 다음 경기였어.

첫날 경기의 막판 결과로 인해 멘붕이 온 상태이리라.... 는 것은 누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겠지.

그래서 과연 정상적으로, 제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까, 무척이나 걱정했었는데.

역시 승아는 승아더라.

오히려 한결 안정되고 깔끔한 모습으로 차분하고, 또 때로는 과감하게 팀을 이끌어 주었지.

득점력 떨어지는 것으로 트집잡는 사람들 있던데 (하긴 농알못들 눈에는 득점밖에 보이질 않으니까)

지금 국대 베5 구성상, 그리고 위성우감독의 전술 특성상 

네가 얼리오펜스로 네 공격 먼저 보고 슛 날리는데 몰두하면, 게임이 완전히 어그러지는 꼴이 날거라는걸 절대 알 리 없겠지? ㅎㅎ 

그저 네가 공격에서 맡아야 할 임무는, 팀원들의 공격찬스가 막히거나 볼이 잘 돌지 않을 때 활로를 뚫어주는 득점.... 인 것이고

실제로 3쿼터 초반, 분위기를 넘겨주면 안되는 상황에서 

지수의 슛이 빗나간 것을 린지 하딩과 경합하여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후,

그림같은 eye fake로 린지 하딩을 날려버리고, 가뿐하게 왼손레이업을 올려 놓았던 장면,

4쿼터 초반, 공격이 막혀 있고 볼을 가진 곽주영이 골밑에서 고립되어 있을 때,

과감하게 가운데를 자르고 들어가면서 패스를 받아 드리블 후, 

류첸카를 앞에 놓고 감각적인 왼손 플로터를 올려 놓았던 장면,

이 두 장면만으로도 너는 공격에서의 네 역할을 충분히 다 했다고 보고, 

기술타령하는 인간들에게 특히나 다시 보여주고 싶더라 ㅋㅋ

그리고 꼭 언급하고 싶은게, 너의 수비능력이야. 특히나 그게 빛났던게 어제 경기였고.

너는 린지 하딩과 매치업이 되었었지. 

2014세선의 벨라루스와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하딩의 존재였어. 그래서 어떻게 묶는가... 가 관건이었는데

기록지를 보니 하딩이 13점을 넣었더라고.

그래서 궁금했어, 과연 승아가 어떻게 하딩을 막았는지. 꼼꼼히 살펴보니,

하딩이 시도했던 15번의 슈팅 중, 네가 매치업이 되었던 상황이 총 7번이었는데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더군 ㅋㅋㅋㅋ 역시나 ㅋㅋㅋㅋ

(또치가 그랬었잖아, '우리팀에서 1대1 수비능력이 가장 좋은 선수는 승아입니다' 라고 말이야.)

이렇게 기록지로 드러나지 않는 너의 수비력이 공격의 예봉을 꺾어놓는 역할을 한 것이고,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골밑슛으로 혁혁한 공헌을 한 지수, 외곽에서 불꽃슛을 터뜨려준 아정/단비 못지않게

너의 공헌도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지.

그 결과는 '4점 5리바 4어시 3스틸'이라는 아주 예쁘고 깔끔한 기록지로 나타난 것이고.

4. 그래서, 지금까지는

결론적으로..... 어제까지 두 경기를 치른 너의 첫 A대표팀 주전데뷔 무대는 꽤나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

나는 승아 네가, 뛰어나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껏 내가 직접 부딪치며 게임 뛰어봤던 여농선수들 - 그 옛날 유정애부터, 천은숙, 김영옥, 김경희 등등.... 

그리고 가장 최근의 김밥 김진영까지 - 과 비교해 볼 때 네 재능은 R.E.A.L이야. 이건 확실하다.

그러니 냄비들의 비난따위는 신경쓰지 말고 (4차원인 네가 신경쓸 일도 없겠지만 ㅎㅎ) 남은 경기에 집중해서 일 한 번 내보자!

귀국하면, 이 오ㅃ.... (양심상)아저씨가, 맛있는 것 사들고 장위동 숙소로 위로방문 할테니까 ㅋㅋㅋ 

Epilogue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여담이지만.....

어쩌면 한국여농에 있어서, 또다른 황금기가 열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 지금의 상황이 아닐까 싶어.

이곳에서 그리도 찬양하는, 거의 우주최강급으로 칭송받는 변연하와 이미선이 중심이던 국대가 

찬양받는 것에 비해 막상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해.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둘이 중심으로 뛰던 당시의 농구는 탤런트(재능)농구였지.

즉 변연하와 이미선, 이 둘은 빛날 수 있었겠지만 막상 경기결과는 패배로 이어지는, 그런 농구말이야. 

한국여농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근간은 바로 '조직력'이었다고 봐.

재능을 가진 멤버들이, 최소 6개월 이상씩 장기합숙을 하면서,

그리고 거의 그 멤버 그대로 몇 년 동안 계속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다져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뛰어들었을 때 한국여농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지. 

(소속팀보다도 대표팀원들끼리 손발이 더 잘 맞았다고 하지 ㅎㅎ) 

승아 - 아정 - 단비 - 지희 - 지수, 이 라인업은 꽤나 매력적이더라. 

특히 물샐틈없는 수비조직력이 대단해.  

스위치맨투맨 상황에서, 좀처럼 미스가 나지 않고 (사실 지수가 미스가 많긴 했지만 ㅎㅎㅎ 그거야 뭐 나아지겠지. 워낙 영리하니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거기에 공격에서도, 양궁에 최적화된 패턴, 즉

끝임없는 스크린에 의한 스페이싱, 부지런한 off the ball move로 만들어내는 오픈 찬스, 놓치지 않고 거기에 투입되는 볼의 흐름 

이 의외로 부드럽게 잘 돌아가고, 가운데에서 골밑공격마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니 새삼 놀랍더라고.

특히나 언급하고 싶은건, 얼리오펜스를 표방한 팀답게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후 첫 패스 나가는 속도가 진짜 빠르더라. 이게 정말 중요한건데,

이렇게 단기간에 선수들이 확실하게 조련될 수 있었다는 것은, 위성우와 전주원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해서

선수들이 이것을 잘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BQ를 갖춘, 능력있는 멤버들이라는 얘기잖아.

그래서 정말 기대하게 만든다는거야. 게다가 나이들도 적당하다는게, 그래서 지금부터 맞춰가면 내년, 후년이 더 기대된다는게.

사실 아쉬운 점은, 똘똘한 포인트가드가 너 말고는 아예 없다는 현실이야. 

어쩔 수 없이 또치가 백업 포가의 역할을 떠맡게 되었는데,

이건 또치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결코 좋은 옵션은 아니거든. 

또치는 아정, 단비와 더불어 스윙맨 자원으로 묶어놓고, 

포인트가드에 괜찮은 애 1~2명을 묶어놓는게 이상적인데.... 그걸 만드는건 타팀 감독들이 할 몫인지라 ㅎㅎㅎ 

(켄터키근배형님에게 매우 기대중이야 ㅋ)

개인적으로 신지현에게 기대가 컸는데...  희대의 구라꾼 밑에 있는데다가, 더구나 부상까지 입었으니 ㅠㅠ 극복하기만을 바랄뿐.

아참, 그리고 이번 프레올림픽 관련해서 한가지 더....

이제야 위감독이 임영희 활용법을 찾아낸 것 같더라.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임영희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필요한 역할은 '보조리딩' 이라는거지.

네 백업으로 들어온 또치가 1차전에서 우왕좌왕했던 것과는 달리, 

2차전에서 한결 여유있는 모습으로 자기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데에는

함께 투입되어 볼흐름을 원활하게 해준 임영희의 역할이 매우 컸어. 알토란같은 득점까지 해주어서 더욱 좋았고.

빅맨자원으로 눈을 돌리면..... 사실 포가보다 더 안습이지 ㅠㅠ

특히나 어제 2차전에서, 득점 후 쉽게 실점을 허용한 장면의 근간에는 곽주영과 배혜윤, 이 둘이 있었지.

스위치의 개념이 전혀 잡히지 않은듯, 허둥대고 우왕좌왕하면서 손쉽게 노마크 찬스를 내주는 모습을 보니 한숨만 나더라고.

내 개인적으로는, 김수연이 참 센스있고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동철 밑에서 철저하게 미들셔틀/리바셔틀로 역할을 제한당한데다가

(사실 뭐 김수연만 그랬나, 나머지 모두 다 철저하게 '변연하 도우미'역할만을 강요당했었지 ㅎㅎ)

부상까지 겹치면서 폼이 상당히 하락한게 아쉬워.

2014 세선 때 정도의 몸상태만 되었더라도, 지금의 곽주영이나 배혜윤보다는 훨씬 나았을텐데.

뭐 어쨌든 아쉬운 점도 있긴 하지만, 이제 이 젊은 선수들로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게 참 희망적이다.

특히, 센터와 가드가 똘똘하면 그 팀은 왠만해서는 무너지지 않잖아. 

거기에 더하여 스윙맨 자원으로 또치, 단비, 아정이가 공격 앞으로! 해주기만 한다면.... 생각만해도 근사하지 않아?

그래서인지 젊은 너희들이 버티고 있는 여농국대팀의 미래에 한 번 걸어볼만 하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돼.

부디 이 아저씨의 소박한 바램을 현실로 만들어주길 바래.

[동그랑땡]

이승아가 그렇게 잘했나 보네요~~ 중계를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멀린님 덕에 해설까지 곁들인 현장을 본 것 같습니다. 감솨~~
그나저나 구라맨...ㅎㅎㅎ 첼시의 대국민 사기가 그렇게 밝혀졌는데 계속 남아 있을까요??

[Chris Mullin]

안녕하세요 ^^

위에도 적었지만, 지금 그 친구가 처해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준수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게 정확한 평가일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도, 향후 3-4년 뒤가 더 기대되는 친구이니까요.

구라맨과 신산의 짝짜꿍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겠죠. 저야 뭐 사실 시즌 시작전, 시즌 중간에도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이제서야 기사화되고 있는)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대략 다 듣고 있었기에.... 아마 지난 시즌의 제 글을 유심히 보셨다면, 제가 시종일관 첼시리, 그리고 구라맨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부정적이었던 것을 아실겁니다. 다 이유가 있었던거죠. 귀찮아질까봐 말을 삼갔던 것이지만요.

[Chris Mullin]

이번 사태에 대한 정답은 시즌 기록 삭제, 관련자 전원 해임/파면, 그리고 문제의 핵심인 하나외환 구단이..... '고심 끝에 해체'하는게 당연히 맞겠죠. ^^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사회생활 3년 이상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뻔한 결말로 마무리짓겠죠.

연맹, 구단 : 전혀 몰랐다, 우리도 피해자이다, 빼애애액!!! 기껏해야 WKBL과 하나외환 구단의 사무국장이 책임통감하며 옷벗는 선에서 일단 깔끔하게 꼬리자르기, (그리고선 조용해지면 슬그머니 복귀)
WKBL총재와 하나외환 구단주가 거창하게 기자회견 열어서 대국민사과랍시고 90도로 절 한 번 해주면서 퉁치기, (사퇴한다 하더라도 비슷한 유형의 직책으로 곧 복귀)

[Chris Mullin]

구단에 대해서도 드래프트참가권 박탈 등 중징계가 필요하겠으나.... '안그래도 존폐의 기로인데, 파국만은 막아야 하지 않나' 라는 식상한 표현을 내세우며 '농구계 원로들의 만류'쇼와 함께 어영부영 넘어가기...
여기에 더하여 이번에 좋은 성적을 거둔 대표팀이 귀국하면서 '하나외환을 용서해 주세요'식의 눈물찔끔쇼 (강이슬이 앞장서면 더욱 효과적일 듯) 보여주기라도 하면.... 언제나 그래왔듯,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조용히, 마치 아무 일 없었던듯이 넘어가겠죠.
구라맨은... 과거에도 그랬듯 - 자신의 소속팀이 황당한 연패를 거듭하자 갑자기 병원에 입원,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사퇴 ㅋㅋㅋ - 비슷한 모습으로 쇼 한 번 하겠죠.

[Chris Mullin]

사실 구단 입장에서도 모든 책임을 구라맨에게만 돌릴 수는 없을겁니다. 구라맨에게 뭔가 조치가 취해진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구단 사무국장의 사퇴 정도) 정도는 있을거라 예상해 봅니다. ^^

[동그랑땡]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구단주가 이번 사태가 사실일 경우 사임하겠다고 공언했으니 일단 구단주는 사임하겠지요. 물론 은행내에서 다른 보직을 맡겠지만... 아울러 첼시 영입을 자기 공으로 엄청 떠벌리고 다녔던 박종천 감독도 사퇴가 당연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농구팀은 존속시켰으면 합니다. 구단이나 프론트가 괘씸하고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선수들이야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여농 팀도 꼴랑 6개 밖에 안되는데... 팀은 계속 남아서 리그에 참여했으면 좋겠네요. 물론 적정한 페널티는 있어야 하겠습니다만...

[Chris Mullin]

네, 당연히 존속해야죠 ㅎㅎ

사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팬들, 그리고 다름아닌 하나외환 선수들이죠. 자신의 자리보전에 눈이 멀어 사기극을 벌인 인간들때문에, 1년간 피땀흘려 준비한 시즌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선수들은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예상컨대, 박감독과 구단사무국장은 옷을 벗고, WKBL에서는 사무국장이 징계를 받는 선에서 끝나지 않을까 합니다. 신총재가 사퇴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자숙(?)기간 1-2년 뒤 슬그머니 다른 자리로 복귀하겠죠 뭐. ^^

[하늘삼성]

이승아 선수는 상당한 보물이지요.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체조건이라던지 센스도 좋고, 무엇보다 열심히 하고요.. 경기운영능력, 드리블, 수비, 빈도는 높지 않지만, 꽤 성공률은 좋은 준수한 공격력...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 없어요.

[Chris Mullin]

댓글 감사합니다. ^^
혼자서 독박을 쓰게 된 상황을 감안하자면 꽤 잘하고 있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필요이상 비난이 가해지는게 안타까워서 쓴 글이었고요... 지금보다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