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동시선정-2017년10월.hwp
2017년 10월 - 이달의 좋은 동시
바람 / 노원호
초겨울
나뭇잎 한 장을
주워 온 바람
길가 토끼풀꽃을
가만히 덮어 주었다.
-아이 따뜻해.
-아이 따뜻해.
(노원호 동시집 <꼬무락 꼬무락> 푸른책들)
귀뚜리 울음소리 / 정완영
귀뚜리 울음소리에 또랑또랑 별이 뜨고
귀뚜리 울음소리에 대롱대롱 이슬 맺고
오소소 꽃씨는 추워서 씨방 속에 숨습니다.
(정완영 동시조집 <사비약 사비약 사비약눈> 문학동네)
파꽃 / 박예분
팡! 팡!
축제가 시작되었다
흰나비 나래 접어 사뿐히 내려앉고
벌 떼들 앵앵 날래게 내려앉아
하얀 솜사탕에 얼굴 파묻고
냠냠 쩝쩝
이때다, 꽃밥 주머니 확 터진다.
(박예분 동시집 <안녕, 햄스터> 청개구리)
피아노 / 신현배
우리 집에 팔려 온
피아노 저 녀석은
전 주인이 음대생,
연습 벌레였다지?
날마다 모차르트를
강물처럼 풀어 놓는
그만큼 노래했으면
외우는 곡 많을 텐데
피아노는 어쩌면
저렇게 능청맞을까?
주인이 바뀌었다고
‘산토끼’도 떠듬떠듬.
(신현배 동시집 <매미가 벗어 놓은 여름> 홍진P&M)
안전벨트 / 김춘남
전동차를 탄 오누이
초등생 누나가
제 무릎 위에 앉힌
유치원 동생을
두 팔로
꼬옥
껴안으면서
말한다
“안전벨트 했다.”
(전병호 외 엮음, <2011 오늘의 좋은 동시> 푸른사상)
만들기 시간 / 유은경
날씬한 컵을 만들려고 했는데
펑퍼짐한 대접이 됐지 뭐야
예쁜 꽃병 만들고 싶었는데
삐딱한 항아리가 됐어
조물조물하다보면
내 맘대로 될 줄 알았는데
흙도 생각이 있나 봐
되고 싶은 게 따로 있나 봐
(유은경 동시집 <생각이 많은 아이> 섬아이)
내 작은 어깨로 / 전병호
우리 동네 기타 공장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아저씨가
두리번거리다가
내 옆 빈자리에 와 앉았다.
얼마 전 기계에
손가락이 잘렸다는 그 아저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옷자락에 손을 감추고
몹시 피곤한지
눈을 감더니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뜨거운 눈물과 함께 우리나라 땅에 묻었을
새끼손가락 마디.
아저씨는 지금
바다 건너 먼 고향 집을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지도 몰라.
내 작은 어깨로
아저씨의 잠든 얼굴을
가만히 받쳐 주었다.
(전병호 동시집 <들꽃초등학교> 푸른책들)
우리 동네에서는 / 서금복
감이 사과를 낳고
사과가 배를 낳는다
우리 집 감 한 상자
옆집으로 보냈더니
사과 한 바구니가 왔다
그 사과 몇 개 윗집에 보냈더니
커다란 배 두 개가 왔다
뱅뱅
동네를 맴도는 웃음소리
과일들은
자기 닮지 않은 과일들을 낳으면서
웃음도 함께 낳는다
(서금복 동시집 <우리동네에서는> 문학과문화)
돌멩이는 다 둥글다 / 조기호
거칠고 비뚤한 돌멩이도
마음은
다 둥글지요.
강물에
돌 던질 때마다
퐁당,
제 꼭뒤
스르르 물속에 감추고
둥글둥글
웃음난
보여주는 것 보면.
(계간 <열린아동문학> 2017 가을, 74호)
바닷가 / 박영식
처얼썩 차르르
사각사각 데구루루
반짝!
부지런한 파도는
잠시도 쉬지 않고
물새알 닮은
조약돌을
갈대숲 둥지로
밀어 넣는다.
(박영식 동시집 <바다로 간 공룡> 도서출판 소야주니어)
첫댓글 이번 달에도 백우선 시인, 성명진 시인, 이묘신 시인께서 선정작업에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세 분 선정위원께서 부지런히 작업을 해주셨는데...
저의 불찰로 인해 이렇게 늦게 좋은동시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10월의 좋은 동시를 기다려주신 선생님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추석 연휴~ 즐겹고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가세요~
동시 선정하느라 수고하셨어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진아 샘. 늦은거 아닙니다. 10월에 맞게 올려주셨네요~~^^
네 분 시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소중하게 읽었어요 추석 잘 보내십시요
추석연휴에도 열일하시는 ^^ 감사합니다
인생 지각생.
이제야 읽어 보네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