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故 박상철 친구를 기리며, 돌아와 돌아와
“상철이가 갔데여. 이를 우째만 좋아여.”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권영식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 와서, 그렇게 슬픈 소식을 전해 받은 때는, 2021년 10월 3일 일요일 오후 7시 29분을 막 찍고 넘어가는 시각이었다.
마침 운전하던 중이어서, 잠시 차를 멈춰야 했다.
너무나 놀라운 소식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어서 그랬다.
혹시나 더 자세한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우리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인 온라인으로 어울리는 Daum카페 ‘문중 13회’로 찾아들어가 봤다.
짐작대로 카페 관리를 맡은 김창현 친구가 전하는 소식이 있었다.
‘알리는 말씀’이라는 코너에 ‘재경 박상철 동기 별세 부고’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글이었다.
다음은 그 본문이다.
‘경기도 양평 박상철 동기가 별세하였기 부고합니다. 장례식장 : 경기도 양평병원. 장례식장 조문객 접견 : 2021. 10. 4. 월요일. 10. 5. 오전까지 연장 (부검 시간 정도)’
그 아래로 이와 같은 작은 설명문이 보태지고 있었다.
‘** 위는 故 박상철의 미망인이신 김수남 여사께서 조금 전인 ; 2021.10. 3. 18:16에 전화로 알려 왔습니다. 경위 설명 ; 2021.10. 3. 일요일 새벽(시간을 짐작할 수 없다함) - 양평 자택 계단을 내려오다 추락(추정) 두부손상 으로 ... 향후 일정 / 1. 2021. 10. 4. 월. 아침부터 ~. 양평병원에서 조문객 접견. / 2. 2021. 10. 5. 오전 ; 사인 규명을 위해(거부하였으나, 수사기관 요청으로) ㅇㅇ병원에서 부검을 실시한다고 함, 이날 오후 ; 화장장으로... (이 시간에 오전 중 조문객 받을 수 있다고.) 자세한 사항은 추가로 이 site 에 공지하겠습니다!’
그 게시를 확인한 후, 잠시 고심을 해야 했다.
발걸음으로 달려가서 조문을 해야 하나 마나 하는 고심이었다.
2박 3일의 여정으로 아내와 아내 친구들 셋을 동행해서, 동해안 쪽으로 여행 일정이 잡혀 있었고, 그때로 이미 여정 중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문을 포기할까 막 작정을 하려는 순간이었다.
아내가 내 그 눈치를 챘다.
“당신하고는 남다른 관계가 있잖아요. 엇비슷하게 똥배 부른 것도 그렇고요, 신발 차 던지기 하면서 내기하던 추억도 그렇고요. 특히 수남 여사님이 당신 글을 참 좋아해서 읽는다 했잖아요. 우리들 여행은 어제 오늘로 대충 했으니,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아요.”
아내의 권함이 그랬다.
이경자 여사니, 이금옥 여사니, 김옥련 여사니 해서, 이번 여정의 동행들도 아내와 뜻을 같이 해줬다.
참으로 고마운 마음씀씀이들이었다.
덕분에 일정을 하루 앞당겨 서울로 되돌아 왔고, 나와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빈소가 차려진 경기 양평 길병원 장례식장으로 문상을 다녀올 수 있었다.
조문을 마치고 나서는 길이었다.
문득 찬송가 한 곡이 떠오르고 있었다.
부를 때마다 두 눈시울이 눈물로 적셔지는 몇 곡 찬송가 중의 한 곡으로, 찬송가 315장 ‘돌아와 돌아와’ 그 찬송이었다.
먼저 세상을 뜬 박상철 그 친구를 그리며, 내 그 찬송가를 가슴속으로 새겨 새겨 불러봤다.
이렇게 불렀다.
돌아 와 돌아 와 맘이 곤한 이여
길이 참 어둡고 매우 험악하니
집을 나간 자여 어서 와 돌아 와
어서 와 돌아오라
돌아 와 돌아 와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고 계신 우리 아버지께
집을 나간 자여 어서 와 돌아 와
어서 와 돌아오라
돌아 와 돌아 와 환난 있는 곳과
죄를 범한 데와 미혹 받는 데서
집을 나간 자여 어서 와 돌아 와
어서 와 돌아오라
돌아 와 돌아 와 집에 돌아오라
모든 것 풍성한 아버지 집으로
집을 나간 자여 어서 와 돌아 와
어서 와 돌아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