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중국에서 넘버 원 스마트폰 메이커가 된 이유
1.처음에는 전형적인 중국식 베끼기 모델로 시작함. 얼핏 보면 아이폰과 혼동할 만한 제품을 아이폰 가격의 40%에 판매함. 물론 안드로이드 시스템임. 중국의 소득수준에서 아이폰이나 삼성의 갤럭시는 사실 상당히 비싼 폰이니 저가이면서 마감처리가 좋은 폰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었음. 이렇게 출발.
2.비용이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온라인 스토어에만 물건을 팜. 사실 지금 한국의 중소 티브이 메이커도 아예 오프라인에는 출시조차 않고 온라인(지마켓 옥션 11번가 등)에 물건을 내놓고 파는 경우가 많은데 중간 유통 마진이 빠지므로 매우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음(현재도 온라인에서 40인치 모델을 30만원 정도에 팔고 있음).
3.물건을 팔면서 감성을 함께 파는 애플식 모델을 따라서 함. 티셔츠와 마스코트 인형까지 팔고 있음.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 기념품이라면 가격을 따지지 않고 사는 것과 비슷함. 광범위한 팬덤을 형성해서 자발적으로 물건을 사게끔 하는 것이 최종목표
4.올해는 중국시장 1위로 수천만대의 폰을 팔면서도 불량이나 a/s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제품관리를 하고 있음. 홍콩과 대만시장에도 진출함.
5.중국정부에서도 엄청 밀어줌. 정부에서 밀어주는 게 어떤 효과가 있느냐..이번에 카카오가 다음 합병(실제로 지분과정을 보면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것처럼 보임)을 했는데 정부에서 50만원 이하의 현금거래가 가능하도록 해주었음...이게 어떤 의미를 지니느냐. 사실상 전국민이 가입된 폰에서 번거로운 절차없이 50만원까지 자유송금하게 해주겠다는 건데..곧 있으면 카카오뱅크가 신한, 국민 등 기존은행을 위협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 처음에는 송금서비스이겠지만 곧 대출도 가능할 것이고 이는 카카오다음의 시장가치를 최소한 10배는 올릴 수 있는 것임.
현재 중국에서 세계시장에 통할 만한 회사라고 보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밀어줄 수밖에 없음. 예전에 중국에서 한참 덤핑하던 시절에는 100달러짜리 vcr의 부품가격이 120달러였던 적도 있었음. 즉 완제품을 분해해서 부품으로 팔아도 남는다는 것인데 정부에서 보조금, 금융지원(저금리 심지어 이자없이 대출) 등을 이용하면 이런 식으로 팔아도 이익이 남을 수 있음(물론 단기간이겠지만).
한계
1.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존재하는 것처럼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존재함. '메이드 인 차이나'가 붙으면 고가제품을 팔기란 매우 어려움. 지금 샤오미가 첫번째로 해외에 진출한 나라가 인도임. 이 나라는 10만원 이하 폰이 가장 잘 팔리는 나라임. 즉 중국폰이 매력적인 나라는 아직은 후진국이고 매우 싼 폰만을 원하는 나라임. 이는 샤오미가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임.
2.지금까지는 애플이 삼성을 견제하는 관점에서 샤오미의 모방을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었지만 샤오미의 본격적인 외국진출이 시작된 이상 본격적인 견제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음. 물론 이건 샤오미가 애플에게도 위협이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여야 할 터인데 삼성이 애플을 모방하는 것보다 샤오미의 애플 모방이 훨씬 더 노골적임. 따라서 소송에 걸린다면 천문학적 보상을 해줘야할 것으로 보임..물론 샤오미 역시 선진국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고 있으나 결국 선진국에 프리미엄 제품을 팔아먹어야 진짜 메이저 업체가 되는 셈인데 선진국에 물건 팔기 시작하면 애플 소송에 대비해서 유보금 많이 준비해놔야 할 것임.
3.이미 중국보다 생산원가가 저렴한 베트남에 세계 최대의 폰 공장을 만들어놓은 삼성 입장에서 본다면 샤오미보다 더 저렴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제품을 충분히 중국시장에 내놓을 수 있음...다만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쌓아놓은 갤럭시의 럭셔리 이미지가 망가지므로 그렇지 못하고 밍기적거라고 있는 것임. 또 중국은 외국시장인 데다 정부 입김이 워낙 강해 삼성이 가격을 낮춰서 대혈투를 벌인다면 중국정부에서 강력하게 견제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지저리지도 못하는 상태..하지만 삼성도 이제 넋놓고 볼 때가 아니므로 내년부터는 저가제품(300불 이하)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출시될 것임.
비고
가격이란 상대적인 것임.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좋겠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고가의 제품이 좋은 것임. 자 봅시다. ge, 필립스 같은 곳에서 만들고 있는 초음파진단기가 있는데(병원에 있고 이거 들여다보면 비보험으로 4-5만원 받죠) 이거 판매가격이 2500만원 정도 합니다. 병원에 가서 초음파진단 받아보면 기계가 꽤 크지요? 이거 실제로 센서가 핵심기술이고 나머지는 모두 범용제품이며 제품크기도 절대로 클 필요가 없습니다. 센서가 클 이유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노트북에 연결해서도 사용가능하고 모르긴 해도 폰에 연결해서도 사용하는 앱도 나와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몇 천만원씩 하죠. 이렇게 몇 천씩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병원용 제품이며 병원에서 비싸게 받아도 뭐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초음파진단이 필요하다면서 5만원 더 달라고 할 때 됐습니다라고 할 수 있나요?)
(사실 기계가 큰 이유 중 하나는 환자에게 어떤 기대감과 위압감을 주려는데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님같으면 의사가 폰에 연결해서 하는 초음파검사에 몇 만원씩 주고 싶나요? 아니면 전용 초음파실에 들어가서 간호사 입회하에 받는 초음파검사에 돈을 주고 싶나요? 이런 외적인 부분에 소비자가 큰 비중을 두기 때문에 기계가 커지는 거죠)
반대로 기업입장에서는 2500만원에 팔아도 사줄 병의원이 있다면 센서를 더 민감하게 만드는데 막대한 돈을 투자해도 다 뺄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기고 따라서 더 높은 수준의 센서가 개발되는 것입니다.
즉 가격이 비싸면 그만큼 기술혁신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고 저렴하면 그만큼 기술혁신 속도가 늦어집니다. 그게 자본주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