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얼마전에 중국가서 겪은 일인데 한국인이 아니라 남방사람으로 오해하는 사람이많더라구여...
홍콩사람이라든가 광저우사람으로 오해해서 좀 기분이 상했지만 중국어실력을 약간 인정받은것 같아 우쭐하기도했쪄....^^;;
"니스남방런마( 是南方人 :당신은 남방사람인가)?" 중국사람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주 받게 되는 질문이다. 필자의 외모가 중국인과 비슷하고, 중국어 발음이 그다지 좋지 않아 받게되는 질문임을 안다.
그럴 경우 신분을 밝히지 않고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화가 자연스러워지면 필자는 "한궈런 전머양(韓國人 樣:한국사람은 어떠하냐)?"하고 질문을 넌지시 던져 본다. 중국인들에게 이 질문을 하는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 필자가 현지에서 경험한 바로는 한국인들 중 일부가 중국사람들에게 좋지 않는 인상을 줄만한 행동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언어, 문화, 환경적으로 낯선 외국 땅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현지화에 노력하는 분들도 많지만, 일부는 즉흥적이고 임시방편 식의 이익을 쫓아 행동을 하는데 그 사소한 행동들이 모여서 한국사람 전체를 욕 먹이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질문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을 들어보면, 대답중 대부분은 씽(行:좋다. 괜찮다), 하오(好:좋다. 훌륭하다), 하이커이(還可以:그런 대로 괜찮다)등 인데, '씽`이나 '하오`라는 대답을 한 중국인들은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그런 대로 좋은 편이고, '하이커이`란 대답을 한 사람 중에는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좋거나 아니면 좋지 않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여전히 필자를 남방사람으로 여기며 자기들이 본 한국인에 대한 느낌을 솔직히 이야기하는데, 개중에 눈치가 빠른 사람은 "니스한구런마( 是韓國人 :당신은 한국사람 입니까)?"하고 되묻게 되는데 그 이후에는 접대용 대화밖에는 할 수가 없다.
최대한 중국인 같이 위장을 하여 신분을 밝히지 않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중국 내에서의 좀 더 객관적인 한국인의 이미지를 현장의 소리로 듣고 싶어서 이다.
중국인의 특징 중에는 싫더라도 싫은 것을 직선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현하거나 아니면 언급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 그들 특유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인들은 표면적 대화만으로는 그들의 깊은 내심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그들을 오래 대할수록 그들의 깊은 속마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더욱 궁금해진다.
중국인이 한국인에 대한 첫인상이 어떠한가는 중국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해 가는 이 때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미팅을 나간다 하더라도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물며 국경 없는 전쟁터에서 만난 사람들끼리는 사소하고 미묘한 감정하나로 비즈니스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것을 결정지을 수 도 있는데, 서구사회와 같이 합리주의가 정착화 되어 있는
경우에는 첫인상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다지 결정권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적겠지만, 중국은 알다시피 인치(人治)가 중심이 되는 사회가 아니던가?
그러므로 중국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계획하거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우선적으로 중국인들이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어떠한지는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일 것이다.
무시해 버린다면 별달리 중요한 사항이 아니지만, 세계의 수많은 국가들이 중국이란 동일시장에서 동일한 아이템을 가지고 경쟁을 한다면,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그 첫인상이라는 것이 사업을 하거나 사람을 사귀는데 있어 결정적 작용을 할 소지가 매우 많고,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그만큼 노력이 많이 들뿐만 아니라 희망적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와 만난 사람들이 중국인 전체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느낀 바로 현재까지는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에 대해서 느끼는 이미지는 매우 호의적이고 친숙하다. 열차간에서 스쳐가다 만난 사람들이나 도시생활에서 다소 멀어진 시골사람들에게서는 가끔 "니스난차오센런마( 是南朝鮮人 :당신은 남조선 사람입니까)?"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무관심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한다면 별 언짢아 할 일은 아니다.
이 질문을 받을 때면 많은 중국인들이 아직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는데,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생활수준이 낮은 그들이 실제로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알 기회가 없었던 것이 당연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중국인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88올림픽과 북경아시안 게임, 그리고 개방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을 만나는 것 등인데,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당시에는 중국의 시골에 TV 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으니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닐지?
"다한민궈(大韓民國)"라고 대답을 하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무지를 감추려 노력하는 그들의 솔직함이 오히려 정겹기만 하다. 보다 객관적인 중국인의 한국인에 대한 감정을 알아보면, '99년 9월에 있었던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과 갤럽이 공동으로 실시한 "중·일 공동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주변국 가운데, 한국(68%), 러시아(65%), 북한(50%), 미국(48%)순으로 호감 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4년 전의 조사에 비해 한국인의 호감 도는 24%포인트 늘어났고, 미국에 대해서는 4년 전 66%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였다.
한국인의 호감도가 올라간 것은 해외주재원이나 무역업자의 증가 그리고 언론의 영향으로 한국문화에 대해 접할 기회가 그만큼 많기 때문일 것이며,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낳아 진 것은 미국의 자본에 의한 세계지배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이 점점 강해지는 탓이다.
그리고 올 1월에 실시된 한국의 동아닷컴과 중국의 신랑왕(新浪網)을 통해 실시된 "양국 간 네티즌 인식조사"에서는 한국인 중 49.6%가, 중국인 중49.7%가 상대국가를 좋아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특히 중국 측 응답자들은 "교육을 중시하고 가족관념이 강하다"는 점에서 한국인과 공통된 인식을 보였고 한국인의 "근면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한국 측 응답자의 67.6%가 조선족을 한국인으로 인식하는 반면, 중국 측 응답자 92.2%가 조선족을 중국인으로 인식하는 많은 정서적 차이를 보였는데, 복잡하기 만한 조선족 문제를
접근하는데 참고가 될 수 있는 인식들이다.
쌍방 간 이해관계가 결부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조사이긴 하지만 객관적인 자료를 보더라도 중국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무척 호의적이다.
그렇다면 왜 중국인들은 한국인에 대하여 좋은 인상을 가질까?
먼저 중화의식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오랜 기간 중국의 직, 간접적 인 우방으로 지내왔는데, 중화란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중국인들이 항상 자기들 국가에 도움이 되었지 중화사상에 상처를 낸 적이 없는 한국과 한국인을 싫어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元, 明 시대에 그들은 우리나라를 속국화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침입을 하였으며, 그때 그들과 살을 섞어야 했던 우리의 할머니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부끄러운 역사이긴 하지만 그때 태어난 사람들의 혈통을 생각하면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우리나라 본토 성(姓)이 아닌 희귀 성들은 조상의 발자취를 찾아 올라가면 그들의 주시엔(祖先:조상)은 결국 중국인과 한 뿌리임을 알게되는데 그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면 필자의 족보를 들추어보아도 필자의 '주시엔`은 엄연히 중국인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인들은 한국인들을 적대적 관계로 보기보다는, 과거 자기나라에게 조공을 바치고 형님대우를 했던 아우나라의 사람이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그들의 속내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동북3성이 옛날에 고구려 땅이었다고 이야기하면, 수긍을 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다지 좋아하질 않는다.
현재 고구려시대의 역사적 유물들이 집안(集安)을 비롯한 중국 동북의 성들에 분포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중국의 영토 내에 속해있는 이상 이제 우리는 그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몽골인 들이 중국 땅 전체를 보고 너희나라는 과거에 우리가 지배했었다고 한들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로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닐는지?
필자가 이번 중국문화기행에서 만난 한국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중국전문가는 "우리가 고구려를 배우는 것은 고구려를 잊기 위해서이며, 고구려를 연구하는 것은 고구려를 버리고 새로운 우리의 미래상을 창조하기 위한 과정이다"라는 의미심장(意味深長)하면서도 다소 철학적인 말씀을 들려주었는데, 우리가 백두산 전체가 우리 것이라고 아무리 중국인들에게 이야기 해보아야 우리 것이 될 수는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면 과거의 오욕을 거울삼아, 절치부심해서 우리민족의 기상을 펼쳐야만 과거의 영화가 다시 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위성과 일반채널을 통한 우리의 생활모습이 중국의 가정에 자연스럽게 침투됨으로서 중국인들은 우리의 문화가 자기네들과 비슷한 점을 느끼고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서 무척 친근함을 가지게 되었다.
"사랑이 뭐길래"는 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프로로 여러 차례 중국에서 방송이 되었으며, 그 뒤를 이어 방송이 되었던 "아스팔트 사나이" "달빛가족" "토마토" "미스터 Q" "별은 내 가슴에"등은 중국인들에게 한국의 친근함을 심어주는 지대한 역할을 하였던 프로들이다.
그와 같은 영향으로 "별은 내 가슴에"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탤런트 '안재욱`은 미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제치고 중국 최고의 외국 연예인으로 뽑힐 정도로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외에도 클론을 시작으로 디바, HOT, SES, 엄정화, 핑클 등은 중국의 청소년들이 매우 좋아하는 연예인이 되었다.
현실로 돌아와서 이와 같은 이유들을 배제하고서라도 중국인들이 한국인에게 가지는 첫인상은 사업을 하거나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 다른 경쟁국들보다는 유리한 상황을 제공해 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그와 같은 유리한 정황을 발전시켜서 우리에게 가장 확실한 시장이 될 수 있는 중국에서 확고한 교두보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준비를 하나 둘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역사의 잘못된 점은 밝혀야 하겠지만 과거의 역사적 관계 때문에 중국인들과 감정낭비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개방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들 중 일부는 과거에 대한 한풀이인지 아니면 자본주의의 위세를 나타내려 함인지는 모르나, 현지의 중국인들에게 돈이면 모든 게 최고라는 식으로 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동을 하였는데, 그런 대우를 당한 중국인들은 그 앞에서는 감정표현을 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인에게 적대적 세력이 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IMF를 전후하여 중국인들에게 많은 물량을 주문해놓고서, 본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어떠한 해명도 없이 지금껏 아무 연락도 하지 않고 있거나, 중국인들의 부탁을 받은 한국사람이 전화연락을 하면 "당신이 뭔데 간섭을 하느냐"등의 반응을 보이는 정말로 부끄럽고 상도덕이 뭔지도 모르는 한국인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중국인을 대하고, 현지에서 생활함에 있어서 그들이 우리에게 가지는 "첫인상"을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의 시장확대와 장기적인 그들과의 선린우호 관계에 도움이 되는 유리한 상황들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대다수 한국인들의 힘겹고 가치 있는 노력들이 소위 몰지각한 몇 명으로 인하여 흐려지지 않도록, 개개인들이 국가관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해 갈 때 중국에서의 한국인의 활동영역은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에게 가장 배타적인 중국인이 한국인에 대해서 가장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유를 떠나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가장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아니고 무엇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