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그야말로 국제 뉴스다. 원유값은 지난 18개월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배럴당 40달러대에서, 50달러대, 그리고 60달러대로. 설상가상으로 최근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원유값을 70달러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1970년대의 유류파동이 세계경제를 파국으로 몰 만큼 커다란 충격을 가져왔던 것과 비교한다면 지금은 의외로 조용하다. 이유는 무엇인가?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에 의하면 지금과 70년대 유류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일종의 허수비교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면 70년도의 가격은 2005년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 수준인 것이다.
또 한가지 차이는 70년대의 유류파동은 공급자(OPEC 중심)가 발생시킨 사건이었으나 지금은 수요폭증에 의해 유발된 결과라는 것이다. 수요에 의한 가격상승은 수요감소로 가격조정이 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주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요증가 때문에 유발된 이번 사태는 고유가로 인하여 중국 측의 수요증가율도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2006년까지는 고유가가 지속되다 그 이후로는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006년까지는 하루 원유생산량이 3,000만배럴 수준에서 1,600만배럴이 더 생산될 것으로 최근 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따라서 배럴당 70달러대까지는 쉽게 갈 수도 있으나 그 이상의 상승세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원유값 상승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곡물 운송비다. 한국~미국 간 곡물 운임비가 예전엔 1t당 20~22달러대에서 현재 33달러 전후의 수준으로 오른 것도 옥수수 10%대, 대두박 5%대의 가격인상을 초래하고 있다.
가축 배합사료 원료곡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국제 원유값이 배럴당 70달러대로 상승할 경우 운임상승 등으로 인해 10% 수준의 생산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국제 원유값은 오른 지 1~2년 후에 그 영향이 산업에 미치게 된다. 79년 석유파동시 9만원대였던 비육돼지 가격은 80년 12만원대, 81년 19만원대로 급등세를 보이면서 산업을 불안정하게 했다.
아직까지는 국제 원유값 상승이 축산업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으나 지금은 생산비 절감대책을 강구하면서 국제유가 동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031-704-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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