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오늘 재밌는 이야기하나할께.
오늘 함부르크에서 한국에서 오신 유명한 성악가두분의 콘서트가 있었어.
외국에 살면서 아름다운 한국가곡을 live로 듣는다는 것은 특별한 느낌이어서 설레며 기대하며 콘서트를 갔었어.
1부프로그램을 마치고 중간에 쉬는 시간에
내옆에 앉으신 나이드신 한 교포분과 우연히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어.
건데 그분의 말투에 경상도액센트가 섞여있는 것을 한두마디해보고는 알아차렸지.
하여 내가 "고향이 어디세요?"라고 물었어. 외국(타향)에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 질문을 자주하게 되네.
그 분왈 "대구예요"
"어~ 저도 대구에서 학교를 다녔는데요"
그분의 말씀: "건데 전 경주근처에서 살았어요"
"경주 어디에요? 저도 경주근처인 안강에서 자랐는데요"
그분의 입이 딱 막히며 "어머머~ 나도 안강에서 자랐는데. 우리집이 안강제일교회뒤에 있었어요"
이제는 내가 입이 딱 막힐 차례...
독일에 살면서 경상도사람만 만나도 이유없이 반갑고 대구사람 만나면 더 반갑고
경주출신이라는 사람은 아직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는데
더우기 안강사람을 만나다니...
71년도 간호사로 독일로 오셨다는 그 분도 30년독일생활에 안강사람만나기는 처음이라며 우리둘다는 할말을 잃어버렸다.
2부시작을 알리는 종이 치고 2부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한 곡이 끝나고 성악가가 다음 곡을 위해 숨을 고르는 동안
그 분은 내 귀에다 속삭이며 "옥산서원알아요?"
"그럼요. 작년에 한국갔을때 가 봤어요"
다시 다음 곡이 시작되고 침묵.
곡을 마치자
그분 다시 속삭이며 "흥덕왕릉알아요?"
"그럼요. 작년에 한국갔을때 친구들이랑 소풍을 거기로 갔어요"
다시 다음 곡을 마치고 성악가가 숨을 돌리자
그 분은 "저는 안강제일국민학교를 다녔어요"
"어머머~ 까마득한 선배님이시네요"
이렇게 하여 우리는 한곡 한곡이 끝날때 마다 귓속말로 첩보원들처럼 정보를 교환했다.
아름다운 성악가의 노래가 홀을 가득 메웠지만
우리들의 머리에는 온통 어린시절의 추억의 파편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콘서트가 끝나자 그분은 얼굴이 상기되어 "고향생각이 많이 나네"라고 하셨다.
"제가 지난번 한국가서 찍은 안강사진과 제일동창총동창회카페주소를 메일로 알려드릴께요.
보고 싶은 초등친구를 찾으실 수 있을거예요"
"너무 반갑고 정말 고마워요"
가족들이 이제 안강에 살고 있지 않아 한국엘 다니러가도 안강엘 가 보지 않았다고 하셨다.
나이가 60이 다 되어가지만 고향생각으로 인해 상기된 그 분의 얼굴을 보면서 고향이란 무엇일까?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름다운 콘서트로 인한 감격보다도 뭔가 알 수 없는 뿌듯함이 있었다.
이것도 고향이라는 단어때문이 아닐까?
첫댓글 역시해외기자답다 그분인적사항 알아도되면 안강에친구분들 찾아드릴께 고국에오시면 안강후배중에 잘생긴사람있다고 안강방문하시라해라 멋진가이드해드릴께
지키지 못할 공수표날리는 것은 아니렸다!!! 하여 이 메시지는 이미 전달했음.
부도날때공수표 다날렸기땜에 이제 날릴것없다 걱정하시지 말고 고국방문하시라 해라
라이브로 진행되는 성악콘스트에서 귓속말이라... 것도 독일에서 그기다 경북사람 또 그기다 안강사람 또또 그기다 제일초등학교 맙소사!!확율 천만분의1도 훨 더 넘을 고향분을 만나 첩보원 처럼 이었다니...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전율있고 스릴 있었겠다... 라이브콘스트에서 귓속말 귀여운 에티켓처럼 보여 용서함!!
이 감동으로 이해 2부프로그램에 불려진 이탈리아어의 아리아는 전혀 생각나지 않음 ㅎㅎ
길길 생각안나도되 우리나라 아리아의 형 아리랑만 생각혀
아리아의 형 아리랑이라.....참 딱 맞는 말이다
혜정아 잘지내지!! 우리딸이 유럽작은 나라에 있는데 한국사람이 없어 우리말 하고 싶어 죽겠다더라. 콘서터에서 조그만 우리말 반가워겠다
"유럽의 작은 나라라 ?" 어딜까?
내 종고모도 독일에 간호부로 가셔서 그곳에서 사시다가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저 선배님과 아마도 잘 아실것 같애 연배와 처지가 비슷하니....세계는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
타국땅-- 독일-- 함부르크-- 그 먼곳에서 만나신 선배님 ^^^ 정말 얼마나 반가웠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날것 같구나.^^^ -대한민국의 어려움과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이 든다. 참 우리나라 많이 발전했구나...하는 마음에 또 뿌듯하며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하고 생각한단다. 고향의 정을 함께 나누는 좋은 만남이 계속 되기를 바랄께^^^
아일랜드 올해1월4일교환학생 1년갔다. 집생각나서 죽겠단다. 라면이랑 고추장도 먹고싶고.. 라면스프만 보내달라네. 택배비사다고 라면은 현지조달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