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27.일. 영하의 온도. 바람세고 야간 불.수.도.북. 종주팀의 물병이 얼었다
인수산장 바로 위 바위표면도 얼어 미끄러워 조심
한봉우리의 불수도북 종주팀의 제4구간에 합류한 벙개산행
위문-노적봉삼거리 구간에 설치된 쇠밧줄 구간중 파손부분 발견 응급조치 하였으나 관리공단의 세밀한 점검이 쇠밧줄로 인한 부상을 사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쇠줄 가닥의 절단 현상 있음
우이동
번개모임 시각은 10시30분
좀 일찍 도착해서 조금이라도 도움될 일이 있을까 준비를 서둘러 수유역에서 버스 타고 우이종점에 내리니 9시30분이다
너무 이르지만 이집 저집 김밥구경도 하고 장비구경도 하니 시간이 흐른다
시골집에 가서 아낙네와 커피도 한잔 하고 10시20분경 다시 버스 정류장 쪽으로 오르니 다물님이 혼자 떨고 있다
종주팀과 통화결괴 약 20분 정도 남았다고
기다리다 좀이 쑤셔 우이암매표소 쪽으로 휘적휘적 올라가 본다
한참을 가도 예정 통과시간은 지났는데 소식이 없네
이윽고 피곤한 얼굴이지만 표정이 잔뜩 상기된 두 청년이 내려온다
한봉우리지요
그냥 지나친다
한봉우리팀이져
녜??? 아 녜
반갑다
듬직한 모습의 맘맘산과 무한질주
카페에서 본 얼굴이지만 처음 대한 사람인데 이리 금방 맘이 통하다니----
이어
식사준비를 시켜놓고
뒤 따라 오는 팀들과 연락을 하고 맞이 하고 축하 박수 치고
그사이 맥주 마시며 분위기를 띄어 놓고
긴장이 풀리도록 농담도 유도하고 시골집에 맛난 음식도 주문하고
여성팀원들이 들이 닥치니 거울 보며 화장을 다듬고 세수하고 머리 빗고
한쪽에선 식사에 한쪽에선 이야기에 그 옆에선 졸고 있어 안타까워 하고
약도 사오고 다친 사람 애처로워 걱정하며
앞으로의 계획도 점검하니 시간이 금방 흐른다
1305 오늘의 아지트 시골집 출발
첫 팀은 일부 번개팀원과 우선 출발을 했다
나머진 식사 후 일부는 차로 이동하고 후미 팀은 도보로 계속 하기로 한다
부상을 당해 종주를 포기한 2U4U님의 몫까지 걸머진
3명의 종주대원
홀로 힘을 다해 고독한 모습으로 걷고 있는 고군
둘이 힘을 합해 떨어진 체력을 보태려는 응봉님 폭풍님과
옆에서 말을 걸며 보조를 맞추어 걸어오는 다물님을 뒤로하고
매표소에 다다르니 저기거기님이 하늬바람님과 기다리고 있어
그들을 뒤로하고 부지런히 앞 팀을 따라 오른다
저녁 약속시간 때문에 또 맘이 바쁜 탓이다
1335 매표소를 통과
강아지를 델구 올라가려던 아이가 제지를 당한다
저 어린 가슴이 얼마나 아플꼬
다아 어른들이 사전에 예방을 하지 못한 탓이다
분위기 띠우려 먹은 맥주의 취기가 올라 속도가 붙지 않고 땀만 흐른다
이윽고 저기거기님이 앞서 올라가고 그것을 따라가려다 더 힘들어져 돌계단을 세며 내 보폭을 다시 유지한다
1352 하루재를 넘으며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 코스를 이리 힘들게 오르다니
그래도 후회는 없다
미리 뒤풀이를 한 탓이니까
인수봉을 자주 힐끗 거리며 수많은 등산객들의 뒤를 따르니 속도가 나지 않고
시간만 흐른다
예년보다 한달이나 빠른 추위가 바위 길을 얼음판으로 만들어 놓아 여기저기 비명소리가 들리고 차가운 바람은 암벽을 타는 이들의 손을 얼게 해 밑에서 보는 동료들의 애간장을 타게 한다
노오랗게 단풍이 질 백운산장의 은행나무는 추위에 얼어 그대로 떨어져 발 밑에 수북이 쌓이고 산장의 국수사발에선 흰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이젠 깊어진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떠 올린 샘물로 목을 추기고 계속 오른다
이윽고 위문에 오르니 맨 앞서간 팀은 보이지 않고 두 번째 여성대원 팀만 보인다
그리고 처음 온 한봉우리 아주잘님
Redbear님이 건네 주는 한 없이 맛있는 사과 한쪽 먹고 사진 찍고 선두를 따라 잡으려 일어선다
만경대우회길
백운대로 오르는 그 길은 오늘도 만원사례인데 릿지하는 몇몇꾼들이 남쪽벽의 크랙에 매달려 있다
얼마 전에 보던 그 진한 단풍은 이제 잎이 쪼그라들고 거의 떨어져 가고 있으나 그대로의 맛이 또한 일품이다. 조망도 점점 좋아지고
이젠 힘이 다한 우리의 종주 대원들
쇠 밧줄에 매달려 가는데 앞서 오는 등산객들은 양보를 할 줄을 모른다
하긴 이네들이 불수도북 종주팀이란걸 알 리가 없으니 탓할 바는 못되고 조금씩 힘을 내길 바라는 맘에 공연히 쇠줄을 잡고 왔다 갔다 한다
초심님은 초월한 듯 표표히 나아가고
왕심통님은 부상당한 다리에 약을 바르며 투혼을 발휘하고
건빵녀님은 쇠줄에 의지하여 한걸음씩 나아가며 몰려오는 졸음을 이기고 있다
쇠 밧줄의 한 가닥이 끊어져 튕겨져 있어 부상의 위험이 있는 곳
한 분이 돌멩이로 휘어보려다 포기를 하고 간다
잠시 주춤 이며 망설이다가 표시라도 해 놓으려 살펴보니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다
여린손으로 힘을 실어 잡으면 영락없이 손을 찍힐 형국이라
고민 끝에 볼펜 끝으로 좌우로 밀고 당기길 여러 차례 드디어 부러져 나간다
부지런히 우리 일행을 쫓아가니 이젠 바위지대를 거의 통과하고 있다
노적봉밑에서 휴식없이 그대로 강행군
쉴수록 힘이 더 부칠 것 같아 모른 척 지나치니 잘들 따라온다
피아노바위에서 추락사고가 있어 헬기가 바쁘게 날아다녀 모든 이들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해놓는 가운데
우린 용암문에 이르러 건빵녀님의 제의로 김밥/사과를 행동식으로 하며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근데 우유를 마시고 떨구던 내 눈에 주산님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이어 쁘띠님의 지치지 않은 건강한 모습도
그리고 번개팀의 20aa랑 Hellocindy님도
모두 다 모였네
아이고 반가워라
이 어찌 된 일이람
그러니까 우리를 기다리느라 백운대피소에서 1시간 이상이나 동동주 마시면서 기다리셨다구. 약 떨어진 워키토키가 범인이야
대남문가는길
모두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다시 출발
동장대에서 우리의 최종 경유지 대남문을 결의에 찬 심정으로 바라본 후 대동문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저 앞 청수동암문이 더욱 높고 멀게만 느껴진다
대동문에서 화장을 고친 후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고지를 향해 비장한 각오로 한발두발
아무리 당일 산행이라 해도 힘이 드는 번개대원은 종주대원의 눈치 보느라 내색도 못하는 가운데
쉬지 않고 먼저 간 무한질주와 쁘띠를 따라잡고자 주산은 잘도 달린다
칼바위을 보고 보국문에
또 다시 오르막길
얼린맥주의 얼음을 나누어 먹고 신디가 가져온 호박시루떡도 나누어 먹고
뒤로 보이는 백운대와 거느린 암봉은 석양을 받아 빛나는데 이젠 지친 대원들은 땅만 보고 묵묵히 걷는다
그 활달한 쁘띠가 농담을 던져도 희미하게 미소만 지울 뿐
대성문이다
계단을 내려 다시 계단을 오르는 것이 정말 귀찮다
우회하기를 권했지만 단호히 거절한 맘맘산
행동식을 먹는다며 스틱에 의지해 힘을 축적하던데 한동안 따라 오지를 못한다
내남문 앞봉우리가 그야말로 힘든 난 코스다. 작은 봉우리가 오르면 나타나고 또 나타나니 말이야
나도 지치는데 그들이야 오죽하랴
여러 번에 거쳐 마라톤주자들이 골인하는것처럼
한 명 두명 대남문에 집합
이윽고 모두
추위를 무릅쓰고 불.수.도.북. 기념 반팔 검은티만 입고 백운대를 배경으로 찰칵
아유 부러워라
신디는 멋모르고 앉아있다가 퇴출 당하고
다음엔 전체 촬영
이곳에서 합류한 산사랑님이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한봉우리님들을 웃기려 애를 쓰나 좀처럼 얼굴들이 펴지질 않는다
이곳까지 혼자 달려온 다물에 의하면 마지막 팀은 좀 더 시간이 흘러야 할 듯 싶다
1702 하산길
이곳부터 1시간 20분은 걸릴 듯 싶다
아침부터 운을 떼어 놓기는 했지만 선뜻 혼자 빠지기가 쉽지 않아 미적거리다가
Redbear님의 도움에 힘을 얻어 일행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 속도를 가한다
건빵녀님의 과찬에 얼굴을 붉히며 (속으론 더 미안했시유) 다시 약해지려는 맘을 다스려 두 스틱에 힘을 싫어 일행과 조금씩 멀어진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먼저 가던 대원을 추월
몇 개의 다리를 건너고 승가사 갈림길을 지나니 이윽고 매표소를 통과하고
배당에 담긴 쓰레기를 버린 후 더워진 몸을 식히려 윗옷을 벋어 챙기고 다시 성큼성큼 걸으니 곧 구기파출소다 1752
덤
이름이 어려워 또 다시 잊어버렸지만
ㅇㅇㅇㅇㅇ 지하암반수 사우나를 아쉬운 마음으로 지나쳐 버스에 오른다
시청앞에서 인천행 전철을 탄 후 동암역까지가 왜 이리 멀고 느리고 다리가 아픈지
다시 마을 버스를 타고 식구들을 만나니 늦었다고 핀잔을 하는 눈초리가 역력하나 모른 체 딴청을 부리곤 처제가 내온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시골집 맥주가 더 맛있었네 dk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