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가고 싶어 결정을 내리고 따라나선 대둔산이었어요.
그 행복한 정신세계에 묻혀 육체의 피로와 고단함은 그 다음날 아침부터
저에게서 떠나버렸지요. 좋아서 다녀오고 왜 아프다고 하냐는 남편의 핀잔이
듣고 싶지 않아 일요일 새벽부터 더 일찍 일어나 아침상을 차리고 하루를 맑고 화창하게
시작을 했어요. 엄마의 행복함은 곧 온 식구들에게 골고루 퍼져나가 행복바이러스는 우리
다섯 식구의 몸과 머리와 가슴속을 환한 봄날의 진달래처럼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었지요.
버스타고 가는 길은 9살짜리 어린아이가 소풍가는 기분처럼 유달리 붕~붕~
하늘을 날았습니다. 길가의 벚꽃과 산을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인 진달래 빛은 이렇게
설레는 9살짜리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기에 그 정도로도 너무나 충분했지요.
저에게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저 창밖의 연두빛 이파리와 흰색 분홍색 살구꽃 배꽃들 아름다움에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았고 날씨가 좋았고 넘실대는 푸른 황토빛 흙내음이 좋았습니다.
대둔산입구에 들어서자 우리를 맞아준 것은 마치 금강산에 가서나 볼수 있음직한 (적어도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
양옆을 가로막고 줄지어 서있는 거대한 바위인지 절벽인지..
그 가운데를 지나가려니 소리까지 시원한 폭포가 가장먼저 우리 일행을 반겼습니다.
그 때는 어느 누구도 제정신인 사람을 볼 수 없었습니다.
장관에 넋을 잃고 서로서로 사진을 찍느라 거의 사진에 목숨들을 건 지경이었어요. z
220계단의 철 계단도 지나고 나뭇꾼님의 작업장인 선녀폭포도 지나고 점심을 먹으려는데..
촛불님께서 콩국수를 해 오셨더군요. 으악~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그거 먹고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하도 맛있어서 )
칠성봉에 이르렀습니다. 그곳이 아마도 클라이막스가 아니었을까~
깍아지른 절벽들이 시야에 펼쳐졌습니다. 내 발아래에서 붕 날기만 하면
그대로 날개가 나와서 휭~하고 날수도 있을것만 같습니다.
이쪽에서 껑충뛰면 저쪽 봉우리로 아주쉽게 착취할수도 있을 것만 같습니다.
아주 가깝게도 보이고 ,아주 멀게도 보이고 , 그림같기도 하고, 환상같기도 하고 ,
그런 절경앞에 우리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 조차도
그 아름다움에 대해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듯하여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용문골을 지나니 이제 하산길에 접어들었어요.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것 같던 바윗길은 역시 아스팔트길이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지요.
오늘은 ,오늘만큼은 거기서 끝나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기에 우리는 그만큼 소중함을 배워가는 거라고 스스로를 마음속으로 위로합니다.
멀리서 ‘에덴동산’이 보였습니다. 그곳은 온갖 꽃과 나무와 아담한 집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너무나 편안하고 조용해서 저는 그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그곳에 벤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 아마도 우아함 그자체가 풍겨 나와 어떤 사람이라도
금새 왕비가 되고 왕이 될수 있는 곳이지요.
사진을 찍어주시는 고마우신 분들을 무진장 닦달하여 사진을 열심히 찍고
마음속에 한 장의 수채화를 고이 담아서 돌아왔습니다.
하산길... 도올님의 노랫소리.. 고마웠어요.
또한... “산내음을 사랑하라“는 도올님의 따끔한 충고를 살짝 웃어가면서 농담으로 얼버무렸지만...
저는 누구보다도 산내음을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방법을 .. 이젠 조금더 적극적으로
사랑하리라 생각하고 반성합니다 .
처음 접한 산악회가 이곳이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 부족한 저 가을낙엽을 항상 따듯하게 끌어안아주시는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고 , 제가 이곳을 처음 알게 해주신.. 나뭇꾼님께 감사하고,
후미팀.. 꼴지를 면하지 못하시고 챙기시는 금송회장님, 도올님께 감사하고,
산행마다 지루할까 재미있는 말씀 준비해오시고 큰 역할 하시는 무적님께 감사하고,
망설이다 한마디 한줄메모에 남기면
꼭꼭 답글 달아주시는 까투리님과 반디 부회장님께 감사하고,
사진찍다가 정작 본인은 몇장밖에 담지못하시는 사진작가님들께 너무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첫댓글 분홍빛 진달래와 연두색 이파리.....정말 환상이죠...가는 봄이 아쉬워서 일까요??이상하게 봄의 색깔들이 점점 좋아지는 나이가 된거 같아요~안느껴지던 꽃내음이 코를 간지럽히네요~~분홍편지 잘 읽고갑니다...
ㅎㅎㅎ외양으로만 보면 여고생이거나, 갓 여고를 졸업한 새내기 대학생같은 가을낙엽님이 아기엄마래서 얼마나 놀랬던지........ 하기사 요래 이쁘게 감성적인 산행기를 쓰는 가을낙엽님이 여고생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 같죠? 산행내내 맑은 눈을 가늘게 뜨고 대둔산 절경에 감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고마운 분들 골고루 챙겨 주고, 멋진 산행기 얼른 올려주니 얼마나 고맙고 이쁜지요. 사랑해요!~~~~~~~
한껏 행복해 하는 모습이 더없이 보기좋았습니다. 때묻지 않은 감성으로 봄날의 행복했던 산행을 깔끔한 글로 남겨주시니 너무 좋습니다. 산행때마다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 애기같은 모습 참 맑아서 좋고요.....
산에 가지않아도 산에 갈수있음은 이렇게 산행후기를 올려주시는 고운 손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님의 외모같은 감성적이고 예쁜글 즐겁게 읽으면서 가을낙엽님과 같이 산행을 한듯한 착각에 빠져 봅니다. 감사하게 보고 갑니다..댕큐여~~^^
역시 영문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한 줄 한줄에 진실과 사랑의 마음이 배어있군요. 좋은 글 여러번 읽고 한참 머물다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자주 부탁드려요....ㅎㅎ...산행기 안쓰기만 해 봐라! ㅎㅎ
^^*
가을 낙엽이 낙여이 봄바람타고, 봄산에 취해서 붕 떨어지면 어쩌나하는 ...ㅎㅎ 봄 산의 풋풋함과 꼭 닮은 모습이랑 조화가 잘되는 글에 흠뻑 취해서 대둔산을 함께한듯하네요...
대둔산에 반한건지 ..대둔산이 반한건지 .. ㅎㅎ 가을낙엽님의 편지 받고 왜 내가 감동인지 모르것네..ㅋㅋ 꽃 보다 더 예쁜 사모의 글속에 이 봄 다시 한번 낙원에서 함께 거닐어 봅니다~~*^_^* 자주 함께 해요
대둔산에 같이 가지못한 아쉬움을.... 비로소 님의 멋드러진 글귀를 보며 달래어 봅니다....자주유!
그래요. 산다는건은 또 다른 사랑을 하나씩 하나씩 알고 배워나가는 것 같아요. 님의글 너무 좋았어요. 다음에 또 써실거죠?^^
가을낙엽님 고마워요, 약속 어기지 않고 산행 후기글을 올려 주셔서....이렇게 잘 쓰시면서 왜 그리 뜸을 들이셨나요?ㅎㅎ 이젠 산행에서도 자주 뵙고 카페에도 심심하지 않도록 해 주세요. 저도 약속대로 댓글 달고 갑니다.ㅋㅋ
ㅋㅋ 멋진 사주였습니다~ 자주 글 남겨달라고 압력 넣어주세요~
헉 처음이여 이글이 시방... 무척 터프한 면이 있당걸 이번에 처음 알았구만유~ 역시 다재다능하시구만유~ 다음에 뵈면 뭐라도 사드리죠~ 언제일지는? 지두몰라유~ 에구구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