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여덟째 ‘고택에서듣는인문학강좌’는 영화에 비친 영화같은 현실을 돌아봐
10월 29일 오일칠앙모루에서, <현실 같은 영화, 영화 같은 현실>을 주제로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글 향기, 책 기운)를 나누고자 하는 연구공간 파랗게날(대표연구원 이이화李以和)의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지리산․덕유산․가야산 자락의 고택을 찾아 문학, 역사, 예술, 철학 등 다채로운 인문학적 교감을 나눈다.
지난 9월은 원로역사학자 이이화李離和 선생으로부터 혼돈의 시기 동학농민의 의기를 짚은 데 이어, 오는 10월 29일(토) 낮 2시 거창사건추모공원 역사교육관 시청각실(경남 거창군 신원면 대현리 506)에서 <현실 같은 영화, 영화 같은 현실>이란 주제로 영화감독 정지영 선생으로부터 영상과 함께 말씀을 듣고, 이어 오후 3시 30분 오일칠앙모루 언덕(경남 거창군 신원면 과정리 산 66-8, 거창사건합동묘역 추모각. 신원중학교 옆)에서 서로 말 나누는 쉰여덟째 고택에서듣는인문학강좌를 마련한다.
“어떤 영화도 우리 삶과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그 시대, 그 사회와 함께 호흡하면서 의미와 맥락을 만들어내고, 변화를 이루어낸다. 사회적 발언과 소통의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사회가 다양해지고 따뜻해지기를 열망하는 감독의 사회적 책임이다. 사회란 그런 논쟁을 통해 한발자국씩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다. 영화가 사회적 성찰의 계기가 된다면 감독으로서 큰 보람 아니겠는가?”라고 말하는 정지영 감독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문제를 다루며 영화계 안팎의 신망이 두터워 한국영화의 양심을 상징한다. 1946년 청주에서 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마쳤다. 감독 작품으로는 1982년 영화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등단해, <남부군>(1990), <하얀 전쟁>(1992),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 1985>(2012), <천안함 프로젝트>(2013)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미디어학부 전문교수,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학장을 지냈다. 2013년 올해의 영화상 감독상, 2012년 청룡영화상 감독상 등을 받았다. 2016년에 사람사는세상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거창민간인학살사건은 1951년 정월 초나흗날인 2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국군이 거창군 신원면 일대에서 무고한 민간인 719명을 잔혹하게 학살한 사건이다. 정부의 온갖 은폐공작에도 사건이 알려져 국내외 여론이 들끓자, 대통령 이승만은 “군은 용공분자 187명을 처형했다.”라는 거짓 담화문으로 사자를 모욕하였고, 징벌받는 듯하던 사건 책임자들은 1~2년 뒤 전원 복직하였다. 3년이 지나 수습하며 형체가 일그러져 짐작으로 뼈를 수습하여 박산 언덕에 남자, 여자, 아이로 세 기의 합동묘를 만들었다. 가슴을 억누르던 유족들은 4․19의거로 이승만 정권이 몰락하자 위령비를 세우고 신원을 호소했으나, 5․16 군사정부는 이들을 반국가단체로 몰아 구속하고 박산묘소는 파헤치고 위령비는 부숴 땅에 파묻었다. 1987는 6월 항쟁 이듬해 2월, 27년 간 땅 속에 묻혔던 위령비를 파내 새로 세웠다. 오일칠앙모루五一七仰慕樓는 박산골 517명의 원혼을 기억하자는 누각으로, 국화꽃 전시가 한창일 거창사건추모공원 맞은편 언덕에 있다.
찾아가는 길은, 서울에서 거창까지 서울남부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각 10여 회의 고속버스가 운행되고 3시간 30분이 걸리며, 거창읍에서 신원면 거창사건추모공원까지 하루 19회의 완행버스(055-944-3720, 서흥여객)가 운행되는데 40여 분이 걸린다. 자가용으로는 올림픽고속도로 거창나들목으로 나와 거창읍에서 신원면 과정리를 거쳐 추모공원으로 가거나 산청나들목에서 나와 신원 방향으로 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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