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절골 방면
꿈을 팔아 착복하는 사람들?
- 재판대에 오른 FIFA
복싱, 태권도처럼 올림픽에서 축출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스포츠가 있습니다. 야구, 가라테처럼 올림픽 무대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스포츠도 있습니다. 축구는 오히려 올림픽을 떠날까 봐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노심초사하는 스포츠입니다.
IOC는 연봉 수천만 달러짜리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들의 출전까지 허용하며 올림픽의 권위와 흥미를 높이려 애씁니다. 거꾸로 세계 축구를 관장하는 FIFA(국제축구연맹)는 23세 이상 세계적 스타들의 올림픽 출전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올림픽보다 그들 자신의 잔치인 월드컵축구대회를 더 인기 있는 스포츠대회로 만들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실제로 축구 월드컵은 올림픽을 능가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키우고 수많은 팬들이 열광하는 지구촌 잔치가 되었습니다.
스포츠가 무엇입니까? 신이 인간에게 선사한 힘과 아름다움을 겨루는 가장 순수한 경연입니다. 거기에는 공정하고 평등한 룰이 전제됩니다. 그럼으로써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경쟁에서 심신의 고양을 추구하는 문화 활동으로 승화되는 것입니다. 스포츠가 오늘날까지 인간이 누리는 가장 인기 있는 문화현상의 하나로 존재하게 된 밑바탕이 바로 스포츠맨십, 페어플레이 정신일 것입니다.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축구는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도 ‘페어플레이’를 강조합니다. 월드컵 축구뿐 아니라 주요 축구대회에는 으레 선수 입장에 앞서 노란색 바탕에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는 문양이 그려진 깃발이 어린이들 손에 들려 들어오곤 합니다. FIFA는 경기장 안팎을 가리지 않는 페어플레이와 배려를 외치면서 1997년 ‘페어플레이 데이’를 정하고 매년 이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제프 블라터(Sepp Blatter, 스위스) FIFA 회장은 그 기념사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FIFA는 페어플레이 정신이 단지 축구 경기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과 함께 이 사회에서 널리 선양되도록 할 책임이 있다. 축구는 페어플레이의 가치를 고양함은 물론 도덕적, 윤리적 기준까지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게 의기양양하던 FIFA가 조직범죄 혐의로 재판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블라터 회장도 언제 법정에 불려 나올지 알 수 없는 형편입니다. 월드컵 개최권을 놓고 FIFA와 지역 연맹 관계자들 사이에 거액의 뇌물이 오간 혐의가 포착되어 미국 법정에 고발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달 취리히의 한 고급 호텔에서 FIFA 고위 관계자 7명을 체포하고, 이들을 포함한 14명을 비리혐의로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에 기소했습니다.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개최를 지원한 데 따른 뇌물 1천만 달러가 미국 은행에서 세탁되어 FIFA 계정에서 전 북중미축구연맹 회장 겸 FIFA 부회장 잭 워너(Jack Warner, 트리니다드토바고)에게로 넘어갔다’는 게 기소 내용입니다. 남아프리카가 월드컵 유치 활동 기간이던 2004년 약속한 뇌물을 직접 주지 않고 2008년 FIFA가 아프리카에 배정될 발전기금을 카리브연안으로 돌리는 수법으로 간접 전달했으며 그중 상당액을 워너가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블라터 회장과 제롬 발크(Jérôme Valcke, 프랑스) 사무총장이 이 사건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미 법무 당국이 과연 국외에서 벌어진 외국의 스포츠단체 인사들의 비리를 어떻게 파헤쳐 유죄를 입증할지, 또 어떤 처벌이 가능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뇌물 수수를 인정하는 증언과 관련 문서들이 잇따르며 FIFA는 범죄의 소굴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렵게 됐습니다. 미 법무 당국은 이번 뇌물 수수가 수년에 걸친 FIFA 내부의 조직적 범죄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조직범죄피해자보상법(RICO)을 적용함으로써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비리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스위스 당국도 취리히의 FIFA 본부를 급습,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의 부정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선수들과 세계인들에게 페어플레이 정신을 앞장서 부르짖어온 FIFA 안에서 정말 그런 음험한 돈거래가 벌어졌다면 축구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입니다. 문제는 스위스와 미국 당국의 수사나 기소 이전부터 FIFA 안팎에서는 끊임없이 비리, 부패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숱한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블라터는 지난달 29일 취리히 총회에서 4년 임기의 회장에 5번째 재선되었습니다.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발뺌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스위스에서의 수사 확대와 FIFA 내외의 비판에 굴복, 마침내 재선 4일 만에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어디서나 오래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그가 전임 후앙 아벨란제 회장을 보좌하는 사무총장으로 일한 게 17년입니다. 1998년 아벨란제의 바통을 이어받아 FIFA 총수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지도 17년이 됐습니다. 회장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비주류 대륙 회원국들의 이해를 교묘히 조정하는 것이 그가 권좌를 지켜온 비결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소수 집행위원끼리 귀엣말 흥정으로 월드컵 개최권을 비롯, 세계 축구를 주물러온 불투명하고,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조직 운영이 결국은 FIFA를 부패의 늪으로 이끈 원인이라 할 것입니다.
새 회장 후보는 최소한 4개월 이전에 회원국에 고지되어야 한다는 게 FIFA 규정입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블라터가 계속해서 FIFA 회장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비리 혐의를 받아 사의를 표명한 회장이 이끌어 가는 FIFA의 몰골이라니, 참 우습게 됐습니다. 만약 블라터 회장이 법정에 끌려 나간다면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페어플레이 깃발을 쳐들었던 세계의 어린이들, 그리고 선수와 팬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회장의 진퇴나 법적 제재보다는 젊은이들의 꿈이 짓밟힌 데 대한 안타까움과 배신감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FIFA 비리에 대한 대대적 수사를 지켜보면서 국내 스포츠 단체들의 현실도 돌아보게 됩니다. 폐쇄적이고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조직 운영이라는 점에서 FIFA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불거져 나오는 잡음을 들어보면 그 심각성은 FIFA 이상입니다.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FIFA 사태를 계기로 더 참혹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돌아보고 자정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펌] / 방석순(스포츠서울 부장, 부국장, 경영기획실장, 2002월드컵조직위원회 홍보실장 역임) / 2015년 06월 10일 (수) 03:17:50
흰대극 (대극과) Euphorbia esula L. sensu lato / 2015. 5. 9 제주 13번 올레길에서 / 박대문(환경부 국장 역임)
마누라와 아내
마누라를 마누라라 부르면 싫어하는 마누라가 많다. 함부로 부르는 호칭인 것 같아서 그럴 것이다. 혹자는 이 말이 경상도의 어느 집안에서 신혼 첫날밤에 신부가 도무지 잘 생각을 하지 않자 "마, 누우라"라고 했던데서 나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마누라라는 말은 15세기 세종 때 만든 삼강행실도에 마노라라는 말로 등장한다. 마노라는 마마라는 말과 함께 윗사람에 대한 존칭이거나 극존칭이었다. 처음에 등장할 때는 남녀 구별이 없이 사용하는 호칭이었다. 상감마마 왕비마마 하듯이 선왕마노라 대비마노라란 말로 썼다. 이것이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아내를 호칭하는 말로 쓰이게 된다.
하춘화와 고봉산이 불렀던 옛노래 중에 '잘했군 잘했어'라는 것이 있는데, 노랫말이 부부의 대화형식으로 되어 있는 노래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영감"이라고 부르고 남편은 아내에게 "마누라"라고 부르며 시작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마누라라는 말이 영감이라는 말과 세트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영감(令監)은 조선시대 고관의 별칭이다. 대감(장관급인 판서)보다는 낮지만 종2품 정3품의 당상관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영감도 지내지 않은 남편을 영감으로 불러주는 것이, 그의 격을 높여주는 호칭이었듯이 대비마노라도 아닌 아내에게 마누라라고 불러주는 것 또한 그 격을 높여주려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싶다. 영감과 마누라는 서로의 지위를 슬쩍 인플레시키며 존경과 사랑의 염(念)을 건네던 센스있는 호칭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영감이나 마누라나 모두 욕과 비슷한 표현이 되어버렸으니, 그건 호칭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들어있어야 할 존경의 염이 쏙 빠져버린 까닭이 아닐까 싶다.
아내라는 말은 '안해'라는 어원을 지닌다. 많은 사람들은 이 의미를 '집안의 해'라든가 '남편 마음 속에 뜬 해'와 같은 멋진 풀이를 하여 여성들을 감동시키고 있지만, 옛사람들이 그렇게 고상한 생각을 한 건 아닌 것 같다. 안은 집안(家內)이나 음양의 음(陰)을 뜻하는 말이고, 뒤에 붙은 '해'는 소유의 의미하는 '의 것'을 의미한다. 처용가에 나오는 '둘은 내 해언만 둘은 뉘 해엇고' 귀절의 그 '해'인 셈이다. 안애나 안에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장소를 의미하는 '에'가 뒤에 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아내는 '지금 집에 붙어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 감동적인 의미는 아니다. 아내가 집에 붙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한자어 편안할 안(安)자를 봐도 드러난다. 여자가 처마 밑에 붙어있어야 편안해진다는 얘기다. 집사람이나 안사람이란 말은 아내라는 뜻과 거의 일치하는 말이다. 내자(內子)라는 말도 한 때 썼는데, 이 말은 안(內)+애(子, '에'를 뜻하는 표현)의 정확한 번역이다.
부인(婦人)이란 말은 결혼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규정한 족쇄같은 말이다. 여기엔 한 남자의 아내라는 뜻이 없다. 한 집안의 며느리가 된 사람이다. 자기 아내를 '내 아내'라고 일컫지 않고 '어머니의 며느리'라고 일컫는 그 언어관행은 여기서 나온 무의식이다. 부인이란 말은, 결혼한 여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를 천명하고 있다. 현모양처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효부(孝婦)였다. 아내는 부모를 에둘러 다시 내려오는 며느리였다. 부인을 높이는 말중에 부인(夫人)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퀴리부인같은 분에게 그런 호칭을 쓴다고 배웠다. 그런데 이 말은 '남편의 사람'이란 뜻인가. 그렇지는 않은 듯 하다. 저 부(夫)는 대부(大夫) 벼슬에 오른 자를 말한다. 그러니 부인(夫人)은 존귀한 사람의 처를 말한다.
와이프란 말은 처음에 들어올 때는 아내나 부인을 멋나게 부르는 호칭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경칭의 뉘앙스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평담한 말이어서, 곧 마누라와 비슷한 격의 말이 되어가고 있다. 내 벗 중에는 허즈번드를 줄여 '허즈번'이나 '허즈'라고 부르는 이가 있는데, 사랑스러워하는 말맛이 느껴졌다. 아내를 뭐라고 부르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것보다, 그 말에 기품있는 경(敬)의 마음을 담는 것이 중요한 것이야 말할 나위도 없다. 말이 나빠서 사랑을 그르치겠는가, 말 속에 담긴 당신이 삐딱하면 천하의 마마 마노라님도 소용없다.
[펌] / 출처; 아시아경제 / 이상국(아시아경제 편집부장・디지털에디터) / 2015.06.09 11:26
해외휴가 중 당하기 쉬운 사기
얼떨떨해 있는 외국인 관광객(bewildered foreign tourist)은 소매치기들에게 채굴을 기다리는 금광(a gold mine waiting to be exploited)이나 마찬가지다. 집중단속(intensive crackdown) 지역이 오히려 더 좋은 사냥터가 된다. 소매치기 경고판을 본(see signs warning of pickpockets) 관광객들은 본능적으로 주머니와 가방을 챙겨보기 마련이고, 전문 사기꾼들(professional con artists)은 그 모습을 관찰하면서 현금과 귀중품을 어디에 넣고 있는지 대번에 알아챈다(guess right at once).
지갑에 고무줄을 둘러놓으면(use an elastic band around the wallet) 좋다. 주머니에서 슬쩍 하려 해도(palm a purse from the pocket) 미끄러져 나오는 것을 막아준다(prevent it from smoothly sliding out your pocket). 그리고 칼에 베이지 않는 가방(slash-free bag)을 준비해 소매치기가 귀중품을 빼가려고 소지품에 칼을 대는 것을 막아야(avoid pickpockets cutting into your belongings to extract valuables) 한다.
공항보안검색(airport security checks) 때도 주의해야 한다. 지갑 등 모든 소지품을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고 순서를 기다릴 때 누군가가 달려와 앞에 선다(dash through in front of you). 급해서 그러나 보다 싶어 양보를 해주면, 이 사람 주머니에서 여러 개의 열쇠가 나와 검색이 지체된다. 그 사이에 검색대 반대편의 공범이 귀중품을 들고 달아난다.
호텔에선 가짜 모닝콜을 조심해야 한다(beware a fake wake-up call). 프런트데스크라면서 컴퓨터가 고장 났다며 신용카드 정보를 다시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가 보다 하고 잠결에(while asleep) 알려줬다가는 사기꾼이 계좌에서 다 빼내간다(result in the scammer draining your account). 방문 밑으로 밀어놓은 가짜 음식배달 전단도 조심해야(watch out for phony takeaway menus) 한다. 신용카드 번호 등을 불러주며 주문을 하면 음식 배달은커녕 거액을 빼내(make a large withdrawal) 달아난다.
팔찌 또는 꽃을 파는 여성들도 경계 대상이다. 손을 잡고 운세를 봐주겠다고(read your fortune) 해서 무심코 물건을 건네받거나 점괘 장광설을 늘어놓게 하면(allow her to begin the fortune telling spiel) 그때부터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그러곤 점점 더 큰 소리로 떠들어 당황해서 돈을 주고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게(be embarrassed into paying and cannot but flee) 몰아간다.
가장 악질적이고 피할 도리 없는 것(the most malicious and unavoidable one)은 부패한 현지 경찰의 저열한 수작(depraved tricks). 현지법을 어겼다며 속이 빤한 뇌물을 요구하면(demand thinly-disguised bribe) 꼼짝없이 당한다. 작은 주머니칼을 불법무기소지 혐의로(on the charge of illegal possession of weapons) 몰아붙이며 즉석 벌금(on-the-spot fine)을 내야 한다고 협박한다. 결국엔 감사하다는 말까지 듣고 간다. 관광객이어서 그나마 절반으로 깎아줬다고 생색을 내며.
[펌] / 출처; 프리미엄조선 / 윤희영(블로그조선뉴스프레스 부장대우) / 2015.06.09 03:00
대나무 꽃(꽃말 : 지조, 인내, 절개)
전염성과 독성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물이 만물의 영장인 우리를 갖고 놀고 있다. 기껏해야 단백질로 둘러싸인 핵산 쪼가리에 불과한 바이러스는 스스로 번식할 능력이 없어 엄밀하게 말하면 생물도 아니다. 그런 주제에 무슨 기막힌 전략을 세웠을 리 만무하건만 그들의 몽매한 공격에 지금 우리는 속수무책 혼비백산하고 있다. 정작 메르스(MERS) 자체보다 오해와 불신 바이러스가 더 길길이 날뛰며 겨우 지펴낸 경제 불씨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를 보며 과학자로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쾌도로 난마를 자르는 심정으로 나선다.
문제의 핵심은 지극히 간단명료하다. 감염성 질병이란 원래 독성과 전염력의 양면성을 지닌다. 말라리아처럼 모기가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간접감염의 경우에는 독성이 강할수록, 그래서 모기를 후려칠 기운조차 없을 정도로 아파야 더 손쉽게 번진다. 그러나 감기, 독감, 사스(SARS), 그리고 메르스 같은 직접감염 질환의 경우에는 독성이 강하면 전염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독성이 지나치게 강한 바이러스는 이미 감염시킨 환자와 운명을 같이할 뿐이다. 발병이 확인되자마자 곧바로 전파 경로만 차단하면 법정 전염병으로 확산되는 것을 능히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을 갖췄다. 벌써 여러 해 동안 가장 성적 좋고 성실한 학생들이 죄다 의과대학으로 진학해 지금 대부분 의사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 방역 당국의 신속하고 단호한 초동 대응과 성숙한 시민 의식만 뒷받침되면 감염성 질병은 이 땅에서 절대로 사회 문제가 될 수 없다. 이번에는 초동 대응에 약간 실기했지만 다행히 전염성은 높고 독성은 그리 강하지 않은 바이러스라서 면역력이 특별히 낮은 사람이 아니라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 이제라도 과학적 논리에 따라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은근슬쩍 우리 DNA에 올라타 복제 서비스를 받아먹으려는 바이러스의 무임승차를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현명해지면 바이러스와의 전쟁 따위는 우습게 끝낼 수 있다.
[펌] / 출처; 조선닷컴 /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 2015.06.09 03:00
인류 진화와 감염병
인류의 진화를 나타내는 전형적인 그림이 하나 있다. 네 발로 기고 있던 유인원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다가 마지막에 꼿꼿이 두 발로 선 인간으로 변하는 그림이다. 예전에는 학교에서도 이 그림을 배웠다. 그러면서 외웠다. 유인원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원인(猿人)으로 진화했고, 이후 네안데르탈인을 거쳐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됐다고.
요즘은 이렇게 가르치지 않는다. 오류가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영장류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네안데르탈인 이렇게 차례로 ‘변신’해 지금의 모습이 된 게 아니다. 다양한 인류가 진화 역사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고, 원인과 네안데르탈인은 그 과정에서 나타났던 여러 친척 중 하나일 뿐이다.
갑자기 인류 진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런 다양한 인류가 700만 년에 달하는 진화 역사 대부분의 기간에 공존해 왔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다. 고인류학자들이 지금까지 찾은 옛 인류는 20여 종에 이르며 이들은 대부분 몇몇 다른 종들과 등장 시기가 겹친다. 그러니까 옆 동네에 놀러 가면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제2, 제3의 인류가 살고 있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유독 한 종의 화석만 발견되는 시대가 있다. 지금부터 약 200만 년 전과 300만 년 전이다. 각각 우리의 직계 조상인 호모 하빌리스(손 쓴 사람)와, 가장 유명한 원인 루시(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살던 시기다. 이를 토대로 고인류학자들은 이 시기에 인류가 오직 한 종만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3년 내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이런 생각을 바꾸고 있다. 2012년, ‘호모 루돌펜시스’라는 종이 ‘손 쓴 사람’과 함께 살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올해 3월에는 보다 이른 시기에 산 또 다른 신종 화석도 공개됐다. 원인도 마찬가지다. 5월 말 공개된 학술지 ‘네이처’ 논문에 따르면, 적어도 한 종 이상의 다른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루시와 비슷한 시대에 아프리카를 활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결과는 현재의 특수한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 현재 지구에는 오직 한 종의 인류만 살고 있다. 인구는 70억 명이 넘는데, 생명 역사에서 단 한 종의 대형 동물이 이렇게 많은 개체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이럴 때 가장 염려되는 것은 감염병의 유행이다.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한 번 치명적인 병이 돌기 시작하면 대응이 어렵다. 도미노 게임을 생각하면 쉽다. 중간중간 넘어지지 않는 다른 모양의 패가 섞여 있어야 쓰러지기를 멈출 수 있는데, 주변이 온통 똑같은 패면 전부 쓰러지는 건 시간문제다.
물론 인류의 번성은 지역에 따른 유전적 다양성을 낳기도 하고 적응력을 바꾸기도 한다. 고산지역에 적응하는 유전자가 그 예다. 감염병에 더 강하거나 반대로 더 취약한 사람도 나올 수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두고 한때 “한국인이 메르스에 더 취약한가”라는 추측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메르스에 관한 한, 아직 그런 증거는 없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인류가 개발한 더 간편하고 즉각적이며 위력적인 적응 체계, 즉 문화적 적응이 실패한 데에서 찾는다. 의료와 위생이다. 시원하고 쾌적한 의료 환경은 역설적으로 서늘하고 건조한 환경을 선호하는 바이러스의 활동을 부추겼고(메르스는 중동의 겨울과 봄에 활발히 퍼진다), 보건당국은 우왕좌왕하느라 바이러스에게 도미노를 시작할 시간을 벌어줬다. 최소 1000년이 걸리는 유전적 적응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의료 대응체계가 빨리 제자리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펌] / 출처; 동아닷컴 / 윤신영(과학동아 편집장) / 2015-06-10 03:00:00
선인장 꽃
메르스 패러디
메르스 패러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일 게다. 당국의 ‘헛발질’이 계속되면서 풍자의 강도도 세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메르스 예방법 가운데 하나로 ‘낙타와 접촉하지 말고 익히지 않은 낙타 고기나 낙타 우유를 먹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밝히자 네티즌들은 폭발했다. “부장님 저 낙타가 아파서 출근 못하겠습니다” “요즘 낙타 1종 면허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쉽다” “하마터면 냉장고에서 낙타유를 꺼내 마실 뻔했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낙타가 “뭐야 뭔데 중동이 어딘데”라고 말을 하는 사진도 올라왔고,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몽골산 김치 쌍봉낙타 낙리둥절 중(낙타 어리둥절)’ 등의 표현도 있었다. 낙타를 만지거나 고기를 먹기는커녕 보기도 힘든 실정에서 당국의 예방법이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신랄히 풍자한 것이다.
2013년 개봉한 영화 ‘감기’의 포스터를 패러디해 ‘사상 최악의 낙타가 대한민국을 덮친다’는 문구와 함께 낙타를 합성한 포스터도 등장했다. 세계 2위의 메르스 발병국가에 오른 날에는 한국 약어(KO)를 붙여 ‘코르스(KORS)’라는 단어까지 나왔다.
압권은 7일자 미국 뉴욕타임스 만평이다. ‘남한 메르스 발생(MERS Outbreak in South Korea)’이란 제목의 이 만평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군인 2명이 초소를 시찰하는 장면을 담았다. 철책을 넘어 짐 보따리를 들고 걸어오는 세 사람을 보면서 한 군인은 “저기 탈북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고 외친다. 메르스가 무서워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정도라는 풍자다. 최근 한국으로 도주했던 중국인 사기범이 메르스 때문에 중국 경찰에 자수했다는 뉴스에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외신이 대놓고 국내 메르스 사태를 극단적으로 비꼴 정도로 국가 이미지가 말이 아니다. 메르스를 하루빨리 종식시켜야 하는 이유다.
[펌] / 출처 국민일보 / 김준동(국민일보 논설위원) / 2015-06-10 00:10
메르스 바이러스에 관한 오해와 진실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증후군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염성 전염병이다. 이 바이러스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을 일으키는 ‘사스’ 바이러스의 사촌뻘이기도 하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2012년 9월에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환자에게서 분리돼 학계에 보고됐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환자는 고열・기침・호흡곤란을 보인다. 초기 증상은 전형적인 감기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근육통, 설사, 그러다가 마침내 콩팥을 비롯한 여러 장기에 손상을 초래하며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치사율은 30~40%이다.
전염은 환자의 호흡기로부터 발생한 침이나 가래의 작은 입자를 통해 이뤄진다. 입자가 너무 작아 멀리까지 날아가는 조건이 되면, 그래서 공기를 통한 전염이 가능한 조건이 되면 그 작은 입자 속의 바이러스는 생존력이 극도로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침이나 가래의 비교적 큰 입자에 노출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밀접 접촉자에 한해 전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이가 일어나 매우 작은 입자 속에서도 생존력이 충분히 보장된다면 공기를 통한 전염도 그때는 가능해진다. 따라서 마스크는 매우 훌륭한 보호 수단이다. 동시에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은 모든 감염성 전염병에서와 마찬가지로 효과적이다.
이 감염성 전염병도 여전히 발생 초기에 해당돼 대부분의 신종 감염병에서처럼 아직도 치사율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사망 환자는 대부분 심각한 만성질환, 특히 폐 질환과 콩팥의 기능 이상을 가지고 있는 고령인이다. 면역력이 충분한 젊고 건강한 사람은 심한 독감을 앓는 정도이고, 치료제나 백신이 아직은 없지만, 항생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보조 치료 수단을 통해 충분히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병원의 시설 수준과 의약품 공급이 충분한 나라는 치사율이 5%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든 감염성 전염병에 있어 확산 방지의 가장 중요한 단계는 최초의 환자를 신속히 확진하는 것이다. 메르스도 마찬가지다. 일단, 최초의 환자가 확진되면 즉시 이 환자를 격리하고, 동시에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역학조사를 해 첫 확진 환자가 접촉한 모든 사람을 찾아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추후 확산 여부는 바로 이 단계가 좌우할 정도로 신속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초기 수습에 실패해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황이라면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보건 당국은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국민은 모두 하나가 돼 보건 당국을 믿고 그 조치를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위기에서 하나가 되지 못하고 보건 당국을 불신하게 되면 사태는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고, 결국은 자연 상태가 보이는 수습 즉 감염자가 사망할 만큼 사망하면서 수습되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메르스 사태는 분명 곧 수습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기후 변화와 맞물려 언제든 새로운 감염성 전염병이 또 우리를 덮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단순히 공포만을 불러일으키면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미래의 준비를 위한 교훈이 될지는 오롯이 우리에게 달렸다. 정부는 모든 전문가를 불러 미래를 위한 확실한 대책을 세우고, 국민도 비싼 비용을 치르고 얻은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긴다면 이번 사태의 승리자는 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
[펌] / 출처; 문화일보 / 설대우(중앙대 약학대 교수・세포분자병리학) / 2015년 06월 09일(火)
3문제 다 틀리면 진짜 치매랍니다
[QUIZ]
보는 즉시 문제를 풀기 바랍니다.
시간은 많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연필과 종이도 없이 말입니다.
준비 됐으면 시작하시지요.~
3문제 다 틀린다면 병원으로 직행하시길~ㅋㅋ
<문제 1>
달리기 경주에서 뛰고 있습니다.
2등인 선수를 앞질렀습니다.
그럼 지금 당신은 몇 등?
[ 답 ]
1등이라고 했다면 당연히 틀렸습니다.
2등을 앞지르고 그의 자리를 차지했으면 당신이 당연히 2등입니다.
1등을 앞지르지는 않았잖아요.
다음 문제에 틀리지 않도록 해보세요.
처음문제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안 됩니다.
<문제 2>.
아주 헷갈리는 산수 문제입니다.
머리로만 푸세요.
연필과 종이는 사용 하지 마시구요.
자 시작합니다.~
1000에다 40을 더합니다.
거기다 또 1000을 더합니다.
그리고 30을 더하고 다시 또 1000을 더합니다.
그리고 20을 더하고 또 1000을 더합니다.
이제 10을 더합니다.
그럼 총합은??
[ 답 ]
5000이 나왔나요?
또 틀렸네요.
실제 답은 4100입니다.
믿지 못 하겠다고요?
계산기로 해보세요.
(40+30+20+10=100)
오늘 당신의 날이 아닌가 보군요.
이것도 못 푸신 분..
제가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네요.~ 흑흑
혹시 마지막 문제는 풀 수 있지 않을까요?
<문제 3>
영희의 아버지는 5명의 딸이 있습니다.
: 일순, 이순, 삼순, 사순이~
그럼~ 마지막 딸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 답 ]
오순!!! 당연히 아니지요.
다섯 번째 딸의 이름은 당연히 영희입니다.
문제를 다시 읽어보세요.
누구의 아버지라고 되어있나요?.
[펌]
추억에 깃들다 / 신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