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강산(寂寞江山) - 백석(白石, 1912~1995) 바른♥국어
오이밭에 벌배채(들 배추. 야생 배추의 방언, 향토적 시어) 통이 지는 때는(배추의 속이 실하게 찰 때-산과 들의 계절적 배경을 드러냄, 늦가을)
산에 오면 산 소리(청각)
벌(벌판, 들)로 오면 벌 소리(대구)
산에 오면 / 큰솔밭에 뻐꾸기 소리(청각)
잔솔밭에 덜거기(늙은 장끼) 소리(대구)(1연의 산 소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함)
벌로 오면 / 논두렁에 물닭(뜸부깃과의 새)의 소리(청각)
갈밭(갈대밭)에 갈새(개개비. 휘파람샛과의 새) 소리(대구)(1연의 벌 소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함)
▷1~3연 : 산과 벌에서 울리는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의태어) 산 소리 속에 나 홀로(대조, 청각, 외로움, 쓸쓸함)
벌로 오면 벌이 들썩 벌 소리 속에 나 홀로(대구, 대조를 통해 화자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극대화)
▷4연 : 별과 대비되는 나의 처지
정주 동림(백석의 고향. 평안북도 정주군 심천면의 마을) 구십여 리(약 36km-정감의 깊이) 긴긴 하룻길에(화자가 있는 곳은 정주 동림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적막강산임)
산에 오면 산 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대구, 청각)
적막강산(寂寞江山-쓸쓸하고 고요한 강산)에 나는(화자-명시적) 있노라(탄식)
▷5연 : 외로움으로 인한 탄식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비애적, 향토적 *제재 : 적막강산
*특징 : ① 청각적 심상이 두드러짐.
② 지역 방언의 독특한 어감을 사용함.
③ 열거와 대구 및 반복법의 사용으로 리듬감을 형성함.
*주제 : 적막강산에서 느끼는 삶의 고독감
*출전 : <신천지> (1947)
*백석(白石, 1912~1995) 시인. 평안북도 정주 출생. 서민들의 삶을 토속적인 언어로 현실감 있게 그려 내면서 우리 민족 공동체의 정서를 드러내었다. 또한 여행 중에 접한 풍물이나 체험을 표현한 기행 시와 모더니즘 계열의 시를 창작하였다. 작품으로 ‘여승’, ‘여우난골족’,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등이 있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화자가 홀로 길을 가는 가운데 들려오는 온갖 자연물의 소리 속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드러낸 시이다. 1~3연에서는 산과 벌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대구의 형식으로 배치하고 있어 리듬감을 준다. 그런데 4연에 들어서면서 시상이 전환되기 시작하는데, ‘나 홀로’와 같은 시어를 덧붙임으로써 앞의 경쾌한 리듬감을 상쇄시키는 효과를 낸다. 5연에서 화자는 긴 길을 걸어가는 가운데 온갖 자연물의 소리가 귀에 들려오기는 하지만, 자신은 홀로 있고 자신을 둘러싼 자연은 ‘적막강산’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는 세상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과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이 급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외세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해방 전후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답답함과 절망감은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고뇌의 발로로도 읽힐 수 있다.
[문제]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2010년 9월 고3 모의평가 >
(가) 길 - 김소월
어제도 하룻밤 / 나그네집에
까마귀 까악까악 울며 새었소.
오늘은 / 또 몇 십 리 /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 정주 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 저 기러기
열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나) 적막강산 - 백석
오이밭에 벌배채* 통이 지는 때는
산에 오면 산 소리 / 벌로 오면 벌 소리
산에 오면 / 큰솔밭에 뻐꾸기 소리
잔솔밭에 덜거기* 소리
벌로 오면 / 논두렁에 물닭의 소리
갈밭에 갈새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 산 소리 속에 나 홀로
㉮벌로 오면 벌이 들썩 벌 소리 속에 나 홀로
정주 동림 구십여 리 긴긴 하룻길에
산에 오면 산 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
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 벌배채 : 들 배추, 야생 배추의 방언. * 덜거기 : 늙은 장끼.
(다) 단가 육장 - 이신의
장부의 하올 사업 아는가 모르는가 / 효제충신(孝悌忠信)밖에 하올 일이 또 있는가
㉠어즈버 인도(人道)에 하올 일이 다만 인가 하노라 <1장>
남산에 많던 솔이 어디로 갔단 말고 / 난(亂) 후 부근(斧斤)*이 그다지도 날랠시고
㉡두어라 우로(雨露)곧 깊으면 다시 볼까 하노라 <2장>
창밖에 세우(細雨) 오고 뜰 가에 제비 나니 / 적객*의 회포는 무슨 일로 끝이 없어
㉢저 제비 비비(飛飛)를 보고 한숨 겨워하나니 <3장>
적객에게 벗이 없어 공량(空樑)*의 제비로다 / 종일 하는 말이 무슨 사설 하는지고
㉣어즈버 내 풀어낸 시름은 널로만 하노라 <4장>
인간(人間)에 유정한 벗은 명월밖에 또 있는가 / 천 리를 멀다 아녀 간 데마다 따라오니
㉤어즈버 반가운 옛 벗이 다만 넨가 하노라 <5장>
설월(雪月)에 매화를 보려 잔을 잡고 창을 여니 / 섞인 꽃 여윈 속에 잦은 것이 향기로다
어즈버 호접(蝴蝶)이 이 향기 알면 애 끊일까 하노라 <6장>
*부근 : 큰 도끼와 작은 도끼. *적객 : 귀양살이하는 사람. *공량 : 들보.
1.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자연물과의 관계를 통해 화자의 현재 상황을 제시한다.
② 시각의 대립을 통해 부정적 현실 인식을 드러낸다.
③ 역동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생동감을 자아낸다.
④ 회상을 통해 화자 자신의 삶을 반성한다.
⑤ 명암의 대비를 통해 시상을 전개한다.
2. (가)에서 외로움의 정서를 심화하는 상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오늘’도 정처 없이 ‘길’을 가야 함. ② ‘오라는 곳’이 없음.
③ ‘내 집’이 있어도 가지 못함. ④ ‘기러기’와 떨어져 있음.
⑤ 갈 곳 없이 ‘열십자 복판’에 서 있음.
3. (나)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1연의 1행은 ‘벌배채’가 여물어 가는 때라는 의미로 ‘산’과 ‘벌’의 계절적 배경을 드러낸다.
② 1연의 2행~3행은 ‘산’과 ‘벌’에 대한 경험을 청각적으로 제시한다.
③ 2연과 3연은 ‘산’과 ‘벌’에서의 청각적 체험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④ 4연은 ‘산’이 ‘벌’과 상반된 공간적 의미를 지님을 드러낸다.
⑤ 5연은 ‘산’과 ‘벌’에 대한 체험의 의미를 집약하여 마무리한다.
4. (가)와 (나)를 비교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의 제목은 제재를, (나)의 제목은 주제 의식을 나타내고 있다.
② (가), (나) 모두 시어나 시구의 반복을 통해서 리듬감을 조성하고 있다.
③ (가)의 ‘정주 곽산’, (나)의 ‘정주 동림’은 화자가 경험한 구체적 공간이다.
④ (가)의 ‘갈린 길’은 공간적 성격을, (나)의 ‘하룻길’은 시공간적 성격을 띤다.
⑤ (가)는 의문과 확인을 통해, (나)는 서술어의 제한적 사용을 통해 화자의 의지를 드러낸다.
5. (다)의 ㉠~㉤ 중 <보기>의 내용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보기> ‘단가 육장’에서 작가는 귀양살이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으리라는 우려 속에서도 정계에 복귀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① ㉠ ② ㉡ ③ ㉢ ④ ㉣ ⑤ ㉤
6. (다)에서 화자와 대상의 관계가 (나)의 ㉮와 가장 가까운 것은?
① 1장 ② 2장 ③ 3장 ④ 5장 ⑤ 6장
<정답> 1① 2④ 3④ 4⑤ 5② 6③
[연구 문제]
1. 이 시에서 ‘산’과 ‘벌’의 소리를 드러내는 데 사용된 표현법을 쓰시오.
-반복법, 대구법, 열거법
2. 이 시의 화자가 느끼는 쓸쓸하고 절망적인 심정을 표현한 시어를 찾아 쓰시오.
-적막강산
바른♥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