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 인천 소래포구~시흥 물왕저수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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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5.06. 11:06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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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인천 소래포구~시흥 물왕저수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
갯벌 위에는 고깃배가 기우뚱 올라 앉아 있고, 포구에는 갈매기가 오락가락 노닌다. 낭만의 풍경이 가득한 소래포구는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전통포구다. 좁은 골목마다 사람들로 흥청대고, 흐드러진 좌판과 비릿한 바다 내음이 폐부를 적신다.
소래포구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아련한 향수와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대명사다. ‘포구’라는 명칭 자체에 이미 노스탤지어의 짙은 내음이 묻어나고, 소라와 닮은 ‘소래(蘇萊)’라는 지명에도 아득한 동경이 아른거린다.
협궤열차가 멈춘 대신에 세련된 전철이 지나며, 포구의 낮은 건물 뒤로는 고층아파트가 하늘을 가려도 ‘소래포구’ 하면 떠오르는 그 푸근함과 친근감은 여전히 그대로다. 도시화된 소래포구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은 지금도 소래포구에 가면 마음속에 꿈꾸었던 풍경이 원형처럼 남아 있어서다.
소래포구에서 10km 남짓 떨어진 내륙에는 물왕저수지가 산중에 숨어 있다. 소래포구에서 물왕저수지 가는 길은 갯벌과 폐염전, 거대한 연못과 넓은 들판을 지나는 다채로운 경관을 볼 수 있는 자전거길이다.
고층아파트로 둘러싸였지만 소래포구는 어느 때에 가도 어우러질 수 있을 것 같은 친근한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소래포구의 로맨틱하면서도 처연한 이미지는 옛날 포구 일원에 있던 대규모 염전 때문이기도 하다. 총 면적이 500만m2(약 145만 평)에 달해 한때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소래염전은 지금은 오래된 사진 속 풍경으로만 남았다. 소래염전은 일제강점기이던 1930년대 중반에 조성되었고, 생산된 소금은 수인선 협궤열차를 통해 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실려 나갔다.
한때는 소래염전이 전국 소금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그러다 천일염 수입자유화 이후 사양길을 걷다가 1996년 결국 문을 닫고 만다. 이제 이곳이 한때 염전이었음을 알려주는 주는 것은 몇 개만 남은 앙상한 소금창고뿐이다. 벽과 지붕이 뜯겨 나가 바람이 숭숭 지나고 햇살이 관통하는 낡은 목재 창고는 염전터를 가득 메운 갈대밭과 어울려 한없이 스산하다.
한동안 버려져 있던 폐염전은 현대적인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소래포구 근처에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이, 동쪽에는 시흥갯골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옛날 천일염전을 일부 재현하고, 갯벌도 보존하고 있다.
소래포구 바로 옆에 조성된 소래습지생태공원
천일염전이 복원되어 있고, 들판에는 운치 있는 풍차가 돌아간다.
소래습지생태공원과 시흥갯골생태공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갯골은 밀물과 썰물 때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생겨난 작은 개울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시흥갯골생태공원까지 4km 구간은 황량한 폐염전을 가로지르는 특별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무성하게 자란 갈대밭과 구불대는 갯골을 따라 따사로운 흙길이 흐느적거린다. 폐염전이 끝날 즈음에는 시흥갯골생태공원의 세련된 풍경이 반겨준다.
아직도 방치되어 있는 폐염전은 온통 갈대밭이다.
시흥갯골생태공원을 지나면 논으로 가득한 초록의 들판이 펼쳐진다. 이 들판 사이로 시흥시가 자랑하는 그린웨이 자전거길이 물왕저수지까지 7.5km 이어진다. 갯골생태공원에서 3.5km 가면 3만 평 규모의 넓은 연밭이 펼쳐지는 연꽃테마파크도 만날 수 있다. 여름에는 커다란 연잎과 연꽃이 장관을 이룬다.
드넓은 잔디밭이 싱그러운 갯골생태공원
갯골생태공원과 물왕저수지 사이에는 연밭이 펼쳐진다. 8월 중순이면 연꽃이 절정을 이룬다.
자전거길은 물왕저수지 직전에서 끝난다. 이승만 대통령이 낚시를 즐겼다는 물왕저수지는 수면이 들판보다 훌쩍 높아서 격리감을 주고, 주변에는 카페와 식당들이 즐비해 분위기 있는 호반 풍경이 인상적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물왕저수지까지는 고작 12km밖에 되지 않지만 바다와 포구, 갯벌, 폐염전, 들판, 연밭 등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어 볼거리가 풍성한 길이다. 비포장길이 있으나 전 구간이 평지여서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다.
갯골생태공원에서 물왕저수지 사이에 나 있는 그린웨이 자전거도로
초록의 들판 사이로 뻗어나는 쾌적한 길이다.
물왕저수지 호반에는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고, 식당과 카페가 즐비하다.
추천 코스
소래습지생태공원 → 부인교 → 오른쪽 좁은 가로수길 → 부천-월곶 간 서해안로 아래 굴다리 지나 우회전 → 방산오수중계펌프장 오른쪽 길(철문 통과) → 펌프장(앞쪽으로 직진) → 펌프장에서 1.6km 지점에서 우회전, 나무다리 건넘 → 갯골생태공원 → 갯골생태공원 정문 → 그린웨이 입구 → 연꽃테마파크 → 물왕교차로 → 물왕저수지(총 12km, 1시간 30분 소요)
유의사항
방산오수중계펌프장에서 갯골생태공원에 이르는 갈대밭길은 기업체의 사유지여서 공식적으로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나, 시흥시 걷기코스인 늠내길로도 지정되어 있어 지날 수는 있다. 간혹 승마 행렬이 다니니 주의해야 한다.
숙박 & 맛집
소래포구에는 식당이 많고, 포구 맞은편 월곶포구에는 전망 좋은 숙박업소가 많다.
소래포구 선창가 횟집촌
소래포구 선창가에는 야외에서 돗자리를 펴고 먹는 간이 횟집이 줄지어 있다. 날씨만 좋다면 분위기 있고 맛있는 생선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장어이야기
38번 버스종점 앞에 있다. 저렴하고 넉넉한 장어구이 전문점이다.
(032) 446-3326
리옌
물왕저수지 옆에 있는 중국집이다. 연근탕수육을 비롯한 인기 메뉴가 많다.
(031) 413-2700
[네이버 지식백과] 인천 소래포구~시흥 물왕저수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2014. 4. 15., 김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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