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성경 속에서 이해하고자 할 때 지속적으로 오는 괴리감이 있었다.
성경은 어차피 남의 이야기라서 그런 듯.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를 만난 게 사실이었어도, 그건 바울 얘기 아닌가?
바울의 회심에 대해 연구해서 그 내용과 의미를 잘 이해하게 되었어도 그건 성경이 아니다.
성경이 아니라는 말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좋겠다.
성경의 정의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므로.
그걸 성경이라고 믿었을 때 창조주와의 괴리가 끝없이 펼쳐져 나갔고, 나는 그걸 만병통치 '믿음'으로 메우며 왔다.
알긴 아는데, 가까워지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자꾸 멀어지며 뭔가 남의 옷을 입고 어기적 거리며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느낌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그건 느낌이 아니라 실제였다.
그걸 - 바울의 회심을 읽는 건 한 번이면 족하다.
내용을 이해했으면 됐다는 말이다.
그러면 그 이야기는 버려도 된다.
거기 감동하고 있을 시간에 내 삶에 찾아오신 주를 만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이자.
내가 만나는 사건들을 기록한 게 진짜 성경이니까.
진짜 성경은 뭐라고?
삶!
바울의 삶이 아니라 바로 내 삶에서 창조주의 사랑의 향기가 풀풀 나야하고 그로부터 받은 사랑이야기들이 지난했던 내 모든 삶의 여정에 빼곡히 기록돼 있어야 한다.
사울에게 빛이 비취고 예수의 음성이 들린 게 뭐 그리 중요한가?
그 예수가 내 이름을, 당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면 그건 그저 남의 다리 긁는 일일 뿐이다.
바울이 회심했다고 나와 당신이 회심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는 사울이 바울이 된 이야기를 자신에게 대입하기를 좋아한다.
아니다.
그건 바울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면 바울의 회심이 성경인가? 나와 당신의 회심이 성경인가?
제대로 따져 봐야 한다.
성경에는 성령의 감동도 있지만 많은 부분을 사람이 기록한 것이고, 그걸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결정한 이들은 사람-종교-기독교이다.
종교-기독교는 신본을 표방하지만 사실은 인본을 근본으로 한다.
성경은 단지 디딤돌로 여겨야 한다.
딛고 올라서서 진짜 성경을 써내려가야 하는 것.
당신은 그것을 언젠가 발견하게 될 것이다.
@
그 괴리감이 관계의 경험을 통해 해소되었다.
성경을 빼고 나니 비로소 주님과의 일대일 관계가 형성된다.
성경이 걸림돌이었다는 말이다.
성경은 마치 바벨탑과도 같다.
주님과의 관계의 경험은 그래서 소중하다.
어떤 이에게는 치유와 같은 특별한 사건으로,
다른 어떤 이들에게는 삶 속에서의 잔잔한 대화? 정도로 경험이 될 터이나
거기서 창조주의 모습이 분명하게 각인이 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주인이 소의 엉덩이에 낙인(烙印)을 찍는 것처럼
각인하시는 분은 창조주시니.
기록된 책을 성경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경책을 성경으로 받는 이들은 주를 만나지 못하기 쉽다.
성경은 나와 주님이 함께 써내려가는 삶이며, 인생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고백록이다.
하나의 이야기로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요술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성경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시기를 바란다.
책은 성경이 아니다.
첫댓글 눈을 뽑아버려야 하는데 말이죠 ㅎ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