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신라유산의 보고, 국립경주박물관.
3부. 월지관(안압지관), 옥외전시장
월성중학교 3학년 3반 김민욱
미술관을 나와 맞은편에 있는 월지관(안압지관)으로 향한다. 박물관에는 신라역사관과 미술관, 월지관 이 세 관 사이에 큰 마당이 있는데 여기에는 석가탑, 다보탑 복제품이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다. 그리고 중간에는 그래도 연륜이 좀 있어 보이는 석등이 하나 서 있다. 복제를 잘하긴 했다만, 이것 때문에 오히려 복제가 아닌 진짜 석탑인 고선사터 삼층석탑이 묻힌다는 것이 좀 씁쓸하다. 복제탑을 자세히 보면 멀리서 본 것과 달리 곳곳에 누가 오줌을 싼 듯한 이상한 자국들이 보이는데 이것은 장항리 쪽에서 나는 '경주석'특유의 철분 때문에 그런 것이다. 돌의 특성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청소 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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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전경. 여기서 볼 때 박물관이 제일 멋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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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다보탑에 나타나는 녹슨 흔적.)
월지관 가기 전 왼쪽으로 향하면 화장실이 보이고 그 옆 밑에 한 건물과 연못이 보인다. 평소에는 잘 개방하지 않는 공간인 '수묵당'과 '고청지'로 '수묵 진홍섭' 선생님과 '고청 윤경렬'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 그렇게 지어졌다. 어렸을 때 저기서 화전 만들어 먹고 그랬는데. 이렇게 막아두지 말고 작은 카페 형식으로 개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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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당과 고청지.)
이제 바로 옆에 있는 월지관으로 들어간다. 원래 이름은 '안압지관'이지만, 안압지가 '동궁과 월지'로 명칭이 바뀌면서 같이 바뀌었다. 내부는 총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름답게 당연히 월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입구를 나서서 왼쪽으로 이동하면 당시 썼던 여러 유물이 나온다. 특히 왼쪽 끝에는 웬만한 사람보다 더 큰 거대한 항아리가 나온다. 이 항아리에는 10석이 들어갈 수 있다는 명문이 적혀있는데 그렇다면 용량이 무려 520L나 된다는 건가! (한 석: 약 52L) 정말 저기 쌀만 담았을까? 항아리를 보고 내려오면 동궁에 쓰였던 기와와 월지에서 타고 놀았을 나무배 등이 보인다. 특히 중간에 보면 나무로 된 물마개가 보인다. 대부분 월지의 입수구는 잘 아는데 물이 빠져나가는 배수구는 모른다. 이 물마개는 배수구의 구멍을 막았던 용도로 쓰인 것이다. 이런 유물이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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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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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에 쓰였을 여러 종류의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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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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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물마개.)
1층 맨 끝에는 동궁과 월지 복원 모형이 있다. 만약 저 모양대로 복원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재 똑같은 모양이 동궁과 월지에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계단 위로 올라가면 다소 민망한 유물이 있다. 남근석이 전시되어 있는데 듣기로는 이 유물을 여자 연구원께서 발견했다고 한다. 현재 여러 가지 설이 나오고 있지만, 이 유물은 여성의 성적 놀이도구로 추측되고 있다. (저번 신라역사관 항아리도 그렇고 신라 성문화가 꽤 개방적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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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과 월지 복원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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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근석.)
2층 가기 전 중간에는 당시 출토된 목간과 난간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난간유물은 옆에 복원된 난간과 돌난간과 함께 보면 좋다. (요즘 한옥에 쓰이는 난간이랑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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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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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유물을 바탕으로 복원된 나무 난간. 익숙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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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난간. 다리에 쓰였을 법한 모습이다.)
2층 역시 여러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섬세한 판불부터 곱돌로 된 사자상까지 귀한 유물들이 많다. 특히 판불을 보면 저 얇은 판에다가 어떻게 저런 섬세한 조각을 했을지 의문이 들게 할 정도다. 그리고 끝쪽에는 그 유명한 주령구 모형이 있다. 주령구는 빵으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한 것인데 현재 원형이 없다. 초기 월지 발굴조사를 할 때 주령구를 발견하고 물기를 말린다며 전자레인지에 넣어 버린 것이다. 결국, 원형은 타버리고 지금 것은 그때 봤던 모습을 토대로 복원한 것이다. 정말 소중한 유산이 저렇게 허무하게 갈 줄이야. 그때 당시 열악했던 문화재 관리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설마 지금은 저렇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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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곱돌로 만들어진 작은 사자상과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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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조각이 일품인 금동판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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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보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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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령구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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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 저것도 나름 귀한 유물인 듯.)
이제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모든 전시실을 다 둘러보았다. (어린이박물관은 전시실이 아니기에 뺐다.) 이제 박물관에서 가장 넓은 전시실인 옥외전시장!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 전시된 유물들이다. 밖에 있다고 소외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안에 있는 유물보다도 값진 유물이 무궁무진하다. 천천히 산책한다는 생각으로 둘러보면 좋다. 일단 월지관 뒤편에 있는 여러 석조 유구와 고선사터 삼층석탑부터 둘러본다. 석조도 그렇고 정말 귀한 유물이 많은 것 같다. (자세한 설명은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전시장 답사기'에서 했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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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조각이 있는 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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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윗돌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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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사터 삼층석탑. 비운의 석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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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사터에서 가져온 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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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사터 금당 터.)
고선사터 유적 맞은편에는 미술관이 있고 미술관 뒤에는 분황사 우물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나온 불상들이 쭉 늘어서 있다. 그리고 왼쪽에는 경주읍성에서 옮겨온 복원된 거대 석등이 있어 눈길이 간다. 그나저나 뒤쪽에 있는 수십 개의 불상들은 다 어디에 모셨던 걸까? (자세한 설명은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전시장 답사기'에서 했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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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불상이 모셔진 공간. 뭔가 엄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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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읍성 석등. 복원된 모습이다.)
특별전시관 옆 역시 여러 유물이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이한 유물이 있는데 어린이박물관 쪽 길을 따라가면 작은 카페가 나온다. 그 카페 맞은편에 경주 시민분들도 모르는 척화비가 서 있다. 예전에는 안내판도 없어서 일일이 해석하다가 척화비인 걸 알았는데 최근에 와서는 이것이 척화비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졌다. 척화비 뒤로는 장항리사지 석불, 중생사 보살상, 철와골 불두, 승소골 삼층석탑이 쭉 보인다. 승소골 삼층석탑 맞은편에는 화려한 숭복사지 귀부가 보인다. (자세한 설명은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전시장 답사기'에서 했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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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척화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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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리사지 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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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산 중생사 관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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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와골 불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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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골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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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복사지 귀부.)
드디어 길고도 길었던 박물관 답사가 끝났다. 오랜만에 박물관을 제대로 둘러보고 간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월정교로 향하는데 날씨는 맑은데 비가 내리는 여우비가 내린다. 거기에 김광석 노래를 듣고 있으니 무척 쓸쓸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원 없이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신라유산의 보고 국립경주박물관!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사랑하고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다.
-여정- (2014. 1. 4. 土)
--------→ 수묵당과 고청지→ 월지관(안압지관)→ 옥외전시장(석조→ 우물 윗돌→ 고선사터 유물→ 각종 석불→ 복원된 석등→ 척화비→ 장항리사지 석불→ 낭산 중생사 관음보살상→ 철와골 불두→ 승소골 삼층석탑→ 숭복사지 귀부)→ 박물관 출구
(옥외전시장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전시장 답사기'를 참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립경주박물관 둘러보기 1부: http://cafe.daum.net/moonhawje/DjXU/10070)
(국립경주박물관 둘러보기 2부: http://cafe.daum.net/moonhawje/DjXU/10078)
새롭게 펼쳐라!
羅新
첫댓글 잘 봤어요. 경주박물관에는 두어번 갔지만 항상 시간에 쫓겨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요.
척화비도 보지 못했던 것 같고요...
그러고보니 경주 가본 것도 이젠 꽤 오래됐네요~
고마워요~` 학생~
수묵당과 고청지,,,
마지막 신라인이라 하신 윤경렬 선생님 생각납니다
덕분에 박물관 또 열심히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