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을 찾는 등산객 상당수는 지하철 4호선 상계역과 당고개역을 이용한다. 산행도 자연스레 두 역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상계역~정암사~불암산 정상~경수사~당고개역으로 도는 코스이며 4km에 3시간 정도 걸린다.
상계역 1번 출구로 나와 큰길을 따라 당고개 입구 오거리까지 와서 오른쪽 청암아파트쪽 골목길로 가면 재현중고교 옆의 불암산공원에 닿는다. 계곡길을 따라 직진하면 정암사 삼거리이고 이어 체력단련장과 약수터가 나온다. 제법 가파른 비탈을 10분쯤 오르면 깔딱고개 사거리다. 여기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의 능선은 풍치 좋은 암릉 길이다. 쇠 난간에 로프가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거북바위를 지나면 태극기가 있는 정상이다.
불암산 정상은 문어 머리처럼 반질반질한 화강암이라 전망이 탁월하다. 지난해 도봉구에서 암릉에 계단을 설치해서 정상까지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는 아파트촌 너머 북한산과 도봉산 연봉이 장관이다. 불암산공원에서 정상까지 약 1.9km, 1시간20분쯤 걸린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등산객들의 식사터로 애용되는 다람쥐광장이다. 10분쯤 능선을 타고 직진하면 경수사 하산길(폭포약수터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가파른 비탈을 20분쯤 내려오면 폭포약수터가 나오는데 갈수기에는 말라 있다. 약수터를 지나면 천보사 갈림길이다. 5분쯤 걸리는 천보사는 작은 암자 분위기로 거대한 바위에 제비집처럼 붙어 있는 산신각이 볼 만하다. 상계약수터와 경수사 갈림길을 지나면 등산로 입구 공원에 닿는다. 공원에서 당고개역 2번 출구까지는 덕암초등학교를 지나 15분쯤 걸어야 한다.
▲ 다람쥐광장에서 본 불암산 정상의 암릉. 데크 계단이 설치돼 오르기 수월해졌다.
당고개역 일대는 하산하는 산꾼을 반기는 맛집들이 넘쳐난다. 당고개추어탕(02-934-3303)은 주인 내외가 운영하는 깔끔한 집이다. 시골에서 농사 지은 채소로 양념을 만든다. 엄마손칼국수(02-937-4967)는 평일에도 손님이 북적거리는 맛집이며 칼국수와 만두전골이 별미다. 상계역과 당고개역 중간에 있는 현가당고개냉면(02-936-6481)은 40년 전통으로 상계동에서 유명한 냉면집이다. 달짝지근한 동치미 육수에 쫀득한 면발이 맛깔난다.
수락산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지하철역은 역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수락산역이다. 수락산의 대표적인 들머리인 벽운동계곡(수락골)과 노원골이 수락산역에서 가깝다. 벽운동계곡으로 정상에 올라 노원골로 하산하는 코스는 많은 등산객이 이용하는 수락산 원점회귀코스다. 이 코스는 원점회귀라는 편리함과 더불어 수락산에서 가장 암릉미가 좋다는 깔딱고개와 정상, 주능선 일대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락산역 일대는 우이동이나 도봉동처럼 일주일 내내 등산객이 북적거리고 이들을 위한 장비점과 음식점들이 가득하다. 1번 출구는 벽운동계곡, 3번 출구는 노원골로 이어진다. 1번 출구로 나와 100m쯤 가다 ‘염불사’ 이정표가 있는 오른쪽 길로 오르면 벽운동계곡이다. 계곡을 따라 100m쯤 가면 덕성여대생활관이 보이고 염불사를 지난다. 등산로는 절 아래로 이어지며 본격적으로 계곡이 펼쳐진다. 20분쯤 오르면 쉼터인 새광장 갈림길이다. 깔딱고개로 가려면 왼쪽 길을 잡아야 한다.
깔딱고개 가는 길은 이름처럼 숨이 넘어가는 된비알이지만 정상으로 어어진 가장 짧은 길이라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다. 깔딱고개부터 아기자기한 암릉이 시작된다. 손가락바위(독수리바위), 배낭바위, 철모바위 등 재미있게 생긴 기암들이 많다. 철모바위가 있는 주능선 삼거리에는 막걸리와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간이매점도 있다. 여기서 북으로 능선을 따라 오르면 정상이다. 약 3m 높이의 둥근 기암이 서 있고, 그 위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정상 조망은 산행의 하이라이트로, 북한산에서 도봉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거대한 장벽을 이루며 장관을 선사한다. 북쪽 의정부 방향과 북동쪽 가평의 산들이 그리는 빼곡한 산세도 멋지다.
노원골로 하산하려면 철모바위 삼거리로 돌아와 남쪽 주능선을 따라 도솔봉 방향으로 가야 한다. 주능선은 수락산의 매력을 잘 드러내는 코끼리바위, 하강바위 등의 아기자기한 암릉이 널려 있다. 도솔봉 가까이 오면 갈림길이 나오며 오른쪽 도솔봉 우회길을 따라야 노원골로 이어진다. 도솔봉을 우회하면 탱크바위가 보이면서 길은 흙길로 바뀐다.
철탑이 있는 갈림길에선 왼쪽은 용굴암 방향, 오른쪽은 노원골이다. 용굴암 방향은 학림사를 지나 당고개역으로 연결된다. 오른쪽 길로 능선을 타고 내려서면 수락산역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이정표를 따르면 바위샘을 지나고 노원골을 따라 수락산역에 닿는다. 8km에 4~5시간 정도 걸린다.
수락산역에는 산꾼들을 기다리는 맛집이 많다. 수락산역 2번 출구 근처의 아바이옛집(02-938-6225)은 30년 전통으로 단골 산꾼이 많다. 3번 출구의 평양칼국수(937-5002)는 도봉구에서 인기 있는 맛집이다.
7호선 종착역인 장암역을 기점으로 수락산을 오르면 자연스럽게 북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할 수 있으며 홈통바위(기차바위)를 타는 쏠쏠한 맛을 볼 수도 있다. 홈통바위는 수락산의 대표적인 명물 암릉코스다.
장암역은 출구가 1번 출구 하나뿐이다. 육교를 건너 100m쯤 골목을 지나 큰길을 건너 장암슈퍼 옆으로 석림사 가는 골목길을 따라 오르면 입구에 노강서원이 있는 석림사계곡이다.
입구의 노강서원은 숙종 때 문신 박태보(1654~1689)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박태보는 인현왕후 폐위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고문을 받고 유배 가는 도중 노량진에서 순절한 박세당의 둘째 아들이다.
노강성원에 이어 석림사 일주문을 만나고, 150m쯤 오르면 석림사 입구의 등산로다. 석림사계곡에서 홈통바위로 가려면 계곡 상류의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가야 한다. 계곡길을 따라 끝까지 오르면 주능선의 안부사거리에 닿는다. 오른편 수락산 정상을 향해 오르면 홈통바위를 만난다. 긴 슬랩 가운데에 긴 홈이 파여 있으며 고정로프가 있다. 긴 슬랩을 딛고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고 좌우 전망도 탁월하다. 우회로가 있어 초보자나 아이들은 돌아서 정상에 오를 수도 있다.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에는 조망이 트이는 암릉 구간이 간간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수락산 정상과 608봉 사이의 안부에서 250m쯤 오르면 수락산 정상이다. 정상은 사방으로 확 트인 암봉이라 시원하다. 정상에서 아기자기한 기암이 널린 주능선을 타고 종주하면 도솔봉 직전 갈림길까지 1시간쯤 걸린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하지 않고 계속 능선을 따르면 곧바로 갈림길이 또 나온다. 왼쪽은 동막골, 덕릉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며 오른쪽 능선길로 들어서면 도솔봉 정상이다.
▲ 상계역에서 가장 가까운 들머리인 불암산 공원 입구.
도솔봉 역시 바위로 되어 있어 전망이 탁월하다. 그 동안 걸어온 주능선의 명물 바위들이 한눈에 잡히고, 반대편 불암산이 장쾌하게 드러난다. 도솔봉에서는 하산하는 길이 좀 복잡하다. 도솔봉을 넘어가려면 바위를 안고 내려가야 한다는 일명 ‘안고바위’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곳은 사고다발 지역이므로 우회하는 게 좋다. 올라왔던 길을 조금 내려가 도솔봉을 남동쪽으로 우회하면 내리막 암릉이 이어진다. 이 암릉을 내려오면 탱크바위를 만난다. 탱크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면 능선을 타고 곰바위를 지나 동막골유원지로 내려갈 수 있다.
탱크바위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하면 도솔봉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진 지릉을 만나게 된다. 도솔봉 정상에서 아예 도솔봉 직전의 주능선 갈림길로 돌아가 도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르면 길 찾기가 쉽다. 15분쯤 능선을 따르면 철탑이 보이면서 용굴암 갈림길이 나오고, 10분쯤 가면 용굴암이다. 용굴암에서 20분 거리인 학림사까지는 완만한 산책길이다. 학림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1.4km 내려오면 당고개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