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겨울휴가가 생긴다
4박5일
레드카드 연회비 보상 20만원 항공할인 티켓 마감이 며칠 안남았길래
랑에게 제주 갈래 했더니 두말없이 가자하길래 겨울 제주 3번째 간다
20 년 전 봄 제주에 신혼여행, 4년전 여름 휴가 랑이랑 가고, 산악회에서 겨울 한라산 두번 가고..
신혼여행때는 대절택시 운전기사님이 거의 사진가 수준이라
따라다니면서 유명지에서 사진 거의 다 찍어주었지만
유채꽃 흐드러지게 피는 봄에 개인적으로 간적이 없어
가서 사진 찍어보고 싶지만 봄에는 시간이 안난다.
여행 일주일전, 밀려서 정리할 일과 일상으로 해야할 일이 겹쳐 무척 바빴다
몸도 마음도 바빠 지쳐갈 즈음 벌써 여행 날짜는 다되고
여행 전에 항상 미리 준비 목록대로 짐을 잘 꾸렸지만
이번에 제대로 하지 못해 챙기지 못한 화장품이 많다.ㅠ
떠나는날 토요일도 일이 많아 힘들었던 상황.
제주 도착해서 렌터카를 타고 서귀포의 숙소인 연수원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정월 대보름 축제를 하나보다
주차만 용이했으면 내려서 구경하고 사진 찍고 싶었지만
끝없이 이어진 차 행렬을 기다릴수 없어 포기하고 숙소로 향한다
지인의 소개로 주변경관이 멋진 연수원에 묵는데
생각보다 좋은 시설에 입이 벌어진다
특급호텔의 스위트룸 수준
50여평의 공간에 넘 잘 꾸며져있고 안락하다
정원도 무지 넓고 바다와 새연교도 보이고.
여장을 풀고 저녁을 맛집 검색해서 숙소근처의 횟집으로 간다
남궁서민횟집(서귀포 부두 수협앞)
서민이란 이름 탓에 약간 저렴할걸 기대했지만 오산이다.ㅋ
한상에 12만원 하는 황돔을 시키고
맛은 좋다.싱싱하고 씹히는 맛이 쫄깃하고, 비싸서 좀 그렇지만...
2인이 먹기는 양이 많고 3인이면 적당할 양이다.
4년전 여름에는 랑이랑 한상에 6만원하는 회를 먹었는데
그사이 물가가 엄청 오른건지 황돔이라 더 비싼건지.
그때 위와 장이 약한 난 괜찮았는데, 랑은 유사장염 비슷한 증상에 한나절을 고생했던 아픈 기억이...
둘째날-가랑비 계속에 잠시 비 그치고 흐림
1.성산 일출봉 광치기해변
예보에 비는 없었는데 역시 겨울 제주 날씨는 실망을 시킨다
일출을 기대하며 새벽을 깨웠지만 이른새벽부터 보슬비가 내린다.어쩌나
그래도 가보자
비어있는 도로를 달려 도착한 광치기해변
한무리 진사들의 기념샷
빗속의 잿빛하늘 영 그림이 안나온다
이른시간의 바람부는 바닷가 손이 시리고 갑작스런 추위 노출로 어깨 담이 온다
대충 인증샷 몇장 찍고 철수.아쉽다.
2.용눈이 오름
야속한 랑은 오름에 같이 오르길 거부한다
한다면 하는 한다진은 아닐지라도, 나도 한오기 하는지라 비가오던 말던 예정대로 오른다
한사람도 안보인다.
이번 제주여행은 비행기에서부터 한적하더니
가는 곳마다 거의 전세 낸 수준으로 사람 구경하기 힘들다.
현지인이든 여행객이든.
원래 이맘때 제주가 이리 한산 한건지...
차에 랑 혼자 남겨두고 난 터덜터덜 한걸음씩 옮기고
4년전 여름에 용눈이 오름을 계획했지만 못올라서 아쉬워서 ...
완만한 능선은 여자의 젖가슴처럼 부드럽고 포근하다
중간쯤 올랐나? 위에서 카메라를 맨 중년남자가 내려오면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나도 같이 인사하면서 찍을게 있냐고 물어보니 산책 삼아 나왔다 그런다.
어딜가도 진사들의 사진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울랑은 그걸 두고 ㄸㄹㅇ라고 한다.ㅋㅋ
사진이 취미가 아닌 사람의 눈에는 그 열정이 그렇게 보일지도...
정상에 오르니 한무리의 등산객들.
시계가 넘 뿌여서 아래쪽 풍경이 하나도 안보여 아쉽다
길치라 내려가는 길이 걱정된다.미아될까봐
멀리서 보이는 우산하나,가까이 다가오는데 랑이다
시간이 지나도 오지않는 마눌 걱정이 되었나보다.
처음부터 동행 안해줘서 좀 미웠지만 늦게라도 와줘서 반갑다.
무엇이 그리 못미더운지 항상 날 우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같다는 울랑
단점보다 장점이 훨 많은 사람인데 밖에서는 인정받는데
집에선 인정 못받는다고 불만인 사람
한때는 사랑도 병이라고 넘 구속하려해서
그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어서 화려한 싱글이 부럽기도 했던...
나랑 같이 다니면 짐꾼에 운전기사에 보디가드밖에 안된다고 투덜대지만
그 많은 역할중
든든하고 마음 편한 벗이어서, 고마와하고 자랑스러워 한다는걸 좀 알아주었으면.
비록 내가 그런 표현엔 서툴지라도.
오름의 세찬 바람속에서, 나이 들면서 걸핏하면 눈물이 새는
주책스러움과 나약함에 스스로에게 토닥토닥 위로도 주고.
마음의 여유와 안식이 필요할때 그대여 오름을 올라보길....
3.비자림에서
비자림에서 난 길을 잃다
보슬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이 넓은 비자림엔 우리뿐
안개비 너머에 신비로운 무언가가 있을듯한 느낌
촉촉한 우중의 비자나무숲의 피톤치드는 은은하다
우중산책도 나름 괜찮다
왁작지끌한 군중과 떨어져 한적함의 여운속으로.
4.비자림에서 서귀포로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뜻밖의 풍경
성판악이 다가오면서 안개비가 자욱하다
처음엔 네비가 길 인식을 잘못해서 산으로 올라가나 생각했는데
성판악을 통해서 서귀포로 나가는 지름길인가 보다
육지에 비가 오면 한라산에는 눈이 온다는데
며칠전 온 눈이 안녹고 쌓여있고 어떤 구간은 나무위에도 눈이 쌓여있다
눈쌓인 안개비 자욱한 겨울나무 군락의 숲길 멋지다
시야가 뿌옇고 굽은 도로라 운전은 신경 쓰이지만 경치 하나는 탄성이 절로난다
이틀 연속 비 올줄 알았으면
3-4시간 코스의 영실코스 등반도 괜찮았을 듯한데
등산복과 등산화만 준비했더라면...
7년전 산악회에서 한라산 등반 왔을때
영실 코스 입구 내리막길에서
동행한 님들과 비료푸대 타고 어린아이가 되어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탔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님들 지금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을까
여전히 산은 열심히 타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5.서귀포 잠수함 승선
큰 기대가 없기에 1인당 5만원이라 다른때 같으면 잠수함 안탄다고 했을텐데
랑 기분좋으라고 흔쾌히 타자고 했더니 역시 기분좋아 한다
해저 10m에 해조류와 전복등의 어패류
해저 20m에 스쿠버 다이버가 주는 먹이 주위로 우루루 달려드는 돔,놀래기등의 다이버쇼
해저 30m에 화려한 빛깔의 산호군락지
해저 40m에 난파선 관람
잠수함 타기직전 옮겨탄 배위에서 똑딱이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데
무료이고 기념이니 돌아갈때 찾아가란다
DSLR로도 찍어주는데 나갈때 잘나온지 컴으로 확인하고
신청자에 한해 4000원씩 돈을 받는다는걸 나중에 알곤 장사속에 웃음이 피식...
15년전에 갔던 괌바닷가의 옥빛 물빛과 수중 물고기와 형형색색의 산호군락의 아름다움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수경과 물갈퀴만으로 생생한 바닷속을 볼수 있어 넘 좋았던.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일정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숙소에 가서
2시간 잠잤더니 피곤이 확 풀린다
이동중 어찌나 졸리던지
역시 잠이 보약이다.
저녁 식후 새연교 야경 촬영한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새연교
숙소에서 내려다보는 다리의 야경은 멋지다.
실시간 시시각각 무지개색으로 조명색이 바뀐다.
포인트가 정확히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다리 전체에 조명이 들어오면 좋으련만 아치탑쪽만 주력으로 들어오고 앞뒤로는 조명이 거의 안들어온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찍는 다리 야경은 처음이라 익숙지않고
찍어본 걸로 만족하고 싶은...
야경은 맑은날 일몰 후 1시간 이내가 하늘빛이 좋아서 좋다는데
흐린 날이고 넘 늦은시간이라 주위가 어둡다.
3일째- 비
1.주상절리
용암작용으로 만들어진 천혜의 비경
제주 올때마다 거의 들르게 되는데 항상 감동이다
부서지는 포말에 희열을 느끼며,내몸이 부서져 떨어져 나간 느낌 후의 적막감.
떠나고 싶지 않아 한없이 내려다보며
삼매경에 빠지는 아련함이 있는, 그 곳 주상절리
사진만 바라봐도 눈물이 핑도는 아름다운 감동의 나의 그대...
2.용머리 해안
이번에도 역시 높은 파고로 출입통제란다
여기는 구경하기 참 힘든 곳이다.날씨가 좋지않으면.
한라산 왔을때 한번 정도 다녀간 기억밖에 없다
주변에서 몇 컷
철 이른 유채꽃은 벌써 봄 맞을 준비를 한다.
3.신창해안도로 풍차 있는 곳
사진에서 본 멋진 그런 풍경은 없다
날씨 좋은날 일몰시간에 하늘엔 은근한 구름이 떠있고
물엔 풍차의 반영이 비치고 새파란 강렬한 하늘과 조화를 이룬 멋진 풍차..
제주는 날 좋은 봄이 제일 이쁜 그림이 나올듯...
이번 제주 여행은 비와 잿빛 하늘이라 이쁜 그림은 못건졌지만
랑과 올만에 손도 잡고 산책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눌수 있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몸도 마음도 조금은 자유로왔고
타이트 하지 않고 여유로운 일정의 릴렉스함이 있는 떠남이었다
여행은 삶을 사느라 수고한, 내가 나에게 주는 이벤트이자 선물이다
여행을 통해 나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도 다지는 계기와 활력이 되었길 기대해본다.
또 다른 여행을 꿈꿔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