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문학

최근 금 한 돈 값이 40만 원에 육박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여기에 세공비를 포함하면 돌반지 1돈이 41만3,000원, 돌팔찌는 46만8,000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30여 년 전이다. 아내의 생일에 큰 맘 먹고 서 돈짜리 금목걸이를 선물했다. 그때 금 시세가 얼마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좌우지간 아내는 목걸이를 딱 한 번 목에 걸고는 다시 걸지 않았다. 목걸이가 너무 팽팽했기 때문이다. 결혼할 때 아내의 몸무게는 40kg 중반대였다. 두 아이를 출산하면서 60kg대로 불었다. 나는 아내의 목 둘레가 늘어난 걸 감안하지 않았다. 주변 아줌마들이 쓴소리를 했다. “어떻게 한 집에 사는 마누라 목 둘레도 모른디야?”입맛이 썼다. 1990년대 외환위기가 터져 그것마저 아이들 돌반지서껀 다 나라에 바쳤다.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가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그해 세 사람이 담배를 끊기로 의기투합했다. 담배 한 갑이 1,500원 할 때였다. 일 년 모으면 금 열 돈을 살 수 있었다. 세 사람은 매달 아내들 섞어 한 차례씩 모여 식사를 하고 45,000원씩을 따로 적립했다. 일년이 됐을 때 그 돈으로 각자 한 냥짜리 금목걸이를 아내에게 선물하기로 약속했다. 아내들이 더 좋아했다. 금연에 선물까지 받게 되었으니 일거양득 아닌가.   1년을 한 달 앞두고 아내의 생일이었다. 어차피 한 달 있으면 540,000원이 돌아오게 돼 있었다. 우선 주머닛돈으로 한 냥짜리 금목걸이를 사서 아내의 목에 걸어주었다. 이번에는 넉넉했다. 돈도 2,3만 원이 남았다. 만기에 그 돈을 고스란히 돌려받았음은 물론이다. 만기가 지나 두 친구들도 한 냥짜리 금목걸이를 샀다. 한두 달 차이에 금값이 올라 2,3만 원을 보탰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알고 보니 이 친구들은 그동안 담배를 끊지 않고 생돈을 모았던 사실이 나중에 드러났다. 20년이 지났다. 대충 계산해도 금값은 8배로 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20년 넘게 담배를 끊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 당시 나는 집에 한 보루 사무실에 한 보루 담배가 비축돼 있어야 안심하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