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3일 체류 일기(2)
7월 29일 화요일
오늘은 먼저 아사쿠사 센소지(淺草寺)를 참관하기로 하였다. 절 입구의 큰 거리에서 오전 9시에 만나자고 약속을 하여 시간 맞춰 나가니 신경과 인경이 미리 와 기다리고 있었다.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대표적인 이 절은 들어가는 입구 통로에 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 시장통 같이 북적거렸다. 여기도 입장료가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스님들은 그냥 들어가게 하고 일반인들은 티켓팅을 하여야 했다. 경내를 천천히 둘러보며 살펴보았다. 본당인 관음당(觀音堂)이 있고 왼쪽에는 매우 높게 올라간 일본 사찰 특유의 대형 탑이 솟아 있었다.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있는 절이라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절이라 하였다. 일본 사찰의 인상은 절마다 물건 파는 가게가 많아 절의 분위기가 상업화 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작년 3월에도 교토, 오오사카, 나라 등지를 다니며 일본의 유명한 사찰들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절의 규모는 매우 컸으나 역시 상업화된 분위기 때문인지 도량에서 풍기는 수행의 향기 같은 것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어찌 보면 기념관이나 박물관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1981년 프랑스의 인류문화학자이자 구조주의 사상가로 알려진 레비스트로스 박사가 통도사를 방문한 적인 있었다. 그때 그 분이 일본사찰과 한국사찰을 방문하고 느낀 소감을 말하였는데 그 말이 “일본사찰은 세속화 된 것 같았는데 한국의 사찰은 매우 청정한 수행의 전통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절 경내 안에 부적을 파는 가게도 있었고, 운수를 알아보는 제비뽑기를 하는 점을 보는 곳도 있었다. 물론 불교용품인 염주나 향, 부채를 파는 곳도 있었다. 이 절은 628년에 지어진 절인데 어부 형제가 바다에서 고기를 잡다 그물에 관세음보살상이 하나 걸려 올라와 이 관세음보살상을 모시기 위해 지은 절이라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울산에 동축사(東竺寺)가 있는데 인도의 아쇼카왕이 불상을 배에 실어 인연 있는 곳으로 가 불법을 전하기를 발원하여 보냈는데 이 불상을 실은 배가 동축사가 있는 방어진 앞바다에 와 닿아 이 불상을 동축사에 모셨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절 이름을 인도를 지칭하는 서축의 반대인 동축이라 하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법당 참배도 하고 경내를 둘러보다가 마당 한쪽에 있는 석불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시간을 보내다 절을 나왔다. 절 앞의 큰 거리에 있는 빌딩 안에 일본 국수 소바를 파는 식당이 있다는 것을 민아가 휴대폰으로 알아내어 거기로 들어가 점심공양을 하였다.
오후에는 신재화와 민아는 다른 볼 일이 있어 헤어지고 나와 신경, 인경 셋이서 새로운 도쿄의 명물이 된 스카이 트리(Sky tree)를 보러 갔다. 인경이 택시를 잡아타고 거기를 안내하였다. 완성 된지 2년이 되었다는 신 도쿄타워인 스카이 트리는 634m의 높이를 자랑하며 하늘로 치솟아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타워 전망대에 올라가는 입장권을 사기 위해 열을 지어 홀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어림잡아 2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있는 것 같았다. 1시간 남짓 기다리다 표를 사서 탑 안으로 들어갔다. 표를 파는 창구가 여러 개인데도 줄이 빨리 줄어들지를 않았다. 사방에서 들어가는 엘레베이트가 9개가 있다 하였다. 먼저 350m의 높이에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 360도로 한 바퀴 돌며 도쿄의 도시 풍경을 관람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450m 위치에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가 다시 한 번 도시 전경을 구경하였다. 이 높은 타워가 지진이 일어나도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특별히 잘 설계되어 지어졌다고 일본이 자랑하는 타워라 하였다.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돌아봐도 모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대도시의 건물들도 이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감되는 곳곳의 모습들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인데다 스미다가와라는 강이 도시 가운데를 굽어 돌며 흐르고 있었다. 강변과 바닷가에 육중한 빌딩숲들이 죽 둘러서서 도시의 위용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스카이 트리 밑 지하에는 수족관이 사설되어 여기도 많은 관람객을 부르고 있었다. 해저의 풍경이 여러 가지로 나타나 있고 한 곳에는 펭귄들이 물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고 가지가지 모양의 어족들도 놀고 있었다. 다리가 아파 소파에 앉아 좀 쉬다가 나오니 어느덧 4시가 넘었다. 다시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있는 찻집으로 갔다. 민아와 5시에 만나 저녁공양을 하고 들어가기로 하여 우리가 먼저 가 기다렸다. 오늘도 참 많이 걸어 다녔다. 이번 도쿄방문은 걷기운동과 지하철 타는 연습을 많이 한 트레이닝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저녁 공양을 하고 다시 전철을 타고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호텔로 돌아왔다. 도쿄의 인상을 한 가지 더 말한다면 전철과 지하철 교통이 너무 편리하게 되어 있는 점이었다. 때문에 도로에는 차가 체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서울이나 부산 등지 대도시와 다른 점이다. 대중교통이 워낙 편리하기 때문에 자가용 승용차를 가지고 시내를 나갈 필요가 없다고 한다. 스카이트리 전망대에서 에서 내려다 본 도쿄의 아름다운 인상이 머릿속에 꽤 오래 남아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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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조오기 보이는 건물이 도쿄의 명물인 스카이 트리(Sky tree) 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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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아직 가보지 못했어요, 스님의 이야기로 짐작이 됩니다.
아사쿠사 센소지, 스카이 트리를 기억의 창고에 넣었습니다.
그렇게 복잡하고 휘황한 도시인데도 질서있고 청결한 도시 같아서 부럽습니다.
여행은 걷기가 필수이니, 스님이 많은 여행으로 건강해지신 것 같아요^^
스님 여기서만 일기가 아깝습니다. 모아둔 여행기를 불교신문에 기고해보심은 어떠신지..ㅎ_ㅎ
일본은 숙제입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친절한 지 일본에 며칠만 있으면 감동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 친절한 사람들이 아직도 반성과 참회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지요. 아마도 소수의 정치인들의 왜곡된 역사인식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디를 가도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우리가 배울 점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