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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ONE FC 13 Moment of Truth 대회에 모히칸 스타일의 한국선수가 출전했다. 이름은 김대환, 한국 격투계의 대표 해설자 김대환과 동명이인이다.
신장은 셔독 프로필상 168cm 정도로 나와있고 체급은 61.23kg이 한계체중인 벤텀급. 당시 그는 8승1무 2KO 3SUB를 기록하고 있었다. 상대인 탄 부는 아시아계 호주인으로 신장은 프로필에 기재되어있지 않았는데 김대환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전적은 3승 2패 1KO 2SUB. ONE FC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김대환과는 달리 탄 부는 ONE FC에서 이미 두경기를 뛰었다.
경기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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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자신보다 상당히 큰데도 불구하고 김대환은 여유있게 움직이고 있으며 스위치를 자주 하며 여러가지 옵션으로 탄 부의 그릇이 얼만큼 되는지를 신중하게 측정했다.
1라운드 1분 10여추가 지난 지점에 사우스포 스탠스의 김대환이 탄 부의 복부에 미들킥을 연속으로 세개를 차 넣었다. 그리고 한호흡 끊고 하나를 더 선물하는데, 사우스포 킥커가 이런식으로 오소독스 선수의 바디에 킥을 대놓고 차는 쌈코적 어프로치는 극도로 효과적이다. 앤소니 페티스특기가 바로 이 반대 스탠스 미들킥이다. 페티스는 양손잡이 선수로 보통 상대가 오소독스면 사우스포로, 사우스포면 오소독스로 싸운다. 그리고 뒷발의 미들킥으로 상대의 복부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데 오소독스인 세로니는 사우스포 모드 페티스의 왼발 미들킥에 당하면서 무너졌고 사우스포 벤 핸더슨은 오소독스모드 페티스의 라이트 미들킥에 연속으로당하면서 승기를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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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킥을 4연타로 퍼부은 직후 김대환은 돌격모드를 전개했다. 탄 부도 강하게 맞서면서 멋진 펀치교환이 이루어졌다. 유심히 봐야할 부분은 김대환의 엘보우, 펀치러쉬가 이루어지는 사이에 엘보우가 섞어들어간다. 초근접전의 경우 팔의 길이가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경우가 있다. 큰 선수가 근접상황에서 불리하다고 흔히 말하는 이유도 팔의 길이가 길어서 스윙아크가 외곽으로 빠지기 때문인데, 이런 근접 상황에서 엘보우를 섞어주는것은 굉장히 훌륭한 선택이다. 팔이 얽힐일도 줄어들고 걸리면 충격뿐만 아니라 열상 및 출혈을 발생시킬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물론 굉장히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테크닉 세트이다. 펀치만 제대로 치는것도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
김대환은 타격가 답지않게 클린치에서 테이크다운도 먼저 얻어냈으며 이후의 그라운드 상황을 종합해보면 상위포지션에서 파운딩에 대해 상당한 욕심을 상당히 드러냈다. 비슷한 레벨의 선수끼리 싸울 때, 타격이 좀 낫다 싶으면 클린치-그라운드가 불안한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김대환은 탄 부에 비해 타격이 두세수는 위이면서 클린치-그라운드도 오히려 더 나아 보였다. 즉 상대와 레벨차가 좀 드러났다는 의미.
1라운드 1분 55초 가량을 남긴 시점에 김대환은 뻗어치는 원-투-원 컴비네이션을 시도했고 바로 이어지는 공방에서는 레프트훅-라이트 훅 컴비네이션을 냈다. 이 두가지 연속기에 대한 방어법은 다르다. 원투원은 정면을 막는 움직임이 중요하고 좌우 훅의 경우는 측면을 잘 방어해야 한다. 탄 부는 손이 바빴고 허둥대기 시작했다. 찬스를 잡은 김대환은 강력한 펀치러쉬를 걸었으며 클린히트가 연이어 적중되면서 탄 부의 마우스피스가 튀어나왔다.
데미지를 입고 들러붙는 상대의 다리를 걸어 테잌다운을 시킨 대목에서도 냉철함이 엿보였다. 타격이 특기인 선수라면 상대를 떼어내고 스탠딩에서 끝을 보려할법도 한데 큰 힘들이지 않고 테이크다운을 얻어내는 선택을 했다. 경기를 길게보고 안정감있는 선택을 한것으로 보인다.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김대환은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상대가 백사이드를 잡고 뽑아올려 메쳤는데, 이후 백을 내주고 만다. 다행히 훅이 한쪽밖에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엉덩이를 높이 들어올리고 흔들어 상대를 슬라이드 다운 시킨 후 몸을 뒤틀어 오히려 포지션 역전을 이루어 냈지만, 이 경기에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었다.
탄부의 가드안에서 김대환은 먼저 한다리를 빼 하프가드를 잡더니 바로 파운딩 작업을 개시했다. 그리고 파운딩이 하나 꽃히자 마자 나머지 다리도 빼내고 바로 사이드 포지션을 가져갔다. 파운딩과 포지셔닝의 연결이 상당히 괜찮아 보였다. 포지셔닝 없는 파운딩, 파운딩 없는 포지셔닝은 에너지 효율과 상대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강도, 그리고 관객이나 판정이 받는 인상의 강도가 낮다. 파운딩을 치고 포지셔닝, 포지셔닝을 걸다가 파운딩, 이런식의 섞고 흔들어주는 체계를 가지는 것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리하다.
체중으로 상대를 누르다가 짧은 팔꿈치 파운딩으로 내려치는 솜씨도 매우 훌륭했다. 일전에 닉 디아즈는 이러한 팔꿈치 이용에 대해 아주 협소한 거리에서 팔꿈치를 내려찍기 때문에 하위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탈출하는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팔꿈치가 금지되어 있던 프라이드룰의 경우 상대가 파운딩을 치기위해서는 거리를 어느정도 내줘야 하고 그 거리를 이용해 하위의 선수가 탈출하기가 용이했다는 것이다. 김대환은 팔꿈치를 아주 짧게 내려치고 있으며 파운딩 간에 상대의 상체를 자신의 체중으로 눌러두는데 능숙했다. 즉, 닉 디아즈가 피곤해 하는 컨셉트가 그대로 살아있었다.
2라운드 2분여를 남긴 시점, 김대환은 독특한 테크닉을 선보였다.스텝인 하면서 간결하게 구사된 레프트 엘보였는데 흥미로운 무에타이 테크닉이었다. 이어지는 공방에서는 라이트 레프트 엘보우 연속기를 퍼부었고 탄 부는 클린치를 걸어왔지만 오히려 복부에 니킥을 강타당한 후 주춤거리면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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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삭노이의 레프트 엘보우, 물론 비교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피냄새를 맡은 김대환은 달려들며 라이트 엘보를 던졌고 휘청거리는 탄 부의 안면에 김대환의 레프트 훅이 꽃혔다. 상당한 충격을 입은 탄 부는 김대환의 파상공세에 녹아내렸고 그라운드 상위에서 김대환이 마운트를 타고 파운딩을 내려치자 탄 부는 등을 내주었으며 짐시후 리어네이키드 초크가 완성되면서 경기는 김대환의 서브미션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Dae Hwan Kim vs. Thanh Vu 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fightsportasia.files.wordpress.com%2F2013%2F12%2Fdae-hwan-kim-vs-thanh-vu-2.gif%3Fw%3D630)
김대환은 이번 경기에서 하이킥, 미들킥, 로우킥, 니킥, 펀치, 엘보우, 백스핀, 테이크다운, 그라운드 & 파운드, 서브미션기를 골고루 선보였다. 한 경기에서 그것도 불과 두개의 라운드 9분 10초사이에 그정도로 다양한 레인지의 테크닉을 선보이는것은 굉장히 독특하다. 김대환은 위에 열거한 모든 기술을 그냥 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서 상당히 잘 구사했다. 물론 상대가 다소 약체였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정도로 광대역의 기술구사가 가능하다는것은 솔직히 매우 고무적인 부분이다. 상대의 약점이 파악되면 그쪽을 집중공략할 수 있는 기교적 기반을 갖추었다고 봐도 좋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은 초반 스탠딩에서도 어느정도 드러나고 있다. 김대환은 오른손잡이 자세와 왼손잡이 자세를 번갈아 사용해 여러 타격기를 던져보면서 어느쪽을 더 불편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하고 있는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김대환은 훌륭한 선수였다. 그에게는 더 강한 상대가 어울리며 앞으로 그의 경기를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은 이 경기로 증명되었다.
국내 밴텀급의 선수층은 무서울 정도로 두터워지고 있다. 강경호는 이미 UFC로 진출 했고 로드 FC의 벤텀급 현챔피언 이길우는 인간승리의 주역이면서 드라마 못지않은 실력도 갖추고 있다. 또한 그의 라이벌 송민종은 정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벤텀급의 케인 벨라스케즈로 발전할 수 있는 선수다. 그리고 젊은 사자 김수철과 노장 문제훈, 그리고 이윤준이라는 신예도 주목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환이라는 또다른 인재가 출현했다.
황금의 벤텀에서 전설이 탄생할 조짐이 깊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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