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 지나고 입춘이 머지않았다. 바람은 여전히 차갑지만 겨울도 절반이 지났다. 가족, 친구, 연인끼리 겨울의 추억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면 이번 주말 눈과 얼음을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거리가 멀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눈과 얼음이 가장 흔한 곳, 강원도에서는 축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태백과 대관령에서는 눈축제가 열리고 있고, 화천과 인제에서는 얼음축제가 오는 주말에 막을 내린다.
우리나라 대표 겨울축제인 태백눈축제는 다음 달 3일까지 열린다. 하얀 눈의 낭만과 투명한 얼음의 판타지가 함께하는 축제로 색다른 프로그램과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설아와 눈꽃요정을 주제로 한 얼음조각전과 얼음터널로 꾸민 은가비정원을 지나 환희동산에 이르면 온몸으로 즐기는 겨울놀이들이 반긴다. 스노우래프팅 슬로프는 스릴과 재미를 안겨준다. 눈사람도 만들고 소원을 담은 예쁜 스노우캔들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청정동산의 먹거리타운에서 김치삼겹살도 맛보면서 향토특산물과 겨울별미를 맛볼 수 있다.
사랑동산의 눈 조각전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전국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는 창의성 넘치는 작품들이 전시되며 초청작가 조각전은 헨젤과 그레텔, 신데렐라 같은 친숙한 동화의 한 장면을 옮긴 멋진 작품들이 전시된다. LED 조명이 어우러진 미니호수 주변의 초대형 보물섬 눈조각은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글루카페에서는 눈 결정체를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해발 700m가 넘는 고원지대로 겨우내 눈이 덮여 있는 대관령에서도 다음 달 5일까지 '대관령 눈꽃축제'가 열린다. 은빛 설원을 거닐며 동화 속 눈의 나라에 빠져든다. 주행사장은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놀이체험장인 '올림픽역'이다.
초대형 눈사람게이트를 통과하면 동산 위 초대형 눈 조각들과 마주친다. 얼음 미끄럼틀과 빙판 위에서 신 나게 미끄럼과 썰매 타기, 팽이 돌리기 등을 할 수 있다. 전문가에게서 간단히 스노우오토바이를 배울 수 있고 물놀이 튜브로 쌩쌩 봅슬레이도 즐길 수 있다.
얼어붙은 강과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는 체험은 색다르다. 오는 27일까지 화천에서는 산천어축제가, 인제에서는 빙어축제가 열린다. 이번 주말을 놓친다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산천어 낚시와 얼음지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 밤이면 읍내 거리에 주민이 만들어 단 1만7000여 개의 산천어등이 불을 밝힌 모습도 볼거리다. 40여 가지 체험 행사가 있지만 단연 관심을 끄는 건 40㎝가 넘는 얼음을 깨고 하는 산천어 낚시다. 직접 잡은 산천어는 인근 구이터나 회센터에서 바로 맛볼 수 있다.
내설악 골짜기의 맑은 물이 모인 300만 평 넓이의 얼음벌판 소양호에서 하는 빙어낚시도 색다르다. 인제 빙어축제에서는 빙어를 낚아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빙어는 낚시의 재미로나 담백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체험장에서는 인간볼링과 인간컬링시합, 아이스골프, 빙상경보대회 등 흥미로운 체험행사를 다채롭게 경험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