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로 가는 큰 길이 열렸다. 올해는 아파트 수요자들이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지구에서 내집을 장만할 기회가 어느때보다 많아졌다. 지난해 분양을 끝낸 화성 동탄신도시에 이어 판교ㆍ김포ㆍ파주신도시가 집 주인을 찾는다. 올해 수도권에 분양예정인 15만여가구의 20%가 넘는 3만3000여가구나 된다.
지방에서도 처음으로 충남 아산신도시가 분양된다. 1980년대말 분당 등의 5대신도시 분양에 이어 20년만에 신도시 분양의 큰 장이 서는 셈이다.
5~10년간 분양권 전매가 막히고 대출규제 등으로 가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에게는 올해가 내 집 마련의 최적기가 될 수밖에 없다.
◆장롱속 통장 꺼낸다=신도시는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개발하는 100만평 이상의 택지지구여서 교통ㆍ교육ㆍ생활편의시설 등의 주거여건을 제대로 갖춘다. 택지비와 건축비 범위 내에서 분양가를 규제하는 원가연동제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돼 이들 신도시 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3월과 8월 두차례 2만가구를 분양하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는 올해 분양시장의 ‘태풍의 눈’이다. 강남 대체 주거지 특성을 띠면서 인근보다 시세가 10∼30% 싸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가 평당 1100만∼1200만원, 25.7평 초과는 평당 1700만∼1800만원으로 예상된다.
판교신도시는 장롱 속의 수도권 청약통장을 대거 빨아들이게 마련이다. 지난해 처음 원가연동제가 적용돼 앞서 분양된 단지보다 5% 가량 쌌던 동탄신도시 아파트들의 청약경쟁률이 최고 수백대 1에 이르렀다. 전매제한이라는 족쇄가 달렸지만 그래도 수요자들은 원가연동제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실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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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죽은 시장 분위기 바뀌려나=주택업계는 판교 분양이 8ㆍ31대책 이후 풀 죽은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올해 판교 이외에서도 규모와 질에서 좋은 분양물량이 적지 않다”며 “수도권 곳곳에서 몰려왔다 떨어진 청약자들이 한 번 꺼낸 통장을 다른 곳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판교 분양이 분당ㆍ용인 등 인근 주택시장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분당 현대공인 민하식 사장은 “지난해엔 이곳 시세보다 훨씬 높게 예상된 분양가가 집값을 들쑤셨지만 올해는 분양가가 시세를 자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포신도시의 1단계 개발지역인 장기지구와 파주신도시 1단계 분양은 수도권 서북부의 공급부족 해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포 일대에선 한동안 공급이 적어 지난해 말 인근 고촌면에서 2600여가구나 나온 고촌 현대아파트가 1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됐다. 장기지구에 분양하는 우미건설 유영기 과장은 “현대아파트 분양가보다 평당 100만원 이상 싸므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 일대에는 LG필립스산업단지 입주 등으로 주택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월부터 분양될 620만평의 아산신도시는 수도권 전철, 경부고속철도 등의 교통편을 갖춰 수도권 생활권에 들어오면서 수도권 인구 분산을 위해 개발되는 곳이다.
◆택지지구에도 관심을=규모에서 신도시에 못 미치지만 입지여건이 좋은 택지지구에서도 분양이 잇따른다. 그린벨트가 많아 쾌적한 주거지로 꼽히는 경기도 하남 풍산지구에서는 이달 말 분양이 시작된다. 하남을 포함해 구리와 서울 강동구 등 수도권 동쪽지역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미니 판교’로 불리는 경기도 성남시 도촌지구와 인근 용인 흥덕ㆍ구성지구, 의왕 청계지구 등도 신도시 개발에 따른 후광효과가 기대된다.
경기도 화성에서는 향남지구 5300여가구가 분양된다. 발안 등 산업단지 직원들과 평택ㆍ오산 등 수도권 남부지역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이다. 부산 정관ㆍ명지ㆍ신호지구와 광주 수완지구 등도 지역개발 기대를 타고 대거 분양한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올해 세금부담 증가 등으로 기존 주택시장이 위축되는 데 반해 입지여건ㆍ가격조건이 좋은 신도시나 택지지구 분양은 활기를 띨 것”이라며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로 투자수요가 줄어 실수요자들의 당첨 확률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6.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