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글로벌 리더로 키운 부모들의 독특한 인재 교육법

[kointra]

자녀를 글로벌 리더로 키운 부모들의 독특한 인재 교육법

미국 교육 문제 전문가인 조세핀 킴 하버드대 교수, 한국인 최초로 하버드대를 수석 졸업한 진권용군,

국내 대학 출신으론 최초로 미국 대학 교수가 된 박상현 교수….

전 세계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까지에는 부모의 특별한 교육 노하우가 있었다.

이들 부모를 직접 만나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운 교육 시크릿을 들었다.

한국 학생 최초 하버드대 수석 졸업한 진권용군 키운 부모 교육법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주었죠”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에 동시 합격해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진권용(20세)군. 그는 올해 한국 유학생 최초로 하버드대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았다. 하버드대의 역대 수석 졸업생은 주로 미국 국적의 학생이 차지했다. 자료가 확인되는 1990년 이후 외국 국적 소지자나 외국 유학생이 수석 졸업을 차지한 것은 진권용군을 포함해 단 3번뿐이다(싱가포르, 영국, 한국). 게다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 출신으로는 진군이 처음이자 유일하다.

그만큼 그의 이번 하버드대 수석 졸업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진군은 한국에서 서울 대치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한 뒤 유학을 결심했다. 한국에서 틀에 박힌 입시 전쟁을 치르기보다는, 좀더 넓은 곳에 가서 다양한 문화와 외국어를 습득하기 위해서였다고. 진군이 이런 결정을 하는 데는 부모님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 여행을 하며 진군은 처음,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과 많은 언어,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라

진군은 홀로 유학 생활을 했다. 초반에는 어머니가 함께 가서 유학 생활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줬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전화 상담’으로만 진군을 응원했을 뿐, 진군은 홀로 생활했다. “언어가 자유롭지 않으니 당연히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제가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야구나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차츰 대화 횟수를 늘려갔어요.”과외 활동은 친구를 만들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토론과 에세이를 중요시하는 미국 수업 방식에 적응하는 데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을 터. 진군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앤도버에 있는 명문고인 필립스아카데미에 입학한 뒤에도 한국에서 공부하던 습관이 남아 있어 외운 지식을 답안지에 나열했다가 낮은 성적을 받기도 했다고.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관심을 가지는 과정이 중요해요. 단순히 ‘스펙’을 쌓으려고 한 것이라면 큰 스트레스였겠지만, 저한테는 그것 또한 너무 즐겁고 흥미로운 과정이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았어요. 이렇게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다 보니 에세이는 저절로 나왔죠.”

진권용군은…

올해 하버드대 학부(경제학과) 최우등 졸업생(Summa cum laude) 79명 중 한 명이며, 그중에서도 한국인 최초로 학부 전체 수석 졸업생에게만 수여하는 소피아 프로인드상(Sophia Freund Prize)을 받았다. 졸업 전 이미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에 동시 합격했으며 현재는 예일대 로스쿨 진학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교육법

1 당장의 학교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무조건 넓은 시야를 지녀라.
2 글로벌 인재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다양성이다.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경험하는 데 투자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마라.
3 그 어떤 것보다 아이의 선택과 의견을 존중하라. 자발적 선택은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책임감을 지니게 하는 동시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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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녀 모두 미국 명문대 보낸, 래리곽·루스곽 부부 헌신 교육법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만 했어요”

Children is…
네 남매 모두 미국 유수의 대학교에 진학해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첫째는 텍사스대에서 의학, 둘째는 브라운대에서 엔지니어링, 셋째는 코넬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넷째는 노스웨스턴대에 합격해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Parents is…
남편 래리곽(한국 이름 곽원신)은 세계 최고의 암 임상센터로 이름 높은 텍사스대학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다. 2009년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백신을 개발, 세계 암 연구에 새 장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됐다. 아내 루스곽(한국 이름 곽정은)은 시카고대학에서 사회복지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의 어린이가정협회에서 입양복지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난 이후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교육법

1 초기 10년이 미래를 결정한다. 어릴 때 좋은 습관을 들이는 데 최선을 다하라.
2 스케줄을 꼼꼼히 짜고, 항상 지켜라. 자녀가 어릴 때는 부모가 스케줄을 관리하라.
3 어려운 과제를 먼저 수행하게 하라.

이런 습관은 큰 일이 닥쳤을 때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등학교를 장학생으로 졸업한 래리곽·루스곽 부부의 둘째 아들. 그는 현재 브라운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있다.

어떤 일을 잘하고 싶다면, 남에게 맡기지 말고 자신이 하라는 말이 있다. 래리곽의 교육철학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래리곽은 집안일이나 육아를 ‘돕지’ 않았다. 자신의 일이라고 여겼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치료를 받은 세계적인 병원인 MD 앤더슨 암센터의 교수였지만 평일 저녁과 주말은 항상 가족과 함께했다.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일과 관련된 어떠한 연락도 하지 않았다. 가정의 중심에는 항상 아이들이 있었다.

그가 유별나게 자녀들을 챙긴 것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초기 10년’이 중요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는 이 기간에 아이들이 ‘책 가까이하기’ ‘집중력 키우기’ 등의 습관을 키울 수 있게 적극 지원했다. 그가 사용한 방법은 두 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하기’였다. “어릴 때는 부모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잘한 일이 있으면 칭찬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죠. 성적표가 잘 나온 날에는 가족들이 다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는 방식 등이 사소해 보이지만 아이들에겐 효과가 있었어요. 자녀들의 특성에 맞게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죠. 첫째 아들은 차분하기보단 장난치는 걸 좋아했어요.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이라 악기를 연주할 때도 5분 연습하고 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먹을 것을 좋아하는 둘째 아들에게는 한 부분을 정확하게 연주하면 젤리를 주는 등의 보상체계를 만들었지요.”

주중, 주말, 방학별로 나눠진 스케줄

부부는 아이들의 스케줄을 꼼꼼히 짰다. 주중에는 저녁식사 후에 다른 사람들의 대화나 전화, 음악 소리에서 벗어나 집중할 수 있는 자신의 방으로 가야 했다. 책상 위에는 아이들의 나이에 맞는 활동으로 채워진 스케줄 표가 붙어 있었다. 래리곽은 무엇보다 학교 숙제를 가장 먼저 하길 권했다. 그중에서도 자녀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을 먼저 공부하게 했다. 가장 어려운 과목을 제일 먼저 해결하다 보면 자녀들이 하기 싫거나 어려운 일을 미루지 않는 법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의 역할은 계획을 세워주는 일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책상 정리를 하는 것부터 학습 교재를 선택하는 일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아오는 가정통신문과 성적표를 보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체크했죠. 가끔은 담당 선생님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보조 교재를 추천받기도 했어요. 문제는 저희가 살던 지역의 학군이 낮다는 거였죠. 그래서 교과 수준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교재를 선정해 직접 지도하기도 했어요. 아내와 팀을 짜서 심화학습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래리곽은 주중뿐 아니라 주말 스케줄, 방학 스케줄을 정하는 일에도 열정을 쏟았다. 토요일에는 음악과 운동 등 예술과 체육 분야도 소홀함이 없도록 했다. 주말에는 주중에는 금지한 텔레비전 시청이나 비디오 게임을 허용했으나 이것도 정해진 시간 동안만 허락했다. 일요일 밤은 항상 주중처럼 저녁식사를 한 후에는 남은 숙제를 끝마치거나 틀린 문제를 고치거나 책을 읽었다. 여름방학에도 계획은 지속됐다.

“각 아이마다 여름방학 동안 읽을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어요. 여름방학일지라도 우리는 공부를 먼저 끝낸 후 놀 수 있게 했습니다. 때로는 다음 날 친구 집에 가서 놀아야 하는 약속 시간이 정해지면 자명종을 맞춰놓고 일찍 일어나 친구 집에 놀러 가기 전에 모든 공부를 끝내야 했지요. 많은 미국 부모들이 아이들을 한 번에 몇 주씩 집을 떠나서 지내는 여름캠프에 보내요. 하지만 저희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이들을 몇 주씩 집을 떠나서 지내야 하는 그런 캠프에 보내지 않았어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학업이나 음악에 관련된 캠프에만 보냈죠.”

부부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쏟은 결과 자녀들은 미국 유수의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결국 자녀들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키워준 건 부부의 희생과 열정이었다. 인터뷰 말미에, 부부는 마지막으로 좋은 가족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며 한국 부모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부모의 지혜와 헌신이 필요하죠. 아이들을 키울 때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하루에 5분이라도 꾸준히 아이들을 관찰하고 대화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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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를 하버드대·MIT 장학생으로 키워낸 이숙정씨 스스로 교육법

“문제가 생기면 자녀들과 밤새 토론하며 스스로 답을 찾게 했어요”

Children is…
삼남매 모두 하버드대와 MIT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졸업했다. 하버드대 졸업생인 첫째는 현재 세계 최대의 화장품 그룹인 에스티로더에서 일하고 있다. 둘째 역시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뉴욕타임스> 자문변호사 겸 비즈니스개발사업부 팀장으로 근무 중이며, 지난해에는 우수사원으로 뽑혀 <뉴욕타임스> 사옥에 1년간 사진이 걸리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MIT를 졸업한 막내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건실한 정보통신(IT) 기업으로 꼽히는 리니어테크놀로지에서 재능을 키우고 있다.

Parents is…
남편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공화당 당의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 대통령 시해 사건 이후에 미국 유학을 결정했다. 이화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아내 이숙정씨는 남편을 따라 15년 동안 미국에 거주하며 세 자녀를 모두 하버드대와 MIT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시켰다. 현재는 서강대학교 SLP 마포·용산 영어학원 원장으로 있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교육법

1글쓰기 실력을 길러라. 쓰기는 듣기와 어휘 능력뿐 아니라 사고력도 키워준다.
2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가 독서를 하면 아이들도 책을 읽고 부모가 TV를 보면 아이들도 따라서 TV를 본다.
3 악기를 가르쳐라. 악기를 반복해 연습하는 과정에서 인내력을 키울 수 있다.

사이좋은 세 남매가 식당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세 남매는 모두 미국 명문대를 졸업한 후 세계적인 그룹에서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버드대·MIT에 삼남매를 입학시킨 이숙정씨는 대한민국 엄마들의 롤모델이다. 삼남매는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세계적인 기업에서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서른 후반, 뒤늦게 미국 유학길에 오른 남편을 따라 영어도 모른 채 미국으로 간 이숙정씨가 글로벌 인재를 키워낸 비밀은 성실성이었다.

그녀는 항상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운동을 하고 난 후에는 아침식사를 준비해놓고 의류점으로 출근했다. 퇴근 후에는 저녁을 챙겼다. 저녁식사 후에는 TV를 켜지 않았고, 가족이 다 함께 책을 보거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했고, 혹시 문제가 생기면 다 같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토론이 이어졌다. 숙제를 왜 해야 하는지? 등도 대화 주제에 올랐다. 아이들은 매일 반복되는 부모의 패턴을 보면서 성실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만약 성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저는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줬고, 공부법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체크하진 않았어요. 당연히 숙제 검사도 안 했고요. 다만, 성적표 체크는 확실히 했죠. 만약 98%가 나왔다면 한국으로 치면 98점을 맞은 셈이니까, 칭찬을 해야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2%는 어디 있냐고 물어봤죠. 분명 선생님이 100%에 맞도록 가르쳤는데 게을렀기 때문에 2%를 놓친 게 잘못이라고 가르쳤죠.”

인내심은 엄마의 필수 덕목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이진 않았다.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면 소리를 지르고 싶죠. 하지만 역효과가 날 뿐이에요. 한 번 소리를 지르면 다음에는 더 큰 소리를 질러야만 말을 듣죠. 나중에는 아무리 크게 소리를 질러도 듣지 않는 경지가 있을 거예요. 하지만 대화는 달라요. 예를 들어 비가 오는 날 아이가 장화가 아닌 샌들을 신겠다고 생떼를 부릴 수도 있어요. 이때는 억지로 장화를 신기는 게 아니라 설득을 해야죠. 샌들을 신으면 발에 물이 닿고, 그러다 보면 물에 있는 병원균이 몸속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그러면 네가 싫어하는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설명을 해주는 거죠. 어린아이지만 이렇게 설명하면 장화를 신습니다. 물론 엄마에게는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하죠.(웃음)”

가족 편지를 쓰는 습관을 들여라

세밀한 부분은 자율에 맡겨두었지만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그녀가 관심을 가진 건 쓰기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듣기, 읽기, 쓰기 등 많은 영역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쓰기라고 생각해요. 쓰기는 듣기 실력, 어휘 능력, 사고력이 갖춰져야 하니까요. 저희 집에서는 생활 속에서 짧은 글이라도 쓰는 연습을 시켰죠. 저부터 항상 아이들에게 편지를 썼어요. 출장을 가거나 아침에 일찍 나갈 때는 쪽지를 남기기도 했고요.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편지를 쓰게 했죠. 편지 문화가 익숙해진 뒤에는 감사할 때도, 미안할 때도 편지를 쓰게 만들었어요. 여름방학 때 캠프에 가서도 편지를 쓰게 했고요.”

또 하나, 그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환경이다. 아이들이 중학교를 졸업할 즈음이 되자 그녀는 진학할 고등학교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어떤 고등학교에서 아이비리그에 몇 명이 입학했는지 등을 알아보고 난 후 이사를 결심했다.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아이의 인생을 위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룰 수 없었다. “큰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뉴욕의 스카스데일이라는 동네로 이사를 갔어요. 그곳의 집세는 전에 살던 집보다 4배가 비쌌지만 저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높은 집세 때문에 남편은 몹시 주저했지만 결국 70년 된 단독주택을 빌렸어요.”

왼쪽은 첫째 딸 내외, 오른쪽은 첫째 딸의 하버드대 졸업식 사진이다. 첫째는 현재 세계 최대의 화장품 그룹인 에스티로더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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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미 오거스타대 교수 부모 박경량·윤정숙 부부 뚝심 교육법

“그날 목표한 학습량은 반드시 실천하도록 했죠”

Children is…
박상현 교수는 대전과학고 출신으로 KAIST 응용수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경영공학과에서 회계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대학교 경영학 교수로 임명되어 오는 8월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토종 박사가 미국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꿰찬 건 박 교수가 처음이다. 해외에서 공부한 경험이라고는 중3 때 안식년을 맞은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1년을 보낸 것이 전부. 한국에서 공부를 마친 순수 ‘토종’ 박사가 미국 대학의 교수가 된 것이다.

Parents is…
아버지 박경량씨는 한남대 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어머니 윤정숙씨는 전업주부이다. 특별한 사교육과 유학의 경험이 없는 국내파 아들이 미국 대학의 교수로 임명되는 쾌거를 이룬 데는 부모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교육법

1그날 해야 할 일은 반드시 그날 하도록 습관을 들이면 이후에도 시간을 활용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2 학원보다는 부모가 함께하는 학습이 더 중요하다.
3 부모가 항상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토종 박사로 미국 대학 교수가 된 박상현씨. 요즘은 새 학기 강의 준비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 대학 박사 출신 최초로 미 명문대 교수 임용
박경량·윤정숙 부부는 요즘 축하 인사를 받느라 바쁘다. 아들 박상현씨가 미국 오거스타대학교의 교수로 임명되어 오는 8월부터 강의를 시작하고, 또 7월 7일에는 결혼식을 올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공부한 토종 박사가 미국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꿰찬 것은 박 교수가 처음이다. “아이를 위해 별로 해준 게 없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쁩니다. 경영학 쪽에서 한국에서만 공부해 학위를 받고 미국 대학의 교수가 된 경우는 우리 아이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서 그런지 아이가 책임감이 강한 편이지요.”

아버지 박경량(한남대 생명공학과 교수)씨는 부모의 역할보다는 아들의 노력이 더 컸다고 강조한다. 요즘 아이들처럼 특별한 사교육을 시킨 것도 아니고 그저 편안한 집안 분위기 속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행히 어머니 윤정숙씨가 전업주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그녀는 항상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집에서 아이들을 맞이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학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학습지를 함께 한 것이 전부다.

엄마의 정성에 감동하게 만들라

영어 학원도 다니지 않았다. 아침마다 전화 영어를 한 것이 전부. 아버지는 대신 매일매일 전화 통화한 내용을 녹음해두었다가 학교에 갔다 오면 저녁에 다시 반복해서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복습을 시킨 것이다. 영어 학원에 다니지는 않았지만 아버지 박경량씨의 안식년을 맞아 중학교 3학년 때 1년을 미국에서 보낸 것이 영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아들 녀석이 말을 하지 않더라고요. 반면 딸아이는 반 친구랑 영어로 전화도 하고 적응을 잘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하루는 아들이 여동생이 통화하는 내용을 듣더니, ‘너는 문법도 다 틀린 영어를 하면 어떻게 하냐?’고 하더라고요. 아들이 좀 고지식한 편이라 자신이 완전히 알기 전에는 말을 잘 하지 않은 거죠.” 1년 뒤 한국으로 돌아올 때 아이들이 미국에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부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아이들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온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영어 학원은 다니지 않았다. 엄마 입장에서는 미국에서 익힌 영어를 잊어버릴까봐 영어 학원에 보내고 싶었지만 아이들은 학원이 별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정숙씨는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 학원에 보내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이 잘하겠거니 믿어주었어요. 그런 면에서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많이 심어준 것 같아요. 한번은 아들이 ‘엄마, 저는 사실 엄마의 정성 때문에 공부했어요’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제가 미국에 갈 때 다른 것은 도와줄 게 없고 EBS 방송을 녹화해서 그 비디오테이프를 엄청 많이 가져갔거든요. 짐의 반 이상이 EBS 녹화 테이프였어요.” 부모님이 항상 자신을 믿어주고,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기도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제 영어로 강의를 해야 하는데 걱정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군 복무(카투사 출신) 때도 영어를 많이 익혔고, 우리나라 대학에서 잠깐 영어로 강의한 적이 있어서 별 걱정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자신감 있게 말하는 아들을 보니 안심이 됩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부부는 서울 개포동에 살았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쯤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인천으로 옮겼고 다시 4학년 때 대전으로 이사를 했다. 요즘 서울 8학군에 목을 매는 학부모들이 들으면 의아해할 대목이다. 처음에 인천으로 이사할 때도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부부는 극성스럽지 않게 아이들을 교육시킨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주말이면 가족들이 함께 주말농장을 가꾸고 낚시나 여행을 다니면서 함께한 힘이 컸다고 여긴다. 항상 옆에는 든든한 부모가 있다는 생각이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고 그 결과 스스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박경량·윤정숙씨 부부는 항상 자녀들과 시간을 보냈다. 부부는 아이들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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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조세핀 킴 교수 어머니 주견자씨 믿음 교육법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해 주었어요”

조세핀 킴 교수는…
미국 리버티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전문상담(Professional Counseling)’ 과정으로 석사학위를, 버지니아주립대에서 상담가 교육 및 감수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서 포스트 닥터(Post Doctoral Study) 과정을 밟았다. 현재는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정신건강 상담사, 대학교 내 폭력 문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Parents is…
목사인 아버지와 평범한 주부인 어머니 주견자씨는 조세핀 킴 교수가 어릴 적 작은 유치원을 운영하며 아이들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이후 조세핀 킴 교수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 버지니아주로 떠나 목회활동을 이어갔다. 평범한 부모이지만 ‘약속은 무조건 지키기’ ‘자립심 키워주기’ ‘대화하기’ 등 가장 기본이지만 중요한 교육철학을 소신으로 삼았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교육법

1 한 번 정한 규칙은 꼭 지키도록 하고, 부모가 먼저 약속을 지키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2 “공부하라”고 강요하기보다 지금 하는 공부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긍정적인 동기부여와 에너지를 심어준다.
3 무엇이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자립심을 키워주고, 이를 믿어준다.

조세핀 킴(한국 이름 김명화) 교수는 15년 넘게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부모와 아이들을 상담하고 있는 교육·정신건강 상담 전문가다. 미국에서는 2007년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조승희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 내 여러 언론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와 동시에 미국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다니며 활발한 상담 활동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8년 EBS에서 방영해 큰 반향을 일으킨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자아존중감’ 편에 출연해 유명세를 떨쳤다.

그녀가 상담과 육아 및 교육 전문가로 거듭난 데는 어릴 적 환경과 부모님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조세핀 교수는 목사이던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4년 뒤, 가족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조세핀 교수는 의정부의 외국인학교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되던 해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개척교회를 찾아다니며 평생 ‘나누는 삶’을 실천한 부모님 영향으로 조세핀 킴 교수의 가정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집 안에 변변한 책상 하나 없었다”며 어머니 주견자씨는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한결같이 신학 공부를 해오던 아버지와, 요즘도 자녀들에게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줄 정도로 ‘독서광’인 어머니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자란 조세핀 교수는 부모님의 모습을 그대로 눈에 담고 무엇이든 따라했다.

아이의 자립심은 믿음에서 시작된다

주견자씨는 다른 부모들과 조금 달랐다. 조세핀 교수가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40점을 받아 왔을 때도 “네 문제나 맞았구나” 하면서 칭찬해줬다. 속은 상했지만, 아이를 주눅 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은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 아이는 잘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는 한 번도 아이들이 평범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늘 특별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삶을 살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조바심내지 않았죠. 독실한 크리스천이기도 했지만, 부모로서 자녀를 믿어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주견자씨가 또 하나 강조한 것은 바로 ‘자립심’이다. 첫아이를 키울 때는 무조건 옆에 앉혀놓고 뭐든 가르쳐주고, 챙겨주느라 바빴지만 그런 교육 방식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는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기만 했다고. “학습지를 할 때도, 첫아이 때는 제가 그 학습지를 달달 외울 정도로 옆에서 가르치고 챙겨줬어요. 그렇게 하니까 학교 가면 당연히 1~2등을 했죠. 하지만 그게 습관이 되다 보니 큰애는 나중에도 누군가 보고 있어야 공부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딸아이와 막내아들에게는 일부러 무관심했어요. ‘하다가 도저히 모르겠으면 물어봐’ 하는 식이었죠. 그 덕분에 창의력이나 진취적인 성격 등은 딸아이가 훨씬 강한 것 같아요.”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

친구들처럼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기 때문에 조세핀 교수에게는 왕복 4시간이 걸리는 버스와 지하철이 유일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덜컹거리는 통학 버스에서 시간을 쪼개 공부하면서도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았던 것은 ‘공부는 특권’이라는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렇게라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 즐겁고 행복했다는 조세핀 교수. 주견자씨는 “남들처럼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지원해주지 못한 것이 정말 마음 아팠는데, 속내와는 다르게 ‘이왕 남을 가르치는 것이면 최선을 다해서 잘 하라’고 말했어요. 그런 경험들이 아이의 자립심과 자존감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사소한 일도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늘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는 끈끈한 가족애도 조세핀 교수에게 큰 힘이 됐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열 살 터울의 남동생을 미국에서 혼자 돌보면서 공부를 가르쳤다. 덕분에 3남매는 모두 유창한 영어 실력을 자랑하며 현재 미국에서 목사, 상담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딸이 미국 유학을 가면서 동생을 거의 키우다시피 했죠. 가정형편은 어려웠지만, 일찍 미국 생활을 잠깐 경험하면서 영어를 익힐 수 있었던 것이 저희 가족에게 굉장히 큰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남편은 평생 신학 공부를 해서 아이들 앞에서는 항상 ‘공부하는 아빠’였어요. 워낙 재미있는 성격이라 아이들과도 친구처럼 지냈죠. 오히려 저는 어떻게 보면 조금 냉정한 엄마였어요. 안 되는 것은 절대로 안 되고, 어떤 경우에는 회초리도 들었어요. 매를 가지러 가면서 ‘감정적으로 아이를 때리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를 했죠.(웃음)”

그렇게 꾸중을 한 뒤에는 왜 혼냈는지,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혼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시켰다. 주견자씨는 자녀교육이 단순히 부모의 일방적인 가르침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자녀에 대한 사랑과 응원, 부모에 대한 신뢰는 자녀교육의 시작이자 완성이 아닐까.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전 세계에서 정신건강 상담사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조세핀 킴 교수.

취재_ 김은향, 박은혜 기자, 박현구(프리랜서) 사진_ 김연지, 이혜련, 박원민 모델_ 김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