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뇌전증과 어지럼증 극복을 위한 최고의 뇌 전문가! /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 by 삼성서울병원
과거 이미지 탓인지 뇌전증이라면 병명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멈칫하게 됩니다.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생기기 마련인 오류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니 덜 무섭기도 또 더 두렵기도 합니다. 뇌전증, 어지럼증, 신경생리검사 분야의 진료와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뇌는 말하자면 전기 신호로 연결된 초고속 통신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가 담당하는 감각, 운동, 의식 기능은 아주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때 어떤 네트워크에서 합선이 일어나 잘못 작동하면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팔다리를 움직이는 네트워크가 제멋대로 작동하면 경련성 발작을 일으키게 됩니다. 일단 환자와 목격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어느 부위에서 시작해서 어디로 갔는지를 유추합니다. 다음으로 전기적 이상이니까 이상 전류를 확인하기 위해서 뇌파검사를 시행합니다. 그리고 뇌에 망가진 부위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뇌 영상을 찍습니다. 이렇게 임상 소견, 뇌파, 뇌 영상을 통해 문제가 있는 부위가 어디인지 어느 정도 범위를 좁힙니다. 정확한 부위를 알아내면 환자 맞춤형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네트워크가 마음대로 날뛰지 못하도록 흥분을 식히거나 잠재우는 것입니다. 즉, 발작을 치료하려면 문제가 생긴 위치를 제대로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뇌전증 환자의 70%는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 관리가 가능합니다. 약물치료를 잘하면 완전히 조절되는 환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30%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인데요. 그중에는 수술로 호전될 수 있는 환자가 있습니다. 문제는 뇌 절제술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상 부위를 제거하면서도 기능을 보존하려면 아주 정밀하고 정확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사전 계획을 짜고, 검사를 진행할 때도 실시간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 검사 기록을 잘 분석해 수술 계획을 세웁니다. 대개 신경과 의사는 수술실에 잘 들어가지 않지만, 서대원 교수는 25년 전부터 수술실에서 신경외과 의사와 호흡을 맞춰오고 있습니다. 수술 중 신경계 감시는 뇌 절제술을 할 때 신경생리검사의 하나인 유발전위검사를 이용해서 신경계 손상 여부를 실시간 추적 관찰하는 것입니다. 파형 이상이 확인되면 즉시 신경외과 의사에게 알리고 원인을 찾아내어 처치할 수 있도록 해 합병증 발생을 막습니다. 실제로 수술 중 신경계 감시법 도입 후 주요 합병증 발생이 0%였습니다. 서대원 교수는 이런 업적을 인정받아 2019년에는 신경과학회에서 시상하는 뉴프론티어 학술상까지 수상했습니다. 합병증과 후유증을 염려해서 뇌전증 수술을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데, 수술 중 신경계 감시 덕분에 한시름을 놓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뇌신경계 질환 환자들도 보다 안전하게 수술받고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뇌전증 수술 중 뇌 절제술은 암 수술처럼 깨끗하게 잘라낸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그 부위가 담당하는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냥 잘라내면 수술을 안 하느니 보다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정확한 평가와 예측, 완벽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보장될 때 수술하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 또 IT 기술의 발달 덕분에 이제는 예전처럼 줄곧 현장에 있지 않아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습니다. 즉, 수술방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며 확인과 대처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이렇듯,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병원 단위 수술 중 신경계 감시 방법'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서대원 교수의 노력과 활약이 컸습니다. 2014년 '대한수술중신경계감시연구회'의 발족을 주도하였고, 2018년 확대 출범한 '대한수술중신경계감시학회'의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이 학회에서는 2019년 수술 중 모니터링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신경생리 전문학술지(JOIN)를 세계 최초로 개간하기도 했습니다. 전기신경생리는 사실 (임상)신경생리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신경생리 기능장애를 진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게 되는 검사가 뇌파, 근전도, 신경전도, 유발전위, 수면다원검사, 전기안진도(눈떨림검사) 등인데 결국 전기를 갖고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런 신경생리 분야를 다루는 학회로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가 있으며, 서대원 교수가 2021년부터 회장직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신경생리검사는 정확한 진단에 아주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검사 자체가 정교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어지럼증 검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회전검사를 할 때 제대로 자세를 잡고 정확하게 돌려야 합니다. 결국 제대로 잘하는 검사가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일단은 발작 부위와 패턴을 명확하게 찾아내서 거기에 맞는 약을 잘 써야 합니다. 또, 효과가 있더라도 부작용이 크면 곤란하므로 환자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약을 골라야 합니다. 거기에 추가해 의료진은 환자의 생활관리에도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발작을 유발하는 생활패턴을 고치지 않으면 약물의 치료 효과가 덜하기 때문입니다. 맞춤형 치료를 위해서도 환자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환자가 힘든 이야기와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약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서대원 교수는 그냥 환자에게 '몇 개월분 약을 드릴까요?' 식으로 접근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대로 맞춤형 약물치료를 하려면 환자가 겪는 일을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약을 쓰든 수술을 하든, 신경세포가 꼬이고 흥분된 특정 부위를 제거한다고 해서 그때부터 영구적으로 증세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뇌 자체가 연결이기 때문입니다. 초고속망이 위아래, 좌우, 앞뒤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이미 어딘가는 영향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관해-회복을 '5년-5년'으로 봅니다. 10년 동안 증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출구로 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발작을 유발하는 생활패턴을 고치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서대원 교수는 이러한 생활관리 방법으로 <뇌 건강을 위한 3-3 전법>을 소개했습니다. 3-3 전법은 과로, 스트레스, 자극은 피하고 운동, 식사, 수면은 잘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빠른 걷기를 포함해서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의 통합 기능에 도움이 됩니다. 또, 뇌와 장운동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수면 역시 뇌세포를 새로 튜닝하는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에 잘 챙겨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즐겁고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어지럼증 역시 서대원 교수의 주 진료 분야입니다. 어지럼증은 소화불량과 두통만큼이나 일상생활에서 흔히 느끼고 호소하는 증상인데요. 하지만, 일시적인 불쾌감과 불편감을 넘어 혹시 병이 아닐까 의심되고 걱정할 정도가 되면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어디로 찾아가야 할지 얼른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렇듯 신경과를 찾는 환자가 흔히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어지럼증인데요. 어지럽다는 말로 주관적인 느낌을 표현하지만, 거기에는 아주 다양하고 많은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빙빙 돈다, 아찔해서 쓰러질 듯하다, 중심을 못 잡겠다'는 표현을 합니다. 우리는 중력이 작용하는 삼차원 공간 안에서 움직이며 살아갑니다. 이때 세 가지 과정이 제대로 작동해야 합니다. 첫째는 공간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입력 과정입니다. 둘째는 시각, 평형, 몸에서 올라오는 체성 감각이 합쳐지는 통합 과정입니다. 마지막은 다시 몸으로 출력하는 균형 과정입니다. 이는 눈을 정확하게 움직이게 하고,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균형을 잡게 해 줍니다. 즉, 어지럼증은 이 세 과정 중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감각이 입력되고 통합되어 출력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은 너무나 많고 다양합니다. 따라서, 어지럼증은 일일이 세세하고 명확한 원인을 끝까지 추적하기보다는 먼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뇌종양, 뇌졸중, 퇴행성 질환 등 중대 질환인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집중합니다. 즉, 어지럼증에 대한 치료적 접근은 뇌전증과는 또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환자에게도 또 서대원 교수 스스로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쉬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멈추지 않고 꾸준히 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 병의 출구에 이르거나, 최고 수준이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뇌전증 환자에게는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를 갖고 끝까지 함께하자는 응원이자 약속이며, 본인에게는 뇌 전문가로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정진하겠다는 포부이자 다짐입니다. 뇌전증에서 돌발적인 발작 현상을 잘 확인하고 관리해서 치료로 연결할 수 있으면, 그것을 토대로 뇌 발작에 관한 연구가 발전하고 지식이 축적될 것이며 다른 장기의 발작 현상도 설명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서대원 교수의 구상이자 기대입니다. 뇌전증의 기본인 바로 그 '발작'에서 출발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보겠다는 것입니다. 이제껏 그래왔듯이, 도전과 개척으로 새로운 희망을 일구겠다는 서대원 교수의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이미 이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이자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랐으니 새삼 포부와 계획은 따로 없겠거니 했던 짐작이 무색했습니다. 앞으로도 서대원 교수가 전해줄 기쁜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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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뇌는 말하자면 전기 신호로 연결된 초고속 통신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가 담당하는 감각, 운동, 의식 기능은 아주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때 어떤 네트워크에서 합선이 일어나
잘못 작동하면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팔다리를 움직이는 네트워크가 제멋대로 작동하면 경련성 발작을 일으키게 됩니다